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옆 철학카페 - 세네카부터 알랭 드 보통까지, 삶을 바꾸는 철학의 지혜
안광복 지음 / 어크로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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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택한 이유를 들라면, 첫째는 제목때문이고, 둘째는 저자때문이고, 셋째는 나의 책읽기를 위한 길잡이를 위해서이다. 내가 읽을 책을 고를 때 몇 가지 원칙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내가 별로 친하지 않은 분야의 책을 한달에 한권은 꼭 끼워서 읽자는 것이다. 그래서 과학 계통의 책이나 자기계발서적 등을 읽을 때가 있다. 그런데 영 손이 안가는 책들도 있다. 읽으면 머리가 아플 것 같은 책들... 예를 들자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책들말이다. 하하하...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말미에 소개된 함께 읽을 책 목록을 보니 읽은 책도 보인다. 버트런드 러셀의 게으름에 대한 찬양,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 요렇게 딱 두 권. 35권 중에 딱  두 권이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읽어봐야지 하고 점찍은 책이 몇 권 있다. 자꾸 책 목록만 늘어가는구나.


남들이 나에게 박수를 치건 비난을 하건, 그들은 결국 자기의 생활로 돌아가버린다. 내 인생을 끝까지 책임지고 갈 사람은 나 자신이다.

"나는 젊어서는 남들에 자랑하려고 공부했다. 그 뒤에는 나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했다. 지금은 재미로 공부한다" (미셀 드 몽테뉴, 『몽테뉴 수상록』)

p.21

몽테뉴가 이런 글을 썼다. 몰랐다. 남에게 자랑하려고 한 공부에서 나를 만족시키기 위한 공부로, 그리고 재미로 하는 공부로 옮겨간다는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3년쯤 전에 딸아이가 피아노를 처음 배우기 시작했다. 하도 피아노 배우게 해달라고 졸라서 6살이 되자마자 학원에 보냈는데, 6개월쯤 지났을 때 학원 원장이 이런 말을 했다. "피아노에 소질이 있는 아이는 아니지만, 피아노 칠 때 즐거운 아이입니다" 라고. 그런데, 1년을 다닌 학원을 그만 두고 내가 일하는 곳 근처의 학원으로 옮겼는데, 거기 원장도 똑같은 말을 하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내 아이가 참 부러웠다. 어떤 일을 하든지 그렇게 즐거운 일을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몽테뉴의 수상록, 책 제목만 알지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는 책이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천천히 읽어 볼 생각이다.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 번씩은 해봤음직한 고민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왜 이상한 인간들만 만날까 하는 고민에 대해서는 스캇 펙의 『거짓의 사람들』을, 착하게 살아서 이용만 당하는 것 같다면, 애덤 그랜트의 『기브앤테이크』를, 현실때문에 꿈을 접어야 한다면 김광수의 『철학하는 인간』을, 잘나가는 친구가 질투날 때는 질 리포베츠키의 『행복의 역설』을 추천한다. 그런데 이런 책을 읽는다고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책의 내용과 함께 나의 지식과 경험을 총동원하여 지혜를 빚어내어야 한다. 고민을 입에 문 채로 책을 꼼꼼하게 읽어보라(p.6)는 저자의 말에 나는 따르기로 한다.


불행한 사회에서는 누구도 행복하기 어렵다. 반면, 모두가 행복한 사회에서는 불행해지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나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아득바득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사회를 어떻게 하면 낫게 만들 수 있는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p.204)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내 일이 아니라고 무관심하게 살아서는 안되는 이유다. 러셀은 『왜 사람들은 싸우는가?』에서 "이 직장은 나에게 최대한의 자유와 활력, 진보에 대한 자극을 보장하는가?"를 물어본다. 취직이 어려운 이 시기에 이런 물음은 가슴에 와닿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 현실을 바꾸려면 내가 세상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지를 고민해야 한다.


