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한번은 경제학 공부 - 쉽게 배워 바로 써먹는 경제적 사고 습관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3
김두얼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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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최근 2~3년 사이에 내 관심사는 많은 부분 '경제 경영'분야로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 전에는 그냥 몰라도 상관없는 삶을 살았지만, 사회적으로는 업무의 변화가 생겼고, 개인적으로는 늦었지만(--) 재테크에 관한 관심도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인생명강 시리즈 '살면서 한번은 경제학 공부'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고 싶다면

적게 일하고 많이 벌고 싶다면

다른 건 몰라도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아야 한다!

경제에 대한 이해는

또 다른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는 도구이자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 책은 수요-공급 곡선으로 가득차 있다. 수요-공급 곡선을 배운 게 고등학교 때였나? 그때 배우는 것조차도 너무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지금 이 나이가 되어서 들여다보니 이해못 할 내용도 아닌데 그때는 왜 그리 어려웠을까?


이 책은 바로 수요-공급 모형을 쉽게 배우고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보통 사람이라면 한 시간 정도면 이 모형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 주변의 경제 현상을 분석하는 데에 자유자재로 적용할 수 있으려면 이 모형을 이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 머리가 수요-공급 모형에 따라 작동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p.34)


2강부터 본격적인 설명이 시작되는데 '로빈슨 크루소'를 등장시켜 우리를 이해시켜준다. 아, 로빈슨 크루소라니... 나의 청소년 시절에 그토록 수없이 읽었던 로빈슨 크루소의 삶에 빗대어 수요-공급곡선을 설명한다.


경제학은 물질적 삶을 이해하고 개선함으로써 사람들이 더 행복한 삶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학문이다.(p.45) 부자가 된다고 해서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이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내가 평소에 자주 하는 말인데, '출발점'이 다르면 당연히 도착점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결혼을 할 때 '은행 대출'이 대부분이라도 내 집을 갖고 시작한 사람과, 비록 빚은 한푼도 없지만 내 집을 갖고 있지 못한 사람의 10년 뒤는 확연히 달라진다. 연봉의 차이가 있을 때는 말할 것도 없고. 경제학이 관심을 갖고 보는 것은 물질적 삶이다. 물질적 행복은 소비에서 비롯되는데 보통 사람들은 소비를 하려면 힘들여 돈을 벌어야 하므로 소비와 생산이 경제활동의 중요한 축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소비와 생산을 할 때 왜 혼자 하지 않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할까? 인간이 자급자족할 수 있으면서도 서로 교환하며 더불어 사는 이유는 물질적으로 더 풍요로운 삶을 누리기 때문이다. 이 책은 계속해서 이 점을 강조한다.


경제학에서는 소비를 통해 느끼는 행복을 '효용'이라고 한다. 로빈슨 크루소가 바나나를 먹는다고 했을 때 각각의 바나나가 주는 효용을 '한계효용'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한계'란 '추가'를 뜻한다. 바나나를 하나 먹었을 때 느끼는 행복이 '효용'이고, 하나 더 먹었을 때 바나나가 주는 만족이 '한계효용'이다. 추가로 먹은 바나나의 한계효용이 그 이전 바나나의 한계효용보다 적어지는 현상을 한계효용이 '체감'한다고 한다. 바나나를 먹음으로써 누리는 전체 만족을 '총효용'이라고 하며 총효용은 한계효용의 합이다. 한계효용이 0이 될 때까지는 바나나를 먹는 것이 만족을 주지만 한계효용이 0보다 낮아지면 바나나를 먹는 것이 오히려 괴로움이나 고통을 준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비용이 필요하다. 바나나를 따는 수고로움을 '비용'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하나를 더 딸 때마다 추가되는 비용을 '한계비용'이라고 한다.


로빈슨 크루소가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한계효용을 높이거나 한계비용을 낮추어야 한다. 이 중에서 한계비용을 낮추는 접근방식이 경제학스럽다. 한계비용곡선을 아래로 내린다는 것은 똑같은 양을 생산하더라도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이나 노력이 이전보다 낮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기술개발을 통해서도 이룰 수 있다. 기술개발은 비용을 낮춰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애덤 스미스는 핀공장의 예를 들어 인간이 분업과 교환을 하는 이유는 생산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며 그러 인해 물질적 풍요와 행복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고 하였다. 애덤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의 실제는 바로 '시장가격'이다.


