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과 나이를 불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기를 좋아하는 듯 하므로,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내 대답은 늘 갈비, 불고기, 이런 식이지만, 정작 내가 목메이게 그리워하는 음식은 깍두기다. 튀김 통닭을 시키면 딸려오는 흰 깍두기에 환장을 해서 닭을 먹지도 않던 나는 식구들이 자기들끼리만 먹는 튀김 통닭을 시킬 때마다 옆에 끼어들어 흰 깍두기를 찍어 먹느라고 소란을 야기하곤 했다.

흰 깍두기는 김치처럼 만들기가 어려운 것도 아닌데 문제는 미국에서 무 구하기가 엄청나게 힘들다는 거다. 배추는 그래도 웬만한 수퍼에 가면 살 수 있지만 배추 크기의 먹음직스런 무는 좀처럼 찾아볼 길이 없다. 열무도 아직까지는 본 적이 없으니, 기껏해야 무에 비견될 만하다면 파스닙이 그나마 대체물이 된다고 하겠지마는 이파리가 너무 많고 무 부분은 쪼만해서 영 신통치 않아 보였다.

어제 수퍼에서 장을 보는데 학명은 모르겠으나, 확연히 무로 보이는 동글동글하고 붉은 미니 알타리 무처럼 보이는 것들이 이파리는 제거된 채로 담겨 있는 봉지를 발견했다. 한 봉지 사와서 당장 설탕+식초+물의 혼합물에 넣었는데 과연 며칠이나 걸려야 흰 깍두기, 아니 붉은 깍두기 맛을 보게 될까 벌써부터 가슴이 콩콩 튀고 있다.

삼돌이 말로는 뭘 그런 걸 사진을 찍느냐고 하지마는, 이게 성공만 하면은 매일 끼니를 흰 깍두기와 함께 하게 될 터이니 어찌 가슴이 뛰지 않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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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5 08: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16 0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1-15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달콤알싸한 무맛이기를 바래봅니다. 한국에는 무가 한참 제맛이라 그저 끓이기만 해도 맛이 나네요.

검둥개 2009-01-16 00:33   좋아요 0 | URL
아, 저두요. 달콤하고 사각사각한 그 무 맛!
무국도 끓이면 얼마나 맛있어요, 무청도 맛이 끝내주는데, 왜 이 곳은 무를 안 먹는지???

조선인 2009-01-15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게 미국에 없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요. 그렇군요. 깍두기 만들 무가 없다면 총각김치 만들무도 없겠구요. 뜨아.

검둥개 2009-01-16 00:32   좋아요 0 | URL
그렇죠? 고등어라든가 갈치, 오징어, 낙지, 이런 걸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 매우 슬퍼질 때가 있어요. 아무래도 먹는 것 빼면 삶의 낙이 반 이상 주는지라... :-)

치니 2009-01-15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국 마트에도 없던가요? 배추는 있었던 거 같은데...
저거 맛날 거 같은데요. :)

검둥개 2009-01-16 00:31   좋아요 0 | URL
한국 마트에 가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너무 멀어서 아직 못 가봤어요.
어떤 맛이 날지 저도 무척 궁금해요. ^^

비로그인 2009-01-16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애는 사탕무에요. 먹을만 하실겁니다..

검둥개 2009-01-16 22:40   좋아요 0 | URL
사탕무라구요? 설탕을 잔뜩 넣었는데 그럼 엄청 달겠네요? @.@
에고고 좋아라.
Manci님 잘 지내셨어요?
 


