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함께 수학을
강석진 지음 / 해나무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가 가끔 황당하게 수학을 틀려온다.

언젠가 페이퍼에서도 말했지만, 정삼각형은 두 변의 길이가 같은 삼각형이다... 이것이 맞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혼자 고고하게(우리 어릴 때의 표현으로 하자면 지가 무슨 용가리 통뼈라고) 답 없음 이라고 써서 틀린다거나, 계산문제도 이상한 방법으로 풀어서 내미는 바람에(답이 맞으면 모르지만, 얼토당토 않은 답을 들이밀어서) 그 방법의 오류를 찾아주느라 한나절을 허비하게 한다.

별로 논리적이지도 과학적이지도 않은 문과생 엄마는 가끔 한번씩은 아이의 말에 홀딱 넘어가서 문제가 틀렸다고 생각하기까지 하니, 우리집에서 수학은 골칫덩어리다.

이럴 때, 훌륭한 아빠가 나서서 아이와 함께 수학을 해 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아이 아빠도 문과생인 데다가, (본인은 수학을 몹시 잘 했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확인한 바 없고) 결정적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의 역할을 수행하느라, 그러니까 돈을 벌어오느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해야 하니 언제 아이와 함께 공부하겠는가.

아빠가 하는 일이라고는

오늘 무슨 좋은 소식 없어?

라고 가끔 아이의 점수를 확인하는 것밖에. 과정에는 전혀 함께하지 못하고 결과만 확인하는... 보통의 (나쁜) 아빠다.

그래서 이 아빠, 그러니까 서울대 수학과 교수인 강석진이라는 이 아빠를 둔 아이와 그만큼 짐을 벗을 수 있을 엄마를 참 부러워했다. 아빠가 대학교수니 시간 비교적 자유롭고, 게다가 전공이 수학이니 아이의 수학은 확실이 잡아주겠다... 게다가 수학적인 유전자까지 물려줬을 터이니... 금상첨화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 집도 공부 때문에, 수학 때문에 가끔은 골치가 아픈 모양이다. (속으로는, 그래, 그 집이라고 별 수 있겠냐, 대한민국에서 수험생을 키우는 것이 어디 쉬운 집이 있겠냐... 그런 생각도 했다. 죄송합니다, 강석진 님!)

어쨌든, 수학만 잘 하는 게 아니라 글솜씨도 빼어난 강석진 이라는 사람 덕분에 책을 잡고 있는 내내 유쾌했다.

태어나자마자 축구공을 선물하며 펠레21 프로젝트를 수립했다가 허무하게 무너졌던 아빠,

아빠가 중학교 때 전과목에서 틀린 갯수보다도 더 많은 것을 한 과목에서 틀린 아들에게 훈계했다가 '잘났쇼~' 라는 말을 들었던 아빠, (사실 아들 입장에서, 서울대 출신에 예일대 박사에 서울대 교수인 아버지가 좀 버겁기는 하겠다)

특목고 준비 학원에 아들을 보내기 위해 속이 타들어갔던 아빠...

솔직히 말하자면, 엄살을 가장한 자랑이라는 의심이 강하게 들었지만 그마저도 밉지 않았다.

물론 농담따먹기만 있는 책은 아니다. 수학을 잘 하는 비결도 나와 있고(매일 다섯 문제 이상은 풀어야 하고, 문제를 풀 때는 많이 푸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스스로 원리와 과정을 확실히 이해해야 하고, 수준에 맞는 문제를 고르고... 등등),

Resist the fashion as much as possible!

Believe what you are doing is important!

이런 말도 나와 있다. 책을 읽다가 위 두 문장은 내 다이어리 맨 앞에 적어두었다.

책을 덮으면서, 아이에게 괜히 미안해졌다. 아이가 가려워하는 그 부분을 긁어주지는 못하고, 다른 부분만 닦달하는 엄마 때문에 참 힘들겠다, 내 아들.(딸내미는... 아직 가려워하는 부분도 없다. 엄마 사랑만 목말라할 뿐.)

