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세상을 완성해 줘
장하오천 지음, 신혜영 옮김 / 이야기나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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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은 영화같은 사랑을 꿈꾼다. 과연 이런 일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을까 상상하며 많은 사람들은 소설과 드라마에 열광한다. 비록 지금 내 생애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그냥 생각만 해보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니 말이다. 이 책에서는 마치 영화와도 같은 일들이 12번이나 일어난다.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이야기 덕분에 읽는 동안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무척 궁금했다. 

사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은 어떻게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정말 상상도 하지 않았던 곳에서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새 내 곁에 있을 수도 있다. 이런 모든 우연을 차치하고라도 정말 인연이라면 어떻게든 이어지게 되어 있다. 

요즘 중국 작가들이 쓴 책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예전에는 서구권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봤었는데, 중국 작가들이 쓴 책도 하나둘씩 읽어보니 은근히 재미있다. 게다가 비슷한 문화권의 작품이라 그런지 문화적인 배경도 상당히 공감이 잘 되는 편이다. 이 책에서도 많은 연인들이 사소한 것으로도 고민을 하는데, 한국에서도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라 이런 것들은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실려있는 여러 이야기 중에서 가장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는 첫번째에 실려있던 '그리움마저 잊다'라는 작품이었다. 과연 이렇게 뜨겁게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면서도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연인에 대한 그리움은 쉽게 메워질 수 있는 감정이 아니니 말이다. 이 세상에 살아만 있다면 어떻게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이 있는 것이지만, 세상을 떠난 사람은 남겨진 사람에게 돌이킬 수 없는 아픔이 되어버리고 만다. 이렇게 가슴아픈 사랑 이야기도 있지만, 정말 많은 우여곡절을 거쳐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도 많다. 하나씩 읽으면서 이런 감정도 있을 수 있구나라는 것을 참 많이 깨달았다. 

어떤 사람들은 소설을 읽는 것 자체가 시간을 소모하는 일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소설을 통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의미있다. 이 세상이 그냥 논리적인 이론으로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메마른 감성에 단비를 불어넣는 이야기들 덕분에 일상이 조금은 촉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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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인들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34
김중의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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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는 예전부터 특정 사람들로부터 인기가 많은 소재다.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여겨지는 것인지 몰라도 모습은 일반인과 다르지만 무서운 힘을 가진 좀비는 신기한 존재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이를 다룬 영화도 한 때 성공을 거두었고, 해외나 국내에서 좀비 문학이라는 장르를 이루기까지 했다. 