시장은 분업을 통한 생산성증대를 통해 더 많은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준다. 현재의 행복이냐 미래의 윤택함이냐를 선택하는 것은 그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 할 수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언제 누릴 수 있는지, 그것을 살 수 있는 돈을 언제 쥘 수 있는지가 중요할 때가 많다. 현재 돈이 필요한 사람은 미래에 내가 얻을 소득을 포기하는 대신에 지금의 삶을 조금 더 윤택하게 하는 데 집중한다. 반대로 현재의 소비를 희생하는 대신 미래의 나를 윤택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투자할까 말까는 이자율이 결정한다. 이자율이 낮을수록 투자는 증가한다. 이자율은 기다림의 대가이고 시간의 가격이면서 동시에 투자수익률이기도 하다.(p.106) 이자율은 또 유동성에 대한 대가이기도 한다. 현금은 아무런 수익을 내지 못하지만 다른 형태로 쉽게 바뀔 수 있다. 우리가 자산을 보유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가장 유동성을 높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수요-공급 모형은 분업과 시장을 토대로 생산과 소비를 하는 사람들이 가격을 통해 어떻게 원하는 것을 생산하고 소비하는가를 보여준다. 수요-공급 모형은 단순하다. 곡선의 기울기는 어떤 상품과 관련해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어떻게 행동하는 지를 보여준다. 어떤 재화의 공급이 가격의 변화에 반응하는 정도를 '탄력성'이라고 부르는데 '공급탄력성'은 가격이 오르거나 내릴 때 공급이 늘어나거나 줄어즈는 정도를 의미한다. 가격이 올라도 공급량이 반응해서 늘어나지 않는 것을 탄력성이 적다라고 하고,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공급이 민감하게 반응해 크게 늘어나는 것을 탄력성이 크다라고 한다.


상품의 가격 변화에 반응하는 방식을 '수요탄력성'이라고 하는데, 수요가 가격 변화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것을 수료의 가격탄력성이 작다고 하고, 수요가 가격 변화에 크게 반응하는 것을 가격탄력성이 크다고 한다. 가격 외에도 수요탄력성은 '소득'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생필품은 소득탄력성이 낮지만, 사치품은 소득탄력성이 크다. 수요의 소득탄력성을 파악하는 것은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거나 주식투자를 할 때 유용하다.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소득탄력성이 큰 제품 수요가 즐가할 가능성이 크다. 성장이 둔화하거나 경기가 침체하면 소득탄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제품에 대한 투자가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


예전에는 '투자'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었다. 주식하면 망하는 줄로만 알았고 부동산 갖고 재산을 불리면 다 '투기'라고 색안경을 쓰고 봤다. 내가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반발심이었을 것이고 '잘 모르는 것'에 대한 변명이었을 것이다. '투기'가 아닌 '투자'의 개념을 다시 정립하고 있는 요즘이다. 나는 간이 콩알만해서 과감한 투자는 못하는 타입이다. 최근 미디어나 뉴스를 보면 '투자'하는 젊은 세대들이 꽤 늘어난 것 같다. 경제학 공부도 하고 경제적 사고방식을 유연하게 발산하는 그들을 응원한다. 대신 투자의 리스크는 개인이 안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일지 모르겠지만 위험한 '투자'는 선택한 것은 개인이기 때문이다. 경기가 어려워지고 침체의 늪에 빠져있기 때문에 우리 젊은이들이 희망이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이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가 어둠의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성공적으로 방어를 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는 우리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기도 하다.

살면서 한번은 경제학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살면서한번은경제학공부 #경제 #경제학 #재테크 #주식 #투자 #주린이 #수요공급 #애덤스미스 #경제초보자필독서 #인생명강 #서가명강 #책추천 #도서협찬


** 이 도서는 21세기북스의 협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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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릿속 청소법 - 생각의 짐을 버리고 업무와 일상을 단순하게 정리하는
김경록 지음 / 책들의정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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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쌓여있는 책 사이에서 '읽지 않은 책'을 발견하였다. 아, 나에게는 읽지 않고 사두기만 한 책이 무척 많다. 굳이 이 책이 아니어도. 어쨌든 나는 루이제 린저의 '삶의 한가운데'를 찾다가 '내 머릿속 청소법'을 들고 자리에 가서 앉았다. 요즘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가 보였기 때문이다.

