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홍시뿐이야 - 제12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김설원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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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또와 아저씨집에서 얼마 살지도 못하고 갈 곳 없는 처지가 되어버린 아란.
아란은 엄마와 함께 살다가 또와 아저씨집에 들어가게 된다. 아란의 입장에서는 입양가족이나 다름없었으리라.
엄마는 또와 아저씨가 엄마에게 빚진 게 있으니 부담갖지 말라고는 하나 아란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눈치보일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불과 열여덟살의 한 아이이니 말이다.
밥도 주고 잠도 자게 했으니 그러려니 하며 별 문제 없었지만 살게 된지 며칠 만에 또와 아저씨네가 파산하게 되면서 일자리와 잠잘 곳을 구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엄마에게 연락하고 또 연락했으나 결국 닿지 않았고 이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일자리를 찾아보기로 결심한다.
고시원에 살더라도 집보다는 일자리가 우선이라는 생각에 소식지를 찾아보다 '독채, 보증금 무, 월세 십만원'이 시선을 확 사로잡게 된다.
미성년자인 아란은 조마조마했지만 이것저것 따져 묻지 않는 덕에 무사히 잠잘 곳은 구하게 된다.
또한, 알바를 구한다는 치킨집을 보게 되면서 치킨홍이 운영하는 치킨집에서 일하게 된다.
싱글녀인 치킨홍은 지적장애인 남동생과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외삼촌의 아들도 함께 살고 있었다.
외삼촌이 베트남 출신 아내를 맞아들면서 아들을 낳게 되었는데 일을 하다 식물인간이 되었고 외삼촌의 아내는 아이를 치킨홍에게 맡겨놓고 베트남으로 가게 된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여섯살의 나이라 생각하겠지만 참 어른못지않게 곧고 참을성이 강한 아이이다.
그렇게 치킨집에서 일하게 된 아란은 엄마를 기다리고 기다리며 엄마가 언젠가는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물론, 이해되지 않을 때도, 원망스런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이해하려 노력한다.
바닷가로 여행을 떠난 그들이 한데 모여 사진을 찍는 모습으로 책은 끝이 난다.

말랑말랑한, 온기있는 홍시 오천원어치를 사는 아란. 유난히 홍시를 좋아했던 엄마를 위해 홍시를 사고 또 산다.

그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린 한 소녀.
유일한 혈육인 엄마마저 완전히 연락이 끊기게 되어버린 이 시점에 소녀는 정말 갈 곳 없는 처지가 되어버린다.
살기 위해, 살아야 하니깐 돈을 벌기 위해 가게 된 한 치킨집. 그렇게 그 소녀는 그들과 또 다른 공동체를 형성하게 된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하지만 자식버린 부모는 정말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예로서, 고 구하라의 엄마도 정작 아이들을 버릴 때는 언제이고 재산 한 푼이라도 덥석 가지겠다며 소유권을 주장하는 모습을 보고있자면 참 인간이 할 짓인가 싶다.
없이 살아도 함께 있으면 '의지'라도 되는 것 또한 사실인데 핏덩이같은 자식들을 버리는 부모들은 매정한 면도 없지않아 있다.
아란은 도움 받을 곳이 없으니 집을 구하는 것도, 일을 구하는 것도 나이를 속이며 구하게 된다.
'미성년자'라는 타이틀이 발목을 잡고있으니 매번 조마조마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 소외가정, 대안가족 등 사회적 키워드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분명히 이런 가정이 존재하고 이보다 더 심각한 가정도 있기에 공감하며 읽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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