사실, 이 책에 나온 고민들을 내가 안고 있다고 할 때 쉽게 수긍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당장 먹고 살 일이 막막하고, 내 앞에 있는 인간때문에 하루하루가 고통의 나날인데 주변이 보일 리 없다. 그렇다고 이대로 쫓겨가듯 사는 것이 행복은 아닐 것이다. 나이 마흔이 넘은 지금에서야 나도 세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참 달렸왔던 2, 30대 때는 이런 생각 자체가 사치였다. 그러나 현실을 바꾸고 싶을 때는 멋진 사회를 꿈꾸라는 말에 공감하는 나이가 되었다.


네이버 캐스트에 연재되었던 글이어서 그런지 짧으면서도 간결하다. 한 권을 통틀어 읽어도 괜찮지만, 자신의 고민에 맞는 부분을 골라읽어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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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01-15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각 문제별로 책을 설명하는 부분을 읽으니 문제가 생긴 주변 사람들에게 권해줄수도 있겠어요ㅎ 저두 읽는 분야의 책만 읽어서 다른 분야도 읽어보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ㅎ 저두 과학이나 철학 경제쪽은 노력해도 쉽지 않더라구요 그래도 하양물감님 처럼 포기하지 말구 노력해 봐야겠습니다ㅋ

하양물감 2015-01-16 12:35   좋아요 0 | URL
철학이 제일 어려웠어요
그래서 가능한 쉽게 풀어쓴 책을 골라요.

바람돌이 2015-01-16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하지 않은 분야의 책을 의식적으로 읽는 노력이라니 훌륭하세요. 그거 진짜 쉬운일 아닌데 말이죠. 저는 제가 관심 없는 분야는 절대 안읽거든요. ㅠ.ㅠ 이 책은 하양물감님 덕분에 관심이 갑니다. 덕분에 좋은 책 한권을 또 보관함에 들고 가요.

하양물감 2015-01-16 12:34   좋아요 0 | URL
처음엔 정말 어려웠어요.
그래도 그렇게 읽다보니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요.
 
책이 좀 많습니다 - 책 좋아하는 당신과 함께 읽는 서재 이야기
윤성근 지음 / 이매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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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군가의 집에 놀러가면 집구경하는 것보다 그 집에 있는 책구경하는 것을 더 좋아할 것이다. 이 사람은 어떤 책을 읽었는지, 아니면 이 사람의 관심사는 어디에 있는지, 이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알아보는데 책장만큼이나 좋은 자료도 없다. ​그런데 책을 좋아한다고 해서 꼭 소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현실세계에서 그들의 서재를 보거나, 가상세계에서 그들의 서재를 보는 일은 흥미로운 일이다.


이 책은, 책 좀 읽는 보통 사람들의 서재를 보여준다. 이들의 책장은 보여주기 위한 책장이 아니기에 화려하지 않다. 대신 자기만의 기준에 따라 책이 정리되어 있어서 어떤 책이 어디에 있는지 바로 찾아낼 수 있다. 집이 좁아 다른 곳에 책 둘 장소를 아예 마련해서 옮겨 놓은 이가 있는가하면, 침대 밑부터 상자에 차곡차곡 담아놓은 이도 있다. 공간이 한정적이다보니 나도 새로 들어 온 책을 위해 오래 되어 잘 읽지 않는 책이나, 다시 볼 것 같지 않은 책들을 우선 빼 낸다. 그러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책에 소개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나와도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같은 시대를 산 사람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아, 맞아 이때 이 책들이 많이 읽혔었지. 이 사람도 이 책을 좋아했구나, 공감하며 책을 읽었다.


"아이가 책이 읽고 싶을 때 아무 서점이나 가서 책을 한 아름 안겨주는 아버지와 헌책방을 돌며 읽고 싶은 책을 찾는 아버지는 차원이 다르다. 헌책방은 원하는 책이 거기에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늘 이곳저곳을 돌아다녀야 한다. 대형 서점에 가 책을 사주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주문해주는 아버지하고는 저 깊은 곳부터 다른 것이다. 그건 책을 사주는 게 아니라 그저 책을 살 수 있게 돈을 대신 내주는 것하고 크게 다를 게 없다." (p.71)