수학이 즐겁다는 아들에게(왜 즐거운 것과 성적과는 비례하지 않을까 하는 철학적인 생각은 그만 하고), 무식한 문제집들 들이밀지 않고 하루에 다섯 문제씩만 풀어라고... 해야겠다. 엄마는 그리 골치아파했던 그 수학을 즐거워해주니 얼마나 고마운가. 얼마나 대견한가.

이 책... 재밌고, 건질 것도 있었다.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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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2 2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06-22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살을 가장한 자랑, 귀엽죠?
가끔 재수없을 때도 있지만......
수학, 이라면 공포부터 느끼는 제게 아주 유용한 책이겠어요.^^

호랑녀 2005-06-22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그런 단어 쓴 줄도 모르고 무지하게 찾았습니다...ㅜㅜ 수정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의 저한테 맞는 책이었습니다. 아이가 처음으로 흥미를 보이는데, 도와줄 방법을 몰라서 고민했거든요. 돈도 없고, 열의도 없어서 학원은 보내기 싫고 말이죠.^^

sooninara 2005-06-22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기는군요..하루에 다섯문제라..
전 엄마가 가르치다보니 아이만 더 잡는것 같아서 고민돼요..
이제겨우 이학년인데도..ㅠ.ㅠ

진/우맘 2005-06-23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추천!

호랑녀 2005-06-23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고맙습니다!
그리고, 제발 추천을 누르시거들랑 누군지 흔적을 좀 남겨주소서...ㅜㅜ
다녀가신 분은 세 분인데 하나 더 많습니다...
 

준형이가 유도대회에 나갔습니다. 유도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는 언젠가 페이퍼에서 말했었죠?

7개월(그 중 절반만 나갔습니다만)만에 대회에 나갔습니다. 이름하여 고양시장배 체급별 유도대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창이 닫힙니다

첫시합 상대는 다부져보이는 학생이었습니다. 어리버리한 준형이에 비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창이 닫힙니다

초점이 좀 안맞았죠? 일단 시험삼아 찍었습니다. 그리고 초점 맞춰 다시 찍으려고 했는데...

시합 끝났습니다. 한 10초쯤 된 것 같습니다. 상대방의 첫기술이 들어왔고, 바로 한판이었습니다.

무지 허무했습니다...ㅜㅜ

그렇지만 준형이는 초등 고학년부 -42Kg급에서 당당히 동메달을 땄습니다.

유도영재 아닙니까? ㅋㅋ

사실은... 네 명 출전했습니다. 첫시합이 준결승이었죠. 졌으니 3,4위전으로 밀렸는데... 3,4위전을 함께 해야 할 놈이 사라졌습니다. 기분 나빠서 갔는지, 아니면 시합을 더 해야 한다는 걸 모르고 갔는지...

어쨌든 그래서 준형이는 기권승을 거두고 당당히 동메달을 땄습니다.  학교에 상장 가져가서 생활기록부 기재도 하고 조회시간에 당당하게 상 받으라고 했더니... 준형이... 다음 시합에서 한 게임이라도 이기면 그때 그렇게 하겠답니다.

엄마보다 낫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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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5-06-14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안 보여요. ㅠ.ㅜ

호랑녀 2005-06-14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첫상대였던 저 총각은... 우승했습니다. 준형이는 그냥 순하게 넘겼는데, 결승전에서 덤볐던 상대는 좀 버텼습니다. 그랬더니 아주 메다 꽂아버리더군요.
준형이 왈,
엄마, 정말 다행이지? 나 저렇게 떨어졌으면 무지하게 아팠을 거야...ㅜㅜ

호랑녀 2005-06-14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정말요? 왜 그러지? 나만 보이네...ㅜㅜ

2005-06-14 1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ooninara 2005-06-14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안보여요^^ 그런데 준형이 멋지군요.
동메달에..다음을 기약하는 의젓함까지..
다음번에 한판승으로 이길겁니다. 아자아자 화이팅!!!!!!!!

