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의 집 스토리콜렉터 33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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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나는 으시시한 이야기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씩 기분 전환 삼아서 읽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우연한 기회로 미쓰다 신조의 작품을 여러 권 접하게 되었는데, 미처 예상하지 못한 상상력과 놀라운 결말 덕분에 꾸준히 이 작가의 책을 보게 되는 듯 하다. 이 책 또한 어쩌다보니 읽게 되었는데, 역시나 이 전에 읽었던 작품과 비슷하면서도 개성있는 전개가 차마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될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이 책에는 총 5개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괴담을 좋아하는 작가와 매니아가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신이 발견한 이야기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인데, 아무 연관도 없어 보이는 이야기들이 나중에 하나씩 고리가 이어지는 것을 보면 작가가 이 책을 구성하면서 상당히 고민을 많이 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첫번째 이야기를 읽을 때는 과연 두번째 이야기와 무슨 연관이 있을까 싶었는데, 마지막 이야기까지 읽고 작품 속 작가의 추리를 들으면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정도로 꼼꼼하고 정교하게 짜맞춘 퍼즐처럼 이어지는 이야기가 일품이다. 

개인적으로는 괴담보다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터라, 처음에 이 책을 받아들었을 때는 썩 내키지 않았지만 괴담과 추리 소설이 한데 얽혀있는 형태의 작품이라서 꽤 재미있게 읽었다. 미쓰다 신조의 작품을 이미 읽은 사람이라면 다른 작품보다는 섬뜩함이 조금 덜하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에 대해서 좀 더 곰곰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무더운 여름날, 부담없이 펼쳐볼 수 있는 공포 소설이다. 아마 이 책을 다 읽을 즈음에는 더위가 싹 가셔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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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여우가 잠든 숲 세트 - 전2권 스토리콜렉터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박종대 옮김 / 북로드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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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레 노이하우스는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타우누스 시리즈의 저자이다. 사실 1년전까지만해도 잘 모르는 작가였는데, 스토리콜렉터즈 활동을 하면서 북로드에서 출간하는 작품들에 대한 작가들이 무척 친숙해졌다. 넬레 노이하우스도 그 과정에서 알게된 작가인데, 알고보니 세계적으로 여러 나라에서 그녀의 책이 출간되고 있다고 한다. 그 비결은 그녀의 작품을 일단 읽어보면 알게되는데, 빈틈없이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매력적인 주인공 덕분에 한 번 손에 잡으면 손에서 놓기 힘든 매력을 갖고 있다. 

넬레 노이하우스 작품의 또다른 특징은, 제목만 보고서는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짐작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만 해도 여우와 사건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싶은데, 막상 책을 읽어보면 주인공의 관점에서는 무척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존재이다. 보통 사람들은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일이라도 주인공의 입장에서는 평생을 마음 속에 묻어둔 일이었다. 전편에서는 항상 반장으로서 사건을 지휘했던 보텐슈타인이 이번에는 사건 관계자의 입장에서 피아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사건의 사안이 보텐슈타인의 주변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이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한데, 덕분에 보텐슈타인 반장의 내면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무려 두 권에 걸쳐 쓰여진 마을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로, 전체적인 이야기의 호흡은 꽤나 긴 편이다. 현재 일어난 살인 사건이 40년 전에 실종된 아이와 연관된 사건이라는 실마리를 찾으면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그저 순수한 이웃인 줄만 알았던 사람들이 모두 각자의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마을은 한바탕 소동을 겪는다. 외지인들이 잘 들어오지 않는 지방의 특성상, 마을 사람들이 얼마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경계심을 품었는지 이번 사건을 통해 적나라하게 그 진실이 드러난다.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인간의 본성을 가감없이 드러낸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 내심 많은 생각을 했다. 나를 포함해서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이 마을 사람들처럼 그 무엇인가를 마음 속에 담고 살아가지 않을까 싶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등장해서 좀 헷갈리기는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출판사에서 책 앞머리에 인물 설명을 간략하게 써놓아서 헷갈릴 때마다 앞 장을 들춰보면 된다. 결론을 어떻게든 범인이 잡혔으나 어째 좀 시원섭섭한 느낌이다.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범인이었던지라, 미리 범인을 추리하고 싶은 독자라면 꼼꼼하게 작가가 깔아놓은 복선을 파헤쳐야 한다. 

이번에도 작가는 상당히 매력적인 추리소설 작품을 내놓았다. 넬레 노이하우스의 팬이라면 당연히 봐야할 필수 작품이고, 아직 팬이 아닌 사람이라도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놀라운 반전을 좋아하는 미스터리 매니아라면 꼭 한 번 보길 바란다. 이 책을 시작으로 전 시리즈를 완독하는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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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 1 - MBC 드라마 대장금 원작소설
유민주 소설, 김영현 극본 / 은행나무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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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이라는 드라마는 방영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사실 나는 드라마를 즐겨 보는 편은 아니라서 그 때도 열심히 보지는 않았지만, 가끔 보면 상당히 재미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우연한 기회에 예전에 출간되었던 소설 <대장금>을 예전 기억을 떠올리며 읽게 되었다. 상당히 호흡이 길었던 것 같았던 드라마와 달리, 소설은 꽤나 빠른 전개로 이어진다. 영상에서는 극적인 끊김으로 연출될 수 있는 부분이 소설에서는 잠깐의 에피소드로 지나간다. 질질 끄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빠른 전개 덕분에 재미있게 읽었다. 