이건 이 책 저자인 윤성근씨의 생각인데, 나와는 조금 다르다. 아이가 책을 읽고 싶어할 때 책을 사주는 아버지라면 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책을 읽고싶어한다고 덥석 사주는 부모가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마치 SNS에서 현실정치를 비판하는 사람이 많아서 뭔가 바뀔 것 같은데도 전혀 안바뀌는 것처럼. 헌책방이든 동네책방이든, 대형서점이든, 온라인서점이든 어쨌든 책을 사서 읽을 수 있는 환경 자체를 만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책을 산 책방에서 준 책싸개를 쓰면 나중에 그 책을 보면서 서점 생각도 함께 떠올릴 수 있어서 좋다. 그런데 요즘에는 이렇게 책 표지를 싸주는 동네 서점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많이 아쉽다고 했다."(P.97)


동네책방에서 책을 사면 표지를 싸서 주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교과서도 모두 표지를 싸서 다니던 때였다. 달력으로 싸 놓으면 가장 튼튼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리고 점점 책 표지도 투명비닐로, 그리고 코팅된 책 포장지로 변형되었다. 책방에서는 비싼 종이는 아니지만 책방 이름이 적혀있는 종이로 책을 싸서 주곤했다. 내가 대학생이 되었을 때 책방에서는 더이상 책에 표지를 싸주지 않았다. 책방 뿐만 아니라 학교의 교과서에 표지를 하는 것도 거의 사라진 것 같다. 일단은 책 표지를 싸지 않더라도 책이 쉽게 찢어지거나 상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그 당시 일회용 비닐을 비롯하여 일회용품을 쓰지 못하게 하는 분위기여서 책방에서도 고객이 꼭 싸달라고 말하기 전에는 싸주지 않았다. (이건 그 당시 내가 4년동안 책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의 경험이다) 그러고보니 초등학생 딸아이의 교과서에 책 표지를 싸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 신체 리듬에 책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들여놓으면 나중에 무슨 일을 하든지, 인문학 연구자가 아니라 몸을 쓰는 운동선수가 되더라도 거기서 직관의 능력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집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많은 게 참 중요합니다. 연구자들이 고민해야 할 게 자기 집에 얼마나 많은 책을 쌓아두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좋은 도서관을 많이 지을 수 있게 하느냐라고 생각해요." (P.125)


도서관이 많다고 해서 개인들이 책을 사지 않는 것은 아니다. 왜냐면, 나도 지금 작은도서관이지만 도서관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오히려 사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서 감당이 안된다. 책을 읽다보면 내 책이었으면 하는 책이 있다. 그리고, 나는 책에 밑줄도 치고, 색깔로 표시도 하면서 읽는 스타일이라 빌린 책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그러니 나는 책을 사야 한다. 그런데 아무 책이나 다 살 수는 없으니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어본 후 구입을 하는 겨우도 많다. 물론 어떤 책들은 작가나, 주제에 따라 읽어보지 않아도 바로 사서 보아야 할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어릴 때 자연스럽게 책이랑 친해지지 않으면 어른이 돼서도 책 읽기가 쉽지 않죠. 무엇이든 관심 있는 분야부터 읽기 시작하면 그 책 본문에 나온 책이라든지, 참고 문헌이나 주석 같은 데 또 다른 책이 소개돼 있기 마련이거든요. 그런 책을 찾아서 읽으면 지금 읽는 책 다음에 어떤 책을 읽을지 쉽게 알 수 있어요."(p.213)


어떤 책을 읽어야 할 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을 보면 책 읽는 것 자체를 어려워한다. 도서관에 와서도 선뜻 읽을 책을 고르지 못한다. 우리집 아이는 집이나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는데 주저함이 없다. 책을 꺼내 주루룩 훑어보고 읽을지 안읽을지를 선택하는데도 망설임이 없다. 그것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 책을 많이 접해보고 책 읽는 일이 특별한 일이 되지 않으면 가능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두 부류다. 하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책과 무작정 친하던 사람, 그런 환경이나 계기가 어릴 때부터 잘 갖춰진 사람, 그리고 다른 하나는 어릴 때는 책을 거의 만나지 못하다가 나중에 그 매력에 끌려 깊이 빠진 사람이다." (p.222)


책을 그저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하지는 않다. 어떤 책을 어떻게 읽느냐, 그 책이 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서재를 들여다보면서 나와 겹치는 부분을 발견하면 친근감이 들고, 나와는 동떨어진 책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나름 또 신선하게 읽었다. 더불어 함께 읽으면 좋을 책도 소개하고 있으니, 참고할 만하다.