'업무는 절반으로 줄이고 효율은 두 배로 높이는 비결!'

과연 이런 비결이 있기는 한걸까? 이 책은 1장 버려야 할 생각, 보관해야 할 생각, 2장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 3장 생각은 언어로 완성된다, 4장 생각에 생각을 더하면으로 총 4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생각을 정리하는 데 탁월한 사람에게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도구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수첩이나 어플 등을 이용해서 어제 했던 일과 업무 진행 상황을 정리하고 오늘 해야 하는 일을 적는다. 둘째, 생각정리에 능숙한 사람은 생각을 분류한다. 즉, 필요에 기초하여 목표를 세우고, 관련 자료를 취합한다. 명확하게 판단하여 효과적으로 분류한다. 분류된 자료는 체계를 갖추어 재배열한다.

"결국 생각정리를 잘하는 사람의 첫 번째 특징은 높은 메타인지 능력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다. 생각정리를 잘하는 사람의 두 번째 특징은 높은 집행력이다. 그들은 무언가 일을 시작할 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구분한 뒤, 필요에 따라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고, 자신만의 패턴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한다.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때 주변의 친구나 동료의 능력을 파악해 그들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세 번째는 자신이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다." (P. 27)

목표를 이루는 사람들은 계획 없이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고 한다. 계획을 실천하여 작은 성공을 경험하고, 그 작은 성공이 모여 목표를 달성하는 긍정적 상태로 나아간다. 그러나 목표달성에 실패하는 사람들은 세부 계획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간과하는 것 중에 하나는 '커다란 성과'가 가까이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다. 성공한 사람들은 단계를 밟아가며 고통스러울 정도로 힘든 단계를 잘 버텨낸 후에야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3~4단계 쯤에서 좌절하고 포기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 그건 바로 행동하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을 정리하고 세부 계획을 세우는 이유는 '행동'하기 위해서다. 내가 지금 첫 번째로 해야 할 행동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면 절반은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생각 정리를 통해서 내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고 원하는 모습으로 변하려면 내 마음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글로 표현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마음을 정리하지 못하면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기준이 계속해서 흔들리게 된다.

기업은 생존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사람들을 설득한다. 개인은 그만큼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 않는다. 자신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정보를 습득해야 한다. 후회없는 선택과 결정을 위해 양질의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은 자신이 직접 경험하거나, 책과 사람을 통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영상 정보를 활용할 수도 있다.

또한,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을 때 의견을 구할 사람을 여섯 명 정도 곁에 두어라. 세 명에게는 그냥 의견을 들어보고, 나머지 세 명에게는 반대하는 입장에서 조언을 부탁해 본다. 이를 통해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가 충분한지 도움이 되는 정보인지, 내가 결정을 내리기에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를 찾을 수 있다.

3장과 4장에서는 효과적인 글쓰기와 말하기의 방법을 소개한다. 이 책은 결국 내가 찾거나 수집한 수많은 정보를 어떻게 정리하고 어떻게 분류하여 나의 것으로 만들 것인가를 소개한다. 과거에 비해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방법은 쉬워진 반면 그것을 나에게 필요한 정보로 재가공하는 일이 필요해졌다. 그를 위한 적절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생각정리법을 소개한다.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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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수수께끼 - 개정판 마빈 해리스 문화인류학 3부작 1
마빈 해리스 지음, 박종렬 옮김 / 한길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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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빈 해리스의 책 《문화의 수수께끼》는 언제인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읽었던 책이다. 잘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도 읽다 말았을 책임에 틀림없다. 나의 책 취향을 보면 그 범주에 들어가는 책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웠다.

옮긴이의 말을 보자면 "독자는 지은이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답답한 심정으로 읽다가 결론 부분에 이르러서야 그 내용을 겨우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p.15)라고 하였다.

사람들은 경제적 불평등의 단계에서 나타난 인간의 불공평한 지위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문화적 장치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적 장치는 식민지 상황에서 변모되거나 왜곡되기도 한다.