내 오른 엄지발가락은 늘 툭 튀어나와 있었는데 최근 들어 그 튀어나온 부분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덩달아 무릎이며 등까지 쑤시는 것 같고 해서 여섯달 일곱달 사라지갈 기다리다가 결국 백기를 들고 병원엘 갔다. 영어로는 버니언(bunion)이라고 불리는 이 증상은 대개 유전이라는데 영한 사전을 찾아보니 한국어로는 "건막류(腱膜瘤)《엄지발가락 안쪽염증》" 라고 번역된다고 한다. 말만 한국어지 한국사람인 나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말이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오른발 엄지발가락 엑스레이를 세 장이나 찍는 동안 예전에 캠브리지에 살 적에 이웃친구가 이 버니언 혹은 건막류로 인해 고생을 하다고 수술을 받고 몇 주 동안 목발을 집고 다녔다고 귀뜸을 해줬던 기억이 나서 부쩍 걱정을 했다. 미리부터 부쩍 겁을 집어먹은 내 얼굴 기색를 보고 젊은 의사는 친절하게 엑스레이를 가리키며 내 버니언은 어린 버니언이라서 아직 상태가 좋은 편이라고 설명을 해 주었다. 당장 수술을 해야 하는 정도로 상태가 나쁘지 않으니 수 년 동안 약물과 특수신발로 상태를 조정할 수 있을 거란다.

수술을 당장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무조건 고개를 끄덕이다 처방전을 받아 나오는데 귓가에 "어린 버니언"이라는 의사의 말이 자꾸 맴돌았다. 귀찮은 병에 불과한 버니언이 의사에겐 소중한 묘목처럼 보이는 걸까? 건막류가 자라면 내 엄지 발가락은 더욱 더 안쪽으로 휠테고 내 무릎은 더욱더 아플텐데. 나는 갑자기 기생충에게 연민을 품게 된 숙주가 된 양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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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1-13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아프셨겠어요. 그래도 어리다니 다행이네요. 검둥개님의 그녀석은 어른이 되지 말았으면 하네요.

검둥개 2009-01-14 01:55   좋아요 0 | URL
헤헤 예, 그냥 어린 채로 있어주면 좋겠어요. ^^
 

대니 보일의 신작 <Slumdog Millionaire>를 보고 왔다. 어려서 부모를 잃고 어렵게 성장한 형제가 아이들을 유괴해 장님으로 만든 후 앵벌이 노릇을 시키는 못된 고아원에 납치되어 갔다가 탈출해 나오지만 함께 도망쳐 나오지 못한 여자친구를 늘 마음에 두고 있다가 결국 형제 중 조직 폭력배가 된 형 살림의 희생으로 주인공 자말이 여자친구 라티카를 다시 만나 사랑을 이루게 된다는 내용이다.

그렇고 그런 줄거리는 많이 본 홍콩 영화를 떠올리게 하지만 카오스의 극치라 할 빈곤하고 붐비는 오래 전 멈바이의 판자촌 아이들의 액션 씬과 자말 살림 형제의 열차사업과 타지마할 관광업을 다룬 장면이 시각적으로 무척 훌륭하게 처리되어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개인적으로 멈바이 판자촌을 지붕 위아래로 다람쥐처럼 달리는 멈바이 꼬마들과 순경 사이의 추격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멈바이 순경 대 꼬마들의 추격장면
http://www.youtube.com/watch?v=1115RRGCv40


공식 예고편




자말과 살림 형제가 무임승차해서 장사를 하는 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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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족 2009-01-12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고편을 보면 원작이 Q&A란 책이라고 확신이 강한데. 줄거리 써 놓으신 걸 보니까, 잘 모르겠어요. 원작이랑 많이 다른가봐요. 아니면, 제가 원작을 멋대로 기억하고 있거나-_-;;;저 그런 거 되게 잘 하거든요. ㅋ

검둥개 2009-01-12 13:37   좋아요 0 | URL
원작이 Q&A 가 맞다고 해요. 제가 퀴즈쇼 부분을 생략하고 줄거리를 써서 그랬나요? ^^ 아니면 벤자민 버튼의 흥미로운 케이스처럼 영화와 원작의 내용이 상당히 다른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로드무비 2009-01-12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꼭 보고 싶네요.
딴것보다도 자말과 살림 형제의 열차 내 사업이 흥미진진합니다.^^

검둥개 2009-01-12 13:39   좋아요 0 | URL
개봉되면 꼭 보세요. 전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특히 자말과 살림 형제의 유년기를 다른 전반부를요. 열차 안 사업은 시작일 뿐이고 타지마할에 도착해서는 정말 떼돈을 번답니다. ^^
 


