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의 피아니시모
리사 제노바 지음, 민승남 옮김 / 세계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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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앨리스는 계속 가고 싶었지만 얼어붙은 듯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어디로 가야 할지를 몰라서였다.
앨리스,그녀는 하버드대학 심리학과 교수로 50세의 여성이다. 그런 지성인이 강의를 하다가 혹은 길을 걷다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려했는지 단어를 생각하지 못하거나 갈 길을 잃어버리고 만다. 폐경기라 그런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하지만 반복되는 일들이 있어 그녀는 병원으로 향한다. 누구나 과중한 일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보면 그런 일들이 가끔 일어난다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되는데 그녀는 자신이 점점 이상해지고 있음을 느꼈다. 폐경으로 인한 건망증도 아니고 뇌종양으로 인한 기억상실도 아닌데 그럼 무엇일까.

그녀의 병명은 단기 기억 장애,조발성 알츠하이머이다. 나이가 많이 든 사람들에게나 오는 것이 치매인줄 알았는데 한참 팔팔한 나이이며 사회의 저명한 지성인이라고 할 수 있는 그녀에게 생각지도 못한 일은 언제부터인가 서서히 그녀의 기억을 지우고 있었다. 자신의 기억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이 책은 치매환자를 둔 보호자가 아닌 환자 자신, 조발성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앨리스 자신의 입장에서, 그녀의 눈으로 그려지는 소설이다. <어머니를 돌보며>란 책에서는 치매환자의 어머니를 돌보는 보호자의 입장에서 썼지만 환자나 보호자나 똑같은 고통을 앓는 이야기로 눈물샘을 자극했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인 앨리스는 알츠하이머 환자이지만 환자를 둘러싼 가족들의 이야기와 함께 부합하여 병마와 싸우는 이야기가 가끔 울컥 가슴을 울린다. 

세자녀중 위로 둘은 부모을 채우는 대학을 나와 삶을 살고 있지만 막내 리디아는 '연기'를 한다며 대학도 가지 않고 홀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간다. 그런 그녀를 이해못하던 앨리스, 하지만 남편 존은 막내 리디아에게 똑같은 자식이라며 그녀의 뒷바라지도 하고 연기도 가서 보기도 한다. 리다아를 이해 못하던 앨리스, 자신이 알츠하이머를 앓게 되면서 리다아의 연기대본도 읽어보기도 하고 그녀의 도움을 받거나 연기구경을 가면서 그녀를 이해하게 된다. 남편 존 또한 자신의 분야에 좀더 열중하고 싶어 하기도 하고 아직 아내의 병을 받아 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지만 가족들은 함께 앨리스의 병인 알츠하이머와 함께 한다. 사랑이 있어 그녀는 치매환자이지만 치매환자를 위한 강의를 위해 강당에 서도 당당하고 아직 그녀에게 기억이 남아 있다는 것이 존재가치를 알려준다.

치매, 만약에 가족중에 치매환자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친정동네에 친정엄마의 친구분이 치매환자이시다. 우리집 텃밭에 심겨진 콩이며 고추 나를 위해 심었다는 맛있는 포도는 그 열매를 구경도 못하고 치매환자이신 할머니의 몫으로 어느해 모두 잃어야했다. 할머니는 동네에서 유명인이 되다시피 하기도 했다. 어느집 밭을 털기도 하고 어느날은 수렁에 빠져 있기도 하고 어느날은 남의 논에서 허우적 거리다 지나는 사람들에 의해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지만 그런 일들이 겹치다 보니 골치거리,문제의 할머니가 되고 말았다. 그런 이야기를 엄마에게 전해 듣다가 '엄마는 치매가 아니라 다행이다. 아버지도 그렇고.. 엄마는 기억은 참 밝아.' 했더니만 엄마가 말씀 하시길 보건소에서 치매예방 약을 처방받아 얼마간 드셨다는 것이다. 환갑이 넘으신 아버지의 미역국을 어느날 올케가 '생일날 무국을 드시면 치매 안걸린데요..' 하며 미역국 대신 소고기무국을 끓이더니 계속된 무국에 엄마와 아버지가 실망을 하시고는 내게 넌즈시 말씀 하셨다. '살면 얼마나 산다고 니 올케는 아버지생일날에 무국이라니..' 서운하신듯 했다. 올케에게 살짝 이제 미역국 끓여 드리라고 웃으며 말했더니 올케는 미역국을 끓이며 '어머니가 아무 말씀 없으시길래 괜찮은지 알았죠.' 하셨다. 그래서일까 엄마와 아버지는 치매기가 없으시다. 아니 정정하고 밝은 기억력을 갖고 계셔서 천만다행이다. 

