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샤의 크리스마스

저자 타샤 튜더, 해리 데이비스

윌북

2024-12-06

원제 : Forever Christmas

에세이 > 그림 에세이

에세이 > 외국에세이





타샤는 직접 강림절 리스를 만든다. 많은 일들을 가족 친지와 나눠하지만, 이 일만은 타샤 홀로 한다. 그녀는 40년 넘게 강림절 리스를 만들어왔는데 이 유서 깊은 의식에 흠뻑 빠져 즐거워하는 기색이 얼굴 가득히 퍼진다.



코기 코티지에서는 선물을 주는 행사가 매우 중요한 일로 손꼽힌다. 타샤는 크리스마스 선물들을 1년 내내 손으로 직접 만든다. "우리는 여름 내내 선물을 준비하며 보내곤 했지요. 사람들에게 줄 선물을 전부 손으로 만들려고 애썼거든요. 그래서 큼직한 크리스마스 상자를 마련해야 했어요. 선물을 거기 담아 간수했거든요."



타샤는 눈을 참 좋아한다. 눈이 정원을 잘 가꾸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타샤는 눈에 반사되는 빛에 매료되어, 수채화에 담아내려 애썼고 성공을 거두었다. 창틀까지 쌓인 눈이 주는 아늑하고 고즈넉한 느낌 또한 압도적이다. 사방에 깊은 눈이 쌓여 어디로든 갈 수 없는 코기 코티지만의 세계가 되면, 정적이 손에 잡힐 듯하다. 정적이 들리고 느껴지며 보일 것만 같다. 시간조차 멈춘다.



타샤의 크리스마스 트리는 집안에 내려오는 옛날 장식품과 직접 구운 진저브레드 장식으로 유명하다. 그녀의 삶 전체가 그렇듯, 일상적인 활동에도 대단한 예술 감각을 발휘한다. 특히 진저브레드는 하나하나가 예술 작품이다. 보통 사람들과 달리 타샤는 과자 장식을 만드는데 쿠키커터를 쓰지 않는다. 평생 그림을 그린 터라서 익숙한 동물들을 턱턱 잘라낸다. 반죽을 보지도 않고 잘라내는 때도 있다. 동물은 단순한 선 모양이다. 그것을 환상적인 창작물로 바꾸는 솜씨는 단순하지 않지만.



타샤는 몇 가지 일을 동시에 솜씨 좋게 처리한다. 어떤 일을 하다가 적당한 때에 두고 꼭 해야 되는 다른 일을 하는 능력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트리를 장식하면서 크리스마스 만찬을 준비하는 모습은 놀라울 따름이다. 그와 동시에 마지막 손질이 필요한 일을 하거나, 사람들을 놀라게 하려고 은밀히 뭔가 처리하는 솜씨란! 타샤가 부엌에서 움직이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척 보면 안다. 그녀는 서두르지 않는다. 누구도 타샤가 급히 구는 걸 본 적이 없다.



타샤는 크리스마스 트리감으로 코기 코티지의 숲에서 갓 자른 나무를 고집한다. 반드시 갓 자른 나무여야 되는 것은, 트리에 진짜 촛불을 꽂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의 숲에서 자란 나무여야 되는 것은, 세월을 존중하는 옛 방식이기 때문이고 또 타샤가 직접 훌륭한 나무를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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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 근육의 해부학에서 피트니스까지, 삶을 지탱하는 근육의 모든 것
로이 밀스 지음, 고현석 옮김 / 해나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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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저자 로이 밀스

해나무

2024-11-30

과학 > 기초과학/교양과학

원제 : Muscle: The Gripping Story of Strength and Movement (2023년)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근육입니다.

걷고 뛰는 것 뿐만 아니라 호흡하고 소화하고 심지어 혈액을 운반하는 과정도 근육이 관여하기 때문이죠.

또한 많은 비밀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슬슬 근육에 관한 궁금증이 생겨나기 시작하시죠?


오늘은 근육에 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줄 책 한 권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움직이는가』는 정형외과 의사가 들려주는 근육에 대한 강의로 인체 해부학의 기원부터 근력운동에 관한 내용까지 근육의 모든 것을 담아내었습니다.