이번에 나온 이 책도 한국을 배경으로 한 좀비 이야기다. 어느 날 갑자기 전염병처럼 사람들이 이상하게 미쳐간다. 피를 몇 번 토하고 나면 죽은 줄 알았다가 다시 살아나서 바이러스처럼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킨다. 매우 치명적인 부상을 입으면 죽지만, 왠만해서는 잘 죽지도 않는다. 이렇게 좀비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세상 대부분을 차지한 환경에서 딸을 살리려는 엄마와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바로 이 책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좀비를 무척 싫어한다. 일단 지저분한 모습으로 다시 살아나서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 책의 제목처럼 그들 스스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라도 겉으로 보기에는 일단 미친 사람들임에는 틀림없다. 결코 이성적인 행동을 할 수 없으니 말이다. 아마 실제로 있는 존재들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한 존재인 듯 하다. 그래도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 좀비들도 나름 사정이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의 중반을 넘어가면서 어떻게 마무리될까 무척 궁금했는데, 사실 의외의 결말이었다. 중간에 주인공인 수하의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좀비란 어떤 존재인지 다시 생각해보게된다. 그리고 모성이 얼마나 강한 것인지 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알게 되었다. 물론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상황은 아니더라도 이와 비슷한 감정은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다. 큰 감동이나 반전은 없어도 그동안 나왔던 소설과는 조금 다른 좀비 소설이라는 점에서 한 번쯤은 읽어볼만하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좀비 소설보다 감정선에 좀 더 현실적으로 치우쳐서 나름 괜찮지 않았나 싶다. 해외 작품과 비교해도 절대 손색없을 정도로 탄탄한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좀비 소설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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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대장 실종사건 - 달기지 알파 2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54
스튜어트 깁스 지음, 이도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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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던 <2041 달기지 살인사건>의 후속작이 나왔다. 이번에도 작가는 특유의 위트를 놓치지 않고 재미나게 담아냄과 동시에 탄탄한 스토리 라인도 돋보인다. 사실 지난번 이야기보다 제목은 조금 약하다고 여겨지지만, 그리 넓지 않은 달기지 안에서 한 사람이 사라진다는 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다. 모든 사람이 나서서 대장을 찾아봤지만, 결코 찾을 수 없었다. 물론 청소년 소설의 특성상 비극적이거나 잔인한 결말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 과정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는 이 책을 읽어봐야만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달에 사람이 산다면 아마도 실제 생활은 이 소설에 나오는대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이것도 현재 존재하는 기술이 상당 부분 발전한다는 가정하에 쓰여진 소설이기 때문에 아직은 먼 미래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달에 거주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는 좀 더 고민해보아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지구라는 곳이 사람들에 의해 환경 오염이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지구에서의 생활에 이미 적응된 지구인들에게 다른 행성에서의 삶은 그리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니나 대장을 찾기 위해서 주인공인 대시는 종횡무진 활약을 펼친다. 지난 이야기에서 어른들에게 다소 소외되었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나름 중심적인 역할을 해서 한층 성장한 느낌이다. 아직 십대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성장한 데에는 달기지에서 그나마 머리를 제대로 굴릴 수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가끔은 제멋대로이기는 해도 이번에도 사건을 해결하는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전혀 실마리가 보이지 않아서 어떻게 니나 대장을 찾을지 궁금했는데, 역시 마지막 반전이 이 책을 가장 돋보이게 해준다. 훈훈하게 마무리가 되기는 했지만, 다음 이야기도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해보는 것도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 이 시리즈가 단 2권만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모든 독자들이 예측 가능한 일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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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만 그 방에
요나스 칼손 지음, 윤미연 옮김 / 푸른숲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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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무실에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나만의 방이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주인공은 새로 옮긴 사무실에서 바로 그런 방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모든 사람들이 아는 방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이 작품은 무척 평범해보이는 한 사람의 시점에서 쓰여진 소설이다. 처음에는 주인공이 약간의 야망을 가진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독특한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인지는 이 작품을 읽으면 알게되는 사실이니 여기서 보다 자세하게 언급하지는 않겠다. 미리 알면 나중에 이 작품을 읽는 재미가 반감될테니 말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나는 순간적으로 헷갈리기 시작했다. 나만의 방을 요구하는 주인공이 이상한 것일까, 아니면 다른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그만의 방을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주변 사람들이 이기적인 것일까. 그냥 이상하게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금지하는 것은 부당하게 보인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일절 거부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 주인공은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움직이려고 하지만 세상은 그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평범하기를 거부한 주인공에게 돌아오는 것은 사람들의 배척이었다. 그런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한편, 비단 이런 주인공이 소설속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사회에도 주인공같이 숨어있는 사람들이 무수히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을 읽어보니, 그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아주 약간 상상이 간다. 

무척 평범한 주제로 사람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만드는 화두를 던진다. 숨막히는 액션이나 끔찍한 살인 장면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이 책은 독자를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사무실에서도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이 책이 작가의 첫번째 장편 소설이라니, 이 다음 작품은 어떤 내용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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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사랑한 소년 스토리콜렉터 60
안드레아스 그루버 지음, 송경은 옮김 / 북로드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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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프로파일러 슈나이더 시리즈가 새로 나왔다. 이번이 세번째 이야기로, 전 시리즈를 읽어봤던 독자라면 이제 주인공들의 성향쯤은 쉽게 파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좀 독특한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서로 다른 에피소드들을 보면서 각 캐릭터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나니 앞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점점 더 흥미진진해진다. 사실 주인공 캐릭터들의 이야기는 이제 더 이상 특별하게 새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 이 책을 읽으면서 내심 놀란 부분이 상당수 있었다. 

범인의 범행 수법은 이번에도 상당히 잔인하다. 사실 작가가 이런 상상력을 발휘했다는 것 자체가 나는 놀랍다. 어떻게 사람이 사람에게 행할 수 있는 행동이 이런 극단적인 상황까지 오는 것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보통 사람의 시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범주의 사람들이기 때문에 정신치료를 겸하는 교도소가 나온 것일테지만, 기본적으로 상황을 이해하는 방식이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상당히 모순적인 제목을 가진 작품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는 이 책을 끝까지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전체적으로 사건은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각 인물들간의 갈등이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서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책으로 빠져든다. 그래서 상당히 두툼한 두께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쯤이면 언제나 그렇듯이 다음 사건은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지 무척 궁금해진다. 

모든 사람들은 비밀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 비밀을 끝까지 지키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그 비밀이 밝혀졌을 때 그동안 안 보이던 것이 새롭게 보인다. 또 다른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보면 왜 이런 전개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나왔던 슈나이더 시리즈 중에 가장 극적인 반전과 숨막히는 전개로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작품이다.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놓치지 말고 꼭 읽어보길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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