나이 먹어서는 병의 진행상황도 더디다고 했다. 암도 그렇고 치매도 그렇고. 하지만 젊은 나이에 병이 오면 겁잡을 수 없이 빠르게 병은 그 사람을 잠식해 들어간다. 조발성 알츠하이머도 그런것 같다. 속도가 빠르기에 그녀는 난감하다. 하버드 교수직도 그만두고 그녀는 집에서 암훌한 시간을 보낸다. 거실바닥의 양탄자가 바닥에 뚫린 구멍인줄 알고 밖에도 못 나가고 그런 자신이 비참하여 통곡을 하듯 운다. 옆에 그녀가 앉아 있어도 식구들은 그녀가 없는듯 그녀에 대한 말을 한다. 아직은 그녀에게 '의식,기억'이란 것이 존재를 하는데도 그녀의 존재를 잊는다. 그런 상황이 온다면 어떠할까. 가슴이 먹먹해진다. 집안에 환자가 한사람만 생겨도 그 집안은 참 침울하다. 다른 곳이 아픈것이 아닌 기억을 잃는다는 것은 참 슬픈일인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가족까지 못 알아보는 그런 날이 온다면 미래를 위해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준비해 놓아도 그 '열쇠'마져 열고 들어가지 못한다. 거기에 나 혼자 몹쓸 병에 걸린다면 다행이지만 그것이 '유전' 이 된다면 나의 딸이나 아들에게 그 미래의 손자들에게 나타난다면 그들의 미래는 어떻게 한단 말인가. ' 아버지,만족하세요? 그 거지 같은 DNA를 물려줘서.그러니까 아버진 우리 모두를 죽이는 셈이 되네요. 가족을 다 살해하는 기분이 어때요?' 

'이런 병에 걸려서 정말 미안해요. 상태가 얼마나 더 악화될지 생각만해도 끔찍해요. 언젠가는 당신을 보면서도, 사랑하는 이 얼굴을 보면서도 누군지 모를 거란 사실도 견딜 수가 없어요.' 

'넌 참 아름다워. 널 보면서도 네가 누군지 모를까 봐 두려워.'
'언젠가 엄마가 저를 몰라보게 된다고 해도 제가 엄마를 사랑한다는 건 알 거예요.'
'너를 보면서도 네가 내 딸이란 것도 모르고 네가 날 사랑한다는 것도 모르면 어쩌지?'
'그럼 제가 엄마한테 사랑한다고 말할 거예요. 엄만 제 말을 믿을 거고요.'

아플때 가족이 옆에 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된다. 아플때 옆에 있는 사람이 제일 고맙고 생각이 나는데 가족만한 힘이 없을 것이다. 가족의 사랑이 있어 기쁨도 슬픔도 병마도 함께 하니 그녀의 고통이 조금은 덜어진듯 하다. '사랑'으로 병을 완전히 이길수는 없지만 '피아니시모' 더디게 그녀의 기억을 붙잡은 듯 하다. 병이 자신의 기억을 지워 없애버렸지만 본능일까 자신의 손자들을 안고 어르고 내리사랑을 전하는 그녀, '내가 그리워요.' 지난날의 자신을 그리워 하는 그녀가 가끔 정신이 온전할때 내 뱉는 말들이 가슴을 울린다. 그녀가 자신의 병을 알고 미리 대처했기에 이별을 준비할 수 있었지만 만약게 그녀가 단순한 건망증으로 받아 들였다면 상황은 달라졌으리라. 누군가의 마침표를 준비한다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약할 수 없기에 더 난감하기도 하고 그 아픔을 내가 대신 할 수 없어 더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 이 소설을 읽으며 지금 폐암과 싸우고 계신 친정아버지 생각이 나서 가끔 혼자서 눈물을 많이 흘렸다. 나는 아버지의 마지막을 어떻게 준비하고 받아 들여야 할까? 아직 준비된것도 없고 그 마지막을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만 아직까지 아버지가 곁에 계신것만으로 큰 힘이 되어 주고 계신데 나를 사랑하는지,당신을 사랑하는지 잃어버리면 어떤가. 존재만으로 큰 힘이 되고 있다면 그것이 마지막까지 삶의 의미일텐데... '내 기억의 피아니시모' 한동안 소설의 여운속에서 헤어나지 못 할 듯 하다. 내 현재의 삶에 더 충실하고 하루하루 고맙게 여기게 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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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초콜릿이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남자는 초콜릿이다 - 정박미경의 B급 연애 탈출기
정박미경 지음, 문홍진 그림 / 레드박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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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연애탈출기라고 해서 간단하게 보았다. 연애기간을 길게 갖지 않고 결혼을 한 난 연애에 대한 '환상' 이나 로망같은 것이 없다. 연애를 필수처럼 즐겨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렇다면 A급연애는 무엇이고 B급연애는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요즘 '골드미스' 등 사회적이 문제가 되고 있는 '저출산' 등을 고려해볼때 예전과는 다르게 여자들의 연애방식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복종이나 순종적인 것에서 벗어나 '자신의 자유'를 찾는 자유연애라고 해야할까, 결혼보다는 연애를 즐기는 족들이 늘어난 것은 사실인듯 하다.

