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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 -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생명 이야기 ㅣ 아우름 1
최재천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평점 :
《과학자의 서재》라는 책을 통해 최재천이라는 사람을 처음 만났다. 그리고, 얼마 전 페이스북의 국립생태원페이지를 보면서 그를 다시 만났다. 그리고, 그의 책으로서는 두번째로 만나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공부하는 방법과, 살면서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인문교양시리즈 아우름의 책 세 권을 읽게 되었는데, 이 책을 가장 마지막으로 읽게 되었다. 나는 문과계통의 책을 읽는데 익숙하다보니, 아무래도 이 책이 뒤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다 읽고 나니 이 책은 과학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평생을 두고 내가 해야 할 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알려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통섭'이라는 말도 이제사 이해가 되는 것 같다. 책의 내용이 어렵지 않고, 쉽게 술술 읽히는 맛이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것도 생각하게 되니 청소년에게 추천해도 좋을 책이다.
"진화를 제대로 이해하면 함께 살아가는 법도 알 수 있게"(p.51) 된다고 한다. "진화란 최선의 방법을 발견해서 이 세상에서 1등을 했기 때문에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그 밑에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누군가가 도태되어 사라지는 것"(p.55)이라는 말이 왜 그렇게 가슴에 와 닿는지. 저자는 인간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물고 뜯고 상대를 제거하는데 열중하는 동안 오히려 짧고 굵게 살다 간 종으로 기억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서로 도우며 함께 잘 사는 방법을 터득해야 살아남을 수 있음을 진화의 역사를 통해 설명한다.
"우물을 깊게 파려거든 넓게 파라" 는 말이 있다. 21세기의 학문 중 어느 것도 다른 학문의 도움 없이 홀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없고, 분과된 학문으로는 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 없다고 한다. 융합이 아니라 '통섭'이 중요해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자는 세상의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통섭'을 통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러한 지식 통합의 길목에 '생물학'이 있다고 생각한다. 생물학을 하려면 분석력과 함께 종합력을 갖춰야 한다고 한다. "글쓰기 능력부터 시작해 전체적인 것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종합적인 판단력도 기르고, 그런가 하면 분석해 들어가는 데도 남에게 뒤지지 않아야"(p.91) 한다고 하는데 어찌 이것이 생물학에만 국한될까? 나는 이러한 자세는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더불어 저자가 《통섭의 식탁》에서 소개한 '기획독서'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싶어졌다. (아직 이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청소년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다.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의 최재천이라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하게 들려주는데 아직 무엇을 해야 할 지 고민 중인 청소년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용기 있는 자가 기회를 얻는다는 저자의 말에서 나는 철저한 준비를 통해 드러나는 용기가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이해했다. 이는 나 역시 경험으로 알고 있다. 기회란 예고 없이 오는 것이라지만, 기회가 왔을 때 붙잡을 수 있는 용기는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는 또 몇 가지의 숙제가 남겨졌다. 지금까지의 나를 뒤돌아보고 다시 한 번 앞으로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아야겠다.
* 이 리뷰는 샘터물방울서평단으로 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