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같은
마르크 레비 지음, 김운비 옮김 / 북하우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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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어보는 로맨스 소설이다. 도대체 이게 말이 되는 이야기냐고 반문할 사람도 있겠지만, 뭐- 어떤가. 이건 그냥 소설일 따름인데 말이다. 책 소개에 보면 주인공이 건축가로 나오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주인공의 직업은 아무거나 해도 상관없었을 듯 하다. 예쁜 이 유령을 만나고나서 부터는 전혀 일을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아주 마음씨 넓은 동업자가 있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었을 것이다.

 

이 책의 줄거리는 사실 책 겉표지에 쓰여 있는 내용이 전부이다. 그 외에는 뭔가 더해지지도 모자라지도 않는다. 거기에 덧붙여진 살이란 두 남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감정이라고나 할까? 책 중후반에 잠시 경찰이 등장하면서 나름대로 위기감을 조성하려 하지만, 책 전반적으로 흐르는 분위기가 너무나도 평화로워서 이 경찰의 등장은 그저 한낱 장식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두 주인공이 너무나도 순수해서 마냥 아름답게만 보인다. 물론 이상적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순수하고 열정이 넘치는 사랑을 꿈꾸지 않는가? 실제로 이루어지기는 어렵지만 소설로나마 이런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지친 일상 속에서 작은 휴식이 된다. 오랜만에 이런 류의 소설을 읽게 되어 달콤한 휴식을 맛본 기분이다. 이 책의 후속편이라는 '그대를 다시 만나기'도 기회가 된다면 구해서 읽어보고 싶다. 물론 이미 영화로 나온 'Just Like Heaven'이라는 영화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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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바이올린
진창현 지음, 이정환 옮김 / 에이지21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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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 때부터 악기에 대한 묘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오케스트라에서 꽤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악기인 바이올린은 뭐라 말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바이올린 연주자라고 하면 왠지 멋있어 보였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러한 멋진 바이올린을 만들어내는 바이올린 제작자의 이야기이다. 왠지 악기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하면 소리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아닌가. 어떻게 보면 연주자 못지않게 연주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바이올린 제작의 명인 중의 한 사람이 바로 한국인이라는 사실이다. 서양 악기라 하면 서양 사람이 가장 잘 만들 듯 한데, 다른 나라 사람도 아니고 우리 한국 사람이 이런 일을 해냈다는 사실에 대해 굉장히 감동을 받았다. 표지에 실린 그의 얼굴은 섬세하면서도 고집있는 그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하다.

 

바이올린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그가 바이올린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 숟하게 고생한 이야기를 보면 나도 모르게 감동을 받았다. 한가지 목표를 위해 달려나간다는 것이 보통 의지가 아니고는 하기 어려운 일이다. 현재 거의 모든 물자가 풍부한 지금도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달려나가는 것은 쉽지 않은데, 먹고 살기도 어려운 시절에 바이올린을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칠줄 모르는 그의 끈기가 결국은 동양의 스트라디바라우스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예술과 관계된 사람은 우리의 감성을 풍부하게 만드는데 일조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이 조금씩 각박해져가는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가 음악을 들을 때, 특히 그 음악이 클래식인 경우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일반적인 가요 음악보다 깊은 곳에서의 울림이 전해져온다.

 

이 책에서는 바이올린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명인의 아들에게도 잘 전수해주지 않는다는 기술인데, 어찌 책에서 언급을 하겠는가. 하지만 그동안 그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노력했던 그 숟한 경험들은 할아버지가 손자들에게 들려주듯 생생하고 자세하게 나와있다. 과거의 추상적인 위인전보다 이렇게 직접 나에게 다가오는 그의 음성이 무엇보다도 실감나서 더욱 읽는 재미가 컸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전체적으로 다소 어색한 일본어식 번역이 눈에 거슬린다는 점이다.

 

그래도 이렇게 멋진 바이올린 제작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너무 기쁘다. 앞으로 바이올린을 볼 때면 항상 그의 이름을 떠올리게 될 듯 하다. 앞으로도 그가 더욱 좋은 바이올린을 제작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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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와 불멸의 오랑우탄
루이스 페르난두 베리시무 지음, 김라합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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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작가의 상상력은 어디까지 펼칠 수 있는 것인지 놀랍기만 하다. 추리소설의 고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은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탐정이 짠-하고 등장하여 온갖 조사와 추리를 동원하여 범인을 찾아낸다. 이와 같은 구성은 요즘 일본 만화에도 영향을 미쳐서 '소년탐정 김전일' 이라든지, '명탐정 코난' 과 같은 작품에서도 같은 형식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추리소설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을 뒤집었다. 물론 이와 비슷한 형태의 추리소설이 지금까지 아예 나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역시나 세부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보면 종전까지는 보기 힘들었던 형식이다. 그리고 나는 이런 새로운 소설을 읽는다는 것을 아주 즐기는 사람이다. 검은색과 붉은 색의 일러스트로 그려진 표지를 제일 처음 접했을 때부터 뭔가 심상치 않다는 것은 느꼈지만, 이정도일줄이야. 뭔가 우스꽝스러운 그림체라 약간의 유머도 들어있는 듯 했는데, 알고보니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인 이우일씨의 작품이었다. 강렬한 책 디자인 덕분에 보다 읽는 재미가 배가된 듯 하다. 그리 무겁지 않은 두께를 가지고 있으니 부담없이 가지고 다니기도 편리하니 말이다.

