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들이 만든 거대한 세계 - 균이 만드는 지구 생태계의 경이로움
멀린 셸드레이크 지음, 김은영 옮김, 홍승범 감수 / 아날로그(글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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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과학은 분명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신비롭고 경이롭기까지 한 분야인 것 같다.

특정 소재를 가지고 펴낸 세계사가 요새 줄지어 출간되면서 역사책에 한동안 푹 빠져 지내고 있었는데, 우연히 신간 소개에서 보게 된 균과 관련된 과학서에 대해 흥미로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내 책을 펼친 나는 균이 만드는 생태계의 경이로움에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다.


저자, 멀린 셸드레이크는 식물학, 미생물학, 생태학, 과학사 및 과학철학 분야에 걸쳐 다양한 지식을 갖춘 생물학자이자 작가이다.

스미소니언 열대 연구소의 전임 연구원으로 파나마 열대 우림의 지하 균류 네트워크를 연구했으며, 이 연구로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열대 생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간과 인간 외 유기체 사이의 관계에 매료되어 균류생물학, 아마존 민족식물학의 역사 등을 연구한다.




버섯과 곰팡이가 퍼져나가는 방법


사람의 눈은 수백만 가지의 색을 구분하고 귀는 오십만 가지의 톤을 구분한다.

인간의 감각 중 시각, 청각보다 더 뛰어나게 발달한 것이 있으니 바로 후각이다.

무려 코는 일조 가지 이상의 냄새를 구분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코는 매우 섬세한 기관으로 식물, 곰팡이, 동물 모두가 비슷한 수용체로 화학 물질을 감지한다.

동물이 냄새를 맡기 위해서는 하나의 분자라도 후각 상피에 닿아야 한다.

(사람의 경우, 그 막이 코 안쪽 윗부분에 위치해있다.)

냄새 분자가 수용체와 결합하면 신경이 자극을 받게 되는데 이 때 식별된 화학물질에 반응하여 뇌가 개입하게 된다.

코나 뇌는 갖고 있지 않지만 곰팡이도 여러 가지의 다른 기관을 갖추고 있다.

표면 전체가 후각 상피와도 같아 분자 하나만 수용체와 결합해도 무수한 신호를 보내 곰팡이의 행동을 변화시킨다.

수많은 화학 정보의 밭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버섯 그리고 곰팡이는 자기들끼리 의사소통할 때 이러한 화학 물질을 이용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냄새를 통해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분자를 이용하는 곰팡이의 대화법을 엿볼 수 있다.


트러플은 오래전부터 섹스와 연관지어졌다고 한다.

나 또한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트러플 truffle 이라는 말은 여러 언어에서 '고환'으로 번역된다고 한다.

태초에 트러플은 동물을 한껏 들뜨게 만들도록 진화되어 왔다. 그래야만 종을 보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러플이 동물을 흥분시킬 순 있지만 동물이 트러플을 흥분시킬 순 없다. 마치 일방통행하는 것과도 같다.

트러플은 조상 곰팡이가 만들어낸 가장 덜 복잡한 의사소통의 경로로, 곰팡이의 균사가 균사체 네트워크가 되는 데 두 가지 핵심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바로 가지치기와 융합이다. '입으로 준비하다.'라는 뜻의 그리스어로 균사가 얽혀드는 과정을 융합이라 한다.

균사가 가지 치지 못하면 하나의 균사가 여러 개의 갈라지지 못하는데, 반대로 균사가 다른 균사와 융합하지 못한다면 복잡한 네트워크로 확장되지 못한다.

그러기에 융합 전에 먼저 다른 균사를 찾아야 하는데 이 때 서로를 끌어당기는 현상을 귀소성이라 한다.

자기정체성은 중요치 않다. 유전적으로 충분히 유사하다면 언제든 다른 균사체와 융합할 수 있는 것이다.