남편과 나는 작년 여름에 각각 다른 학위를 얻어 졸업을 하고 직장을 옮기고 이사를 했다. 졸업 전까지는 둘 다 학생 노릇을 했고 나는 말단 사무직으로 일을 했기 때문에 연소득이 바닥이었는데 졸업을 하고 이직을 하면서 갑자기 연소득이 두 배로 증가했다. 덕분에 월세 내고 전기세, 수도세, 난방비, 전화비, 가스비, 등등 갖가지 고지서들을 내고 나면 식비와 책값으로 끝나던 과거와 비교해 주말마다 영화관에 갈 수 있고 와인이며 보드카를 홀짝거릴 수 있는 꽤 호사스런 등급으로 격상되었다.

학생 때 벌던 생활비가 워낙 미약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고 해도 월급이 두 배로 뛴다는 상황은 상당히 특별한 것이라, 우리는 행복지수도 당연히 더블이 될 거라고 자신만만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별로 그렇지 않다. 그냥 좀 낫다, 하는 정도인 것이다. 이래서 우리는 되려 어리둥절해졌다. 과거에는 모든 불행의 원천은 얇은 월급봉투 때문이라 생각해서 일단 졸업만 하고 취직만 하면, 하는 소리를 밥먹듯이 하곤 했는데 막상 그걸 다 해냈는데도 엄청나게 행복하진 않은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예전보다 훨씬 넓은 집에 사는 것에, 예전보다 훨씬 자주 시장을 보러 가는 것에, 예전에는 꿈도 꾸지 않던 온갖 종류의 술을 사 마시는 데 신속하게 익숙해져 간다. 바뀐 환경에 놀라워하는 것이 한 달을 채 가지 않고 마치 평생 그 환경에서 살아온 것처럼 태연자약하게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주말마다 무거운 빨래 꾸러미를 들고 아파트 건물 지하실에 있는 공용 세탁기와 건조기를 쓰려고 4층 계단을 왔다갔다 하는 게 일상이었는데 몇 달만에 집에 딸린 세탁기와 건조기에서 아무 때나 세탁을 하는 걸 당연시하게 되었다. 가끔씩 이야, 집에서 편하게 빨래를 할 수 있으니 정말 좋다, 라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은 아무 생각이 없고, 이제 예전에 살던 아파트로 돌아가서 4층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라고 한다면 엄청나게 불평을 해댈 것이 틀림없다.

이렇게 무덤덤해지는 것이 가장 두렵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차이들에 덜 민감해지는 것. 현재의 상황을 영원한 것으로 착각하게 되는 것. 마치 예전에 있었던 일은 가끔씩 안주거리로 추억하기에나 좋은 오래된 과거로 치부하게 되는 것. 나이를 먹으면서 분기탱천하는 일이 줄어드는 것이 다행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렇게 서서히 지루하고 고루한 성인이 되어가는 것 같아 안절부절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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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9-01-11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오셔서 역시 멋진 페이퍼를. ^-^

검둥개 2009-01-12 13:39   좋아요 0 | URL
치니님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셨어요? ^^

로드무비 2009-01-12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 청춘인가 봐요.
신문이나 뉴스만 보면 분기탱천합니다.=3=3

멋진 페이퍼!2^^2
(제가 새로 개발한 이모티콘 예쁘죠?)

검둥개 2009-01-12 13:40   좋아요 0 | URL
ㅎㅎ 이 이모티콘은 왠지 의미심장해보이는데 2는 귀를 의미하는 것인가요?
저도 늘 분기탱천하지만 신문이나 뉴스를 보는 시간이 부쩍 줄어 놀랍도록 차분하고 지루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답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1-12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활도 돌아보게 만드는 고운 페이퍼네요.