가장 오래된 의학 분야는 해부학입니다.

인도 사람들이 의학의 아버지라 부르는 수슈루타는 히포크라테스보다 400년 먼저 살았던 인물로, 당시 의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체를 해부해야 한다고 주장했었습니다.

하지만 시신을 신성하게 여기던 때라 매장을 준비할 때만 만질 수 있는 게 암묵적 규칙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슈루타가 고안해낸 방법이 시신을 고리버들 바구니에 넣어 흐르는 시냇물에 담그는 것이었습니다.

시냇물에 잠겨 분해되어 가는 시신을 며칠 후에 꺼내 빗자루로 쓸어 해부학적 지식을 얻는 것이었죠.

과정 자체도 역겨울 뿐더러 쓸모있는 지식을 얻기란 불가능 그 자체였습니다.

마찬가지로 고대 중국과 고대 이집트에서도 근육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은 확보할 수 없었습니다.

이집트의 경우, 7000만 구의 시신이 방부 처리되었어도 당시 사제가 매장 준비를 하면서 구멍을 통해 내부 장기를 하나씩 제거해 해부학과 병리학을 연구하기란 불가능했습니다.


해부학적 관찰은 알레산드리아에서 헤로필로스와 에라시스트라투스가 최초로 체계적인 인체 해부를 수행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원전 150년경, 로마에서 머물던 그리스인 의사인 갈레노스가 등장합니다.

외과의이자 영향력 있는 의학 저술가지만, 해부학적 구조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특히 동물을 해부해서 인체의 해부학적 구조에 대한 지식을 보완하려고 했죠.

1000년이 지난 이후 의사들과 해부학자들은 갈레노스의 의학 지식을 매우 높이 평가합니다.

직접 관찰한 것과 갈레노스의 진리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 무조건 갈레노스의 생각이 옳다고 판단했습니다.

예컨대 중세 해부학자들이 가슴뼈의 수가 갈레노스가 기록한 것보다 적다는 사실을 발견해도 고대 영웅들의 가슴은 더 견고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보다 더 가슴뼈 수가 많았을 것이다라는 추론을 붙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고립된 생각은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하면서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예술과 해부학의 결합은 르네상스 시대에 절정을 이루었고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의 공헌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졸업과 동시에 해부학 및 외과의학 교수로 임용도어 6년 뒤 「사람 몸의 구조」라는 책을 출간하게 됩니다.

당시 가톨릭교회는 인체 해부를 강력히 금지했지만 사형수의 시신은 예외였습니다.

베살리우스는 해부한 시체의 부분들을 그 시체가 살아 있을 때 취했을 자세로 배열하였습니다.

주로 숫자를 이용해 근육을 구분했죠.

그는 르네상스 최고의 해부학자였으며 자신이 해부한 결과물을 예술가적 감각으로 묘사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미술과 해부학의 진정한 화합을 보여준 사람이 있으니, 바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입니다.

지난 번 책에서도 언급했지만 수많은 분야를 연구했던 다 빈치는 특히 인체해부학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가 남긴 스케치와 그림, 설명은 인간의 근골격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주며 그의 작업 방식은 여타 방식과 달리 새로운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후기 르네상스 시대의 해부학자들과 예술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습니다.

그의 연구 결과들이 사후에 공개된데다 일부는 19세기에 이르기까지 발견되지 못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다 빈치는 근육들이 뼈, 특히 어깨 주변의 뼈에 붙어 뼈와 함께 지렛대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즉, 어떤 해부학적 구조가 어떻게 움직임을 일으키는지 완벽하게 이해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의 연구 결과는 500년이 지나 발명된 컴퓨터단층촬영 CT 기법과 자기공명영상 MRI 기법을 통해 임상적으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술과 해부학은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초기 이슬람 문헌 때 인체 구조를 모호하게 그려낸 것을 생각하면 지금은 최신 시각 기술을 이용해 인체 안팎을 보여주니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죠.


해부학은 인간의 한계를 보여줍니다.

인체를 그리고 쓰고 보고 읽는 것을 통해 인간의 구조를 이해하며 때로는 한계를 극복하려고 하죠.

즉, 해부학을 안다는 것은 우리 자신을 알고 이해하는 것과 같음을 의미합니다.