마냐 2005-06-14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사진이 안 보이지만...암튼, 아자아자~ ^^

水巖 2005-06-14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안보이네요. 유도 입니까? 그래도 그게 어딥니까? 동메달이라고요? 축하, 축하합니다.

날개 2005-06-14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사진이죠?





멋지네요..^^* 축하드려요~


딸기엄마 2005-06-14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쨌든 동메달이 어디랍니까? 저도 축하드립니다. 그나저나 반듯한 아드님을 두셨군요~

아영엄마 2005-06-14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은 기술도 좋으셔! 저도 축하인사 전합니다! ^^

진주 2005-06-14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난 아들을 둘 키우면서도 저렇게 대련하는게 무섭다고 그래야 하나..암튼..보는 게 너무 아치라바요. (아치랍다니 ㅋㅋ 알아들으시려나..)

호랑녀 2005-06-14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그게... 사진이 왜 안보였죠? ㅜㅜ
날개님 고맙습니다. 꾸벅... 정말 기술도 좋으셔요.
모두 고맙습니다. 남들같으면 무지 X팔린다고 생각할지 모르는데, 저는 팔불출이라 그저 대견스럽기만 합니다.
아차랍다... 뭔 말일까... 안스럽다는 뜻일까요, 아니면 조마조마하다는 뜻일까요?

진주 2005-06-15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머 정확하게 아시네요. 그 둘의 뜻을 다 합친 말입니다^^

숨은아이 2005-06-15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날개님 덕분에 사진 잘 봤네요.

호랑녀 2005-06-20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진주님... 제가 원래 찍는 데는 일가견이 있었습니다.
날개님은 정말 재주도 좋으시죠, 숨은아이님?
안 흔들린 걸로 잘 찍었음 좋았을걸...

2005-06-23 2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준형이 - 4학년 의 수학시험 문제입니다.

잘못 설명한 것을 고르시오. (     )

1. 예각삼각형은 세각이 모두 90도보다 작은 삼각형이다

2. 정삼각형은 두 변의 길이가 같은 삼각형이다

3. 둔각삼각형은 한 각이 90도보다 크고 180도보다 작은 삼각형이다

4. 직각 삼각형은 한 각이 90도이다.

이상입니다. 매우 쉬운 문제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맞았답니다. 정삼각형은 세 변의 길이가 같아야 하니까, 답은 2번입니다.

준형이의 주장입니다.

두 변의 길이가 같은 삼각형은 이등변삼각형이라고 한다.

즉 위 2번 예제는 정삼각형은 이등변삼각형이다 라고 고칠 수 있다.

그렇다면 정삼각형은 이등변삼각형에 포함되므로 맞는 말이다.

따라서 위 문제는 답이 없다.

사실... 처음엔... 야, 말도 안 되는 소리 말아라. 정삼각형은 세 변의 길이가 같다고 해야지 두 변의 길이만 같으면 안 되지! 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준형이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없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넘어가버렸습니다. 답 없는 게 맞지 않을까... 라고 생각이 듭니다...ㅜㅜ

야, 그냥 쉽게 살아라. 저런 문제 나오면 딱 답이 저거지, 생각해 봐라... 정삼각형 그러면 당연히 세 변이 나와야지 왜 두 변이냐... 머리 굴리지 말아라...

이렇게도 얘기하고 싶었지만, 평소에 저는 ... 모든 사람이 다 예! 하더라도 너는 혹시 아니오! 는 아닐까 늘 생각해봐라... 이렇게 가르쳤습니다. 그래서 저 문제도 논리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답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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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5-18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 변의 길이가 같은 정삼각형은 두 변의 길이도 같으므로 이등변삼각형이다.
랍니다. 그러니 답이 없는게 맞는 것 같아요.

로렌초의시종 2005-05-18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말이죠. 쓸데없이 눈치 밝을 때가 있는 제 생각에는 물론 2번도 틀리긴 합니다만, 다른 문장들의 해석에 모두 절대적으로 이상이 없다면, 그나마 오류 가능성이 있는 2번을 제시함이...... 우리가 통상적으로 두변의 길이가 같은 삼각형은 따로 떼어서 이등변삼각형이라고 말한다면, 두변의 길이가 같은 삼각형이란 정의는 기본적으로 이등변삼각형에 적용되어야하고, 만약 2번 문장에 오류가 없다면, 사실 이등변삼각형이란 단어는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정삼각형을 '정삼각형은 두변의 길이가 같은 삼각형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이등변삼각형이라는 단어가 쓸모가 없게 되니까요.

