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여 터져라 (황동규)

시여 터져라
생살 계속 돋는 이 삶의 맛을 이제
제대로 담고 가기가 너무 벅차다.
반쯤 따라가다 왜 여기 왔지, 잊어버린
뱃속까지 환하게 꽃핀 쥐똥나무 울타리.
서로 더듬다 한 식경 뒤 따로따로 허공을 더듬는
두 사람의 긴 긴 여름 저녁.
어두운 가을바람 속에 눈물 흔적처럼 오래 지워지지 않는
적막한 새소리.
별 생각 없이 집을 나설 때 기다렸다는 듯 날려와
귀싸대기 때리는 싸락눈을.
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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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1 13: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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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1 13: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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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1 13: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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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2 01: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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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2 09: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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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2 09: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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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2 11: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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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1 14: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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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2 01: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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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이 생겨서 좋아라 했더니 이 곳은 열대기후라 그런지 낙엽이며 잡초에 뚝뚝 부러지는 야자수 가지들까지 유지보수에 드는 노동이 장난이 아니다. 어제는 정원의 잡초를 뽑다가 이런 새싹을 발견했다. 씨앗에서 방금 싹이 튼 아기 묘목이다. 막 뿌리가 몇가닥 나왔다. 이런 새싹이 뒷마당에 진짜로 오십개쯤 있어서 뽑다가 허리 부러지는 줄 알았다. 좀 불쌍하지만 그냥 내버려두면 몇 달 후에는 마당 흙이 전부 뿌리로 뒤덮인다고 한다. 야자수 뿌리는 원래 땅 속으로 깊이 안 내려가서 허리케인이라도 오면 제일 먼저 휘청거리다가 뽑혀나가기 일쑤란다. 신기하기 그지없어서 사진으로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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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8-09-30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오랜만에 뵈어요 ^^ 잘 지내시나요? 아니.. 야자수라니.. 그곳은 어디신지? 궁금해졌어요..
아.. 진짜 불쌍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어린묘목이 잘 자랄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그런 곳이 지구촌 곳곳에 있어야 할텐데.. 허리케인도 오는 곳이라니.. 정말 그곳이 궁금해지네요. ^^

검둥개 2008-10-21 11:55   좋아요 0 | URL
가시장미님도 오랜만! 잘 지내셨지요? 전 마이애미로 이사왔답니다. 열대기후예요. 당분간 눈 구경은 하기 힘들겠어요. 대신 곳곳에 야자수들이 가득하네요.
 



"Life For Rent" -dido

I haven't ever really found a place that I call home
I never stick around quite long enough to make it
I apologize that once again I'm not in love
But it's not as if I mind
that your heart ain't exactly breaking

It's just a thought, only a thought

But if my life is for rent and I don't learn to buy
Well I deserve nothing more than I get
Cos nothing I have is truly mine

I've always thought
that I would love to live by the sea
To travel the world alone
and live more simply
I have no idea what's happened to that dream
Cos there's really nothing left here to stop me

It's just a thought, only a thought

But if my life is for rent and I don't learn to buy
Well I deserve nothing more than I get
Cos nothing I have is truly mine

If my life is for rent and I don't learn to buy
Well I deserve nothing more than I get
Cos nothing I have is truly mine

While my heart is a shield and I won't let it down
While I am so afraid to fail so I won't even try
Well how can I say I'm alive

If my life is for rent and I don't learn to buy
Well I deserve nothing more than I get
Cos nothing I have is truly mine

If my life is for rent and I don't learn to buy
Well I deserve nothing more than I get
Cos nothing I have is truly mine
Cos nothing I have is truly mine
Cos nothing I have is truly mine
Cos nothing I have is truly 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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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8-27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심오한 가사였군요. But if my life~~ 하는 부분에서 아는 노래였음이 퍼뜩 생각났읍니다.
시도하지 않으면 내것이 되지 않는건가요.. 하지만 시도해도 소용없다면 어쩌지요.

화려한 마이애미 생활에 안어울리게 왠 쓸쓸한 노래랍니까 검둥개님.

