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타지물의 근간이 되는, 『그림이 있는 북유럽 신화』 ♡
『하나, 책과 마주하다
어린 시절, 상상력을 최고조로 이끌게 한 만화가 있었으니 바로 【그리스 로마 신화】였다.동화책으로 된 '신들의 탄생'과 '황금사과 이야기'를 읽었을 때 나에게 꽤나 충격이었다.그런 이야기를 처음 접하기도 했지만 그 당시에는 너무 어려서 비행기를 타고 저 먼 나라에 실존했던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아마 너무 어렸을 때 처음 접하는 판타지물이라 그랬던 것 같다.누구나 한번쯤 읽어봤을 만화책 「그리스 로마신화」는 십 몇 권부터 그림체가 바뀌어서 실망감에 만화책은 딱 거기까지밖에 보지 않았었다.그 후, 토머스 불핀치 작가가 지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은 게 전부였다.기회가 생기면 또 읽어야지 했다가 이참에 폭넓게 읽고싶어 선택한 책이 바로 『그림이 있는 북유럽 신화』이다.잠자는 시간도 잊은 채 푹 빠져 읽을 만큼 재미있었다.
그리스 신화와 북유럽 신화는 비슷하지만 다르다.그리스 신화에서 세상은 카오스(혼돈)라는 씨앗에서 시작되는데 이 혼돈에서 세상 모든 만물과 신들이 태어난다.허나 그리스 신화에서 티탄족을 제압하고 올림푸스 신족이 조직적으로 발전하는 것처럼 혼돈에서 시작하지만 세상은 점차 질서가 잡혀간다.북유럽 신화 또한 어둠(혼돈)에서 시작된다.이 어둠이라는 말은 "땅도 바다도 공기도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_p.15어둠에서 무스펠헤임(불의 나라)과 니플헤임(얼음의 나라)이라는 두 공간이 만들어진다.그리스 신화와는 달리 북유럽 신화는 무스펠헤임과 니플헤임의 충돌과 갈등으로 만물과 신들이 태어난다.알다시피 불과 물은 공존할 수 없는 상극이다. 즉, 겉으론 드러나지 않아도 내부에서는 엄청난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북유럽 신화의 최초 생명체는 서리 거인인 이미르와 거대한 암소인 우둠라이다.그리스 신화에서 등장하는 티타족보다 훨씬 큰 이미르는 태어나자마자 우둠라의 젖을 먹으며 살았다.우둠라의 젖을 먹으며 거인 자식들을 만들어 낸 이미르.분명 생명체라곤 이미르와 우둠라뿐인데 이미르가 어떻게 자식들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일까?바로 잠든 이미르의 흘린 땀에서 자식들이 만들어졌다.왼쪽 겨드랑이에 고인 땀으로 남자, 여자거인 하나씩 만들었고 자신의 한쪽 다리로는 다른 쪽 다리와 짝을 이루어 머리가 6개 달린 거인을 만들어 냈다.이 세 명의 거인들이 바로 북유럽 신화의 모든 거인들의 조상이라 할 수 있다.그리스 신화에서도 물론 가이아가 우라노스를 (추측이긴 하지만) 땅으로 만들어냈다는 추측이 있는데 땀으로 생명체가 만들어지다니!
어벤져스 시리즈 그리고 이번 마지막 시즌으로 끝이 난 왕좌의 게임은 모두 북유럽 신화를 기초로 하고 있다.
어벤져스 시리즈 중 '토르'를 가장 좋아하는데 책에서도 토르와 로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 중 오딘이 애꾸눈이 된 이유를 알고 있는가?
오딘은 세상을 만든 뒤 여기저기 살펴보다 요툰헤임 쪽으로 뻗은 이그드라실의 뿌리에서 지혜의 샘을 발견하게 된다.
엄청난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그 샘물은 미미르가 지키고 있어 미미르의 허락이 떨어져야만 마실 수 있다.
신들의 왕인 오딘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미미르가 그에게 눈 하나를 요구하자 오딘은 망설임없이 자신의 눈 하나를 빼 그에게 주고 곧바로 샘물을 마셨다고 한다. 그래서 오딘이 한쪽 눈을 잃게 된 것이다.
어벤져스 중 '토르'를 좋아한다면 북유럽 신화를 푹 빠져 읽을 수밖에 없다. 나 또한 그랬으니깐.
읽다보면 어처구니가 없어 실소를 토해내기도 한다. 근데 이 또한 신화의 묘미인 것 같다.
신화이기에, 신화니깐 나올 법한, 상상 속 스토리가 전개되어 읽는 내내 온갖 상상력을 발휘하게 된다.
또한 책 곳곳에 삽화가 있어 보는 재미도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리스 신화와 관련된 책은 동화책으로도 만화책으로도 소설로도 접했지만 북유럽 신화를 이렇게 통째로 읽는 건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물론 왕좌의 게임, 토르부터 어벤져스까지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더 몰입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