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알고 있다
르네 나이트 지음, 김효정 옮김 / 북플라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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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숨기고 싶었던 과거를 누군가 책으로 만들어서 알린다면 그것만큼 당황스러운 일도 없을 것이다. 물론 본인이 말하지 않는 이상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자신이라는 것을 주변 사람들이 알아챌 방법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에 떨기는 충분하다. 사실 주인공이 지나치게 반응을 했던 것도 사연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그 이유는 이 책의 말미에 등장한다. 

일단 이 책은 꽤나 잘 만들어진 스릴러 소설이다. 책의 초반에 이미 범인이 등장하기 때문에 별다른 추리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과연 이 이야기의 끝은 어떻게 끝날 것인지 무척 궁금하게 만든다. 약간 소시오패스적인 인물도 등장하고, 믿었던 사람에게서 배신을 당하는 등 독자의 긴장을 끊임없이 죄어오는 요소는 모두 들어있다. 이렇게까지 놀라운 반전을 이끌어내는 저자의 능력에 그저 감탄할 따름이다. 

이야기의 전말을 모두 이야기하면 실제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즐거움이 반감될터이니 자세한 이야기는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이 책을 끝까지 읽으면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만 알아두면 좋겠다. 이 책의 등장인물 중 그 누구도 독자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오랜만에 심장이 쫄깃해지는 느낌의 소설을 만났다. 이와 같은 느낌을 다른 사람들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흥미진진한 스릴러 소설이나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단연 읽어봐야 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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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심장을 단 발레리나 1 - 깨어진 심장
아멜리아 카하니 지음, 진희경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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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심장'이라니, 마치 사이보그라도 된 느낌이다. 차가운 금속 심장을 가진 사람이 과연 아름다운 예술의 춤인 발레를 멋지게 해낼 수 있을지 궁금했다. 이렇게 이중적인 의미를 가진 책 제목이라니, 책장을 펼쳐보지 않을 수 없었다. 평소에 황금가지에서 나오는 '블랙 로맨스 클럽' 시리즈의 작품들을 유심히 보고 있는데, 그 작품들 모두 완성도나 치밀함이 꽤 높은 편이라 거의 실망한 적이 없었다. 이번 작품도 분명 재미있을 것이라 확신하며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총 2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번째 권은 주인공이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서 벌이는 활약을 주로 담았고, 두번째 권은 도시에 닥친 새로운 악의 무리들과 더불어 보다 큰 비밀을 밝히는 내용이 담겨있다. 사실 이야기 소재가 좀 뻔한 편이라 그리 신선한 내용이 있을까 싶었는데, 읽을 수록 새로운 내용들이 계속 나오는 덕분에 절대 지루할 틈이 없이 순식간에 책을 읽어버렸다. 오히려 흥미진진한 내용에 비해 책 표지가 너무 잔잔한 것이 아쉬울 정도로 멋진 주인공들이 잔뜩 등장한다. 물론 그 덕분에 독자들의 상상력은 최고로 발휘되고 있지만 말이다. 

어릴 때는 당연히 정의가 구현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조금씩 나이를 먹다보니 현실과 타협하는 것도 그리 나쁜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조금씩 든다. 하지만 그렇게 타협을 하다보면 나중에 돌아보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사회에 대항해서 주인공은 모든 사람들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자신이 새로 얻은 능력을 바탕으로 고군분투한다. 이런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사회 정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하나의 이야기에 너무 많은 에피소드들을 담으려다보니 첫번째 권에 비해 두번째 권의 이야기는 좀 더 풍성해졌지만 오히려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부분도 늘어났다. 아마 그 부분은 독자들의 상상력에 맡기는 것이 아닐까 싶다. 평소에 소녀 영웅이나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아마 절대 후회하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물론 그냥 아무 생각없이 재미있는 작품을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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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진실 - 제5복음서의 숨겨진 비밀 반덴베르크 역사스페셜 3
필리프 반덴베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한길사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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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시대를 초월한 천재로 유명하다. 그가 남긴 무수한 발명품과 그림들은 지금까지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그의 그림 중 예수의 비밀이 담겨있다는 설정은 꽤 재미있었다. 그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서 그림에 황산을 붓는다는 설정은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비밀 해결에 큰 실마리를 던진 것도 사실이다. 사실 나는 기독교나 천주교를 믿지 않기 때문에 성경의 구성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현재 4개의 복음서가 있고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제5복음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예수의 일생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흥미로웠다. 

사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요 주제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이 아니라, 제 5 복음서로 알려진 양피지이다. 가상의 설정이기는 하지만 이 양피지를 얻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희생되었다. 이 책의 마지막에 나오기도 하지만 실제로 이 내용이 세상에 알려지면 신앙에 믿음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믿음이 흔들리게 되니 말이다. 그렇다면 삶의 이유가 없어지고 아마 전 세계적인 무기력함이 확산되지 않을까 싶다. 그 정도로 이 책에서 가정하고 있는 제 5 복음서의 내용은 무척 파격적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이렇게 폭력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은 계속 남는다. 

