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 린드그렌 탄생 110주년 기념 개정판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15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잉리드 방 니만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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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학원 출판사에서 나온 메르헨 전집에 있던 삐삐.
솔직히 어린 시절 읽은 삐삐는 어린 시절의 나에게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우연히 삐삐를 다시 접하게 된 것은 네이버 북의 오디오 북 소개란을 보고. EXID의 하니가 읽은 오디오북이 이벤트기간인지 무료로 대여할 수 있었다. 호기심에 눌러 보았는데 따뜻하면서도 다소 낮은 투의 목소리가 편안해서 순식간에 한 권을 귀로 읽을 수 있었다.
삐삐는 오히려 어른이 된 지금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대책없이 건강하고 명랑한 아이. 정작 그 시절에는 그게 얼마나 행복했던 것인지 몰랐던 어른에게 옛날 책을 펴고 읽던 그 시절의 나 자신을 계속 떠올리게 했던 소중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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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행방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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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쌓아온 사회적인 성숙을 올려다보며 나 또한 그와 동등한 높이까지 배우고 발전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사랑의 기본 중의 기본일 것이다. 상대의 잘못을 어디까지 용서하고 포용할 수 있느냐는 것은 상대를 향한 사랑의 진실성에 대한 가늠자가 된다.
-- 히가시노 게이고의 <연애의 행방> 옮긴이의 말중에서 --

기대를 너무 많이 했나?
놀랍도록 재미가 없었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이 책 전체에서 건질 것이라고는 옮긴이의 말의 이 구절 뿐이라고 하면 넘 잔인한 평일까?

사람 취향이야 천차만별이니, 궁금하다면 한번 속는 셈 치고 읽어보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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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농담이다 오늘의 젊은 작가 12
김중혁 지음 / 민음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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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때마다 느끼는 김중혁 소설의 특징은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생각해냈지?'하고 매번 놀라면서도 사람 하나하나가 구별되는 느낌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남녀노소 누구나 단지 얼굴, 나이, 직업 등등만 다를 뿐 똑같은 사람 같다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그 사람은 작가 자신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즉, 스토리는 재미있고 새롭지만 인물 하나하나의 개성은 느껴지지 않는다.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위해 그 자리에 갖다 놓은 느낌이다. 나는 인물 하나하나가 살아 있고, 캐릭터의 매력이 소설의 재미에 무엇보다 많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니까. 그러나 분명히 이런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도 많다고 본다. 어쨌든 이야기는 재미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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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부터 천천히
박솔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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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문에는 어딘가로 빠져버릴 가능성이 늘 있는 것일까. 다시 몇 개의 문을 통과하여 중환자실로 향해 가면 너는 몇 번째의 문에선가 다시 몸을 접어 나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어두운 곳에서 가만히 있기 위해 가만히 있는 것을 하기 위해 자꾸만 움직이는 일을 하게 되는 것일까.

의식의 흐름으로 이어진 소설이라 술술 읽힌다. 그게 이 소설의 장점이기는 하지만 내가 읽고 있는 이 글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도저히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희망 없는 세대와 미래 없는 시대를 사유하는 작가 박솔뫼의 네번째 장편소설. 다섯 권의 책을 내는 동안 박솔뫼는 문지문학상, 젊은작가상에 네 번 선정되었으며 문지문학상과 김승옥문학상을 수상했다. 이번 소설에서도 박솔뫼 특유의 '쉼 없이 흘러가다가 익숙해질 무렵 덜컥 변하는 리듬 같은 문체'와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아닌 공간'이 여전히 빛을 발한다. 

이 책에 대한 출판사의 소개이다. 희망도 미래도 없이 사는 사람들을 위한 글이라는 것을 내가 이 소설을 읽는 동안 과연 얼마나 느꼈는지는 잘 모르겠다. 독자를 위해 조금만 더 친절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아쉽다가도 그 아쉬움조차도 이 소설의 일부이고 또 전부라는 생각을 했다. 오래 전, 10년 전쯤 읽은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라는 일본 소설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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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 엠마뉘엘 베르네임 소설
엠마뉴엘 베른하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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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잘못 이해한 것일까.
산뜻하게 시작한 것 같던 커플의 이야기는 뒤로 갈 수록 눅눅해진 느낌이다. 마치 갓 구워진 예쁜 케이크를 샀는데 하루가 지난 뒤에야 먹고 났을 때 느껴지는 맛이랄까.
달콤한 말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것은 나에게는 어떠한 부분에서도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감정이 너무 깊어서 감히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면, 사랑이라는 감정은 당연히 자주자주 표현해 주어야 한다. 보고 싶다, 사랑한다, 미안하다, 질투가 난다, 걱정이 된다 등등. 상대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 내가 무너지지 않기 위한 방어에서 표현을 자제하는 것은 성숙하지도 않거니와 개인적으로도 사절이다. 이기적이고 서투른 남녀가 사랑을 하며 시행착오를 거쳐 사랑을 하기 전보다는 나보다 상대를 더 염려하게 된다는 이야기는 비록 진부하지만 고전적이다. 이것을 뒤집는다고 해서 전혀 새롭게 느껴지지도 않거니와 짜증만 돋울 뿐이다. 소설의 마지막에 다다를 때까지 여자는 어떠한 의미있는 변화도 느껴지지 않았고 남자의 경우에는... 내가 잘못 읽었나 의심하여 반복하여 결말을 읽을 정도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연애를 다룬 소설이 그렇게까지 바람직할 필요가 있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남녀 주인공이 전혀 매력이 있지가 않다. 저런 사람을 만나봤으면 좋겠다, 거나 부족하고 이기적이지만 그 단점마저도 사랑할 수 밖에 없다, 는 것이 소설 읽는 내내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전부 다르게 정의할 수 있겠지만. 과연 나는 이 소설 속 두 남녀의 행위를 사랑이라고 볼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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