언젠가는 나도 제대로 서재 하나 갖고 싶다. (요즘 계속 아이 책이 내 책 자리를 뺏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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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5-01-15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이 좀 많습니다. ㅎㅎ~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겠어요.

하양물감 2015-01-15 09:42   좋아요 0 | URL
읽은 책의 면면을 보면 나와 겹치는 시대를 살아왔다는걸 직감적으로 알수있어요.
특히 계몽사 세계문학전집이나 삼중당문고 같은 경우 책 좀 읽은분들의 추억속에 있는것같아요

cyrus 2015-01-15 1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친구 집에 가면 항상 눈여겨 보는 것이 책장과 냉장고입니다. 집에 어떤 책이 있는지, 냉장고에 먹을만한 게 있나 몰래 보는 거죠. ㅎㅎㅎ

수이 2015-01-15 12:46   좋아요 0 | URL
냉장고는 함부로 못 열어보는 건데_ 주부들은 서로 집에 놀러가서도 냉장고 벌컥벌컥 안 열어봐_ 그러면 치부를 다 드러내보이는 거라서_ 아주 친한 경우에도 공손하게 허락을 구해야 한다고~ ㅋㅋ

하양물감 2015-01-15 19:27   좋아요 0 | URL
책 좋아하는 사람은 책에 눈길이 가는건 어쩔수없는것같아요.
그런데 나라면 냉장고 못열어보게 할거양

cyrus 2015-01-15 19:55   좋아요 1 | URL
친한 친구끼리 허물없이 지내면 가능한 일입니다. 제가 남의 집에 함부로 냉장고를 열지는 않습니다. ㅎㅎㅎ

수이 2015-01-15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만의 서재요_ 남편 서재 말고 저만 갖고 있는 제 서재_ 남편이나 저나 하도 책을 막 보는 스타일이라서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건 한계가 있고_ 그래서 같은 책이 2권 있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책에 대한 욕심이 과해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요. 요즘 언론에서 많이 언급되는 책이던데_ 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하양물감 2015-01-15 19:29   좋아요 0 | URL
결혼할때 서재를 크게 만들었어요.
지금요?
결국 아이물건이 이래저래 들어오면서 서재는 사라지고 죽도밥도 아닌 상태로 살고 있다는 ㅠㅠ

[그장소] 2015-01-15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집엘 가든 항상..하게되는일 그 집의 사소한 하다못해 메모지라도..겹쳐지는 공통분모를 찾는것. 여러모로 편리하거든요..이 사람에 대해..다음에 뭔가 선물하고플때..아니면 얘기를 나눌때도 촛점이 어디있나..알기 쉽고요.아.~이건 조심하자..그런것도..생기고요..암튼..책장도 물론이지만...아마도 그건 천천히 꾸준히 보게되는 부분..에 속할것같아요..^^

하양물감 2015-01-15 19:30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전 남의 집 가는 일 별로 없긴한데...
얼마전 지인의 집에 가서는 요거트 직접 만들어 먹이는 거 보고는 그거 사와서 따라하고 있어요.
결론은 만들어 먹이는게 돈이 더 들어요. ㅋㅋ

[그장소] 2015-01-15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의 냉장고 센스..탁월한거라고..봐요!^^

하양물감 2015-01-15 19:31   좋아요 0 | URL
흐흐 저는 신랑이 냉장고 뒤지는 것도 짜증내는데^^

cyrus 2015-01-15 19:57   좋아요 0 | URL
센스라기 보다는 본능인 것 같아요. 저는 책 읽고 싶은 욕구와 식욕이 성욕에 비해 많거든요. ㅎㅎㅎ

