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책과 마주하다 』
서초동에 있을 때 자주 가던 곳이 있었는데, 바로 '국립중앙도서관'이다. 도서관에서 파묻혀 지냈다는 말이 가장 정확하다.
이리 봐도, 저리 봐도 보이는 책들에 둘러 싸여,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었다.
항상 생각하곤 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집근처였으면 하고.
그래서 저자가 참 부러웠다. 저자는 집근처에 있는 남산도서관과 서울도서관을 이용하며 책을 가까이 했다고 한다.
교양(敎養), 학문과 지식 그리고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또는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뜻하며, 인간의 정신능력을 일정한 문화이상에 입각, 개발하여 원만한 인격을 배양해 가는 노력과 그 성과를 의미한다.
괴테의 명언 중 이런 말이 있다.
"사람이란 무언가를 이루려면 우선 무언가가 되어야 한다. 무언가 위대한 것을 이루려면, 그 전에 자신의 교양을 높이 쌓아야 하는 법이고, 그 길을 가는 데 빠른 길이 바로 독서다."
교양을 쌓기 위해서는 독서는 필수이다. 학교에서 배운 것 이외의 내가 가지고 있는 기본 상식부터 역사, 법, 음악, 미술 등 모든 지식은 책에서 얻었다.
이렇듯 여러 분야의 책 읽기가 정말 중요한데 그 중 빼먹을 수 없는 분야가 바로 '고전'이다.
허나 고전 읽기를 꺼려하는 사람들도 많다. 왜 그럴까?
저자가 말하는 고전이 읽기 힘든 이유는 이렇다.
첫째, 고전은 과거의 사람이 쓴 책이다.
둘째, 과거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던 문체는 현재와 사뭇 다르다.
셋째, 고전 번역에 문제가 있어서다.
넷째, 아주 유명한 고전이라면 다르지만 어느 정도 유명한 고전이라면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에 다른 출판사가 번역본을 새로 번역해 더 이상 출간하지 않는다.
그러나 고전을 멀리할 수는 없다. 과거의 모든 것이 담긴 게 고전이기에.
그렇다고 고전을 다 찾아볼 수는 없기에, 저자는 추리고 추려 16가지의 교양을 책 한 권에 담아냈다.
철학자 볼테르, 작가 에밀 졸라, 유토피아 문학, 우화문학의 기원과 진화, 셰익스피어의 가장 짧은 비극, 한국의 국민소설 ‘춘향전’의 패러디, 경제사상가 세속의 철학자들, 컬처 코드와 글로벌 코드, 플루타크 영웅전, 장 자크 루소의 창의적인 혁명 사상, 인포그래픽 세계사,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 책 제목에 ‘부인’이 들어간 소설, 존 스튜어트 밀과 페미니즘, 박식가 폴리매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존 스튜어트 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영국의 정치경제학자인 존 스튜어트 밀은 알다시피 대표작인 <자유론>이 있다.
밀은 여권신장을 위해 노력했는데, 자유당 소속으로서 여성 참정권을 선구적으로 외친 최초 영국 하원의원이기도 했다.
그가 이토록 관심을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친구이자 부인인 해리엇 테일러 때문이었다.
다른 남자의 부인이었던 해리엇은 두 아이를 키우고 있었는데 해리엇 남편의 허락으로 무려 20여년 간 서로 우정을 나누었다고 한다.
그 후, 해리엇의 남편이 죽고 둘은 결혼하였고 해리엇이 사망하기까지 7년간의 결혼생활을 하였다.
해리엇은 페미니스트였는데 여성도 남성과 동등한 직업을 가져야 하며 남성과 분리된 영역 내에서 살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고 한다.
해리엇의 사망 이후 해리엇의 막내딸인 헬렌 테일러 또한 페미니스트였는데 15년간 밀의 최측근으로서 보필했다고 알려진다.
이후, 밀이 숨을 거두면서 헬렌에게 마지막 말을 남겼다고 한다.
"나는 내 일을 다 끝마쳤다."
실상 지금도 남녀차별이 분명 존재하는데 과거는 얼마나 더 심했겠는가.
과거 여권신장을 위해 목소리를 낸 밀 같은 위인들이 없었다면 좀처럼 달라진 게 없었을 것이다.
이전부터 여러 사건들로 인해 페미니즘, 여혐, 남혐 등 극단적인 성차별적인 단어들이 나오면서 심각한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물론 남녀평등은 당연하다 생각하고 여권신장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게 맞다고는 생각하는데, 상식적인 페미니즘에 동의하는 것이지 비상식적인, 극단적인 페미니즘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전에 과외수업을 하면서 페미니즘과 관련된 나의 생각을 정리해놓은 게 있는데 페미니즘 도서 리뷰를 올리며 같이 올려볼까 한다.)
실은 페미니즘 관련 도서를 몇 권 읽었는데 아무래도 SNS에 못 올리게 되는 것 같다. 이전에 한번 올렸다가 (비상식적인) 어떤 사람에게 욕을 먹은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이없긴한데 (비공 계정이라) 여자인지 남자인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읽고나서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몰상식한 말을 나에게 쏟아냈었다.
그런 적이 처음이라 무서운 마음에 페미니즘 관련 도서 리뷰는 아예 안 올리게 되었는데 아마 당시 시기가 여혐, 남혐이라는 단어로 들끓을 때라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휴, 그 때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무섭다. 이제는 올려도 되겠지? 이제는 올려도 될 것 같다.
알면 도움이 되는 16가지의 교양이 담겨있어 '알참'을 담고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내용을 어렵지 않게 풀어내서 머릿속에 쏙 쏙 들어올 것이라 장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