올해는 특히 마음껏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밤마다 책으로 풀었던 한 해였습니다.

대학원에 대한 고민도 깊었고.. 아마 올해가 근 5년 동안 제일 책을 많이 읽지 않았나 싶습니다.

업로드에 대한 귀차니즘과 부담감을 떨치지 못해 조용했지만, 간밤에 그리고 새벽에 과학/역사/인문 분야의 신간을 거의 두루두루 접했던 것 같습니다.


지난번 해부학에 대한 책을 읽고 나니 문득 인체 내 근육에 관해 궁금증이 생겨나기 시작해 읽어보게 되었는데 근육이 이렇게나 많은 비밀을 갖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특히 근육은 건강과도 직결되어 있어 읽고나면 의외의 부분에서 많은 지식을 얻게 될 것입니다.

뼛속까지 문과지만 요즘은 과학이 너무나도 흥미롭게 느껴져 읽는 내내 즐거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실 해부학과 관련된 책을 한 권 더 읽었으나 크게 만족감을 느끼지 못해 다른 책을 찾아보다 『인체 해부학 대백과』라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연말까지 읽어야 할 책들이 계획되어 있어 아마 연초에 읽게 될 것 같은데 기대중입니다.


혹시 인체의 신비전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국내에서도 인체의 신비전이 열린 적이 있었는데 초등학교 저학년 때 학교에서 본 기억이 선명합니다.

중/고등학교 때 보았다면 충격이 더 컸겠지만 오히려 어려서 그랬는지 신기함 반, 충격 반으로 관람했었습니다.


잠깐 덧붙이자면,

독일의 군터 폰 하겐스 박사는 1977년 반응성 플라스틱주입을 통한 인체표본을 만드는 기초 기술을 개발합니다.

플라스티네이션(plastination)란 장기 및 인체 조직에 있는 물과 지방을 모두 제거해 실리콘 등과 같은 화학 성분을 채워 넣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동물의 장기 및 인체를 반영구적으로 보관할 수 있게 됩니다.

하겐스 박사는 200여 점의 표본을 확보해 일본에서 최초로 인체의 신비전을 열게 됩니다.

진짜 사람의 몸을 화학 처리해 표본으로 만들어 전시했다고 하니 그야말로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약 3년 동안 열린 전시회에 250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요.

이후 독일, 벨기에, 오스트리아 그리고 한국에서도 전시회를 열게 됩니다.

지금까지 몇 천만 명의 관람객을 불러 모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지만 동시에 윤리적인 문제도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유명 아나운서가 실종된 후 인체의 신비전 표본으로 발견되었다는 구설수도 지금까지 화제입니다.


관람하기 전까지만 해도 인체에 대한 지식은 만화 형식의 책을 통해 알았던 것이 전부였는데 선생님께서 지금 보는 전시회 표본이 모두 실제라는 말에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아직까지 생생할 정도로요.

특히 여러 움직임을 취하고 있는 인체 내 근육은 잊혀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해부학의 발견부터 스트레칭, 피트니스 그리고 건강과 직결된 문제까지 근육에 대한 지식이 총망라되어 있으니 꼭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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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되찾는 집중의 기술

저자 샘 혼

갈매나무

2024-12-20

원제 : ConZentrate

자기계발 > 성공학

자기계발 > 시간관리





매일 집중을 하면서도 집중이 어떤 의미인지, 얼마나 중요한지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시간 개념을 재정립하면 인생에서 경주를 벌여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생각 대신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누리는 시간을 깨닫게 된다고 할까? 그러면 시간을 최고로 쓰는 방법은 곧 이 순간을 즐기는 것임을 알게 된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바로 경험’이라고 하였다. 바꿔 말하면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바로 우리 인생이다. 의미 있고 긍정적인 것에 주의를 기울이면 의미 있고 긍정적인 삶을 살게 된다. 반면 의미 없고 부정적인 일에 주의를 기울이다 보면 의미 없고 부정적인 인생이 펼쳐진다. 참으로 단순하지 않은가. 부처도 일체유심(一體有心)이라 했다. 즉 존재는 생각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집중수행에 성공했던 경험을 떠올림으로써 우리가 스스로 한정 지었던 꼬리표를 떼어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집중수행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집중수행은 누구나 가능하다. 비록 원할 때마다 원하는 시간만큼 이루지 못할 수는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가능한 것이다.