자신의 남편에게 일어난 끔찍한 사건에 대해서 계속 의문을 가지고 쫓아다니는 안네는 목숨이 위험한 순간을 여러 번 넘긴다. 사실 그냥 지나갔더라면 좋았을 사실들인데, 계속 해서 쫓아다니는 남편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그녀의 성격 덕분에 나중에 죽음을 자초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그녀 덕분에 그냥 역사로 숨겨질 뻔한 사실들이 조금은 역사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과연 이 이야기가 진실인가 거짓인가는 사실 그리 중요하지 않다. 예수가 보통 사람이라고 해서, 부처가 보통 사람이라고 해서 진짜 우리 삶에서 지켜야할 가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오히려 반대로 예수가 신이기 때문에 믿는다고 말하는 사람은 믿음에 대한 근거가 약하지 않나 싶다. 남을 위해서가 아닌, 자신을 위해서 가진 신앙이라면 성경에 담긴 좋은 말만 담아도 충분히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본다. 혹시나 있었을지도 모를 제 5복음서에 대한 모험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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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크리스 - 거울 저편의 세계
코넬리아 푼케 지음, 함미라 옮김 / 소담주니어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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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거울을 본다. 어릴 때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서 거울 너머의 세계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점점 자라면서 그런 생각은 없어진 듯 하다. 그러던 와중에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거울 너머의 세계가 궁금해졌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매개체는 거울이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발견한 거울을 통해 다른 세계의 존재를 알게되고, 거울 안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모험들이 이 책의 주요 줄거리를 이룬다. 주요 모티브는 유럽에서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전래 동화에 기반을 두었다. 요정과 수많은 보물들, 그리고 괴물들의 이야기는 거울 안의 세계를 충분히 채우고도 남는다. 

남다른 용기와 모험심을 가진 주인공 제이콥은 거울 속의 세계에서 유명한 보물 사냥꾼이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그저 착하기만 한 제이콥의 동생, 빌이 따라 들어오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피부가 돌로 변하는 마법에 걸려버린 것이다. 동생을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해서 어떤 위험도 불사하는 제이콥 일행의 이야기가 바로 이 책의 줄거리이다. 사실 언뜻 보면 매우 단순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이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들이 실제로 재현되는 것을 상상해보면 무척 화려한 출연진들이 다수 등장하는 멋진 판타지 소설이다. 실제로 이런 일이 나에게 벌어진다면 과연 이정도까지 동생을 위해서 나를 희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어디까지나 소설이니, 그 점은 잠시 접어두고 소설 속의 세계를 마음껏 즐겼다. 

수많은 인물들이 부딪히고, 신기한 마법들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대단한 상상력을 지닌 작가가 더 놀라웠다. 처음 아버지의 그림은 이제 잘 기억도 안 나지만, 이 책의 마지막을 보면 혹시 아버지를 찾는 두번째 모험을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제이콥 자신을 위해서도 새로운 모험은 꼭 필요했다. 그냥 시간을 보내기에는 그의 활달한 성격이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테니 말이다. 이 책은 아마 거대한 모험의 서막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이었지만, 이후에 후속작이 나오지 않은 것을 보니 이 책에 작가가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아넣었나 보다. 아무튼 평소에 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거울 저편의 환상적인 세계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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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hH
로랑 비네 지음, 이주영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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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독일이 유대인, 그리고 무고한 사람들에게 행한 짓은 이미 많은 영화와 책으로 만들어져 수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어떻게 한 사람의 광기가 이렇게 빨리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되는지 그 이유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분명 그 행위가 그 누구에게도 용납받지 못한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유대인 말살작전을 계획했던 하이드리히의 암살을 다룬 이 책은 그 어떤 소설보다도 사실적이고 논리적이다. 작가의 가장 큰 권한이라고 할 수 있는 임의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 전달하기 위해 매우 큰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이 책 곳곳에 보인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하이드리히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실제로 그가 행한 일들을 읽고있자니 나도 모르게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도대체 인종이 무슨 상관이 있길래 무고한 사람들을 아무 이유없이 학살을 하고자 한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순전히 자신이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예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존재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비윤리적인 방법과 확실한 실행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아무튼 이 무시무시한 자를 없애기 위해서 영국은 특수 요원을 파견했다.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지만, 조직의 밀고자만 없었더라면 암살을 시도했던 사람들은 모두 전쟁이 끝나고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역사는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법이다. 가만히 있으면 될 일을 왜 굳이 나서서 작은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했던 것인지 나는 지금도 이해가지 않는다. 

히믈러의 두뇌라고까지 불렸던 하이드리히는 죽어서도 그가 하고자 했던 일들을 모두 해냈다. 수만명의 유대인들을 포로수용소로 보내고 학살을 자행했으며 그로 인해 세계의 비판은 끊이지 않았다. 그렇게 잔혹한 일들을 했기 때문에 굳이 말려들고 싶지 않았던 다른 국가들의 참전을 이끌어내고 결국은 패전하고 말았다. 전쟁이 끝나고 오랫동안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지만, 최근에는 유럽에 있는 국가 중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로 떠오르면서 과거의 영광을 조금씩 재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순수한 독일 혈통이라는 것이 왜 중요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이 모든 것을 계획했던 하이드리히의 생애를 되짚어보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 본다. 

이 책을 통해 '유인원 작전'이라고 불리웠던 하이드리히 암살이 어떻게 계획되고 마무리되었는지 모든 세부 사항을 알 수 있다. 제 2차 세계대전의 중요한 사건의 전말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꼼꼼하게 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다시는 이렇게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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