황금개띠해라고도 하고. 발음 잘못하면 큰 망신 당할 해라고도 하고. (18.. 이런ㅠ) 무술년이라 술 없는 해로 만들어보자고도 하고. 암튼간에 새해가 밝았다. 매년 새해라고 하면, 나이를 하나 더 먹는다는 생각 때문에 매우 유쾌하게 맞지는 못하는 듯 하지만... 뭐 가는 세월 어쩌겠는가. 그래도 새로운 연도가 다가오니 마음도 몸도 쇄신해서 맞아야지.. 라며 결의를 불끈 다졌었는데..
새해 첫날부터 감기몸살 된통 걸려 오늘 출근하는데 천근만근. 에구에구.
... 결국 병원 가서 약 타오는 풍경이 벌어졌다. 이게 왠일. 이건 다, 작년(!) 30일에 친척들 다 모였던 날, 음식준비에 매진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난 딸이고 나이도 있고 안 하고 싶지만 우리 아빠는 장남이고, 올케와 엄마만 일하는 건 못 보겠고 해서 대부분 일을 도우기는 하는데... (물론 나처럼 살림이란 걸 안 해본 사람이 도와주는 건 미약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식의 음식준비는 불만이기는 불만이다. 장남이라는 게 죄인지. 숙모들도 밥먹을 때나 나타나고... 사촌올케들도 그 때 같이. 도대체 이런 행사를 왜 해야 하나 속으론 불만의 산이 하늘을 찌르며 솟아오르지만... 꾸욱 참고 했더니. 스트레스가 감기몸살로 나오는 건가. 끙.
아파 드러누워 읽은 새해 첫 책은 이것. 마르틴 베크 시리즈 중 걸작에 해당한다는 <웃는 경관>. 이 책은 분명 내가 가지고 있고 읽었던 책이다.
근데 내용이 기억이 안나기도 하고.. (흠냐) 엘락시르에서 나오는 이 시리즈는 전 권 가지고 있어야지 하는 욕심에 차곡차곡 모으고 있다. 역시나 다 읽고나니 이 작품을 왜 이 시리즈 중 최고라고 하는 지 알겠고. 두 번 읽어도 좋은 책 (물론 기억이 안나서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거다. 번역이 조금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는데, 나중에 한번 따로 올리기로. 번역자인 김명남은 비교적 이 시리즈 번역에서 깔끔한 솜씨를 보여주었었는데... 이번 권은 급했나. 좀 거슬리기도 했다.
뭐 어쨌든, 아파서 드러누워 읽기에는 최적의 책이었다. 머리 많이 안 쓰고 자극적이지 않고 복잡한 플롯 없어도 뭔가 인간다운 냄새가 나는, 괜챦은 책.
작년에 책을 제대로 못 읽어서 올해는 계획을 잘 세워 읽어야겠다 생각만 하고... 아직 계획은 못 세웠다. 양으로 계획 세우긴 싫고 (양보다는 질이니까) 뭔가 목적의식을 가지고 책을 읽고 싶은데... 지금 읽어야 할 추리소설들이 몇 권 눈부릅뜨고 날 지켜보고 있어서 우선 이것들부터 해치워야 하나 고민 중이다. B급 소설에 대한 사랑이 진지한 독서를 방해하는 지경.
이 두권인데. 감기몸살이 바로 나을 것 같지 않으니 일단 이것부터 읽는 것도 방법이겠다 싶기도 하고. (완전 변명 중)
해미시 순경 시리즈는, 내 감상평이 몇 줄 들어가는 바람에 이번 권까지 출판사에서 공짜로 보내주었었다. 도합 3권. 이 시리즈를 사랑해서 꼭 끊기지 말고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큰데 공짜로 까지 보내주니 정말 애정이 들끓어오른다. 캬캬. 이제 10권...
<구원의 길>은 워낙 알라딘에서 호평인지라, 두껍지만 이것부터.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전의 존 하트 작품들은 나쁘진 않았으나 내 스타일은 아니어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말이다.
그 다음에 바로 읽을 책은... 물론 지금 읽고 있는 <제5도살장> 이후이긴 하겠지만..
사두고 아직 못 읽은 이 책. 이걸로 시작하려고 한다. 레베카 솔닛의 글솜씨는 뭐 말할 것도 없겠고 요즘 이야기되고 있는 페미니즘적 측면에서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 읽을 책이 너무 많아서... 막 머리가 아파. 그런데 또 사고 싶은 책들이 쌓이고 있다. 뭐 이래 ㅜㅜ
일단 점심시간이니 밥 간단히 먹고 약 먹고 좀 자야겠다. 감기기운이 온 몸을 휘몰아쳐 심히 졸리고 피곤하고... 눈두덩이에 돌이 있는 느낌이다.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