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바람구두 > 개항도시 인천, 옛 모습 탈환 대작전

개항도시 인천, 옛 모습 탈환 대작전
만국 공원 새단장, 서양식 근대건축물 5동 2011년까지 복원 추진 … 역사문화의 명소 ‘부푼 꿈’
인천=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 자료제공=인천학연구원
“이미 전화(戰禍)로 烏有化한(폐허로 변한) 유서 깊은 건물 중에 가장 뇌리에 살아남는 것을 들라치면 서슴지 않고 인천각(仁川閣)을 지적할 것이다. 아름다운 다각형 지붕 위 짜르르 윤이 흘러내리는 새빨간 기왓장이며, 복잡한 굴곡의 새하얀 벽면과 엇비슷이 두 쌍 세 쌍 바다를 향하여 매어 달린 창(窓)과 창의 잊을 수 없는 향수여!”

인천시의 만국공원 복원 예정도.

시조시인으로 광복 직후 인천의 근대건축물을 하나씩 찾아다니며 기록한 최성연 선생의 ‘개항과 양관역정’(1958)에 나오는 구절이다. 여기서 ‘인천각’이란 1905년 건설된 존스턴 별장을 말한다. 기와지붕을 얹은 유럽 양식의 석조건물이었던 존스턴 별장은 ‘개항도시’ 인천의 랜드마크였다. 배를 타고 인천항으로 들어올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응봉산 언덕 위에 자리한 이 별장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별장은 1950년 9월15일 인천상륙작전을 두 시간 앞두고 진행된 함포사격에 의해 재와 먼지로 변하고 말았다.

이 존스턴 별장이 복원된다. 인천시는 100년 전 개항기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는 자유공원(옛 각국공원)과 그 주변에 열강들이 지었던 근대건축물 5개 동을 2011년까지 단계적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역사성, 건축성, 관광자원 가능성, 복원 가능성 등을 고려해 선정된 복원 대상은 존스턴 별장, 세창양행 사택, 알렌 별장, 영국영사관, 러시아영사관 등.

인천시 중구 응봉산 언덕 위에 위치한 자유공원은 1888년 조성된 한국 최초의 공원으로 처음에는 각국공원으로 불리다가 이후 서공원, 만국공원, 자유공원 등으로 이름이 바뀌었다(이하 조선인들이 가장 즐겨 부르던 이름인 ‘만국공원’으로 칭한다). 지난해 철거 논란이 일었던 맥아더장군동상이 바로 이 공원 안에 있다.

만국공원이 옛 모습으로 단장되고 근대건축물들이 복원되면 우리도 일본 요코하마의 야마테 지구나 고베의 기타노 지구와 같은 개항기 역사문화를 간직한 명소를 보유하게 된다. 조선 땅에 서양 문물이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만국공원이 바라보고 있는 인천항으로, 이 일대는 새로운 근대문화가 조선 전체로 퍼져나간 ‘문화 발신지’라고 할 수 있다.

인천학연구원 상임연구위원 김창수 박사는 “자유공원은 ‘다문화의 평화로운 공존’을 나타내는 공간이기 때문에 21세기에도 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당시 중구 일대는 영국, 독일,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외국인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쪼개졌는데, 만국공원은 각국 조계(租界)지역의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었다. 각국 대표가 참석해 조계지역의 운영과 치안, 도시계획 등을 협의하던 ‘제물포구락부’가 이 공원을 조성해 운영했다. 조선에 진출한 서구 열강들의 평화로운 ‘공존지대’였던 셈이다.

만국공원은 경성 사람도 자주 찾던 관광명소

처음에는 주로 외국인들이 이 공원을 드나들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조선인들도 즐겨 찾았다고 한다. 경인철도를 타고 인천에 놀러 온 경성 사람들이 가장 먼저 들르던 관광명소. 하지만 이곳은 차별의 설움을 감당해야 하는 공간이기도 했다. 공원과 건축물을 건설할 때 주로 일본인과 조선인 인부들이 동원됐는데, 조선인은 일본인과 똑같은 노동을 하고도 임금차별을 겪었다. 당시 일본인 목수와 미장꾼은 일당으로 70전을 받았는데, 조선인은 3분의 2 수준만 받았다고 한다. 또한 일본인 짐꾼의 일당은 50전이었는 데 반해, 조선인 짐꾼의 일당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 23전이었다.