함께 뒤엉켜 진화한 미생물


지의류는 살아 있는 수수께끼로, 정체성의 개념을 혼란스럽게 하고 하나의 유기체가 끝나고 다른 유기체가 시작되는 지점이 어디인가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게 만든다.

식물학자 시몬 슈벤데너는 지의류가 한 종류의 유기체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유기체가 섞여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여기서 두 종류의 유기체란 곰팡이, 즉, 균과 조류였다.

지의균인 균류공생자가 물리적 보호 기능을 하고 자신과 조류 세포를 위한 영양분을 획득한다고 밝혔는데 그의 관점에서 곰팡이 파트너는 '지도자의 지혜를 가진 기생생물'을 의미했다.

두 종류의 유기체가 합쳐져 가시적 형태를 가지게 되었으니 결국 함께함으로써 혼자서는 살 수 없었던 곳에서도 살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다.

이후, 수년 간 여러 과학자들이 새로운 공생설을 내놓기도 했는데 수년 후에는 박테리아 내부에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발견되면서 과학자들은 '미세지의류'라 이름을 붙였다.

어느새 지의류는 공생이라는 아이디어로 가는 통로 유기체가 되었다.


지의류의 우주 생존 능력은 여러 학자들의 연구대상이었는데 대부분 연구 결과는 비슷했다.

예로서, 방사능으로서 지의류를 죽일 순 있었지만 지의류 세포를 파괴하는 데 필요한 방사능 양이 어마어마했다고 한다.

번식 능력에 장애가 나타난들 끄덕없었고 심지어 광합성 하는데도 문제가 없었으니깐.

한 과학자는 이렇게도 말한다. "지의류가 우리를 가르친다니까요."

식물의 조상은 광합성 능력을 가진 박테리아에서 획득했던 것이 아니라 광합성을 할 수 없는 유기체와 광합성을 할 수 있는 유기체의 결합으로 발생했다.

서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이제는 어느 한 쪽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이렇듯, 곰팡이 균사가 융합 또는 접합되었듯이 진핵세포 안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나무의 가지들이 서로 얽혀 분리 불가능한 새로운 계통으로 녹아들게 된 것이다.

지의류가 진핵세포의 기원을 정확하게 재현하지 않더라도 진핵세포의 기원과 '보조'를 같이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깊다.




분명한 것은, 집중하면서 읽지 않으면 따라가기 힘든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곰팡이라는 소재가 매우 독특해 첫 장부터 충분히 매력적인지라 금세 매료될 것이다.

모든 생명체의 근원은 보이지 않는 균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어쩌면 세상에서 수적으로 제일 많은 것이 곰팡이일지도 모르겠다.

돌을 먹고 흙을 만들며 식물을 자라게 한다.

끈질긴 생명력으로 우주에서도 거뜬히 살아남으며 지구 대기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특히, 관심있게 봐야 할 이유가 있는데, 바로 우리의 미래와 관련이 있다.

잦은 장마와 가뭄 등 심각해진 지구 온난화 그리고 플라스틱 급증으로 인한 쓰레기 문제 등 인류가 마주하고 있는 심각한 위기를 '곰팡이'를 이용해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큰 나무를 보면 흙 바로 아래에는 엄청난 나무뿌리가 존재하고 있다.

지표면 바로 아래 얽히고 설킨 가늘고 굵은 나무뿌리는 모든 방향으로 퍼져 있다.

복잡하게 퍼진 나무뿌리는 곰팡이, 즉, 균의 네트워크가 그대로 이어져 있다.

곰팡이가 만들어내는 거미줄이 없다면 나무는 살지 못했을 것이고, 나무가 살지 못하는 땅은 곧 죽음의 땅이며, 결국 인류 또한 살지 못하게 된다.

