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서울에서 한국책을 산더미로 부쳐왔다.

작은 소포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커다란 상자 속에 수년간 구경도 못한 신간들이 가득 차 있다.


갑자기 부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D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남들은 모르겠는데 나는 스트레스를 받아서 속에서 끓어야 글이 써지니 이상한 성격이다.

어제 너무 열을 받아서 잠까지 설쳤다. 나이는 중년인데 민감하긴 아주 사춘기가 울고 가겠다.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뭐든지 완전 틀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내 생각에는 완전 무례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질문을 초면에 얼굴색하나  안 변하고 속사포처럼 쏟아대는.


대학은 나왔어요?

결혼은 했어요?

애는 있어요? 

거기선 몇 년이나 일했어요?

어떻게 댁을 한 번도 못 봤지?


오분만 더 이야기했으면 연소득은 얼마냐고 물을 판이다.


'어머 질문 많은 아줌마, 누구야?' 이렇게 천연덕스럽게 답할 수 있어야 했는데... 못했다... 


나는 갑자기 인생의 패배자가 된 것 같은 열패감에 사로잡혔다. 분명히 과민반응이다. 대학도 나왔고 결혼도 했으며 애는 없지만 (근데 있든 없든 그게 댁이랑 뭔 상관이냐) 나름대로는 이 직종에서는 알아주는 사람들도 있는데, 엉뚱하게 구멍 난 남비처럼 갑자기 형사법정에서 무죄를 증명하라는 요구를 받은 듯 당황했던 건 왜일까? 트위터에서 무식한 소리하는 당사자는 뻔뻔하기만 한데 읽는 내가 속이 상해서 혼자 쩔쩔매는 것과 비슷한 이유일까. 내가 아무리 궁리해도 말로 정리가 안 되는 그 이유란 도대체 뭘까? 


이런 사람들하고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섞여 살아야 하는 거겠지. 그런가?

난 섞이는 건 바라지도 않고 그냥 폭발하지 않고 조용히 물과 기름처럼 떠가며 살고 싶은데.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Arch 2012-04-20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둥개님, 반가워요

속사포 질문을 받은건 아니지만 저도 자기소개를 하는데 갑자기
-그런데 미스?
이래서 맥이 탁 풀어진적이 있어요. 그게 왜 중요해? 왜왜? 막 혼자 이랬는데.
어리니까 조장말고 총무하라고 지가 뭔데 막 정하는 것도 그렇고. 여자가 무슨 총무 유전자를 타고난 것도 아닌데 총무 시키는 것도 그랬고. ㅡ,.ㅜ;;
그렇지만 저는 오만간데 적을 두는 사람이니 좋은 낯으로 대해보려구요.
물에 술 탄 듯 알코올 도수 낮추면서...

속사포 질문에는 맥락 벗어나는 얘기하거나 그냥 웃는게 방법 같아요.
어떤 유형이 있다면 그런 유형의 분들은 어떤 의욕 같은거요,
그런걸 오래 기억하지 않는 편이어서 금세 까먹거든요.

검둥개 2012-04-20 11:49   좋아요 0 | URL
Arch님 전 그 아줌마 다시 볼 일 없을 것 같아 다행이지만, 너무 자기중심적인 그런 사람들 넘 싫어요. 근데 화는 늘 자신한테 내는 바람에 울화가 나는 거 같네요. 대범하게 이런 건 남 탓 해도 되는데 ^^
 

욕은 외국어로는 언제나 너무 추상적이고 모국어로는 너무 원색적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Kitty 2012-04-17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검둥개님 진짜 천년만 ㅜㅜㅜ 어떻게 지내세요??
저도 요즘 자주 못들어오는데 너무 반가워서 댓글 남기고 가요!!!
보스턴에서 마이애미로 이사가셨었죠? 아직도 마이애미에 계세요?

검둥개 2012-04-17 09:45   좋아요 0 | URL
키티님 저도 무지 반가워요! 진짜 천년만이죠? ^^ 아직도 마이애미에 있답니다.
 


