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물건이 하나 생겼어요.
옆지기가 고3담임이다 보니 가끔 대학에서 홍보용으로 이런 저런 물건들을 갖다줍니다.
그게 다 아이들 원서값에서 뗀 돈이다 생각하면 좀 씁쓸하긴 하지만....

어제는 모 대학에서 이런 물건을 가져왔더군요.



위로는 필기구 꽂이구요.
문자판에는 시계와 온도계입니다. 뭐 알람도 됩니다.
여기까지야 평범한데 조 아래 커다랗게 대학 이름 아래 화살표 방향 있는데가 뭘까 싶어 보니,
종이 커트기입니다.
편지 같은걸 넣어서 화살표 방향으로 밀어넣어주니까 깔끔하게 잘리네요.
아이들과 신나게 종이 자르기를 했습니다.

근데 저 물건을 보니 갑자기 약간은 센치해집니다.
도대체 저걸로 뭘 자를까요?
오는 편지라고 해봤자 대부분이 청구서 나부랑이인데....
카드 청구서를 정성스럽게 조심스레 저 커트기로 자르는 모습 좀 웃기지 않나요?
그저 청구서는 손으로 대충 쭉 찢어서 보고는 버리는거 아닌가요?

결국 새물건이 생겼으나 실용성은 하나도 없다는....

문득 친구나 연인간에 편지를 주고받고
그 배달된 편지를 정성스레 가슴 두근거려 가며 찢던 기억이 그립습니다.
편지지 가득 정승스레 쓴 글들도 그립고요.

올 가을에 누가 저에게 편지 하나 안 써 줄까요?
저 커트기로 아주 조심스럽게 예쁘게 잘라 읽어보게.... ^^

나조차도 이제는 귀찮아서 안하는걸 참....
그저 만만한 옆지기나 졸라볼까요?
편지 한번만 써 달라고..... ^^

그리고 알라딘의 모 님의 아이디어를 빌려 공간 박스를 샀어요.
덕분에 항상 너저분하던 책상위가 너무 너무 깨끗.
뿌듯......


모 사이트에서 저 예쁜 빨간색의 공간박스 3개가 9,900원
왠지 횡재한 기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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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9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6-09-09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예쁘긴 한데 저렇게 꽂았다가도 한번 빼면 정리가 도로 안된다지요 ㅜ.ㅜ

하늘바람 2006-09-09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쁘네요. 나무인가요?

바람돌이 2006-09-10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그 그렇겠죠.... 게다가 우리집에는 어지르기 대마왕이 셋이나 있으니... ㅠ.ㅠ
하늘바람님 예! 나무고요. 원목은 아니고요. (저 가격에 무슨 원목씩이나...) 그냥 합판에 시트지 붙인 것 같은데 꽤 예뻐요. 색깔이...

프레이야 2006-09-10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서 가까운 대학이네요^^ 실용적인 선물이네요. 요즘 펜으로 쓴 편지 정말 드물죠? 그래서 그게 그리워지는 계절이네요.

세실 2006-09-10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정말 실용적인 용도네요. 와 몇가지야 대체~~~
저 빨간박스 어디서 사셨어요? 알려주세요~~ 당장 살래요.
편지 안쓴지가 워낙 오래전이라......

바람돌이 2006-09-10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그 학교가 님의 댁에서 가깝군요. 왠지 가을이 되면 꼭 센치해지는게 참 이상하죠? ^^
세실님/신세계몰이예요. 거기서 검색어로 '공간박스'라고 치면 나와요. 아 근데 배송료 3,000원 있어요. 그래서 총 가격은 12900원이랍니다. ^^ 뭐 그래도 3개니까 꽤 싼 거 아닐까 싶은데.... ^^

세실 2006-09-11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당~~~

바람돌이 2006-09-11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아직 있어야 할텐데... 공간박스치고는 색깔이 예쁜게 맘에 들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