검둥개 2008-08-28 03:50   좋아요 0 | URL
Manci님, 제가 흘러간 유행가 듣는 걸 좋아하더라고요. 정작 유행할 때는 아무 생각 없다가!
여기는 평균 기온이 평균 30도라서 화려해보고 싶지만 너무 더운 거 같아요. ^^

2008-09-08 11: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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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0 23: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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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1 11: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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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1 12: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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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6 17: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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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30 07: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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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동네 공작새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입수했다. 지역신문과 미디어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수십명의 공작새가 주거지로 정한 길가의 십여가구 주민들이 시장과 만나 공작새 문제에 대한 대책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공작새들이 무척 시끄러운 소리를 밤낮으로 내는 데다가 집 지붕이며 앞뜰 뒤뜰에 똥오줌을 싸대어서 위생문제가 염려되고 주택관리비 부담이 늘었다는 것.

저녁에 해리 산책을 시키다가 길 건너집 이웃 아줌마와 대화를 나누게 됐는데, 아줌마 왈, "공작새 문제는 아주 큰 이슈가 될 게야. 그 미캐노피 길 사람들이 뭐라카건 이 동네 사람들은 공작새를 무지 사랑한다구. 그 미캐노피 사람들을 그냥 팍 기를 죽여놔야지."

흥미진진하기 짝이 없다. 공작새 문제가 앞으로 어떻게 처리될지. 시에서는 보다 자세한 연구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나저나 공작새가 날아다니면서 우리 집 건너편 이웃집 마당에도 여러번 도착했다고 하는데 해리는 공작새를 엄청나게 무서워하니 정작 공작새가 접근하면 아마 기절할지도 모른다. 향후 사태를 주시해 볼 생각이다.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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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에 가서 라디오를 틀어놓고 놀다가 생각이 나서 사계를 찾아봤다.
제목도 생각나지 않고 "돌아가네" 만 기억나는 아련한 노찾사.
세상에 이런 건망증도 따로 없건만,
정작 찾아낸 뮤직 비디오를 보고 있으니 화질의 선명함에도 불구하고 kbs라는 화면 좌측 상단의 놀랍도록 선명한 글자에 당혹감을 금할 길이 없다.




비발디의 사계가 아무리 좋다 한들 노찾사의 사계에 비하면 악장 수만 많은 범작이다.

빨간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어도 하얀 나비 꽃 나비 담장 위에 날아도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흰 구름 솜 구름 탐스러운 애기구름 짧은 샤쓰 짧은 치마 뜨거운 여름
소금땀 비지땀 흐르고 또 흘러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저 하늘엔 별들이 밤새 빛나고 찬 바람 소슬바람 산 너머 부는 바람
간 밤에 편지 한 장 적어 실어 보내고
낙엽은 떨어지고 쌓이고 또 쌓여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흰 눈이 온 세상에 소복소복 쌓이면 하얀 공장 하얀 불빛 새하얀 얼굴들
우리네 청춘이 저물고 저물도록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공장엔 작업등이 밤새 비추고 빨간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어도
하얀 나비 꽃 나비 담장 위에 날아도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미싱이 돌듯 돌돌돌 도는 이런 노래. 나 어렸을 적에 어머니는 미싱 제조업체 중엔 최고의 브랜드라는 발판이 커다랗고 귀여운 의자까지 딸린 멋지구리한 브라더스 미싱을 사서 집안에 앉혀 놓고 한 번도 쓰지 않으셨다. 나중에 커서 왜 버리지 않으시냐고 물었다가 이모가 시집 갈 때 선물로 줄 거라는 대답을 들었다. 여고 교사 노릇을 하다가 늦게 결혼을 한 이모는 십년도 더 먹은 미싱 같은 건 가져가지 않았다. 요즘은 퀼트 만드는 게 유행이라니 미싱 판매가 늘었는지 모르겠다. 미싱 같은 건 그 돌돌돌 돌아가는 페달의 (전기 미싱 이전 모델이었음) 리듬이  왠지 애달파서, 노찾사의 사계를 듣고 있으면 괜히 목이 메일 것만 같다. 마치 체한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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