마음은 대개 이기적인 응석받이다. 그 행동이 공정한지, 적절한지를 생각하지 않고 그저 하고 싶다고만 떼쓰며 고집을 부린다. 이에 반해 우리의 자아는 행동의 결과를 내다보고 이성적으로 어른스럽게 행동하려 한다.



몰입은 유도될 수 있다. 강제로 만들지는 못해도 그 가능성을 높이는 몇 가지 전략은 있다. …… 우선 몰입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자. 이는 하는 일에 푹 빠져들어 그 일과 하나가 되고, 결국 무엇을 하는지조차 잊어버리는 마음 상태이다.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 당신은 어떻게 하는가? 냉정을 잃고 손에 들고 있던 것을 내동댕이치는가? 아니면 분노를 또 다른 촉진제로 삼아 집중수행을 하는가? … 실수를 저질렀을 때, 우리는 과거를 처벌하거나 미래를 준비하거나 둘 중 한 가지 길을 택할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는 순간 상황은 망가진다. … 버려야 할 행동이 아니라 원하는 행동을 마음에 그려야 한다. "앞으로는 ~하지 않겠어"라고 다짐하는 것은 의도와는 달리 그 행동을 고착화하여 또 다른 실수를 부른다. 그 대신 "다음번에는 ~해야지"라고 말하라.



리듬이란 '요소들이 규칙적으로 나타나는 움직임'이라고 한다. 몰입 상태란 중단되거나 방해받는 일 없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상태와 긴밀하게 연결되는 개념이다. 그러므로 몰입 상태가 되려면 리듬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몰입 상태를 유지하려면 그 리듬을 이어가야 한다.



우리 마음의 정보 처리 속도는 놀랄 정도로 빠르다. 대체로 분당 1,200단어 정도를 처리한다고 한다. 그래서 너무 느릿느릿 말하는 사람을 만나면 고통스러울 정도로 지루하다. 새로울 것이 없는 따분한 강연을 들으면 온갖 잡념에 빠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우리 마음에 너무 쉬운 과제가 주어지면 그만큼 집중하기 어렵다.

그러나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유난히 짧은 사람이라 해도 남의 말을 제대로 듣는 요령 몇 가지만 익히면 어렵지 않게 사회성을 발휘할 수 있다.



매일 아침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할 일 목록에서 그날 끝마쳐야 할 제일 중요한 일 일곱 개를 뽑아내라. 왜 일곱 개냐고? 두뇌가 단기 기억에 저장할 수 있는 최대치가 일곱 개이기 때문이다. 또한 해야 할 일이 열 개 이상으로 너무 많아지면 도저히 못 끝낼 것 같다는 무력감이 들 수 있으므로 적절치 않다. … 집중수행은 해야 할 일에는 집중하고 필요 없는 일은 무시하는 상태이다. 다음 주에 해야 할 일은 당장 오늘 상황에서는 필요 없는 일이다. 오늘 할 일 일곱 개를 정해두면 괜히 정신이 분산되는 상황을 막아줄 것이다 .



아무리 방해 요인이 많아도 집중수행을 해내고 싶다면, 지금부터 설명하는 초점 맞추기가 도움이 될 것이다. 집중수행의 기본 원칙은 우리 인간이 시선 닿는 것에 주의를 기울인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 어떻게 마음을 한데 모을 수 있을까? 한 가지 대상에 주의를 집중하고 다른 것이 시야에서 사라지도록 하면 된다. 시야를 좁히는 데는 손을 사용하는 것이 유용하다. … 이렇게 대상을 하나로 정하고 시선과 마음을 집중하는 과정을 반복해서 연습해 보자. 손을 사용해 물리적으로 주변을 차단할 때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 훨씬 쉽다는 점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다.



