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희씨의 <문학의 숲을 거닐다>를 읽었다.
근데 너무 착한 글인가? 그의 잔잔한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에 와닿지 않는 것은 아닌데 어느 것 하나 내마음 깊숙한 곳을 때리지는 않는다. 아직은 공선옥씨의 <사는게 거짓말 같을 때>같은 세상을 향한 독한 배설 같은 글이 더 내게는 와닿는다.
전공이 영문학이라 그런지 영시라던가 외국쪽의 소설들이 대부분이다. 어차피 영시야 나의 관심 밖이고(사실 번역되어진 영시는 시같은 느낌이 별로 안든다), 그래도 몇몇 책들은 읽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이 중에는 물론 안 읽은 것들이 대부분이지만 읽었던 책들 중에서 다시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를 불러 일으키는 그런 책들....
너새니얼 호손의 <주홍글씨>
읽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안 읽은 명작. 이 책이 아니었으면 읽고싶다는 생각을 절대 안했을텐데, "가장 악한 자는 남의 마음의 성역을 침범하는 자"라는 문구를 읽으면서 언젠가 꼭 읽어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고등학교 시절 도스토예프스키의 이 작품에 열광했던 기억이.... 그런데 지금은 대충 기억도 잘 안나고 그 때의 느낌만 남아있다. 다시 읽으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어릴 적 동화책으로 읽고 안 읽었구나..... 다시 보고 싶어서 책은 샀는데, 그 엄청난 분량에 질려 아직 내 책꽂이에 쿡 박혀있다.
헨리 데이빗 소로의 <월든>
"나는 주도면밀하게 살고 싶었다. 군더더기를 다 떼어낸 삶의 정수만을 대면하고 삶이 가르쳐 주는 바를 배우고 죽을 때가 되어 내가 진정으로 살았구나 하는 느낌을 갖고 싶어 나는 숲으로 들어갔다"
숲으로 들어가는게 올바른 해결책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끌리는 문장이다.
윌리엄 포크너의 <음향과 분노>
생전 처음 들어보는 책. "삶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음향과 분노로만 가득한 백치의 이야기"라는 맥베스의 한 구절에서 제목을 따온 책. 한 가족을 4명의 서로 다른 시점에서 바라보는 이야기라는 소개가 마음을 끈다. 특히나 서른 세살이 된 백치의 내면세계가 그려지는 첫장의 이야기가 많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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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무지 유명한 소설이지만 어릴적 우연히 TV 명화극장에서 봤던 이 영화가 얼마나 재미없던지 다시 보고싶지 않았는데 요즘 땡기는 소설이다. 어릴 적 만큼 재미없기야 하겠는가?
조셉 콘라드의 <암흑의 핵심>
장영희씨는 <암흑의 오지>로 해석했던데....
지옥의 묵시록의 원작소설이라니 땡긴다.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핀의 모험>
톰소여의 모험과 이 책은 내 어릴적 보고 보고 또 보는 1순위였다. 하지만 그 때는 어렸기에 못보고 지나친 것들이 많지 않을까? 다시 보고 싶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