조선인 2005-05-18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의 경우, 교무실에 처들어가 이 문제는 잘못된 문제라고 선생님마다 붙잡고 따져서, 결국은 무효 문제로 만들죠. 그게 가장 논리적인 거 아닌가요? =3=3=3

panda78 2005-05-18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시험을 쳐도 그렇더라구요. 잘못된 것을 고르시오는 (가장) 잘못된 것을 고르시오.라고 봐야 합니다. "답이 없다" 는 선택지가 있었다면 모를까.
사실 문제를 확실하게, 문제의 소지 없이 내려면 따우님 말씀대로 하는게 맞지만요.



깍두기 2005-05-18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번 보기가 애매하군요. 따지려면 따질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무효처리가 가장 맞을 듯.(저도 준형이와 같이 생각했답니다)

호랑녀 2005-05-18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번개같은 댓글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로렌초시종님 오랜만에 뵈요 ^^
저도... 야, 그냥 세상 쉽게 살자. 객관식이라는 건, 정답에 가장 가까운 걸 고르는 거니까, 그냥 2번 골라라. 사실 너도 좀 찝찝하잖냐...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 좀 비겁했습니다.
내일 담임선생님꼐 여쭤본다는데... 오늘 반 애들에게 물어보니까, 아무 거나 쓰면 되지 왜 그렇게 귀찮게 사느냐고 했답니다...ㅜㅜ
5학년 조카애 왈,
4학년은 4학년다운 답을 해야 하므로 2번이 정답이랍니다. 자기도, 3.3333333 이런 답이 나왔는데, 어차피 끝까지 못쓰고 대충 끊어야 할 거, 반올림해서 3.3 이라고 했더니, 틀렸다고 했답니다. 선생님꼐 따지니, 중학생이라면 3.3이 맞지만 5학년이니 5학년다운 답을 해야 한다고... 하셨답니다.

sooninara 2005-05-18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등변 삼각형중에 정삼각형이 있는거니까..준형이 답이 맞네요^^
저도 재진이 단원평가한다고 해서 문제 풀리는데...가관이더라구요..
국어 문제에서 '남을 설득할수 있고..내 감정과 의견을 표현할수 있다' 라니..
이게 2학년 아이들이 알아듣는 내용인가요? 설명하기 힘들어서..대충 쓰라고 해버렸습니다..ㅋㅋ 수학은 95점인데..국어는 65점 받아왔더군요..ㅠ.ㅠ

물만두 2005-05-18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삼각형은 두변의 길이가 같다... 이렇게 쓰면 맞는 답인데 위의 문제는 성질을 말하는 것이므로 이등변삼각형을 말하는 것이라 틀린답이랍니다. - 참과 거짓의 관계를 따져야 한다네요. 만순이의 말입니다.

물만두 2005-05-18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학 개념상 2번이 답이랍니다. 정의와 성질의 문제라고 합니다. 삼각형의 정의와 성질을 혼동한 것 같다고 합니다...

호랑녀 2005-05-18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예, 그렇군요, 물만두님.
참... 어렵습니다요...ㅜㅜ
수니나라님... 국어는 더 어렵더만요. 책 많이 읽어서 국어는 잘 하겠지 했는데... 국어는 책 많이 읽은 놈이 잘 하는 게 아니라 문제 많이 푼 놈이 잘 하더만요 ^^

부리 2005-05-19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가 오해의 소지가 있긴 해요 그럴 땐 '두변의 길이만'이라고 확실히 못을 박았어야 합니다.