이렇듯, 흙 속의 뿌리부터 대기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관련있는 균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문득 생물이 이렇게 재미있는 분야였나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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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스 토익 스타트 LC Listening (리스닝) 입문서 - 최신기출경향 반영 | 초보를 위한 토익 리스닝 입문서 | 기초 리스닝 4주 완성 [실전모의고사(별책)+단어암기장&MP3 제공] 해커스 신토익
David Cho 지음 / 해커스어학연구소(Hackers)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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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대학생이 되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준비하는 것이 바로 외국어 관련 자격증이다.

공기업, 대기업에서는 일정 점수 이상을 필요로 하니 토익이나 토플, 텝스 등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

나 또한 대학교 때 열심히 토익을 준비했던 경험이 있다.

이미 만료된 점수긴 하지만 이번에 KBS한국어능력시험을 준비하면서 덩달아 토익도 보고 싶은 마음에 다시금 도전해보려고 한다.

당시에도 해커스 교재를 이용해 공부했었던지라 이번에도 해커스 교재를 이용해 공부하려고 한다.

RC, LC 교재 전부 리뷰하려고 했는데 RC는 기존에 있는 기출문제만 훑어볼 예정이라 LC만 따로 공부하려고 한다.

(RC는 크게 걱정이 되지 않는데 LC는 아무래도 감을 잃어버렸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리하여, 새로이 시작하는 마음으로 LC만 입문서로 시작해보려고 한다.




LC같은 경우, 어느 정도 기억이 날 경우에는 입문서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지만 공부한 지 꽤 지난데다 자신이 없다싶으면 입문서부터 공부해주는 게 좋다.

교재는 기초 발음 및 문법 학습으로 구성되어 있어 기초를 탄탄하게 다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무엇보다 유형별 핵심 어휘 및 필수 표현이 삽화와 함께 구성되어 있어 쉽고 재미있게 어휘 및 표현을 익힐 수 있다.




이렇게 그 날의 학습 내용이 끝나면 배웠던 전략을 적용하며 문제를 풀어보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유형에 따른 스텝별 전략을 익힌 후, 그 전략을 실제 문제에 적용하기에 무리가 없다.

지문 끊어 듣기는 물론 상세한 해설 덕에 진도 나가는 데 어려움이 없다.

무엇보다 실전모의고사가 수록되어 있고 다양한 버전의 MP3가 제공되어 반복연습하는 데 좋다.



경험에 의하자면, LC는 무조건, 무조건 많이 들을수록 좋다.

유효기간도 있는데다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토익이지만, 영어 공부에 더 집중하고 싶은 요즘이라 해보고 싶었다.

막상 공부한 지 꽤 되어 LC가 안 될까 조금 걱정이긴 하지만 천천히, 느긋하게 공부해서 올해 한 번 꼭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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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 (25주년 특별판) 민들레 그림책 11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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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 입학하고나서 책 한 권씩 들고 오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가져간 첫 책이 바로 권정생 작가님의 책이었다. 작가님의 글에는 잔잔한 슬픔과 감동이 있어 매번 읽는 내내 울림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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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해커스 2주 만에 끝내는 KBS 한국어능력시험 - [1권 이론편+2권 전략편] 분권 구성ㅣ핵심 요약강의 무료 제공ㅣ[부록] 어휘ㆍ어법 핸드북 제공
해커스 한국어연구소 지음 / 챔프스터디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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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쌓으면 쌓일수록 좋은 것 중 하나가 '스펙'인 것 같다.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니, 이제 자격증은 +(플러스)의 의미보다는 기본으로 가지고 있어야 하는, 필수로 따야 하는 실정이다.

현재, 나는 12개의 자격증이 있는데 이 또한 많은 것도 아니다.

자격증 중에서도 공신력있는 국가공인자격증을 많이 취득하는 것이 좋은데 올해는 자격증을 조금 더 취득할 생각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KBS한국어능력시험이다.


[1권] 암기만 하면 맞히는 파트와 [2권] 전략만 알면 맞히는 파트의 분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많은 문제가 수록되어 있어 핵심 개념을 점검할 수 있으며 충분한 실전 연습이 가능하다.