복원될 근대건축물에 얽힌 이야기를 따라가면 당시의 시대상이 읽힌다. 그 흥미로운 이야기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이 이야기의 대부분은 최성연 선생의 ‘개항과 양관역정’에 나오는 내용이다).

옛 존스턴 별장 자리에 세워진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

먼저 세창양행 사택은 1884년 건축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건물이다. 세창양행은 독일 함부르크 상인 에드워드 마이어가 설립한 무역회사로, 직원 사택으로 사용하기 위해 현재 맥아더장군상이 있는 자리에 이 사택을 지었다. 당시 조선인들 사이에서는 쉽게 무뎌지거나 부러지지 않는 ‘세창바늘’이 대단한 인기를 누렸는데, 세창양행이 바로 이 바늘을 팔던 회사다. 세창양행은 우리나라에 최초로 재정차관 10만냥을 제공하기도 했고 1886년 ‘한성주보’에 최초의 신문광고를 싣기도 한, 우리에게 의미가 남다른 서구 회사였다.

현재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이 서 있는 자리에 위치했던 존스턴 별장의 주인은 스코틀랜드 태생으로 상하이에서 항만건설 사업을 벌여 큰돈을 번 제임스 존스턴이다. 그는 여름철을 보내기 위해 이 별장을 지었다. 존스턴 별장은 존재 그 자체로 ‘다문화’를 웅변했다. 설계는 독일인이 맡았고 건축자재와 가구는 영국에서 가져왔으며, 붉은 기와는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공수해왔다. 실내 조각장식은 존스턴이 직접 중국에서 데려온 12명의 1급 중국인 조각가가 맡았고, 인부로는 조선인과 일본인이 동원됐다. 이 별장의 건축비는 35만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액수였는데, 당시 인천 최고 갑부의 전 재산이 35만원이었다고 한다.

존스턴은 여름철마다 상하이에서 가족과 친구들을 데리고 이 별장으로 와 머물렀다. 아예 기선 한 척을 통째로 세내어 많은 군중을 데려온 적도 있는데, 그중에는 개, 고양이, 중국인 아이들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월미도 포구에서 바라본 1907년 당시 인천항 풍경.

한 모퉁이를 둥근 탑으로 쌓아올려 작은 돔을 세운 것이 특색인 알렌 별장은 주한 미국공사이자 선교사이며, 한국 최초의 현대식 병원 광혜원을 설립한 알렌의 별장이었다. 아관파천으로 상심한 고종황제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 알렌 별장 바로 옆 부지에 피서용 이궁을 지으려 했다가 러일전쟁이 발발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기록이 있다.

파라다이스 호텔이 있는 자리에 위치했던 영국영사관은 붉은 단층 벽돌집으로 정원이 특히 아름다웠다고 한다. 1903년 건축된 러시아영사관은 다소 성급하게 건축됐다. 당시는 러일전쟁의 전운이 감돌던 때로, 러시아는 커져가는 일본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서둘러 인천에 영사관을 세웠다고 전해진다.

1905년 일본이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이후 만국공원 일대의 ‘평화로운 문화 공존’은 점차 와해돼갔다. 열강이 떠난 근대건축물은 일본 차지가 됐고, 광복 후에는 미국 몫이 되었다가 6·25전쟁 당시에는 북한군에 의해 점령됐다.

복원 예정 근대건축물 세부 사항
  존스턴 별장 세창양행 사택 알렌 별장 영국영사관 러시아영사관
건립 연도 1905 1884 1893 1897 1903
멸실 연도 1950 1950 1956 1950년대 1974
멸실 사유 인천상륙작전 함포사격 인천상륙작전 함포사격 소실 6·25전쟁 당시 없어짐 철거
현재 상황 자유공원 내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 자유공원 맥아더장군동상 부근 화단 부지 인천 전도관 파라다이스 호텔 상업건물
의의 인천의 랜드마크, 인천의 상징물로 기능 인천 최초의 서양식 건물 고종황제의 이궁 예정지 옆에 세워짐 영국영사관으로 발전에 중요 역할 수행 인천해관, 러일전쟁, 제물포 해전 관련한 역사적 장소
주요 기능 별장, 여관, 고급식당, 장교 숙소 외국인 주택, 인천부립도서관, 인천시립박물관 별장 영사관 체신국 출장소, 미국 철도 수송대 등

  

러시아영사관의 옛 모습.

