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며 11월 1일 주문에 들어갔다. 결국 결재한 건 2일이었지만. 




















존 버거의 책은 다 산다... 이 책을 놓치고 있었는데, 레샥매냐님의 페이퍼에서 보고 바로 구매에 들어갔다. 레샥매냐님이 이렇게 쓰신 거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의 눈은 언제라도 눈물샘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제는 고인이 된 존 버저 작가가 섬세하게 구상한 서사를 따라가는 동안, 나의 감정은 그런 태세를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깊어가는 가을에 만난 존 버저의 <결혼식 가는 길>은 그저 아름다웠다..." 아니 이렇게 썼는데 이 책을 더더군다나 어떻게 외면하느냐는 것이지. 르네상스적이며 보헤미안적인 존 버거라는 사람의 글은 늘 내게 도전이다. 존 버거와 수전 손택이 토론하는 유튜브를 본 적이 있는데 (둘다 천천히 말해서 듣기에 괜찮았다) 세계의 지성들은 이렇게 토론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아 그들은 지구상에 없다. 그립다. 




















움베르토 에코의 책들은 아주 옛날 버전으로 가지고 있다. 엄마가 아주 예전에 <장미의 이름>이 단권의 초록색 표지로 나왔을 때 사서 읽으시고는 내게 읽어보라고 주셨었다. 그 이후로 난 움베르토 에코의 팬이 되었고, 그 이후 나온 책들도 줄줄이 몇 권을 보았다. <푸코의 진자>도 괜찮았고, <전날의 섬>도 괜찮았지. 심지어 <논문 잘쓰는 법>이나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도 읽었더랬다. 열린책들에서 나온 <움베르토 에코 마니아 컬렉션> 전권을 소장하는 게 나의 '작은' 바램이기도 하고. <장미의 이름>은 꼭 다시 봐야지 마음 먹고 있던 책인데 (너무 고전도 아니지만 고전에 가까운 책이므로) 숀 코너리가 며칠 전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문득 아 정말 다시 읽어야겠다 라는 마음이 들었다. 예전 버전은 엄마 집에 두고 와서 새롭게 사기로 결심했고. 숀 코너리가 영화에서 윌리엄 수사 역할을 했을 때, 이건 숀 코너리를 보고 쓴 거 아니야 할 만큼 잘 어울렸었다. 영화가 소설보다 나은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볼 때 <장미의 이름>이라는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책을 읽은 이들에겐 좀 시시해보일 수 있었지만, 거기에 나오는 숀 코너리는 제임스 본드는 생각도 안 난다. 나에게 숀 코너리는 윌리엄 수사다. 


* 구입하고 나니 양장판이 있었다. 아 정말. 못 봤네... 이걸로 살 걸. 





























여행기. <고전에 맞서며>는 고대 그리스 로마 세계를 둘러보는 마음의 여행기. <마음의 발걸음>은 아일랜드를 둘러보는 리베카 솔닛의 여행기. 안 살 이유가 없는 책들이다. 보자마자 장바구니에 퐁당 넣어야 하는 책들이지. 사실 <고전에 맞서며>는 서평이다. 31개의 책에 대한 서평. 남과는 다른 고전에 대한 시선. 내가 좋아하는 류의 책이다. <마음의 발걸음>의 아일랜드는 어떨까. 아일랜드 태생의 작가들, 제임스 조이스, 버나드 쇼, 윌리엄 예이츠, 조너선 스위프트, 사무엘 베케트, 오스카 와일드... 어떻게 이 작은 나라에서 이리 많은 문학인들을, 그것도 세기를 대표할 만한 문학인들을 배출했을까. 늘 궁금했다. 영국을 거쳐 아일랜드를 가서, 아이슬란드까지 보고 오는 것이 나의 여행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인데,.. 코로나 때문에 어떻게 될 지 모르는 터. 책으로라도 여행해봐야겠다. 리베카 솔닛의 시선이 궁금하다. 




















<상페의 음악>은 엄마께 드리는 선물로, <Ex Librs: 100+ Books to Read and Reread>는 내게 주는 선물로 구입했다. 엄마는 장자크 상페를 좋아하셔서 그의 책은 다 가지고 싶어하시니 이 책도 좋아하실 것 같다. 저 두꺼운 원서를 내게 주는 이유는... 그냥 좋아서. 이유가 뭐 필요하겠는가. 곧 있을 내 생일을 맞이하여 내게 주는 선물이다... 안 읽으면 머리맡에 두고 그림이라도 볼 거다. 




