서구문명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기독교 문명은 내가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였다. 문화사나 인류사가 아니더라도 기독교 세계관이나 관련 내용을 모르고서는 서양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마치 인문학 도서를 읽을 때 '그리스 로마' 신화와 역사를 알아야 하듯이 서양사를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내용인 것 같다. 기독교 문명 역시 초기에 만들어진 문화적 장치 중 하나였을텐데, 지배자의 착취와 폭군을 합리화해주는 문화적 장치로 바뀌어갔음을 이야기한다. 즉, 기독교가 거짓과 불평등 의식을 민중이 받아들이도록 왜곡하고 신화화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다른 사람들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생활양식과 관습들, 신만이 아는 것이라는 그 수수께끼에 실제로는 분명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원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나간다. 이 책은 11개의 장으로 나누어 문화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간다. 개인적으로는 1장 거룩한 어머니 암소, 2장 돼지숭배자와 돼지혐오자, 5장 포틀래치, 6장 유령화물, 9장 빗자루와 악마연회, 10장 마녀광란, 11장 마녀의 복귀 등이 흥미롭게 읽혔다. 여기서 제외된 원시전쟁, 미개족의 남성, 구세주, 평화의 완자의 비밀 등은 읽어도 사실 내가 명확하게 이해해했다고는 할 수 없다.

특히 힌두교도들의 암소 숭배에 관한 이야기는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어 재미도 있었고, 지금의 몇몇 상황에 대비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어보였다. 인도에서 암소문제는 다수의 힌두교도와 소수의 이슬람 교도 사회 사이에서만이 아니라 의회 내 다수당과 극단주의 힌두교 소수당 사이에서도 폭동과 질서문란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인도에서는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처럼 대규모 기업형 농업 방식이 아니라 저에너지, 소규모, 가축 위주의 농업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실업과 주택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고에너지시스템에서 필요한 것들을 가축들의 분뇨를 이용해 대신하고 있다. 또한 인도의 몬순 기후는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기후가 아니기 때문에 가뭄과 굶주림을 정기적으로 겪어야 하는 환경 속에서 암소를 죽이는 것은 순간적인 욕구와 장기적인 생존조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일과 같다. 농부들이 눈 앞의 이익에 현혹되지 않도록 신성한 상징적 의미와 거룩한 교리를 갖추고 암소숭배를 하고 있다.

물론 마빈 해리스가 이 책을 썼을 당시와 지금은 많은 차이가 있다. 1975년에 쓴 이 책의 내용이 현재까지도 전부 유효할 수는 없지만, 나는 암소숭배에 대한 저자의 생각에 동의한다.

돼지숭배와 관련한 장에서는 농업과 목축이 혼합된 경제형태 내에서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는 신의 금지명령은 생태학적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반정착 취락농경인들에게 돼지는 재산이라기보다 위협적인 존재였고 숲과 그늘진 강둑에서 살며, 곡식을 주로 먹는 돼지를 기를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던 것이다. 또한 돼지는 식용으로서는 가치가 있으나 그 외에는 아무 가치가 없으므로, 고기만을 위해 사육되는 동물은 일종의 사치품일 수 밖에 없다. 소고기를 먹지 말라는 금기와 마찬가지로 돼지고기를 먹고 싶어하는 유혹이 크면 클수록 종교적 금기조치도 커진다고 보았다.

세계민족지학박물관에 전시된 생활양식 중에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위신을 얻으려는 충동'이라고 알려진 행동이다. 인정받고 싶은 욕망을 가진 인간들의 열망이 너무 지나쳐서 서로 피나는 경쟁을 하다가 나중에는 경쟁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과시적 소비', '사치성 남비'등과도 연결된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의 예로 아메리칸인디언들이 행한ㄴ '포틀래치'를 소개한다. 포틀래치의 목적은 경쟁자인 상대방보다 더 많은 재산을 포기하거나 파괴하는 데 있다. 저자는 포틀래치가 단순한 과대망상적인 변덕에 의한 것이 아니라 경제적 생태학적 조건들 때문에 생겨난 결과라고 주장한다. 포틀래치에는 분명히 경쟁적인 특면이 있지만, 원래는 생산력이 높은 부락에서 남은 부락으로 식량과 귀중품들을 분배하는 측면도 있었다. 어획량, 야생과일, 채소의 수확량이 예측이 어려울만큼 변동이 컸으므로 부락 간에 교대로 열림 포틀래치는 유익한 것이기도 했다.