백 가지 일을 동시에 하면서 무엇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일단 중단하라. 생각을 닫고 감각을 열어라. 걱정을 잊고 가만히 자리에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감각에 몸을 맡겨라. … 지금 있는 곳에 존재하라. 자, 어떤가? 훨씬 나아지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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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히 가지런하게 놓인 나막신, 투박해 보이지만 막상 뚜껑을 열면 단내가 새어 나올 것 같은 질그릇, 아직 할 이야기가 남은 듯 버리지 못한 미련이 담긴 빈 병, 그리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빛과 그림자를 모두 집어삼킨 채 시침을 떼는 테이블 등을 그린 그림에는 "매형이 내 그림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 정도면 괜찮다고 할까?"라는 고흐의 수십 번의 질문이 묻어 있는 듯하다.

한순간 눈에 들어오는 모습 그대로를 붓으로 재빨리 담아내 미완성 같은 완성을 추구하는 이들이 인상주의자라면, 신인상주의는 원색의 작은 색점을 빼곡히 찍어 그리는, 이른바 점묘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이 그림은 고흐가 ‘점묘법’을 익혀 나름대로 구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섬세한 붓질로 세밀하고 정교하게 그린 그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눈, 들판, 지붕, 사람, 개, 진흙, 나무 등 색을 입고 서성이는 이 모든 것에는 묘한 힘이 서려 있어 풍경 속에 뛰어들게 만든다. 캔버스 깊숙이 손을 넣었다 빼면 손목까지 눈이 묻어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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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저자 로이 밀스

해나무

2024-11-30

과학 > 기초과학/교양과학

원제 : Muscle: The Gripping Story of Strength and Movement (2023년)





방금 눈을 깜빡였을 것이다. 일부러 깜빡였든 자신도 모르게 그랬든 그 과정에서 한 세트의 미세한 모터들이 여러분의 눈꺼풀을 닫은 뒤 다른 한 세트의 미세한 모터들이 다시 눈꺼풀을 열었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동안에도 눈의 홍채에 있는 근육들은 자동으로 움직이면서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고, 수정체 주변의 근육들은 망막에 글자의 상이 정확하게 맺히도록 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하고 있을 것이다. 생명의 기본적인 특성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운동이다.



해부학은 가장 오래된 의학 분야이며, 지금도 모든 의과대학 1학년 학생들은 육안해부학(거시해부학) 실험실에서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고대 이집트나 고대 중국에서처럼 고대 그리스에서도 지식의 기반은 논리와 추론이었고, 논리적 추론이 관찰에 우선했다. 해부학적 관찰은 지중해 연안 도시인 알렉산드리아에서 헤로필로스와 에라시스트라투스가 최초로 체계적인 인체 해부를 수행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런 관찰과학은 지식과 학문 면에서 그리스의 영향이 지배적이었던 로마 제국에서는 널리 확산되지 못했다.

그러던 중 기원전 150년경에 갈레노스가 등장했다.


갈레노스는 원숭이, 돼지, 곰 같은 동물을 해부함으로써 인체의 해부학적 구조에 대한 지식을 보완하려고 했으며, 그러면서 그는 인간의 해부학적 구조가 이런 동물들의 해부학적 구조와 같은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했다.



근육이 어떻게 힘과 움직임을 만들어내는지 이해하려면 근육의 미세한 구조와 화학적 특성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근육은 수많은 과학자들이 평생에 걸쳐 연구하는 대상이며, 이 연구 분야에서 현재까지 3번의 노벨상 수상이 이뤄졌다. 근육이 분자 수준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이 책에서 가장 전문적인 내용이 될 것이지만, 나는 최대한 비전문적인 방식으로 설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여행가방을 들고 가만히 서 있다고 상상해보자. 여러분은 이것이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여행가방을 든 채 넘어지지 않고 중력에 저항할 수 있으려면 여러 가지 근육을 “동원”해야 하며, 그 근육들은 짧아지거나 길어지지 않아야 하고, 팔, 다리, 등에 있는 관절들도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이 경우에 일어나는 현상이 등척성(동일한 거리) 근육 활성화(수축)다. 이 경우 근육은 일정한 길이를 유지하면서 힘을 만들어낸다. 이와 대조적인 개념은 등장성(동일한 장력) 근육 활성화다. 등장성 근육 활성화는 근육의 길이가 변하고 관절이 움직이는 경우를 말한다. 여행가방을 올리거나 내리려면 이 등장성 근육 활성화가 일어나야 한다.