책을 살 때마다 잊지 않고 넣는 시리즈는 여성학 분야와 추리소설 분야다. <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의 책소개는 이렇다. "여성을 돌봄과 양보의 최전선으로 몰아가는 성차별주의의 오류를 짚어내며 ‘충분히 평등해졌다’는 착각에 이의를 제기하는 책. 뉴욕에서 20년간 성인과 부부를 대상으로 상담해온 임상심리학자이자 저널리스트로 활약한 저자는 약 100여 명의 부모를 인터뷰, 불평등한 가사 노동의 사례들과 데이터를 수집해 실상을 낱낱이 밝힌다. 또한 생물학, 신경과학, 인류학의 최신 연구 결과를 통해 모성신화, 남녀의 뇌 차이, 호르몬 변화, 남성다움과 여성다움 등 고정관념과 과학이 어떻게 여성의 희생과 남성의 무책임을 대물림했는지 살펴본다..."  충분히 평등해지지 않았다고 말하는 책을 읽고 싶었다. 오늘도 어느 지위 높은 남성분과 대화를 했는데, 여성에 대한 차별의식이 없으리라 보는 사람인데도 역시 내가 느끼는 것만큼은 아니라는 걸 여실히 느꼈다. 많이 달라졌잖아. 이렇게 굼벵이처럼 달라지다간, 이 세상 다 끝나 지구가 폭발하는 그 날까지 여성들은 불평등한 세상에 살아야 할 거다. 아니라는 책을 읽으며 동질감을 느끼고 싶다. <무증거 범죄>는 중국의 3대 추리소설가 중 하나인 쯔진천의 대표작이다. 사회파 추리소설이라는데.. 역시 중국은 사람이 많아서인지 가끔 쓰는 게 상당히 독특한 작가들이 튀어나온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과 비슷한 내용이라고 하니 뭔가 내 뒤통수를 칠만한 내용이 들어간 모양이다. 그래서 숑. 


***


올해도 여전히 책을 사댔으나 아직도 못 읽은 책이 산적하다. 1월에는 책 들고 어디 파묻혀야 다 해결나겠다 싶다. 그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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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11-04 16: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책 주문을 했습니다. 스누피 일력이.. 굿즈로 함께 올겁니다. 일력 예쁘면 조카 주려고요...
아직 성의 역사를 다 구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월급 받으면 또 지를 생각입니다.
책 지름은 끝이 없어요..

비연 2020-11-04 16:22   좋아요 1 | URL
앗. 전 탁상달력을 굿즈로 주문했는데요..ㅜ 일력도 탐나서 <육체의 고백> 주문할 때 같이 주문할까 고민중..
정말이지... 책지름은.. 끝이 없고 한도 없고.. 그래서 돈도 없고.. 뭐 그런..ㅜㅜ

수이 2020-11-04 19:14   좋아요 0 | URL
일력 예쁘면 알려주세요 락방님_ 일력 때문에 지금 장바구니에 책 하나씩 담는중~

다락방 2020-11-04 19:17   좋아요 0 | URL
네 근데 책이 토요일에 배송될거라 ㅋㅋ 그때까지 기다려주세요! 😉

미미 2020-11-04 16: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움베르토 에코 너무 사랑해요! 논문 잘 쓰는법도 눈에 보이자마자 바로 사뒀는데 아직 다 읽진 못했지만 보나마나 제맘에 들거란건 알지요ㅋㅋ
기호에 관한 책들은 계속 검토중ㅋㅋ 11월도 글 많이 올려주시고 즐독하세요 비연님^^*

비연 2020-11-04 16:26   좋아요 1 | URL
미미님. 움베르토 에코를 사랑하신다니.. 와락. 저 컬렉션 다 구입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중이랍니다...^^
쭉 진열해놓을 생각하면. .짜릿. ㅎㅎ 11월.. 일이 많긴 하지만 알라딘에는 부지런히 발걸음하기로. 미미님도 자주 뵈요~

단발머리 2020-11-04 17: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 고르기 바쁘면 비연님이 골라주신 책으로 읽으면 되겠어요. 아주 골고루, 영양만점 책선정입니다.

비연 2020-11-04 17:00   좋아요 1 | URL
과찬의 말씀임다.. 단발머리님. 전 단발머리님이 올리시는 책들을 보면서 매일 한숨만 폭폭...
이 많은 좋은 책들을 언제 다 읽는단 말이냐 + 단발머리님을 도저히 당해낼 수 없다... 흑흑.
(아직 <레베카>를 펼쳐보지도 못했지 뭡니까요..;;)

수이 2020-11-04 19: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베카는 제가 읽어보겠습니다! 앗 그러고보니 아직 안 샀다;;;; 먼저 사야지. 제가 진짜루 11월에는 책 딱 한 권만 사겠노라고 다짐에 다짐을 했건만 어흐흐흐흐흑_

비연 2020-11-04 20:0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11월의 책 한권, 레베카. 흠? 멋지다.

라로 2020-11-05 0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 보고 막 웃으면서 들어왔어요. 어째 제목은 11월까지 책 안 사고 기다렸다는 뉘앙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비연 님 책 늘 사시잖아요!! ㅋ 어머니께서 [장미의 이름]을 읽으시고 주셨다니,,, 어떤 어머니이실까 궁금하네요. ^^

비연 2020-11-05 12:50   좋아요 0 | URL
흠흠.. 그러니까.. 그러니까.. 제가 책을 늘 사긴 하지만.. 11월이 되니 또 사야겠다 뭐 그런.. 흠흠.
저희 엄마는, 제게 책이라는 세상을 알려주신 다정한 분. ^^ 도스토예프스키와 까뮈를 사랑하는, 지금도 매일 책을 열심히 읽고 계시는.. 어릴 적엔 엄마가 소개해준 책 위주로 읽어서, 저도 비슷한 작가들을 좋아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