이 책의 마지막으로 넘어가면 '마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사람들이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마녀가 있다고 믿었던 이유, 16세기와 17세기에 마녀사냥이 그토록 일반화되었던 까닭을 알아본다. 15세기에서 17세기 사이 유럽에서 50만 명이 마녀 또는 마법사라는 죄목으로 화형을 당한 것으로 추정한다. 그들의 죄목은 아주 다양했지만, 그 중에서도 악마 연회에 참석하기 위해 공중을 날아다닌 죄 하나만으로도 수많은 마녀가 화형을 당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빗자룰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마녀가 있다고 믿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마녀 자신이 자인한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의 '고백서'는 마녀와 피의자들을 고문해서 받아쓴 글이다. 마녀피의자들은 고통을 덜 받고 화형주에서 조용히 죽어갈지 아니면 몇 번이고 고문을 당할지 양자 택일을 강요당했다고 한다. 협조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에는 그 대가로 장작더미에 불이 붙기 전에 교살당하는 행운을 얻기도 하였다. 이런 고문 행위가 없었더라면 그렇게 많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지방 관리들이 열성적으로 마녀사냥에 몰두한 이유는 마법사나 마녀의 혐의를 받은 자들의 전 재산을 몰수할 권리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p.282) 13세기까지만 해도 교회는 마녀의 고문을 허용하지 않았고, 로마의 십일조와 성례독점권을 위협하기 시작한 불법적인 교회조직 구성원에 대해서만 허용된 일이었다.

저자는 이러한 마녀광란을 조작하고 지속시킨 것이 지배계층이었다고 말한다.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에 항거하는 격렬한 메시아니즘적 저항과 더불어 마법신앙이 점점 널리 퍼져나갔던 사실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다.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이 일어나기 직전 교향은 마녀들에 대한 고문을 허용했고, 이 마녀광란은 통일된 기독교가 종지부를 찍고 전쟁과 혁명이 계속되는 16세기와 17세기에 절정해 달했다."(p.293) 마녀수사관들은 마법 파괴에 골몰하기 보다 마법을 고안해내는 일에 몰두하였다. 즉 마녀사냥꾼은 마녀들의 공급을 원활하기 하는데 노력했고, 실제 마녀들이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으며 그들이 위험하다는 신앙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마녀사냥제도는 교묘하게 만들어졌고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결국 마녀광의 실제적인 의미는 마녀광란을 통해 중세 후기 사회의 위기에 대한 책임을 교화와 국가에서 인간의 형태를 취한 가상의 괴물에게 전가시켯다는 데 있다. 이 괴물의 환상적인 행위 때문에 고통받고 소외되고 영세화된 대중은 부패한 성직자들이나 탐욕스러운 귀족들을 저주하는 대신에 미쳐 날뛰는 악마들을 저주하게 되었다. 교회나 국가는 책임을 회피할 수 있게 되었고 이제는 대중과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존재가 되었다."(p.308)

최근에도 우리 주위에서 '마녀사냥'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전국민을 경악케하는 희대의 스캔들은 무언가 정치적 과오를 덮으려 할 때 등장한다. 국민의 눈과 귀를 다른 곳으로 돌려버리는 일, 그로 인해 한 개인의 희생은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일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누군가가 우리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가 보고 있는 게 사실인지 의도되고 조작된 것인지 의심을 해 보는 일이다. 그리고, 양쪽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배우고 또 학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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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카인드 - 감춰진 인간 본성에서 찾은 희망의 연대기
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조현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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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이 정도 두께의 책은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 책을 읽기 쉽다 어렵다 판단하는 것은 두께가 아니라 내용이기 때문이다. '휴먼카인드'는 '사피엔스'를 읽을 때와 느낌이 비슷하다. 두꺼운 책을 쫙 쫙 펼쳐서 줄 쳐가며 읽는 재미가 있다.