주인공인 장금이는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여성이다. 주변의 상황이 아무리 좋지 않고 나쁜 마음을 먹은 사람들이 방해를 한다고 해도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사실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캐릭터인데, 가상의 세계에서나마 이런 여성이 있다는 사실은 왠지 모르게 응원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든다. 민정호라는 인물과 그리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서로 호감을 느끼는 세월이 그리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아마도 이어질 수 없는 인연이기 때문에 아마 더 애틋하지 않았을까 싶다. 

궁중 수랏간부터 내의원까지 조선시대 여인이 거쳐갈 수 있는 모든 곳을 두루 다니면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꾸준히 쌓아가는 모습이 정말 본받을만하다 싶었다. 마지막에는 임금의 승은을 입을 수도 있었지만, 마지막에 배려심 깊은 상감의 조치로 인해 그토록 그리워하던 인연과 연을 맺을 수 있게 된 결말도 훈훈했다. 드라마를 본 사람이나 보지 않은 사람이나 모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사실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화려한 음식에 대한 묘사는 부족하지만 대신 한 사람으로서의 대장금은 더 집중해서 볼 수 있던 기회였다. 조선시대의 멋진 여인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꼭 한 번 이 작품을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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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프 보이스 - 법정의 수화 통역사
마루야마 마사키 지음, 최은지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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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세상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어릴 때부터 당연하게 내 귀에는 세상의 소리가 잘 들렸고, 다양한 소리 언어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미처 인지하고 있지 못했지만, 세상에는 분명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세상이라도 분명 그들만의 대화가 있으며 귀가 들리는 사람들처럼 수다쟁이들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꽤나 감성적인 표지를 가지고 있지만, 이 책은 은근히 미스터리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소설이다. 처음에는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에세이류가 아닐까 싶었는데, 읽다보니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던 사건들이 의외로 연결되는 부분도 있었고, 모든 것을 공개하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비밀을 파헤쳐가는 미스터리로 전개되다가 나중에는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전개가 무척 독특했다. 

본격 탐정은 아니지만, 경찰서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서 의문나는 점들을 계속 조사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되고, 또한 농인들에 대한 시각이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가 의외로 상당히 재미있다. 비록 일본 농인 사회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농인들도 여기에 나오는 내용과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입으로 말하는 언어가 발달된 사회이기 때문에 수화가 생소하기는 하지만, 수화로 대화하는 것도 생각해보면 꽤나 활동적인 대화 방법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통해서 '코다' 라든지, 농인 사이에서도 얼마든지 정상적인 청인 아이가 태어날 수 있다든지, 농인들 사이에서도 그들만의 자유로운 대화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비록 이야기의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상당히 의미가 깊다.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티가 나지 않아서 더더욱 농인들의 삶은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조금은 안타깝지만, 항상 긍정적인 태도로 임하는 주인공들이 있어서 이 책이 너무 우울하지 않을 수 있었다. 

약간은 색다른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말미에는 마음 깊은 곳에서 전해지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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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고 말해 스토리콜렉터 52
마이클 로보텀 지음, 최필원 옮김 / 북로드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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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올로클린이 다시 돌아왔다. 그것도 보다 강력한 범죄와 함께 말이다. 이전 시리즈도 무척 재미있게 봤던터라, 이번에 새로 나온 책도 당연히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다 다를까, 상당히 두꺼운 분량의 장편 소설이기는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끝을 예상하기 힘들 정도로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평범하게 심리학자로의 삶을 살아가던 조는 독특한 이력의 살인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을 정신 감정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현장에 가게 된다. 실제로 그 사람을 만나보니 범죄와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누명을 쓰게 되었을 확률이 높아서 진실을 파헤치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그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수많은 사람들과 얽히고 부딪히는 과정에서 사건은 점점 미국으로 빠져들게 된다. 

단순히 조의 시각에서 보는 것 뿐만이 아니라 시시각각으로 위험이 닥쳐오는 피해자의 시각에서도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사건이 긴박함이 좀 더 간절하게 다가온다. 이 소녀에게도 끔찍한 시간들이 계속되고 있는데, 경찰은 빨리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계속 엉뚱한 곳만 헤메는 것이 안타깝고 초조하다. 

범인의 정신세계는 일반인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렵고 이해하기도 싫지만, 피해자를 구출해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연구해야 할 수 밖에 없다. 그저 남자들의 마음을 들어다놨다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린치를 당하고, 좀 예쁘게 생겼다고 해서 남자들이 하자는 대로 다 해야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잘못된 사고 방식을 가진 남자들 때문에 결국 피해를 입는 것은 어린 소녀들이었다. 

정작 미안하다고 말해야 할 사람은 범인이었다.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이코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시원섭섭하다. 아마 이런 범죄가 분명히 발생할 가능성은 많다. 영국 뿐만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회적으로 좀 더 서로 관심을 가지고 돕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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