검둥개 2009-01-12 13:43   좋아요 0 | URL
FTA반대휘모리님 처음 뵙네요. 반갑습니다! ^^

가시장미 2009-01-12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둥개님 오랜만에 뵈어요. ^^
나이를 먹으면 분기탱천하는 일이 줄어들겠죠? 전 그 대목이 참 와 닿네요. 으흐
무덤덤해지는 것. 현재를 영원으로 착각하는 것. 그렇게 하지 않는 게 참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요.

검둥개 2009-01-13 09:21   좋아요 0 | URL
가시장미님 잘 지내셨죠?
분기탱천 자꾸 하면 혈압만 오르죠 뭐. :-)

라로 2009-01-12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좋은 글 감사해요~. 그리고 졸업하신거 축하드리구요~.^^

검둥개 2009-01-13 09:22   좋아요 0 | URL
nabi님 감사합니다. 졸업해도 별 감흥은 없네요. ^^ 그래도 이제 야간 수업 안 들어도 되니 그건 정말 좋아요 ㅎㅎ
 


미 대선 때문에 한동안 저녁마다 뉴스 채널을 틀어놓고 살다시피 했는데 막상 민주당 후보인 오바마가 두자리 숫자대로 승승장구하고 있으니 좀 김이 빠져 요즘은 보는 둥 마는 둥이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사라 패일린의 갖가지 스캔들도 한동안이나 재미있었지 길어지니 왠지 물린다. 아줌마, 실수도 실수 같은 걸 해야지! 선거비용으로 150000불 어치의 옷을 샀대나.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맥케인의 대답은 "She needed clothes."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는 대꾸가 아닐 수 없다.

지역활동가라는 배경에 비해서는 너무 양같은 이미지를 보이는 오바마가 왠지 미덥지 않았는데, 역사상 유례없이 튼튼한 선거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논평을 들으니 흠? 재고를 하느라 눈썹이 올라간다. 하지만 그 엄청난 양의 선거자금이 다 어디서 나왔는지 너무 궁금하기만 하다. 당선된다고 해도 갈 길이 첩첩산중이라 무슨 정책을 써서 경제를 복구할 계획인지? 

어쨌든 이런 역사적인 모멘트 와중에 백수로 구직활동을 벌이며 스트레스를 받다가 어제 동네 영화관에 더블유를 보러 갔다. 통쾌한 풍자를 기대하고 갔는데,  좀 김빠지는 휴마니스트 류의 내용이었다. 대부분이 조지 더블유 부시와 조지 부시 씨니어 간의 부자간 갈등과 애증 관계에 촛점을 맞춘.

부자간 갈등도 좋고 더블유의 개인적 고뇌(?)도 뭐 좋다마는, 세상에 걱정 없고 문제 없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세계 경제가 장마철에 흙담 무너지듯 무너지는 이 시점에 더블유의 부자 갈등에 한 시간 반을 투자해야 한담?

하지만 영화 평론가 로저 이버트는 나와는 전혀 다른 의견. 이버트에 따르자면, 더블유는 아주 인상적인 영화란다.
http://rogerebert.suntimes.com/apps/pbcs.dll/article?AID=/20081015/REVIEWS/810150285

"올리버 스톤의 부시 대통령을 다룬 전기영화, 더블유는 매우 인상적이다. 다른 말로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을 정도로. 나는 이 불쌍한 부잣집 아이의 알콜중독적 청년기와 고통스런 성년기를 보여주는 영화 스토리에 깊이 빠져들었다. 이 영화는 피터 원칙* 의 희생자가 겪는 비극의 이야기이다. 아버지 조지 H. W. 부시의 힐난과 조지 W, 부시의 동생 젭에 대한 편애에 상처를 받아 조지 W. 부시는 정치적 성공의 사다리를 오르고 올라 마침내는 부시 가문의 유산에 흠집을 내기에 충분할 정도로 정치적으로 막강한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고, 이 영화는 주장한다.
 ....
사기에 기반한 전쟁과 붕괴된 경제라는 그의 정치유산만 아니었더라도 이 영화를 감상한 이들은 조지 W. 부시를 향해 일말의 동정심을 품을지 모른다. 이 영화는 그를 대통령의 역할을 수행하기 부족하게 무능하고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그를 인형조종하듯 한 딕 체니와 칼 로브에 의해 정치인으로 만들어진 인간으로 묘사한다. 그의 유일한 장점이라면 얼마나 한심스럽게 자신이 대통령의 역할을 수행했는지를 그는 결코 깨닫지 못하리라는 점일지 모른다. 어떻게 그 자신을 비난할 수 있겠는가? 그는 오직 신의 의지를 따라 대통령이 되었을 뿐인데. "