영역별 출제 경향 파악부터 문제풀이까지 단 한 권으로 끝낼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경험에 의하자면, 자격증의 경우는 단타로 치는 게 맞는 것 같다.

차곡차곡 쌓아가는 공부는 얘기가 다르지만 자격증은 오롯이 '취득'이 목표이니 무조건 합격만 하면 되니깐.

KBS 한국어능력시험도 취득이 목표이니 한 방에 공부할 생각인데, 그렇게 선태한 책이 바로 『2021 해커스 2주 만에 끝내는 KBS 한국어능력시험』이다.




#KBS한국어능력시험


KBS한국어능력시험은 올바른 한국어 사용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측정하는 시험이다.

보다 정확하고 교양있게 사용해야 하는 국어, 그리하여 KBS에서 국민의 국어 사용능력을 높이고 국어 문화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기 위해 이러한 시험을 만들게 되었다.

국가공인자격증이다보니 공신력있는 자격증 중 하나이다.




암기만 하면 맞히는 파트와 전략만 알면 맞히는 파트가 있는데, 이를 철저하게 대비할 수 있도록 교재에서는 기출 이론, 풀이 전략 그리고 실전 마무리까지 2주 구성으로 담아놨다.


『2021 해커스 2주 만에 끝내는 KBS 한국어능력시험』


▶2013~2019년까지의 최근 7개년 출제경향을 꼼꼼하게 반영한 교재

▶출제예상문제, 실전연습문제, 실전모의고사가 단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빈출 내용을 편리하게 반복 학습할 수 있는 어휘 및 어법핵심 기출 암기 핸드북, 시험 직전 실전 대비를 위한 실전모의고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교재에서는 두 가지 타입별의 학습플랜을 제안하고 있다.

만약 국알못이라면 전략적으로 똑똑하게 학습할 수 있는 플랜으로 짜여진 A 타입을 선택해 공부하면 된다.

만약 전문가 수준이라면 벼락치기로 빠르게 목표 달성할 수 있는 B 타입을 선택해 공부하면 된다.




암기+전략 분권 구성이다보니 전략적인 학습이 가능하다.

내용 또한 핵심적인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어 한 권 통째로 외우기만 하면 되니 정말 괜찮은 책인 듯하다.

책 안에 암기 핸드북도 동봉되어 있는데, 시험에 나올만한 문제들로 정리되어 있어 2주 동안 껌 붙은 것 마냥 계속 들고 다니면서 외우면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맨 마지막에 실제 시험과 동일한 실전모의고사가 있어 마지막 점검용으로 굉장히 좋다.



단기간에 KBS 한국어능력시험 등급이 필요한 학생부터 취준생 및 직장인들, 단, 한 권으로 영역별 학습부터 실전모의고사까지 다 학습하고 싶은 분들 그리고 KBS 한국어 시험의 출제포인트를 파악하고 고득점을 달성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이미 61회 시험은 치뤄졌고 62회 또한 곧 시험 예정인데, 올해 남은 시험은 63회와 64회이니 시험을 보고 싶다면 접수기간을 잘 체크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시험일정 사진]

온라인 접수로만 가능하며, 접수시작일 00:00부터 접수마감일 22:00까지만 접수가 가능하다.

시험 시작은 10시지만, 당일 9시 30분까지 꼭 입실을 마쳐야 한다.

총 120분간으로 시험은 진행되며 10시부터 10시 25분(25분간)은 듣기·말하기평가가 진행되고 10시 25분부터 12시까지 95분간 읽기평가가 진행된다.

(아! KBS 한국어능력시험 또한 토익과 마찬가지로 2년의 유효기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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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드엔딩은 취향이 아니라 - 서른둘, 나의 빌어먹을 유방암 이야기 삶과 이야기 3
니콜 슈타우딩거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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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과연 침착함을 유지하며 버틸 수 있을까?