인간 본성 자체가 이기적이고 공격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수많은 책과 이론들이 그렇게 설명하고 있고, 우리는 그 사실을 제대로 팩트체크하지 않은 채 그러리라 짐작한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현실에서는 그 반대라고 이야기한다. 우리 인간은 위기가 닥칠 때 최선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재난이 일어났을 때 우리는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고 있다. 그러나 언론은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약탈하고 공격하고 무차별적인 살상을 하는 모습만을 보여주며 말한다. 이것 봐라. 인간이란 얼마나 이기적인가? 라고. 왜 그럴까? 저자는 리베카 솔닛이 《이 폐허를 응시하라》에서 한 말을 인용한다. "내가 받은 인상에 따르면 엘리트가 공황에 빠지는 이유는 따로 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모두의 인간 본성이 자신과 같다고 생각하는 탓이다." (p.37)

며칠 전, 회사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플라시보 효과와는 반대의 말이 있을텐데 그게 뭘까 했던 적이 있다. 우리는 '플라시보 효과'에 대해서는 익히 들은 바가 많다 보니 쉽게 이야기하는데, 그 반대의 경우를 뜻하는 말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하자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우연처럼, 이 책에서 그 단어를 만날 수 있었다. 그것은 '노시보 효과'이다.

의사가 가짜 약을 주면서 이 약을 먹으면 병이 나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면 우리 중 누군가는 '정말로' 상태가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 《영국의학저널》에서 플라시보는 실제 외과 수술과 가짜 외과 수술의 효과를 비교했는데, 모든 사례의 4분의 3에서 도움이 되었고, 절반 정도는 실제 수술과 동일한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 가짜 약을 먹으면서 이 약을 먹으면 병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게 하거나, 환자에게 약에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고 경고한다면 그 효과가 실제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것이 '노시보 효과'이다. 우리가 이런 경우를 많이 보면서도 실제 임상 실험이 시행되지 않는 이유는 윤리적으로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거의 모든 국가에서 타인을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비관적 인식을 공유하고 있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우리는 왜 인간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갖게 되었을까? 우리의 관심은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에 더 이끌린다는 부정편향과 어떤 것을 쉽게 떠올린다면 상대적으로 그것이 흔하다고 믿는 가용성 편향 때문이다. 대부분의 뉴스나 책, 다른 미디어들이 소개하거나 다루는 내용은 예외적인 것들이다. 우리가 자주 접하기 어렵거나 신기한 일, 관심을 끌만한 새로운 것, 평소에는 잘 볼 수 없는 것들을 소재로 삼는데 특히 부정적인 내용을 자주 다룬다. 선박이나 자동차 탈취사건에 비하면 그 빈도가 훨씬 적은데도 불구하고 비행기사고는 뉴스를 장식한다. 왜냐면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하이제킹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골딩의 《파리대왕》이 성공한 비결을 설명하는데, 1960년대의 시대정신이 인간의 가장 어두운 면을 보여준 이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다고 본다. 그러나 저자는 골딩이 자신에 대한 슬픈 인식을 갖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예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책을 쓸 수 있었다고 말한다. 특히 이 책과 같은 상황에서 실제로 난파당한 통가의 조난자들은 《파리대왕》의 아이들처럼 행동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부정편향의 이야기가 계속 반복된다면 노시보가 되어 폭력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 사실, 아이에게도 이 책을 읽으라고 했는데, 책과는 다른 실제 조난자들의 이야기도 함께 해주어 균형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책에서는 인간 본성의 사악함을 믿게 하는 홉스와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는 선함이 있다고 선언한 루소를 두고 각각의 입장에서 견해를 살펴본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에서 우리는 이기적으로 태어났다고 주장한다. 이 책 역시 베스트셀러가 되어 사람들은 우리의 우전자가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찰스 다윈은 인간만이 얼굴을 붉힐 수 있다며 이러한 특징은 가장 인간적인 특징이라고 말한다. 인간이 그렇게 뻔뻔하다면 얼굴을 왜 붉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러시아의 유전학자는 가장 우호적인 자가 살아남는다고 하였다. 은여우 실험과 침팬지 실험에서도 '친밀감'이 중요한 특질로 작용하였다.