(피터원칙: 수직적 조직에 고용된 각 개인은 그 자신의 무능함의 정도만큼 승진하는 경향이 있다. )


흠, 그렇단 말이지? 신의 의지를 따르는 것도 따르는 것 나름이지!!! 세계 경제가 무너지는 마당에 지금 더블유의 외디푸스 컴플렉스 따위를 우리가 걱정해야 된단 말씀? 하여 나의 감상을 쓰자면,

"올리버 스톤의 부시 대통령을 다룬 전기영화, 더블유는 무척 실망스러웠다. 다른 말로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을 정도로. 나는 이 불쌍한 부잣집 아이의 알콜중독적 청년기와 고통스런 성년기를 보여주는 영화 스토리가 형언할 수 없이 지루했다. 아버지 조지 H. W. 부시의 힐난과 조지 W, 부시의 동생 젭에 대한 편애에 상처를 받아 조지 W. 부시는 정치적 성공의 사다리를 오르고 올라 마침내는 부시 가문의 유산에 흠집을 내기에 충분할 정도로 정치적으로 막강한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고, 이 영화는 주장한다. 하지만 내 생각엔 Get over it! 고마 질질 짜고 정신 차려라! 세상 사람 중에 애정을 듬뿍 쏟아주고 자식을 지지해주는 아버지가 뭐 얼마나 많다고!

사기에 기반한 전쟁과 붕괴된 경제라는 그의 정치유산만 아니었더라도 이 영화를 감상한 이들은 조지 W. 부시를 향해 일말의 동정심을 품을지 모른다.  허걱! 동정할 사람이 따로 있지. 대통령이 되어 나라와 함께 세계를 말아먹는 데 공헌한 무능력자에게는 책임을 묻는 게 마땅하지 않은가?  이 영화는 그를 대통령의 역할을 수행하기 부족하게 무능하고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그를 인형조종하듯 한 딕 체니와 칼 로브에 의해 정치인으로 만들어진 인간으로 묘사한다. 그의 유일한 장점이라면 얼마나 한심스럽게 자신이 대통령의 역할을 수행했는지를 그는 결코 깨닫지 못하리라는 점일지 모른다. 어떻게 그 자신을 비난할 수 있겠는가? 그는 오직 신의 의지를 따라 대통령이 되었을 뿐인데.  누가 부시 찍고 또 찍어서 당선, 재선 시켰지? 올리버 스톤, 그런 배경을 좀 넣었으면 영화가 훨씬 흥미롭지 않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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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8-10-28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W라는 영화에 대해선 몰랐지만, 검둥개님의 리뷰엔 왜 이리 공감이 가는지요.
구직 잘 되시길.
저 같은 맹순이가 이럴 땐 속 편해요, 경제가 어떻게 될 지 아무 예감도 없공...
정말 오바마가 되려나본데, 오바마가 되면 우린 어떻게 될까요.

검둥개 2008-10-29 05:56   좋아요 0 | URL
저도 경제가 어케 될지 예감이 없어요 ^^;
실직율이 올라가고 봉급이 깎인다는 것만 아는 거죠.
오바마가 되면 미정부가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좀더 적극적이지 않을까 기대해보기는 하는데 알 수 없죠.

2008-10-28 12: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0-29 05: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8-10-30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둥개 님의 감상이 짱입니다요.^^

검둥개 2008-10-31 00:55   좋아요 0 | URL
으히! 감사합니다요 ^^

2008-11-10 0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09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18 1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19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19 1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29 18:0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