호랑녀 2005-05-19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험 전문가에게 물었어요. 이런 거 정답 이의제기하면 받아들여질 것 같으냐?
택도 없답니다. 객관식이면 정답에 가장 가까운 것을 고르는 것이므로, 나머지가 너무나 자명하게 답이 아닐 때는 애매한 걸 골라야 한답니다. 대법원 판례라나 뭐라나.ㅋㅋ
준형이의 문제는 이것이지요. 너무나 지엽적인 것에 빠져들다 큰 산을 보지 못하는 것... 그래서 얼토당토않은 결론을 내게 되는 것...
옆집 아이이면, 대견하다, 대단하다, 남들과 달리 한번 더 생각한 게 기특하다...이랬을텐데, 내 아이여서... 걱정이 됩니다... 이놈이 커서 사람구실을 할 것인지...ㅜㅜ

호랑녀 2005-05-19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 엉덩이춤... 웃겨요 ^^
친구 마태님께, 이런 복잡한 문제는 내지 말라고 전해주셔요.

아영엄마 2005-05-20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보면서도 에궁~ 그니까 이게 뭐가 문제인것이여.. 하면서 암말도 못했더님나 다른 분들 댓글 보니 더 모르겠구먼요..쩝~ 아무튼 수학은 너무 어려워..@@;;

2005-05-20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5-23 14: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5-24 17: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준형이 - 4학년 남자아이입니다.

올해 준형이 선생님은... 육아휴직 후에 몇년만에 교단으로 돌아오신 분입니다. 준형이가 참 좋아합니다. 왜냐! 선생님께서 책을 읽어주신다는 것입니다. 제가 헨쇼선생님 책 리뷰에, 얼마나 복 많은 놈들이 이런 선생님을 만날까 했더니... 바로 준형이었습니다. 읽기책에 나오는 동화를 원래 책으로 읽어주셨는데 준형이가 무척 감동하더군요.

스승의날 편지는... 책만들기를 했습니다. 4절지 색도화지를 책만들기 기본형으로 접었습니다.

제목 : 사랑하는 한영숙 선생님께 - 김준형 올림

넘겨서 첫페이지 : 삼행시

한 - 한아름 사랑을 담아주시는 선생님,

영 - 영원히 우리를 사랑해주실 선생님

숙 - 숙제는 조금만 담아주세요.

둘째 페이지에는 문을 달았습니다. 문에는 '쉿, 비밀이에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에요.' 라고 썼는데, 열어보니... 선생님 사진입니다. 학교홈피에서 다운받아.. 상태가 영 좋진 않습니다만 ...

그 다음장에는 두 페이지에 걸쳐서 선생님께 편지를 썼습니다.

한영숙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처음 우리 반 담임선생님 이름이 한자 영자 숙자라고 들었을 때 저는 기분이 막 좋아졌어요. 제 작은엄마 함자랑 똑같았거든요. 왠지 선생님과 더 친한 것처럼 느껴졌어요.

저는 선생님의 독특한 가르치는 방법이 좋아요. 떡볶이 사주시기, 국어상 수학상 과학상 주시기 등을 해 주셔서 선생님이 정말 좋아요. 다른 것도 다 좋아요. 선생님이 내년에도 또 제 선생님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문제를 쉽게 출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가끔 준비물을 안 챙겨와서 많이 속상하셨죠? 죄송해요. 앞으로는 숙제도 잘 해오고 준비물도 제대로 챙겨올게요.

저는 선생님이 아주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좋겠어요.

아, 화를 조금만 내 주셨으면 더 좋겠어요. 선생님께서 화내실 때는 너무 무서워져요. 화를 조금만 내주세요.

사랑해요.(이 말은 우리 가족 빼고는 처음으로 하는 말이에요.) 안녕히 계세요.

                      2005년 5월 14일

                          김준형 올림

그 다음장에는 쿠폰입니다. 포스트잇 하트모양을 이용해서 쉽게 만들었습니다... 음... 요령피웁니다.

심부름, 봉사활동, 청소, 무조건10분간 침묵하기... 마지막으로 뽀뽀5번해드리기(단, 사람 없는 곳에서 사용 가능)

마지막장은 나의 다짐입니다.

