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저자 필립 바구스, 안드레아스 마르크바르트
북모먼트
2025-01-08
원제 : Warum andere auf Ihre Kosten immer reicher werden
경제경영 > 경제학 > 경제이야기

지난 수십 년간 국민들은 미래에 먹을 것까지 미리 먹어 치워버렸다.
이제 그들은 앞으로 수십 년간 먹을 것이 없어 굶주려야 할 것이다.
ㅡ롤란트 바더
먼저 우리는 널리 알려진 한 가지 오해를 바로잡고자 한다.
화폐는 누군가가 고안한 것이 아니며 국가의 창조적인 행위를 통해 탄생한 것은 더더욱 아니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화폐가 매우 중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화폐 시스템을 통제하는 것이 정당하고 적합하다고 믿는다. 이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화폐가 없는 사회를 상상해 보자. 그럼 사람들 사이에서 물건을 살 때나 교환하려 할 때 어떤 식으로 진행될까? 시간을 과거로 돌려 당신이 어느 작은 도시에 살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작은 도시에서 당신의 직업은 제화공이다. 아름다운 신발들을 만들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다른 재주는 없다. 당신의 부인 또한 특별한 재능을 갖추지 못했다. 빵을 구울 수는 있지만 솜씨가 특별히 뛰어나지는 않다. 또 당신에게는 가축을 둘 마구간도 없다. 당신의 아이들, 무엇보다 부인이 신은 신발은 사람들 사이에서 부러움의 대상이다. 하지만 신발을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당신의 부인은 종종 식료품을 조달해야 한다. 집에 돈은 한 푼도 없고 당신이 제공할 수 있는 교환 수단은 신발밖에 없기 때문에 당신의 부인은 신발이 필요한 농부, 그것도 신발을 받은 대가로 감자 한 자루나 햄 한 덩어리를 줄 수 있는 농부를 찾아야 한다.
혹시 눈치챘는가? 우리는 방금 '교환 수단'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금은 단지 지위의 상징에만 그치지 않는다. 아름답게 반짝이며 빛을 발하는 금의 아름다움 또한 이견의 여지가 없다. 그래서 우리의 이야기 속에서도 모든 금 장신구는 귀중한 것으로 간주되고 가치를 높이 평가받는다.
달리 말하자면 금은 언제든 좋은 가격에 잘 팔리는 재화였다.
작은 도시에서는 새로운 교환 방식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게 된다. 사람들은 점점 물건과 물건을 직접 교환하지 않는다. 대신 금을 교환 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이를 통해 금의 시장성과 지급 능력이 향상되기 시작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금을 찾고 사용하는 시장 참여자들의 숫자가 늘어나게 되며 금은 더욱더 효과적인 교환수단으로 발돋움한다. 사람들은 그들 모두가 금을 이용한 교환 방식으로 이익을 얻고 있음을 느낀다.
화폐가 없으면 다각도로 복잡한 사회의 분업 경제가 제대로 유지될 수 없다. 분업은 엄청난 생산성을 가져오며 그 생산성은 지구의 모든 인구를 먹여 살리게 한다.
화폐가 구매력을 유지하고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기능을 충족시키려면 반드시 화폐의 가치가 안정적이어야 한다.
인플레이션은 부의 재분배를 초래한다. 인플레이션은 새로 찍어서 만들어진 돈을 먼저 확보한 사람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가장 먼저 그 돈을 손에 넣는 사람은 아직 변하지 않은 가격으로 물건을 살 수 있기 때문에 큰 이익을 본다. 반면 새로운 돈을 뒤늦게 손에 넣은 사람들이나 아예 그 돈을 손에 넣을 수 없는 사람들은 피해자가 된다. 그들이 추가 수입을 확보할 시점이 되면 물건과 서비스 가격은 이미 오른 상태다.
국가는 화폐제도와 통화량 확장, 그리고 부채 증가를 통해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하게, 부자들은 더 부유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런 행위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국가는 이에 대한 책임을 늘 다른 사람에게 전가한다. 그다음 국가는 사회복지사의 모습을 하고 나타나서 수입을 재분배하기 시작한다. 심지어 부자들의 돈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이는 국가 스스로 만들어 낸 기만적인 존재 이유다. 하지만 그 문제들은 국가의 화폐 독점권이 없었더라면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을 문제들이다.
사회적 불균형이 서서히 심화된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은 악성 부채가 점점 더 많이 쌓인 상태에서 새로운 사이클을 향해 출발한다. 전 세계를 강타한 1970년대의 금융위기부터 똑같은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위기가 닥칠 때면 어김없이 금리가 인하되고, 새롭게 만들어진 돈이 과도한 부채를 진 사람들을 구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