1904년 2월 러일전쟁이 터지자 러시아영사관은 일본군에 의해 포위됐다. 러시아 공사 파브르프는 인천항에서 쫓겨나다시피 고국으로 돌아가는 배에 올랐다. 그는 닷새 동안 배 안에서 러시아 거류민, 부상병 등이 오르기를 기다렸다가 출항했다. 이후 러시아영사관은 일본군 철도수송대 사무실 등으로 이용됐다.

제1차 세계대전 때 독일이 패망하자 인천에 있는 독일인들의 재산이 동결됐다. 세창양행 사택에 거주했던 독일인 파울 슈르바움은 1916년 일본군에 의해 쫓겨나 미친 사람처럼 거리를 떠돌았다고 전해진다. 존스턴 별장은 독일인과 결혼한 존스턴의 딸 월터 부인이 재산 동결로 경제적 고충이 심해지자 일본인 히로자와에게 4500원이라는 헐값에 팔아넘겼다. 히로자와는 조선 총독이었던 사이토 마코토 자작에게 이 별장을 뇌물로 바칠 생각이었는데, 거절당하자 다른 일본인에게 매각했다. 이후 존스턴 별장은 해방될 때까지 ‘인천각’으로 불리며 고급여관 겸 요정으로 사용됐다.

존스턴 별장, 인천 점령자들에게 최고 인기

인천의 근대건축물 중 가장 아름답고 전망이 좋았던 존스턴 별장은 인천의 점령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았던 건물인 듯하다. 광복 이후 이 별장은 미 군정청이 점유해 독신장교 숙소로 사용됐고, 6·25전쟁 때는 북한군의 주요 간부 숙소로 활용됐다고 한다.

영국영사관의 옛 모습.

만국공원 복원 프로젝트는 현재 인천시민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4월3일부터 열흘 동안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던 ‘만국공원의 기억전’에는 1300여 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전시를 주관한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현재의 자유공원이 과거 이러한 역사를 가진 공간이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어 뜻 깊었다는 시민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인천문화재단은 5월1일부터 인천터미널 역에서 추가 전시회를 열었다. 상지대 조우 교수(관광개발학과)는 “연간 인천을 찾는 관광객은 1000만 명 수준인데, 월미도와 차이나타운, 자유공원 등을 돌아본 뒤 실망감만 안은 채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며 “근대건축물들이 복원되면 개항기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어 관광객들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인천에 소재한 재능대학 손장원 교수(실내건축디자인과)는 “벽돌 한 장 남아 있지 않은 100년 전 건물을 다시 짓는다는 것은 껍데기만 만들어놓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영국영사관, 러시아영사관, 알렌 별장 등은 만국공원과 동떨어진 곳에 위치했는데도 만국공원으로 옮겨와 복원한다는 것은 단순한 관광단지 개발에 불과한 것 같아 아쉽다”고도 덧붙였다.

이제 우리도 근대의 시발점이었던 100년 전 개항기 역사를 간직한 ‘특별한’ 공간을 갖게 될까. 만국공원 복원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될지 사뭇 기대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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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사진 : 바람구두(인천광역시립박물관에서)

벽돌 한 장, 설계도 한 장 남아있지 않은 건물을 복원한다는 다소 무리해 보이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아무리 근대건축물의 복원이라지만 단지 사진 몇 장으로 증거되는 건축물, 그것도 식민시절의 추억을 복원하는 사업이 추진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은 이곳이 과거의 만국공원, 현재의 자유공원이기 때문이다.

아다시피 자유공원에는 맥아더 동상이 있고, 이 동상을 철거하기는 커녕 옮기기도 쉽지 않은 형국이다. 그러다보니 일종의 꿈수를 두는 셈인데... 물론 나는 맥아더 동상이 그곳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편이긴 하다. 그러나 우스운 건, 현재의 식민지성 혹은 불구성을 감추기 위해 과거의 불구를 찾아 제자리에 돌려두는 일은 과연 옳은가? 본질적으로 과연 얼마나 다른 일인가? 하는 의문이다. 이 의문이 풀리지 않아 나는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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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하이드 > 앙코르 가기 전 책 몇권 추천해드립죠.