저자는 계속해서 인간이 부정적이거나 사악하지 않다는 증거들을 소개한다. 사격을 거부하는 병사들의 사례를 통해서 인간은 전쟁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증명을 한다. 그리고 수렵 채집 생활에서 정착생활과 농경사회를 통해 지도자가 탄생하고 사유재산이 증가하면서 불평등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후로 최초의 전쟁이 발생한다. 농경생활과 정착생활로 인한 변화는 제임스 스콧의 [농경의 배신]에서도 다루고 있다.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 전염병이 확산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저자는 1950년대와 1960년대 사회심리학자들이 평범한 사람들을 괴물로 만드는 요인을 찾아내기 위해 끔찍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실험들을 실시했다고 말한다. 이 실험들은 우리도 알고 있는 것들인데 교도소 실험이나 전기충격 실험 등이 그것이다. 조작되고 위장된 결과들이 우리 자신을 죄가 많은 본성을 가졌다고 믿게 만든다. 그리고 언론은 계속해서 인간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켜 확대재생산한다. 최근에서야 뉴스들을 그대로 믿으면 안된다, 팩트체크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뉴스와 언론이 만들어내는 가짜뉴스에 휘둘리는 사람이 많다.

'휴먼카인드'를 읽는 동안 왜 그렇게 많은 가짜 뉴스들이 우리들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용기와 충성심, 헌신과 연대의식이 때로는 전쟁과 같은 참혹한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적과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공감은 낮아지고 공격은 더 잔인해지는 법. 그리고 뉴스는 이러한 공감을 한계로 몰아붙이는 자극제가 된다."(p.284) 현대사회에서 뉴스는 비정상적이고 터무니없는 것을 집중 조명한다. 그리고 이런 세상에서 정상에 오르는 사람은 친절하고 공감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가장 뻔뻔한 사람이 살아남는다.

앞에서 설명했던 '플라시보 효과'와 비슷한 것으로 '피그말리온 효과'가 있다. 우리가 믿는 것이 진실인지 상상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플라시보 효과'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다면 '피그말리온 효과'는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는 점이 다르다. '피그말리온 효과'와 반대인 '골렘 효과'는 누군가에 대해 부정적인 기대를 할 때 우리는 그들을 자주 쳐다보지 않게 되고 거리를 두게 된다. 그들을 향해 자주 웃지도 않는다. '골렘 효과'는 일종의 노시보이다. 가난한 학생은 더 가난하게 만들고, 노숙자는 희망을 잃게 만든다. 고립된 10대들은 더 과격하게 만든다. 인종차별의 이면에 있는 메커니즘 중 하나이기도 하다. 기대치가 낮으면 최선을 다하지 않게 되고 이것은 다른 사람들의 기대를 더욱 떨어뜨려서 자신의 성취를 낮게 만든다. (p.355)

차별과 혐오를 끝내기 위헤 저자는 '접촉'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접촉'은 효과가 있지만 즉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서로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낯선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학습해야 한다. 이것은 어릴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으며 여행을 할 수 있다면 더 좋다.

이 책을 덮은 지금, 나는 다시 한 번 더 읽을 생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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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5-16 22: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사점들을 많이 던져줄 것 같네요. 꼼꼼한 책 소개 덕분에 이 책에 대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

하양물감 2021-05-16 22:45   좋아요 1 | URL
이 책 강추합니다^^

초딩 2021-06-05 1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하양물감 2021-06-05 18:2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당선작 올랐어요

초딩 2021-06-05 1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정말 두께 때문에 몇번 그리고 지금도 망설이고 있어요 ㅎㅎ

하양물감 2021-06-05 18:20   좋아요 1 | URL
두께에 비해 잘 읽히는 책입니다. 도전해보세요

초딩 2021-06-05 18:23   좋아요 1 | URL
넵!! 도전 ㅎㅎㅎ

서니데이 2021-06-05 18: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양물감님 축하드립니다^^

하양물감 2021-06-05 18:22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간만에 당선작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책을 12만원 가까이 구매했는데, 결제 다하고 보니 적립금이 들어와 있었어요. 타이밍도 참~~~
 
고수의 협상법 - 인생의 승부처에서 삶을 승리로 이끄는 협상비법
신용준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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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협상의 정의는 '타결 의사를 가진 2명 또는 그 이상의 당사자 사이에 양방향 의사소통을 통하여 상호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의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협상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과연 '타결 의사'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협상고수는 목표, 대안, 관계, 정보에 집중한다.

첫째, 내가 협상을 통해 얻고 싶은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한다.