1. 준비물은 꼭 챙겨오겠습니다.

2.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을 잘 듣겠습니다.

3. 숙제를 꼭 하겠습니다.

... 아 5번까지 썼는데 기억력에 한계입니다. 2005년 5월 14일 김준형 (그리고 본인 사진을 붙였습니다)

밤 12시까지 잠 안 자고 했습니다. 워낙 손재주가 없어서 좀 지저분했지만, 그래도 가상했습니다.

아, 토요일에는 작년에 같은 반이었던 아이들끼리 모여서 작년 담임선생님 찾아가 인사했다는군요. 가끔은... 다 컸다는 생각이 듭니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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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05-16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정말 훌륭해요! 훌륭한 선생님 밑에서 대단한 제자가 나오는군요....
선생님과 준형이 두 사람 다 행복한 사람이에요. 호랑녀님도 그런 아들을 두셨으니 행복한 사람인 건 말할 것도 없고요.

날개 2005-05-16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나~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아이가 저토록 섬세하다니... 놀랍습니다..!+.+

호랑녀 2005-05-16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에효... 저도 간만에 아들자랑한번 해봤습니다... 뭐 진주님께 대겠습니까요...
섬세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날개님. 손재주나 세밀한 기술과는 좀 떨어져서 늘 스트레스거든요. 초등학교 때는 손재주가 장땡이더라... 그렇게 생각될 정도로요. 그렇지만... 정말 좋아하는 선생님에게 진심으로 만든 거라... 옆에서 보는 저도 즐거웠습니다.
따우님... 정말 그러셨을까요? 선생님이 진심으로 좋아해주셔야 할텐데... 저야말로 가슴이 콩닥콩닥입니다. 아들놈... 정말 진심으로 좋아서 한 일이었거든요...

조선인 2005-05-16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없는 곳에서만 뽀뽀라니, 이 수줍음이라니, 아, 사랑스러워요.

깍두기 2005-05-16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가 준형이 담임선생님이라면, 그렇다면, 전 아마 한 1주일 동안은 가슴이 뛰어서 잠도 못잤을 거예요. 아마 그 편지를 받아들고 읽다가 눈물을 펑펑 쏟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준형이, 사랑스런 준형이....한영숙 선생님이 너무 부러워요!!!!

호랑녀 2005-05-17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조선인님이 말씀하실 때는 아, 사랑스러워요... 처럼 느껴지는데... 사실은, 매우 무뚝뚝한 목소리로...
진짜 시키면 애들 보기 쪽팔리잖아요.
라고 말했답니다.
깍두기선생님, 정말 좋으셨겠지요? 진심으로 좋아해주실 수 있는 선생님이라고 저도 믿고 있어요.
저는 어릴 때 꿈이 선생님이었어요. 우리 아이들 선생님을 보면서 그 꿈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아이들을 좀 키워놓고, 선생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할머니 선생님이 되어서, 도서관에서 아이들 책 읽어주고 안경 너머로 살피는...^^
 

3학년 준희는 매년, 어린이날 선물을 받아왔다. 그런데 그 선물이란 것이 양말 한컬레나 간단한 학용품이었다.

한번쯤은 어린이날 선물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월드비전에 이런 이벤트가 있는 것을 보았다. 원래는 지구촌나눔운동에(유니세프나 월드비전은 많이들 후원하니까) 하려고 했는데, 엄마들이 월드비전에 하자는 쪽으로 뜻을 모아서... 이쪽으로 하기로 했다.

어떤 친구를 후원하게 될까 정말 궁금하다. 가슴이 설레기도 하고. 내가 설레는 것만큼 준희와 준희 친구들도 가슴 설레하면 좋겠다.






해외아동결연은 월2만원의 후원금으로 제3세계의 빈곤어린이를 돕는 방법으로써 어린이뿐만 아니라 아동의 가족 더 나아가 아동이 속한 지역사회의 환경을 변화시킴으로써 보다 실질적으로 돕는 방법입니다. 현재 월드비전 한국을 통해 인도를 비롯한 총 9개국가에 3만여명의 후원자가 연결되어 돕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결연후원자들이 필요합니다.