출근길이 보통 40분, 퇴근길은 55분에서 한 시간이 걸린다. 마이애미로 이사를 올 적에는 대중교통수단이 여의치 않으니 운전을 해야만 할 거라고 예상은 했었다. 하지만 막상 삼돌이의 차를 빌려 통근을 시작하자 우아하게 드라이브해서 출근하는 (마을버스-지하철-시내버스 컴비네이션과 대조해 볼 때) 직장인이라는 환상엔 순식간에 금이 갔다. 길거리에 차는 왜 이렇게 많으며 정체는 왜 이렇게 심하며 왜 이렇게 집에 가는 길은 한도 끝도 없이 오래 걸리는 것인가.

그렇다고 서울에서 통근할 때처럼 버스에서 내려 집에 걸어가는 길에 떡볶이/순대집에 들르는 기쁨 같은 것도 없는 이 썰렁하고 외로운 퇴근길. 구직의 기쁨도 출퇴근의 피로와 짜증에 묻혀 오래 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에 조금 다른 경로를 발견했는데, 이 경로를 따르면 출퇴근길이 종종 5-10분 정도 절약이 되는 것이었다. 첫 며칠은 히히낙낙했으나 곧 절약되는 그 5-10분을 당연하게 치기 시작했다. 출근길이 35분 이상 걸리면 열을 내고, 퇴근길이 45분 이상 걸리면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과거의 경로를 고수했더라면 겁나게 운이 좋았을 기록이건만은.  설상가상으로 절약되는 시간을 당연지사로 치면서 집을 떠나는 시간을 슬슬 늦추기 시작해서 일곱시 십분이면 부랴부랴 떠나던 것을 일곱시 이십분으로 이십오분으로 미루면서 게으름을 부린다. 이러니 차가 막히기라도 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지각, 눈치가 보이기도 하려니와 괜시리 스스로에게 짜증을 내고, 아침부터 기분이 꿀꿀이죽이다.

아, 이 간사한 마음을 어찌할꼬.

어쩌다가 발견한 이 진주 목걸이, 걸고 보니 내 목이 돼지 목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새로 입양한 해리 여동생 부머.
어느 멍청이가 이렇게 귀여운 멍멍이를 길가에 버렸을까나?
덕분에 부머는 우리 가족이 됐다

삼돌이는 부머라면 벌써부터 사족을 못 쓰고 감싸고 돈다.
공주님 저리 가라 할 우아한 자태!!!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조선인 2009-01-16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소파는 부머를 위해 미리 준비해두신 게 틀림없어요. 어쩜 저리 잘 어울릴까요?

검둥개 2009-01-16 22:41   좋아요 0 | URL
제가 찍었지만 정말 사진이 탁월하다고 생각해서 혼자 엄청나게 뿌듯해하고 있어요. ^^
거의 나의 마스터피이스, 모나리자!
이러면서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1-16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정말 꽃미녀군요 ^^

검둥개 2009-01-16 22:42   좋아요 0 | URL
으히히 감사합니다. ^______^
저렇게 이쁘게 생겼으니 도저히 야단을 칠 수가 없지 뭐예요.
사실 장난꾸러기인데.

치니 2009-01-16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점잖고 품위가 있는, 그러면서도 착해보이는 녀석이네요. 새해부터 복댕이 들어온 거 같아 보기 좋아요.

검둥개 2009-01-16 22:43   좋아요 0 | URL
저렇게 폼은 잡고 있지만 사실은 또 뭔가 사고를 칠 궁리를 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니까요.
덕분에 개밥 사는 식비 지출이 세 배로 뛰었답니다.
얼마나 먹어대는지 ^^ 더 클지도 모른다고 혼자 상상하며 좋아하고 있어요.

슈마리 2009-01-18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놈 참 고급스럽게 생겻네 그려. 좋을 일 했으. ^^;

검둥개 2009-01-19 12:03   좋아요 0 | URL
고급스러운 생김새로 치면 보리와 꽈리도 수준급! :-)

melory 2009-01-18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알 생겼다! 잘 지내냐, 친구?

검둥개 2009-01-19 12:02   좋아요 0 | URL
우와, 정말 오랜만! 잘 지냈음? 왜 연락이 뜸했으, 그랴?

2009-01-20 1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0 2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4 0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8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리스 2009-01-27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한번 쓰다듬고 손.. 하고 말해보고 싶으나;; ㅎㅎ
새 식구 맞이 축하드려요.

검둥개 2009-01-28 11:53   좋아요 0 | URL
이히 감사합니다. ^^
언제 닉넴은 바꾸셨어요?
이리스도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