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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여우가 잠든 숲 세트 - 전2권 ㅣ 스토리콜렉터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박종대 옮김 / 북로드 / 2017년 4월
평점 :
넬레 노이하우스는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타우누스 시리즈의 저자이다. 사실 1년전까지만해도 잘 모르는 작가였는데, 스토리콜렉터즈 활동을 하면서 북로드에서 출간하는 작품들에 대한 작가들이 무척 친숙해졌다. 넬레 노이하우스도 그 과정에서 알게된 작가인데, 알고보니 세계적으로 여러 나라에서 그녀의 책이 출간되고 있다고 한다. 그 비결은 그녀의 작품을 일단 읽어보면 알게되는데, 빈틈없이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매력적인 주인공 덕분에 한 번 손에 잡으면 손에서 놓기 힘든 매력을 갖고 있다.
넬레 노이하우스 작품의 또다른 특징은, 제목만 보고서는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짐작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만 해도 여우와 사건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싶은데, 막상 책을 읽어보면 주인공의 관점에서는 무척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존재이다. 보통 사람들은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일이라도 주인공의 입장에서는 평생을 마음 속에 묻어둔 일이었다. 전편에서는 항상 반장으로서 사건을 지휘했던 보텐슈타인이 이번에는 사건 관계자의 입장에서 피아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간다. 사건의 사안이 보텐슈타인의 주변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이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한데, 덕분에 보텐슈타인 반장의 내면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무려 두 권에 걸쳐 쓰여진 마을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로, 전체적인 이야기의 호흡은 꽤나 긴 편이다. 현재 일어난 살인 사건이 40년 전에 실종된 아이와 연관된 사건이라는 실마리를 찾으면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그저 순수한 이웃인 줄만 알았던 사람들이 모두 각자의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마을은 한바탕 소동을 겪는다. 외지인들이 잘 들어오지 않는 지방의 특성상, 마을 사람들이 얼마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경계심을 품었는지 이번 사건을 통해 적나라하게 그 진실이 드러난다.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인간의 본성을 가감없이 드러낸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 내심 많은 생각을 했다. 나를 포함해서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이 마을 사람들처럼 그 무엇인가를 마음 속에 담고 살아가지 않을까 싶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등장해서 좀 헷갈리기는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출판사에서 책 앞머리에 인물 설명을 간략하게 써놓아서 헷갈릴 때마다 앞 장을 들춰보면 된다. 결론을 어떻게든 범인이 잡혔으나 어째 좀 시원섭섭한 느낌이다.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던 범인이었던지라, 미리 범인을 추리하고 싶은 독자라면 꼼꼼하게 작가가 깔아놓은 복선을 파헤쳐야 한다.
이번에도 작가는 상당히 매력적인 추리소설 작품을 내놓았다. 넬레 노이하우스의 팬이라면 당연히 봐야할 필수 작품이고, 아직 팬이 아닌 사람이라도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놀라운 반전을 좋아하는 미스터리 매니아라면 꼭 한 번 보길 바란다. 이 책을 시작으로 전 시리즈를 완독하는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