아타락시아 2015-01-15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에 관한 책은 언제나 관심이 가네요.^^

하양물감 2015-01-15 19:32   좋아요 0 | URL
책을 많이 읽고싶은 마음이 자꾸 들어서 슬슬 피하다가도 어느새 또 책얘기하는 책을 읽고 있는 내 모습 ^^

[그장소] 2015-01-15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죽하면 출판사의 책.신간..그러니까.목록같은걸 적고..그러죠..ㅎㅎ

하양물감 2015-01-15 19:33   좋아요 0 | URL
ㅎㅎ 신간목록은 특히나 더 내 지갑을 털어가는 원흉. ㅎㅎ

[그장소] 2015-01-15 1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처럼 다읽은후에 목록을 작성하는거죠..ㅎㅎ 이 작가의 남은 스페셜은..몇권..정도..되겠다..
까지.. 애정하는 작가면 그냥 주머니 털고요..ㅎㅎ

해피북 2015-01-16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구구절절 마음에 와닿고 또 도서관에서 일하신다니 너무 부럽습니다ㅎ 요즘 윤성근씨의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부터 심야 책방과 이 책 까지 유심히 보구 있었는데 꼭 사야겠어요ㅋ그리구 제가 훗날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꿈이 있다면 책장을 직접 짜주고 책을 한 권 한 권 함께 고르며 채우는거예요ㅋㅋ

하양물감 2015-01-16 06:05   좋아요 0 | URL
도서관에서 일하면 책을 많이 읽을줄 알았는데 책 껍질만 많이 봐요. ㅎㅎ

아이와 함께 책을 한권한권 고르는 모습 정말 예쁠것같아요
 
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생명 이야기 아우름 1
최재천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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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서재》라는 책을 통해 최재천이라는 사람을 처음 만났다. 그리고, 얼마 전 페이스북의 국립생태원페이지를 보면서 그를 다시 만났다. 그리고, 그의 책으로서는 두번째로 만나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공부하는 방법과, 살면서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인문교양시리즈 아우름의 책 세 권을 읽게 되었는데, 이 책을 가장 마지막으로 읽게 되었다. 나는 문과계통의 책을 읽는데 익숙하다보니, 아무래도 이 책이 뒤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다 읽고 나니 이 책은 과학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평생을 두고 내가 해야 할 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알려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통섭'이라는 말도 이제사 이해가 되는 것 같다. 책의 내용이 어렵지 않고, 쉽게 술술 읽히는 맛이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것도 생각하게 되니 청소년에게 추천해도 좋을 책이다.


"진화를 제대로 이해하면 함께 살아가는 법도 알 수 있게"(p.51) 된다고 한다. "진화란 최선의 방법을 발견해서 이 세상에서 1등을 했기 때문에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그 밑에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누군가가 도태되어 사라지는 것"(p.55)이라는 말이 왜 그렇게 가슴에 와 닿는지. 저자는 인간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물고 뜯고 상대를 제거하는데 열중하는 동안 오히려 짧고 굵게 살다 간 종으로 기억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서로 도우며 함께 잘 사는 방법을 터득해야 살아남을 수 있음을 진화의 역사를 통해 설명한다.


"우물을 깊게 파려거든 넓게 파라" 는 말이 있다. 21세기의 학문 중 어느 것도 다른 학문의 도움 없이 홀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없고, 분과된 학문으로는 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 없다고 한다. 융합이 아니라 '통섭'이 중요해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자는 세상의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통섭'을 통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러한 지식 통합의 길목에 '생물학'이 있다고 생각한다. 생물학을 하려면 분석력과 함께 종합력을 갖춰야 한다고 한다. "글쓰기 능력부터 시작해 전체적인 것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종합적인 판단력도 기르고, 그런가 하면 분석해 들어가는 데도 남에게 뒤지지 않아야"(p.91) 한다고 하는데 어찌 이것이 생물학에만 국한될까? 나는 이러한 자세는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더불어 저자가 《통섭의 식탁》에서 소개한 '기획독서'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싶어졌다. (아직 이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청소년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다.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의 최재천이라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하게 들려주는데 아직 무엇을 해야 할 지 고민 중인 청소년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용기 있는 자가 기회를 얻는다는 저자의 말에서 나는 철저한 준비를 통해 드러나는 용기가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이해했다. 이는 나 역시 경험으로 알고 있다. 기회란 예고 없이 오는 것이라지만, 기회가 왔을 때 붙잡을 수 있는 용기는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는 또 몇 가지의 숙제가 남겨졌다. 지금까지의 나를 뒤돌아보고 다시 한 번 앞으로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아야겠다.