제가 읽은 책이 몇권 안되는지라, 얼마나 도움이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앙코르 가기 전, 혹은 가서 읽을 책 몇권 추천해드립니다.

http://www.aladin.co.kr/blog/mylibrary/wmylist.aspx?MCID=2136431

위의 리스트.는 ilovecambodia.com 에서 보고 참조하고, 내용 요약한 리스트인데,
캄보디아. 관련 거의 모든 책.을 망라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 중에서 제가 골라 골라 읽은 것이 몇권 있구요.

한권만 읽으셔야겠다면,


  ' 앙코르와트의 모든 것' 을 추천합니다.
  제목이 너무 적나라한가요?
 사진이 모조리 흑백이라 맘에 안드나요?
 

 각각의 유적지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물론이고,
 앙코르와 관련된 책들의 발췌부분도 알차고,  
굳이 컬러가 아니어도 좋은 흑백사진들도 보기에 좋습니다.
빨간색의 컬러가 주.인데, 사진 옆 설명.들이 빨간 박스에 들어가 있고,
각단락의 제목이 빨간 박스에 들어가 있으며,
각 단락/유적마다 '포커스 하이라이트'가 빨간 색으로 본문 옆에 강조되어 있습니다.

캄보디아/앙코르의 현재에 대해서도, 근대사에 대해서도 사진과 설명이 아주 친절하게 되어 있습니다.
역사나 유적지에 대한 일화들도 사진자료와 함께 잘 소개개되어 있습니다.

이런 책을 읽을때 쥐약.인것은 '재미없음' 인데, 작가의 필력도 나쁘지 않아
앙코르.를 모를때에도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앙코르.를 탐험하면서는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두권을 보신다면

 유재현의 '메콩강의 슬픈 그림자 인도차이나' 를 추천합니다.
 유재현님의 글은 쿠바사진에세이 '느린 희망'을 읽고 믿음 가지고 이 책도 샀는데,
 '느린 희망' 보다 훨씬훨씬 재미있게 봤습니다. 
 사실, 이 책은 앙코르.를 가거나 말거나, 강력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일본에 하루키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유재현이 있다! 라고 ( 최소한 여행기에서는) 말하고
 싶을 정도로 재미납니다. 하루키의 유유자적 작가적인 여행기들에 비해, 유재현님은 뭐랄까, 소외되고 아픈 곳을 담담하게 기록하는 여행기.입니다. 유머! 가 빠질 수 없습니다. 인생은 아름다워. 어떤 상황에서라도. 가끔은 감정적이지만, 대부분은 담담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습니다.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의 이야기입니다. 캄보디아.를 알기 위해, 베트남.과 태국. 을 아는 것이 중요한데,
우리나라의 역사를 볼 때 일본과 중국 이야기를 빠뜨릴 수 없는 것처럼요. 도올의 '앙코르와트, 월남 가다' 를 읽고 그 오만에 한참 신물날때 이 책을 읽어서 더욱 더 훌륭하게 여겨지는 책입니다.
유재현님이 직접 찍은 사진들. 유적지에 대한 자세한 얘기 보다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 소회들, 그 나라의 역사, 정치,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 많은 유적지.들에 체하기 보담은 이 책에서 본 유적지는 유독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세권 이상을 보신다면

 

 

 

 

김용옥 도올의 '앙코르와트, 월남가다.' 는 베트남 얘기 반, 앙코르와트 얘기 반. 이 아니라,
대부분 '앙코르' 이야기 입니다. 도올에 면역이 있으신 분이라면, 유적지 정보, 건축물 이야기, 신화 이야기 등에 관한 많은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가끔 뜬금없이 끌어다붙이는건 정말 재섭죠. 두권으로 나눈 것도 불만.
역시나 도올이 직접 찍었다는 사진(컬러입니다) 은 의외로(?) 괜찮습니다. 책은 작고 얇은 하드커버. 두권! 도올이 일주일 여행하고 쓴 여행기( 부럽기도 하고, 일주일.만큼이다 싶기도 하고)