이렇게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근육은 관 모양이나 모낭을 휘감는 근육 같은 모양 외에도 다양한 모양을 띤다. 이 책의 시작 부분에서 동공의 크기와 수정체의 모양을 조절하는 눈의 근육에 대해 설명했던 것이 기억날 것이다. 여러분이 이 책을 듣지 않고 읽고 있다면, 그 근육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작동하고 있을 것이다. 그 근육들을 우리가 의식적으로 조절해야 한다면 얼마나 짜증이 날까?



70세가 되면 근육량의 4분의 1이 소실된다. 운 좋게도 90세까지 생존한 사람들에게 남은 근육량은 50퍼센트에 불과하다. 근육량이 이렇게 줄어들면 호흡 약화나 기침 때문에 사망할 수도 있지만 폐렴에 걸려 사망할 위험도 매우 높아진다. 실제로 근육량이 30퍼센트만 감소해도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 근육량이 줄어들면 균형 감각과 민첩성이 근력보다 더 빠르게 없어진다. 이는 빠른 반응을 담당하는 빠른 연축 섬유가 느린 연축 섬유에 비해 크기와 수가 더 빠르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전체 근육량이 20퍼센트만 감소해도 낙상 위험이 증가하며, 엉덩관절이 부러지면 20퍼센트의 환자가 1년 이내에 치명적인 결과에 직면하게 된다.



적절한 단백질 섭취의 이점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 예를 들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경우, 현재의 지배적인 조언은 근육이 가장 필요로 하는 때에, 즉 운동 직후에 근육에 20그램의 단백질을 보충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다양한 음식의 단백질 함량을 보여주는 표를 보고, 여러분의 식단과 맞으면서도 맛있고, 고칼로리가 아니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출근하기 전에 스테이크를 먹기는 너무 부담스럽고, 대부분의 단백질바는 칼로리 함량이 너무 높다. 씹는 것을 좋아한다면 육포를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물에 섞어 마시는 단백질 파우더도 좋은 선택이다. 유청 파우더 제품은 초콜릿, 쿠키앤크림, 딸기 등 다양한 맛으로 나온다. 비건인 사람은 완두콩, 콩, 씨앗 등으로 만든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몸매는 대부분 근육에 의해 결정되며, 정상적인 몸매는 미적으로 매력적이다. "건강이 좋다"라는 말의 의미도 원래는 몸매가 좋다는 뜻에서 변형된 것이다. "사용하지 않으면 잃는다"라는 표현도 고대부터 여러 문명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소크라테스는 "신체훈련에 관한 한 어떤 사람도 아마추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자신의 몸이 가진 아름다움과 힘을 한 번도 보지 못하고 늙어가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라고 말했다.



성장통(growing pain)에 대해 알려진 유일한 사실은 이 상태가 200년 동안 잘못된 이름으로 불렸다는 것이다. 성장통은 한 프랑스 의사가 1823년에 『성장기의 질병』이라는 책에서 처음으로 묘사한 질환이다. 4세에서 8세 사이의 어린이들 중 40퍼센트 정도가 매주 한두 번 밤에 종아리와 허벅지에 통증을 느끼며 잠에서 깬다. 그 통증은 몇 시간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이런 발작은 사실 성장 발작과는 전혀 관련이 없기 때문에 일부 까다로운 사람들은 ‘소아 양성 특발성 발작성 야간 사지 통증’ 같은 보다 정확한 이름을 선호한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인 이름도 이 증상의 원인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아이가 특히 많은 활동을 한 뒤에는 근육 피로가 이런 증상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비타민 D 결핍, 골밀도 감소, 순환계 문제, 가족 내 스트레스 같은 심리적 요인, 그리고 정상보다 낮은 통증 내성도 어린이가 느끼는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요소 중 그 어떤 것도 이증상과 확실하게 연결되지는 않는다. 그나마 좋은 소식은 이런 통증이 보통 마사지와 열 찜질로 호전되며, 양성이며, 결국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성장통은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가 아니며, 성장통 연구는 주요 연구지원 기관에 의해 자금을 지원받을 가능성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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