 

내용에 대해서 조금만 서술해보자면, 일단 서술자인 포겔슈타인, 그리고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정작 난 읽어본 작품이 하나도 없는 보르헤스, 마지막으로 쿠에르보라는 범죄학자가 등장한다. 미국식 이름에 익숙해져 있는터라 이름을 외우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으니 처음부터 꼼꼼하게 이름을 기억하는 편이 나중에 등장인물이 헷갈리지 않을 것이다. 보르헤스에 대한 굉장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는 포겔슈타인은 글을 쓰는 내내 보르헤스에게 존대말을 사용하는데, 이것이 원작에도 그렇게 나와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극존칭을 사용한 덕분에 나중에는 책을 읽는 나조자 조금은 질렸기 때문이다.

 

뭐- 이런 사소한 문제들을 제외하면 이 책은 지적인 추리소설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특히 보르헤스와 포겔슈타인의 대화에 나오는 책들만 다시 정리해봐도 꽤나 긴 독서목록을 만들 수 있을게다. 그것도 가벼운 것이 아닌 꽤 무거운 주제들로 이루어진 책들을 말이다. 인문학적인 지식이 짧은 나로서는 이것들을 모두 무시하고 지나갔다. 그래도 책을 읽는데 큰 지장은 없으니 책을 읽기 전부터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물론 여기에 나오는 책들을 이미 알고 있다면 두 사람의 지적인 대화를 보다 감탄하면서 읽을 수 있기는 할 것이다. 나중에 시간에 된다면 천천히 다시 한 번 읽어볼 필요는 있겠다.

 

아무튼 오래간만에 접하는 신선한 추리소설이었다.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은근히 기대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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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인희의 북유럽 신화 1 - 신들의 보물에서 반지전설까지, 시대를 초월한 상상력의 세계
안인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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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옛날 이야기를 좋아한다. 어릴적부터 전래 동화 같은 것들을 즐겨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북유럽 쪽의 이야기는 별로 본 적이 없는 듯 하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여러번 읽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그래서 '북유럽 신화' 라는 제목을 보고 딱 끌리는 느낌이 들었다. 남유럽의 신화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만,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북유럽 쪽의 이야기는 다소 생소한 듯 해서 말이다.

 

우선 1권에서는 이 세계의 창조 신화와 다양한 보물을 얻기위한 모험 이야기가 실려있다. 특히 세계 창조 부분은 성경에 비유한다면 창세기와 비슷한 이야기들이라 조금은 놀랐다. 그보다 다양한 세계들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말이다. 신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작가의 해석이 곁들여진다. 북유럽 문화에 지식이 거의 전무한 나에게는 이러한 해설이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함께 곁들여진 그림들은 신들의 모습을 보다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작가가 임의로 그린 그림들이 아니라 예전에 유명한 작가들이 그린 고급스러운 유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이 그림들은 모두 컬러로 인쇄가 되어 있다.

 

고급스러운 책 디자인에, 그리 부담없는 이야기 진행은 이 책을 재미있게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책 뒷편에는 많은 신들의 이름과 보물 등의 이름들을 정리해 놓은 색인이 있어서 이야기를 읽다가 갑자기 헷갈린다면 곧장 색인을 찾아보면 편리하다. 저자가 북유럽 신화에 있어서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책이라 더욱 마음이 든든해지는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서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신들의 세계에 푹 빠져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게르만 족의 역사와 문화의 일부분을 알 수 있는 책이라, 이런 쪽에 관심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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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인희의 북유럽 신화 2 - 죽음의 예언에서 라그나뢰크까지, 영원한 상징의 세계
안인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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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이 창조와 신들의 번영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2권은 서로의 질투와 싸움, 복수 그리고 멸망에 관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2권을 접할 때면 다소 우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아무래도 무거운 내용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인 듯 하다.

 

1권에서는 그저 장난꾸러기로만 나왔던 로키 신이 신들의 적으로 돌아서며, 최후의 전쟁인 라그나로크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 북유럽 신화에 근간을 둔 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은 바로 영화 '반지의 제왕'이다. 총 3편으로 이루어진 장대한 영화로 그 영화를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흥미로울 만한 책이다. 게다가 이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일부도 게임에 등장하는 컨텐츠로 종종 쓰였다는 것을 이 책을 다 읽고나서야 알게 되었다. 사실 영화를 볼 때는 북유럽 신화에 대한 어떤 정보도 알지 못하고 보았기 때문에 이야기를 쓴 톨킨이 대단하다고 여겼으나, 신화를 읽고나서 조금 그 존경심이 줄어들었다. 물론 톨킨은 자신의 상상력을 덧붙여서 멋있게 각색을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원전의 내용도 풍부하며 굉장히 재미있는 부분들이 많다.

 

역시 책 디자인은 1권과 동일하게 깔끔하며, 게다가 책 뒤쪽에는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이야기까지 덤으로 같이 실려있다. 이 작품은 신화에 기본을 두고 있지만, 작가의 필요에 따라 이야기를 각색했기 때문에 실제 신화와 어떤 점이 다른지 서로 비교해보면서 읽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처음으로 접하는 북유럽 신화였는데,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내가 워낙 이야기를 좋아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리 만만치 않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빨리 읽은 듯 하다. 이 정도는 교양으로 알아두면 꽤 도움이 되는 내용이라 생각한다. 유럽의 문화를 보다 깊이있게 이해하고 싶다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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