주기적으로 대학병원에 갈 때면 참 아픈 사람들을 많이 본다.

병원에 들어가는 정문이 응급실과 붙어있어서 한번씩은 구급차에 실려온 사람들이 응급실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종종 본다.

언제 한번은 사고가 크게 났는지 급하게 두 명의 환자들이 CPR을 받으며 응급실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봤는데 그런 장면들을 볼 때면 괜스레 마음이 좋질 않다.

병원에 들어갈 때면 병원 특유의 냄새와 분위기가 있다.

단순하게 치료받고 수술하러 잠시 머무는 사람들이 있는가 반면에 암, 백혈병 등을 선고받고 눌러앉은 사람들도 있다.


『새드엔딩은 취향이 아니라』는 저자의 유방암 투병일지를 기록한 책이다.

유방암은 여성암 1위이기도 하는데 그 원인이 다양해 젊은 여성들도 노출될 수 있다.

저자 또한 피하지 못하였다. 서른 두살의 나이에 암 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마냥 주저앉으려고 했던 저자가 아니었고 평소 그녀가 가진 용기와 노력들, 긍정적인 가치관이 있었기에 이를 잘 극복해냈으며 그 기운을 전달하고자 책을 썼다고 한다.


저자, 니콜 슈타우딩거는 독일의 한 출판사에서 남부럽잖은 연봉을 받으며 오래 일했다.

그러나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여 당차게 사표를 던졌다.

이후, 자신의 장기를 살려 커뮤니케이션 강사로서의 삶을 새롭게 시작하게 되었고 청중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성공 가도의 초입에 서게 된다.

그렇게 인생의 제 2막이 오른 순간 찾아온 것이 유방암이었다. 그녀의 나이 고작 서른둘이었다.




아, 네…… 암이네요


날이 어떻게 저물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막스와 함께 큰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고, 그날 밤 계속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이게 다 악몽이라는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결코 꿈이 아니었다. 난 암에 걸렸다. 왜 하필 나지? 내가 그렇게 나쁜 사람인가? 대체 내가 뭘 잘못한 거야?


다음 날, 퉁퉁 부은 눈으로 진료실에 들어선 저자, 의사는 그런 그녀를 보며 검사 결과 예쁜 암이라며 그녀의 손을 잡아 천장을 향해 높이 들어올리며 치료 잘 받으면 기대수명이 여기에 있을 것이라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그리고 친절한 간호사의 말은 그녀의 작은 희망의 불꽃을 타오르게 했다.

"암은 저희가 치료할 수 있어요. 하지만 환자분의 마음은 어떻게 해드릴 수 없답니다. 환자분은 열심히 하세요. 암은 저희가 없애드리겠습니다. 아셨죠?"



엄마가 아파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더더욱 살고 싶어진다.

저자에게도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예쁜 아이, 막스가 있었다. 여섯 살이기에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는 아니었다.

막스의 유치원에도 숨길 수는 없기에 저자는 선생님께 가서 얘기하게 된다

그 때, 유치원 원장 선생님은 그녀에게 충고한다, 막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엄마가 울 때, 눈에 뭐 들어갔다는 거짓말이 아닌  아이에게 왜 엄마가 우는지에 대해 정확히 말해야 한다고.

이후, 막스는 매일같이 엄마에게 달려와 가슴이 어떤지 물었다고 한다.



쇼트커트


화학 요법을 시작하기 시작하면 곧바로 머리가 빠진다고 한다.

2년 동안 투자했던 어깨까지 내려오는 금발 머리는 이제 잘라야 한다.

"왕창 잘라주세요."

미용사는 자신의 엄마 또한 유방암 진단을 받아 양쪽 가슴을 다 절제할 정도로 힘든 시기였지만 결과적으로는 다 나았다며 그녀를 위로했다.