1. 결연방법 (한 학급과 굶주리는 아동과의 1:1결연)
① 결연신청 → ② 1주후 안내문전달 → ③ 첫후원금입금 →
④ 2주이내로 아동카드 전달(결연아동의 사진첨부/학급에 부착) →
⑤ 결연아동과 교류하며 지속적인 후원

2. 결연아동과 교류
① 서신왕래 ② 선물 ③ 방문

3. 결연아동 소식 전달
① 아동연례발달보고서 ② 사업진행보고서 ③ 크리스마스카드 ④ 기타서신

4. 결연가능국가
아시아 : 방글라데시, 베트남, 인도, 몽골, 스리랑카, 미얀마
아프리카 : 케냐, 모잠비크

5. 후원금의 사용
① 아동이 처한 환경을 먼저 변화시켜 아동을 가난과 질병에서 구할 수 있도록 합니다.
② 아동이 사는 곳에는 우물이나 화장실, 도로, 학교 등 기본적인 시설이 충분치 않습니다.
....아동뿐만 아니라 아동의 가정 더 나아가 아동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까지 도움을 제공해
....함께 사는 공동체의 터전을 제공합니다.

6. 결연신청 방법
① 학급회의를 통해 학생들과 해외결연에 대한 내용을 공유합니다.
② 학생들과 돕고싶은 나라 및 아동의 성별을 결정합니다.
③ 인터넷을 통해 신청서를 작성합니다.

7. 기 타

① 후원금(월2만원)조성 방법

- 본 캠페인에 대한 학급대표를 뽑습니다.
- 학급대표는 일정금액의 후원금을 매달 모읍니다.
..* 결연후원금은 매달2만원이므로, 학급인원이 40명인 경우 학생
.... 1인당 매달 500원 정도의 후원금을 내면 됩니다.
- 정해진 날짜에 모아진 2만원의 후원금을 학급대표가 첨부된 지로로 송금합니다.

② 후원자명

- 후원자명(후원을 하는 사람의 명칭)은 ‘담임교사성명 + 00학교 0학년00반’ 으로 지정됩니다. 따라서 담임선생님께서 전근을 가시는 경우 또는 학교,학년,반이 바뀔 경우 담임선생님의 성함은 유지되고 바뀐 학교,학년,반으로 정보만 변경하여 새로맡게 되는 학생들과 후원을 지속하실 수 있습니다.

- 기타 궁금하신 점은 언제라도 연락주시면 자세히 안내하여 드리겠습니다.

문의전화 ☎ 02-784-2004 FAX : 02-782-4682 (월드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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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5-04-26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취지가 너무나 좋군요.
꾸준하게 유지된다는 측면도 ,,,

조선인 2005-04-26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정말 멋져요. *^^*

panda78 2005-04-26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좋네요. 감탄.,..

호랑녀 2005-04-26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꾸준히 유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일단 첫번째는 어린이날 선물로 해주는 거지만, 두번째부터는 아이들이 5백원씩 모으면 의미가 있겠다 싶어요.
잘 될라나...ㅜㅜ

세실 2005-04-27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멋지신 호랑녀님~ 역시~
보림이도 오늘 사랑의빵 저금통 가지고 왔어요.
제가 기념으로 천원 넣어주었네요~



로드무비 2005-04-27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선물입니다.^^

2005-04-27 14: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호랑녀 2005-04-27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오늘 첫번째 지로 입금했습니다. 이제 일주일 후면 어떤 아이를 후원하는지 알게 될 것 같습니다.
속삭이신님, 제가 어제 답 보냈는데... 안갔나봐요. 바로 보냈는데...ㅜㅜ
예,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요즘 여러가지로 마음 쓰이는 곳도 많으시고 바쁘실 터인데...

2005-05-03 1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5-05-05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랑녀님이 정말 멋진 분이세요!

호랑녀 2005-05-16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그런데... 왜 후원아이가 누구인지 답장이 오지 않을까요? 1주일이면 온다더니... 목이 길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