* 이 리뷰는 샘터물방울서평단으로 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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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11 1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재천 박사님의 새 책이 나왔군요. 신간 알리미 신청했는데 메시지를 못 받았어요. 물감님의 서평 덕분에 알게 됐어요. ^^

숲노래 2015-01-11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물을 넓게 파라는 말은 좀... 안 맞는 이야기이지 싶어요.
우물을 깊게 파야 겨울에도 얼지 않고 여름에도 시원할 뿐더러,
언제나 맑을 수 있을 텐데,
우물을 파기 앞서 둘레를 잘 살펴서
물줄기가 어떻게 흐르는가를 헤아려야
제대로 우물을 팔 수 있다고 느껴요.
그러니까, 우물을 파기 앞서 둘레를 넓게 살펴야 할 테지요.
한길(한우물)을 깊게 파고들자면,
깊게 파고들기 앞서 넓게 살피는 눈썰미와 삶이어야 한달까요.
둘레를 넓게 살피지 못하고 그저 깊이 파기만 해서는
우물자리를 못 찾겠지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

하양물감 2015-01-11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아마도 넓게 파라는 말은 함께살기님의 말처럼 넓게 살피는 눈썰미를 가지라는 말이 아닐까싶어요.

이 책에서 저 말을 한 것은 현대의 전문분야가 자꾸 쪼개고 쪼개서 아주 미세하게 나눠진 것으로 한정되는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나왔답니다.
세세한 것을 알더라도 전체의 맥락 속에서 보라는 것이었어요. ^^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또하나 배웁니다
 
사랑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 문학에서 찾은 사랑해야 하는 이유 아우름 2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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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숲을 거닐다》를 읽었었고, 장영희 선생에 대한 이야기는 몇몇 글을 통해 알고 있어서 이 책을 읽어보기로 하였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영시나 영미문학에 그닥 관심이 없다보니 몰입도는 낮은 편이었다. 특히 詩는 한국 시인들의 시에서도 영감을 잘 못느끼는 감성이라, 영시는 더 하면 더했지 덜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심 있게 읽은 두 명의 시인과 그들의 시에 대한 글이 있으니​ 바로 에밀리 디킨슨과 예이츠이다.


에밀리 디킨슨 (Emily Dickinson, 1830~1886)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19세기의 미국의 대표 시인인 에밀리 디킨슨은 일생 동안 독신으로 살면서 자기 집 대문 밖도 나가지 않고 살았다고 한다. 거기에다 30대 후반 무렵부터 죽을 때까지 흰색 옷을 입었다고 하니 평범하지만은 않은 사람이었던 듯하다. 장영희는 "사랑으로 인해 그녀는 시적 삶으로 새롭게 탄생했고, 시의 세계야말로 디킨슨에게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주는 비상구"(p.52~53)였다고 말한다. "그녀의 세계는 집과 뜰, 책, 가까운 친구와 친척에 국한되어 있었지만 그녀의 시에는 끝없는 열정"(p.53)이 담겨있었다.


우리가 보통 집안에 틀어박혀 있거나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이야기할 때 떠올릴 수 있는 것들과는 달랐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그녀의 좁은 세계 속의 사소한 일상 하나하나가 시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촉매제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풍부한 상상력과 독서"는 무궁무진한 넓은 세계로 초대한다.