둘째,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게 만들 대안(제안 내용)과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을 경우의 대안(다른 선택 사항)을 미리 준비한다.

셋째, 상대방을 이해하고 가능하면 좋은 관계를 유지하여 상대방이 나를 도와주려는 분위기를 만든다.

넷째, 협상 현안에 대한 중요한 정보들을 수집하여 협상 주도권을 갖도록 한다. (p.6)

좋은 협상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이익에 집중해야 한다. 협상에서 사람들이 하는 가장 큰 실수는 협상의 주 목표, 즉 이익에 집중하지 않고 옆으로 새는 것이다. 이때의 '이익'은 '상호이익'을 말한다. 나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은 협상이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협상을 하지 않고 상대방의 조건을 받아들이는 태도도 필요하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이 또한 협상 전략 중 하나이다. 그러나 경제적 이익이나 손실이 큰 경우, 개인이나 회사의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라면 반드시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

협상을 시작할 때는 상대방의 '입장'을 묻는 경우가 많다. '입장'은 '당면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이며 직접적으로 수면 위로 나타난 정보이다. 한편 '이익'은 협상을 통하여 실제적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이며 직접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p.67)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입장'이 아니라 '이익'이다.

바트나는 협상에서 대단히 중요하게 다루는 용어 중 하나이다. 바트나(BATNA)는 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의 약자로 협상으로 합의할 수 없을 때, 협상 당사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안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협상 바트나로는 교환, 강화, 절충, 양보, 포기로 나눌 수 있다. 교환은 상대가 원하는 것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그에 상응하는 가치만큼을 받는 것이다. 강화는 상대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는 않지만 다른 방법으로 가치를 제공하는 것, 절충과 양보, 포기는 말 그대로의 의미이다. 이 중에서는 강화를 바트나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러한 내용은 비단 협상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모든 상황에서 응용할 수 있다. 왜냐하면 협상 또한 관계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관계가 좋을수록 협상결과는 긍정적으로 나올 수 있고, 핵심 가치가 충돌하지 않는다면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서로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기 전에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는 과정이 중요하다. 협상 과정 외에 회사 생활에서도 신뢰는 중요하다. 존경과 신뢰는 평소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존경과 신뢰에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전문성'이다. 전문가들은 실전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문제 해결 경험 또한 많다. 전문성만 있어서는 존경과 신뢰를 받을 수 없다. 여기에 필요한 것은 '교양'이다. 물론 교양을 높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이다.

이 책에는 상대방의 호감을 얻는 미러링 기법도 소개한다.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호감을 보이는 사람과 같은 동작을 취한게 된다."는 찰스 호튼 쿨리의 '미러링 효과'이다. 행동, 언어, 태도, 패션, 기호 등이 서로 같아지면 일심이 된다고 한다. 의도적인 미러링조차도 일심을 자극한다고 하니 시도해봄직하다. 내가 미러링을 시도할 수도 있지만 상대가 나를 미러링 할 수 있도록 연출하는 것이 고수다.

효과적인 협상을 이끌기 위해서는 '문제 중심'이 아닌 '해결 중심'으로 대화의 방향을 이끌어야 한다. 왜냐하면 문제의 원인보다 해결책을 공동으로 찾아가는 과정에서 협력적인 관계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협상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또하나의 용어가 있는데 '앵커링효과'이다. 닻내림 효과 또는 정박 효과라고도 하는데 첫 번째 제시된 가격이나 조건이 배의 정박 효과를 내어 협상 결과가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항상 상대방이 먼저 제시해 주길 바라지 말고 가끔은 먼저 제안해보자.

이 외에도 책에서는 Good Boy & Bad Boy전략, 침묵기법, 박차고 나가기 전략, Foot In The Door & Door In The Face 테크닉, 쿠션화법, 플런칭 기법, 더블바인드 기법, 레드 헤링 기법, 살라미 전술, 기정사실 기법, 상대방 술수 간파 기법, ABCD 신뢰 모델 기법 등 실전 기술도 소개하고 있다.

'협상'이라는 단어가 나와는 관련 없는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지만, 우리도 일상 생활에서 수많은 협상을 한다. 협상의 내용은 달라도 결국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하는 일이기에 접근법은 같을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비즈니스 상황을 전제로 한 내용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인간 관계 책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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