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극장 가서 영화가 보고 싶어도 볼 만한 영화가 없다.. 라고 생각해서 예고편을 뒤적뒤적... 하다가 7월 28일 개봉한다는 맷 데이먼의 <제이슨 본>을 발견했다. 흠?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건데? 찾아보니 <본 아이덴티티>, <본 수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에 이은 본 시리즈였다. 이 열거된 영화를 내가 하나도 안 봤다는 사실, 자각. 충격. 2002년부터 2007년까지 나왔는데, 심지어 케이블 TV에서도 수없이 해주었는데, 난 단 한번도 안 봤다는 거다. 흠... 개봉영화 중에 <제이슨 본>을 봐야겠으니 역사를 알아야지 .. 하고 이걸 하나도 안 봤다는 것에 대해 무지하게 핀잔을 받으면서 지인으로부터 파일들을 넘겨받았다.
이전에 <굿 윌 헌팅> 볼 때는, 맷 데이먼 보다 로빈 윌리암스에 관심이 집중되었던 것 같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던 배우인데... 그래서 이 영화들을 보지 않은 것도, 전혀 액션에 어울리지 않아.. 라는 편견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오, 이 영화에는 기묘하게 잘 맞는다. 인기가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인가.
사실 이 3편 이외에도 맷 데이먼이 나오지 않겠다고 해서 2012년도에 <본 레거시>라는 영화가, 다른 배우 (우리의 호크 아이, 제레미 레너ㅠ) 주연으로 해서 나왔다가 완전 폭삭 망한 예가 있었고, 따라서 9년만에 다시 우리에게 나타난 제이슨 본이라며 지금 난리들인 것이다. 심지어, 손석희가 만난 사람이 맷 데이먼이라고! (개념 앵커와 개념 배우의 만남이라며 또 난리들을...)
3편 다 주옥같은 작품들임을 단언한다. 원작이 괜찮은 내용이었겠다 싶기도 하고... 그냥 그런 액션영화가 아닐 수 있었던 것은, 제임스 본이라는 주인공이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자신의 과거를 찾기 위한 여정 속에서 여러가지 난관에 부딪히는 과정을 그린, 조금은 독특한 내용이라는 데에 있고 아울러, 주인공이 그저 때려부수고 쏘고 죽이고 그런 것들에 앞서 인간적인 고뇌와 과거를 알 수 없는 불명료한 상황에서의 갈등 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맷 데이먼이라는 배우의 표정과 분위기가 잘 어울리는 듯 하고. 한 마디로, 으악. 이걸 왜 지금에야 봤지?
이게 기억을 되찾았고 첫 영화 나오고나서 13년 정도 흐른 시점. 중년의 제이슨 본이 다시 등장하여 우리에게 무엇을 선사할 지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맷 데이먼도 그동안 나이 먹은 게 표가 나는구나... 그런데 이렇게 보니, 확실히 분위기가 다른 배우들과는 좀 달라.. (라고 지금 본 시리즈에 뿅간 비연이 막 달리 보려고 한다 ㅎㅎㅎ;;) 개봉 첫날 예매해서 봐줘야지~
그러고보니, 맷 데이먼 나왔다는 <마션>도 안 봤다...ㅜ 난 뭐한 거야. 도대체 <마션>도 안 봤고 <곡성>도 안 봤고 <아가씨>도 안 봤고... 뭘본 거야... 도대체. 근데 써놓고 보니까 이건 뭐 제이슨 본 예찬인 거냐 맷 데이먼 예찬이냐... 헷갈리려고 하지만, 어쨌든 난 본 시리즈를 좋아하게 되었고 개봉 첫날 <제이슨 본>을 보겠다는 것이고. 이 정도 결말이면 깔끔하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