넓은 평원을 만들려면 클로버 한 개와 벌 한 마리,

클로버 한 개, 그리고 벌 한 마리,

그리고 상상만 있으면 됩니다.

벌이 드물면

상상만 있어도 되지요.

머나먼 세계로 우리를 싣고 가는 데는

책만 한 배가 없지요.


To make a prairie it takes a clover and one bee,

One clover, and a bee,

And revery.

When bees are few,

Only revery will do.


There is no Frigate like a Book

To take us Lands away.


그녀가 살았던 19세기에는 시인으로 알려지지도 않았지만, 그녀가 죽은 후 2,000여 편의 시가 세상에 니왔다. 그녀는 집 밖을 나오지 않고 살았지만, 시를 통해 세상을 향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가하면 이름은 익히 아는, 그러나 제대로 알고 있는 시는 없는 예이츠에 대한 이야기이다. (비단 예이츠만이 그러할까? 나는 대부분의 영미시인들의 이름만 알지 그들의 시는 거의 모른다. 부끄럽지만)

예이츠는 어렸을 때 글을 깨치는 것도 다른 학생들에 비해 뒤떨어졌고, 저능아로까지 여겨진 적도 있다고 한다. 그래도 글 좀 쓴다 하는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두각을 드러내거나 비범한 가정에서 특별하게 자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건 좀 심하다 싶었다. 그러나 예이츠는 "나는 애 생각보다 재미없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에 가르치기 힘든 아이었다"(p.59)라고 말한다. 즉, 예이츠 자기 생각이 가장 재미있었으니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었을 리가 없다. 거기에 그의 아버지는 통학을 하는 기차에서 역대 시인들의 이야기를 자주 해주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예이츠의 관심이 문학으로 옮아가게 된다.


디킨슨도 그렇고 예이츠도 그렇고, 둘 다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 (이 책에 실린 대부분의 시인들이 그러하다. 개인적(또는 사회적)인 시련과 고난이 없으면 치열하게 마음을 움직이는 시가 나올 수 없는 것일끼?) 그러나 두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는데, 디킨슨은 독서를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웠고, 예이츠는 시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문학에 관심을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나의 모든 관심이 이쪽이다보니, 어떤 책을 읽어도 이 부분이 더 크게 다가온다.


디킨슨과 예이츠의 시를 읽으면서 나는 오늘 영미시에 한 발자국 다가가본다. 시만 읽었을 때는 별 감흥도 없더니 그래도 시인들의 생과 삶을 통해 들여다보니 나름대로 의미가 느껴진다.


* 이 리뷰는 샘터 물방울서평단 활동으로 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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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5-01-11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인들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들으면서 학생들은 문학의 세계에 한 발 다가섰겠어요. 장영희 교수님 책 2권 읽었는데, 참 좋았고, 또 슬펐어요.

하양물감 2015-01-11 11:39   좋아요 0 | URL
장영희 선생님 글 읽으면서 내게는 미지의 영역인 영시의 세계를 보았습니다.
사실 번역된 시는 가슴에 와닿게 감동하기는 어려웠거든요
 

어머나!
희망찬샘님이 친구해주시는 순간 마지막 스탬프 우정상을 받았어요.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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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5-01-08 1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처음 다운 받고 뭐가 뭔지 두리번 거리고 있습니다. ㅎㅎ~ 좋아하셔서 저도 기뻐요.

하양물감 2015-01-08 19:46   좋아요 0 | URL
친구수락과 동시에 스탬프가 빡 떠서 저도 깜짝 놀랐어요.

수이 2015-01-08 1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정상이 제일 좋지 않아요? 전 그렇더라구요. 스탬프 중에 제일 뜻깊다고나 할까. ^^ 기쁨이 느껴져요.

하양물감 2015-01-08 19:45   좋아요 0 | URL
그러네요. 우정상이 저한테는 제일 어려웠어요.

해피북 2015-01-08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축하해요^^

하양물감 2015-01-08 20:34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숲노래 2015-01-08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 오붓하고 즐거운 저녁 누리셔요~

하양물감 2015-01-09 06:03   좋아요 0 | URL
헤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