윌리엄 쇼크로스의 '숨겨진 전쟁' 은 퓰리쳐상 후보에도 올랐던 영국 저널리스트, 윌리엄 쇼크로스의 책입니다. 원제는 키신저, 닉슨의 캄보디아 침공. 인데요, 베트남 전쟁이야 널리 알려졌지만, 그 과정에서의 미국의 캄보디아 침공에 대해서는 그로인한 많은 민간인들의 죽음에 대해서는 그 직후 폴포트의 킬링필드탓으로 대부분 돌려졌습니다. 그에 관한 리포트. 인데, 첫장부터 꽤나 긴박한 것이, 베트남전조차, 영화.나 책.으로만 접한 저에게는 미국의 캄보디아 침공이 어마어마하게 불합리하고, 억울하고, 야만적인 전쟁. 으로 느껴지더군요. 정확한 시간, 작전명, 관련된 실명들이 시간별로 급박하게 진행되어, 단숨에 읽을 수 있었습니다. 씨엠립의 외국서적의 캄보디아 서적들 모아 놓은 곳에도 이 책이 (물론 영어원서로) 있더군요. '지금 한국번역본으로 읽고 있다' 고 하니, 책파시는 아주머니가  ' 아주 좋은 책이다' 를 몇번이고 말씀하시더군요. 이런 종류의 책이 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캄보디아 통인 김주환 기자의 번역으로 소개된 귀한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 다만, 앞의 서문들, 추천사들은 좀 오버;;)

앙드레 말로의 '왕도로 가는 길'사야지 싶었던건 '앙코르와트의 모든 것'에 꽤나 여러장에 걸쳐 인용되었던걸 보고 나서.입니다만, 앙드레 말로가 젊은 시절 반테이스라이.의 부조( 압사라상)을 밀수하려다 잡혔던 기억을 토대로 쓴 소설.이라지요. 실제로, 살아있는듯한 앙코르 유적의 부조들이 그 경험이야 치사했건 어쨌건간에 '고전'의 반열에 든 대작가의 필치로 살아 있지요.
유재현님이 이 책을 보고 막연히 앙코르.에 가고 싶다. 고 꿈꿨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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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고미숙의 <나비와 전사>

 

  7월에 읽은 유일한 책. 책이 어려웠다고 우겨야지....
그건 아닌게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던져준다.
100% 그녀의 논지를 다 인정할 수 있는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관점의 전환을 여기저기서 요구받는다는 느낌이랄까?
아직은 공부가 더 필요해...... 하기야 언제는 안그러겠냐?

 

60-61. 퍼트리샤 콘웰의 <카인의 딸 1,2>

 

  이제 이 시리즈는 그만 보고싶다.
조금 식상해진다고 할까?
책을 읽어도 긴장감도 없어지고.....
그리고 주인공에 대한 애착도 웨슬리가 죽어서 그런가?
하여튼 이제 그만!

 

62. 이덕일의 <조선 왕 독살사건>

이덕일씨의 명성에 비해서 그의 책을 읽은게 없었다.
요 앞에 읽은 <조선 최대의 갑부 역관>은 그저그랬었고....
그래도 이 책은 재밌게 잘 써진 책이다.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면서도 독자들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하는 글솜씨가 대단했다고나 할까? 하지만 책의 전반적인 흐름에 녹아있는 조금 지나친 왕에 대한 편애가 거슬렸다고나 할까?

 

63-64.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 1, 2>

   지금까지는 올해 본 최고의 소설이다.
정말로 저 표지의 얼굴과 똑같이 생겼을 것 같은 주인공.
이제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것조차도 진부해져버린 세상에서
그래도 아닌건 아니라고 거침없이 말하고 행동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65-67. 강준만의 <한국현대사 산책 1990년대편 1-3>

 

  말 그대로 산책이다.
워낙에 가까운 시기이다보니 아직 제대로 된 시각이나 분석이 힘들었을 것이고, 덕분에 책의 내용은 간단한 논평정도라고나 할까?
하지만 바로 얼마전에 살았던 시기도 왜 이렇게 아득해보이는지.... 지나치게 무심하게 사는게 아닌지 반성하게된다. 이렇게 나의 시대를 다시 둘러보는것만으로도, 그리고 내가 지금 어떤 세상에 살고있는지 똑똑히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는 의미에서 유익한 책이라고 할까? 근데 이놈의 산책은 늘 기분나쁘게 끝난다. 뭐 좋은 일이 있었어야지....