'전이'라는 두려움


"전이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99퍼센트입니다."

이미 걸린 암이면 완치만을 목표로 달려 나가면 된다.

암 환자들이 극도로 두려워하고 자신에게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

바로 '전이'와 '재발'이다.

저자 또한 병을 앓고 있으면서 전이가 될까싶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고 한다.

검사 결과, 다행히 전이된 것 없이 이전 진단 그대로이기에 10키로 무게의 짐을 부린 듯 가벼운 마음으로 다음 주 수술까지 푹 쉴 것을 다짐한다.




지금까지 짤막하게 써낸 줄거리는 그녀가 암 선고 받았을 때부터의 초반 심경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후 그녀가 투병 생활을 하며 겪었던 일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는데, 여느 암 환자들의 일상을 볼 수 있어 그들의 아픔을 다 헤아릴 순 없어도 그들의 일상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문득, 이 책을 읽고나니 휴먼 다큐멘터리 사랑 중 【풀빵엄마】 편이 자연스레 생각났다.

언제나 엄마를 위하는 마음이 깊은, 똑부러지고 예쁜 은서와 그저 해맑고, 웃음이 참 예쁜 홍연이.

소아마비로 인해 불편한 몸인데도 불구하고 두 아이를 위해 엄마 최정미씨는 언제나처럼 힘을 내어 풀빵을 팔았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그런 그녀에게 위암 2기라는 판정이 내려지고 그 투병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였는데 마음 아프게도 돌아가셨다.

그 때,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른다.

단편적인 부분만 방송에 나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졌었다.

몸에 혹이 생겼다해도, 그 혹이 암이라 할지라도 모두가 간단하게 수술로만 제거했으면 좋겠는데, 일부는 수술도 받고 항암치료도 힘겹게 받아야 하니 참 마음이 좋질 않다.

몇 년전, 엄마의 유방암 검사를 따라갔다가 암 가능성을 두고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는 말에 여기저기 병원을 알아봐서 모시고 다녔었다.

물론, 다행히 암은 아니어서 가슴을 쓸어내렸고 그 때부터 미리미리 예방차원에서 암에 좋다는 건 찾아보게 되었다.

이후, 정기검진이 다가올 때면 미리 시간을 빼 항상 엄마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오는데 그 때마다 암 병동 센터에 들르게 된다.

마음이 아파 망설여지는데 작년에 정기검진을 받으러 갔을 때 검사를 끝내고 엄마와 진료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 언니일 수도 있겠지만 나와 비슷한 또래의 여성분이 진료실에서 나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셨는데 일순간 엄마와 눈이 마주쳤고 절로 고개가 푹 숙여졌었다.

남편으로 보이시는 분이 다가오니 여성분께서 '나 어떡해...'라는 말과 함께 눈물만 흘리셨는데 이후 엄마 차례가 와 진료실로 들어갔었다.

진료를 끝내고 나와보니 이미 가고 안 계셨는데 울먹거리는, 떨리는 그 목소리가 내내 귓가에서 맴돌았다.


이후, 책에서 볼 수 있지만 저자는 암세포에게 '카를'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주며 모든 것을 재미로 승화시키려는 노력을 볼 수 있다.

말의 무게감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듯, 제목 그대로 저자는 자신에게 있어서 새드엔딩은 취향이 아니기에 모든 것을 행복하고 긍정적이게 받아들이려고 했다.

육체적은 물론 정신적으로까지의 아픔을 솔직하고 따뜻하게 고백한 것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순탄하게 흘러가지도 않는 것이 인생이고 언제라도 예기치 않은 일들이 닥칠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이기에, 미리미리 마음 곳곳에 긍정적인 마인드를 잘 다져놓는 연습을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과거의 나'가 '오늘의 나'를 만들 듯,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상들을 되새기며 오늘 그리고 내일을 행복하게 보냈으면 좋겠다, 모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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