 

68. 레이먼드 챈들러의 <빅 슬립>

  읽고 싶었던 레이먼드 챈들러를 드디어 읽었다.
그것도 메피스토님 서재에서 간만에 이벤트 당첨돼서 선물로 받았다.
근데 재미없다고 얘기할 정도는 아닌데 별다른 감흥이 없다.
그저 아주 오래된 옛날 흑백영화를 보는듯....
험프리 보가트나 그레고리 팩같은 배우가 나오는....

 

 

69. 창비 20세기 한국소설- 최서해, 이기영 외

 

 카프문학은 고등학교때 국어 교과서에서 작가이름이나 작품제목만 들었지 제대로 읽어본적이 없었다.
입시교육에서 시험에도 안나올 카프문학을 굳이 찾아 읽을 일도 없었고,
또 별로 문학적이지 않은 내가 그 옛날 한국문학 작품을 찾아 읽을 정도로 부지런하지도 않고....
하지만 알라딘 서평단 덕분에 읽은 이 책은 한편으로 카프문학에 대한 기간의 비난과 일치하는 부분도 있었고 아닌 부분도 있었다. 이념을 앞세운 덕분에 문학성이 모자란다는 얘기는 일부 맞기도 하고 일부 아니기도 했다. 하지만 당대 사람들의 삶에 대한 연민과 애정은 시리도록 박혀있었다. 문학성이 뭔지는 모르겟지만 어쨌든 문학이란 이렇게 인간의 구체적 삶에 대한 애정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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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는 중반까지는 너무 바빴고, 후반에는 방학이 주는 상쾌함으로 만화책속에 빠져살았고....
게다가 하필 잡은 책이 진도가 좀 안 나가는 책이었고 하여튼 딱 1권 읽었다. ㅠ.ㅠ
책의 권수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렇게 한달동안 한 권 갖고 씨름을 했으면 그 한 권에 대해서라도 뭔가 제대로 된 고민이나 글이 나와야 하는거 아닌가? 근데 영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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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넘어 2006-09-11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디게 많이 읽으셨네요. 부러워라. 언제 저리 읽을 수 있을까요 ...

바람돌이 2006-09-11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폐인촌님/두달동안인데요. 그것도 방학이 낀....ㅠ.ㅠ
게다가 대부분의 책들이 쉽게 쉽게 읽히는 책이었다고요. 나비와 전사 하나빼면....

stella.K 2006-09-11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백영화라...아련해지겠어요. 저 두 배우 저도 좋아해요.^^

바람돌이 2006-09-11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좀 아련하죠? ㅎㅎㅎ 근데 요즘 보면 저 두 배우 여전히 멋져보이긴 한데 예전처럼 가슴이 두근거리진 않더라구요. 뭐 이 책도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 하여튼 그래요. ^^
 
러시 라이프
이사카 고타로 지음, 양억관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한 때 처음 어떤 사람을 만날때,
'이 사람이 앞으로 나에게 정말 소중한 사람이 될지도 몰라... 지금은 이렇게 잠시 스쳐가지만 어떤 인연이 될지 누가 알겠어?'라는 생각을 자주 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 대부분의 사람들은 역시 스쳐 지나가는 사람으로 기억속에서 얼마안가 잊혀졌지만,
때때로 정말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러시 라이프!!! - 풍요로운 생활이라고 해야겠지만
나는 오히려 러시아워의 그 러시로 읽힌다.
복잡하게 그러나 의미없이 우루루 몰려다니는 사람들.
내 곁을 지나가나 나와는 상관없을 사람들의 홍수!

그런데 그렇게 지나가는 사람들이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서로의 삶에 간섭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서로를 모르고 자신의 행동의 결과도 모른다.
다들 자기의 세계만 해도 너무 벅차다.
에셔의 그림속의 병정들이 아래만 보고 묵묵하게 뱅글뱅글 돌아가듯......

삶이란 그 미래를 알 수 없는것.
그래서 삶의 매 순간이 소중한지도 모른다.
때로는 그 한 순간이 나의 생을 결정지어버릴지도....
그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나쁠 수도 있겠지...
어쩌면 이 소설은 그런 인간의 삶의 연쇄를 신이 아래 세상을 굽어보듯 보고 있는지도 모르겟다.

빈집털이 도둑과 실업자와 바람난 주부와 신흥종교의 교인과....
이렇게 전혀 상관없는 이들이 센다이 역이라는 공간을 무대로 서로의 삶에 개입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조각 조각이던 이들의 삶이
마치 원래 한세트였던  퍼즐인듯 아귀를 맞추어가는 모습은 경이로울 정도다.
모든 것이 신에 의해 원래 예정되었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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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물건이 하나 생겼어요.
옆지기가 고3담임이다 보니 가끔 대학에서 홍보용으로 이런 저런 물건들을 갖다줍니다.
그게 다 아이들 원서값에서 뗀 돈이다 생각하면 좀 씁쓸하긴 하지만....

어제는 모 대학에서 이런 물건을 가져왔더군요.



위로는 필기구 꽂이구요.
문자판에는 시계와 온도계입니다. 뭐 알람도 됩니다.
여기까지야 평범한데 조 아래 커다랗게 대학 이름 아래 화살표 방향 있는데가 뭘까 싶어 보니,
종이 커트기입니다.
편지 같은걸 넣어서 화살표 방향으로 밀어넣어주니까 깔끔하게 잘리네요.
아이들과 신나게 종이 자르기를 했습니다.

근데 저 물건을 보니 갑자기 약간은 센치해집니다.
도대체 저걸로 뭘 자를까요?
오는 편지라고 해봤자 대부분이 청구서 나부랑이인데....
카드 청구서를 정성스럽게 조심스레 저 커트기로 자르는 모습 좀 웃기지 않나요?
그저 청구서는 손으로 대충 쭉 찢어서 보고는 버리는거 아닌가요?

결국 새물건이 생겼으나 실용성은 하나도 없다는....

문득 친구나 연인간에 편지를 주고받고
그 배달된 편지를 정성스레 가슴 두근거려 가며 찢던 기억이 그립습니다.
편지지 가득 정승스레 쓴 글들도 그립고요.

올 가을에 누가 저에게 편지 하나 안 써 줄까요?
저 커트기로 아주 조심스럽게 예쁘게 잘라 읽어보게.... ^^

나조차도 이제는 귀찮아서 안하는걸 참....
그저 만만한 옆지기나 졸라볼까요?
편지 한번만 써 달라고..... ^^

그리고 알라딘의 모 님의 아이디어를 빌려 공간 박스를 샀어요.
덕분에 항상 너저분하던 책상위가 너무 너무 깨끗.
뿌듯......


모 사이트에서 저 예쁜 빨간색의 공간박스 3개가 9,900원
왠지 횡재한 기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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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9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6-09-09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예쁘긴 한데 저렇게 꽂았다가도 한번 빼면 정리가 도로 안된다지요 ㅜ.ㅜ

하늘바람 2006-09-09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쁘네요. 나무인가요?

바람돌이 2006-09-10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그 그렇겠죠.... 게다가 우리집에는 어지르기 대마왕이 셋이나 있으니... ㅠ.ㅠ
하늘바람님 예! 나무고요. 원목은 아니고요. (저 가격에 무슨 원목씩이나...) 그냥 합판에 시트지 붙인 것 같은데 꽤 예뻐요. 색깔이...

프레이야 2006-09-10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서 가까운 대학이네요^^ 실용적인 선물이네요. 요즘 펜으로 쓴 편지 정말 드물죠? 그래서 그게 그리워지는 계절이네요.

세실 2006-09-10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정말 실용적인 용도네요. 와 몇가지야 대체~~~
저 빨간박스 어디서 사셨어요? 알려주세요~~ 당장 살래요.
편지 안쓴지가 워낙 오래전이라......

바람돌이 2006-09-10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그 학교가 님의 댁에서 가깝군요. 왠지 가을이 되면 꼭 센치해지는게 참 이상하죠? ^^
세실님/신세계몰이예요. 거기서 검색어로 '공간박스'라고 치면 나와요. 아 근데 배송료 3,000원 있어요. 그래서 총 가격은 12900원이랍니다. ^^ 뭐 그래도 3개니까 꽤 싼 거 아닐까 싶은데.... ^^

세실 2006-09-11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당~~~

바람돌이 2006-09-11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아직 있어야 할텐데... 공간박스치고는 색깔이 예쁜게 맘에 들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