미혼인 독자들이 읽는 맛과 기혼자인 독자가 읽는 이 책의 맛은 다르리라 본다. 나의 입장에서 본다면 연애가 '유희' 로 되어진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됐다. 여자입장에서 이야기들이 다루어졌지만 상대남자들도 보면 깊이 있는 연애보다는 한때를 즐기듯 하는 연애가 많이 포착이 되어 요즘 세태의 한조각을 들여다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라는 책이 생각나기도 했는데 연애도 결혼도 정답은 없는듯 하다. 어떻게 즐기고 선택을 하느냐는 자신에게 달려 있는 문제이긴 하지만 긴연애의 끝을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서보면 후회를 하는 친구들이 많다. 지금은 어느정도 나이를 먹고 아이들도 크고 보면 연애만 즐기며 자신의 삶을 산다고 했던 친구들은 늦은 나이에 출산과 더불어 시작된 삶에 버거워 하는 것을 많이 보아서인지 20,30대 많이 즐기겠다는 그녀들의 반란과 같은 연애담을 지금은 박수를 칠 수 있지만 어짜피 결혼을 위한 연애라면 서두르라고 충고하고 싶다. 지금도 결혼을 하지 않은 친구가 종종 있다. 그런 친구들은 아이들이 어느정도 큰 친구들의 삶을 보면서 후회를 많이 하며 결혼을 서두르려는 친구들도 있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연애도 아닌 결혼을 전재로 한 연애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한숨을 쉬는 친구들이 있다.그때야 즐기고 자유를 누리는 것이 우선이겠지만 미래를 위하여 좀더 깊이 있는 연애를 하라고 하고 싶다.

남자는 초콜릿이다. 초콜릿처럼 달콤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쌉싸름하기도 할 연애,그 연애에 정답은 없겠지만 넘 즐기려 하는 연애도 어떻게 보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한번쯤 달콤한 연애로 결혼에 성공할 수 있는 연애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본다. 초콜릿처럼 빨아 먹다 연애보다는 연애의 종착지가 될 수 있는 연애는 어떨지. 결혼생활을 할만큼 하고 단물이 빠질만큼 빠져서인지 그리 큰 공감은 가지지 못한 책이지만 그때를 살고 있는 여자들이라면 '아하' 하는 공감을 하며 읽는 분들도 많은 듯 하다. 나의 영원한 반쪽을 만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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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물고기>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4월의 물고기
권지예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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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상에서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과녁을 향한 화살처럼 직선으로 꽃힐 수 있다면 결코 외롭지 않을 것 같다.’

그들의 사랑을 운명적인 만남이라 해야 할까? 소설을 잡은 순간부터 손에서 놓지 못하고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꿈꾸는 마리오네뜨> <꽃게 무덤> <붉은 비단보>를 읽어보려고 몇 번 잡았다가 놓았는데 이 작품으로 작가를 확실하게 기억하게 되었다.소설은 연애소설에서 추리소설로 발전하여 뒷부분은 섬뜩하다고 해야할까 연애소설로 이어지길 바랬는데 추리소설이 되어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전반부의 서인과 선우의 연애는 아릿하면서도 무언가 벽이 그들사이에 가로막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아픔을 간직한 그들의 사랑이 아름답게,해피하게 끝나길 바랬는데 바람과는 다르게 전개되고 영화의 제목인 ’지금 만나러 갑니다.’ 나 ’천사와 악마’의 다중인격등이 나와서일까 많은 것들을 믹스한 기분도 들었다.

’결국 만나야 할 운명은 언젠가는 만난다.’
진부하던 연애소설은 한남자의 다중인격으로 인한 살인이 들어나면서 추리소설로 반전을 거듭하면서 서인과 선우의 불우한 과거 유년기의 삶이 들어난다. 어린시절 아버지의 죽음과 엄마의 떠남을 죽음으로 간주하던 소녀가 몽유병을 잠시 앓으면서 만나게 된 남자, 하지만 그녀의 기억은 지워지고 없다. 자신의 아이가 ’엄마’ 라고 부르지도 못하는 그녀에겐 되찾아야 하는 기억이 있고 그 기억의 스멀스멀 수면으로 떠오를때 서서히 들어나는 선우의 정체. 그 또한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쌍둥이였지만 의붓아버지때문에 여동생을 자신의 손으로 죽여야만 했던 그, 그의 정체모를 ’악마’ 는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자신안에 ’천사와 악마’를 간직하고 살아가야 하는 남자 선우, 그런 그의 선한 천사의 면만 바라보던 서인은 부표처럼 떠오르는 선우의 악마기질을 보게 되고 자신의 사랑에 물음표를 가지게 된다.

’사랑은 행복한 우연이고 불행한 우연은 죽음이다.’
그녀가 그릴려고 한것은 연애일까 심리일까. 흡입력이 강한 소설이었지만 우연이 너무 많이 노출이 되고 꼭 사랑이 죽음으로 치달아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사랑의 끝을 죽음으로 처리하려 한 것일까. 그래야만 악마의 기질이 구제를 받는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그녀에게 남겨진 ’사랑의 씨앗’ 이 행복보다는 남자에 대한 복수,사랑에 대한 복수처럼 느껴져 안쓰럽다. 소설이 비극으로 끝나 더 느낌이 안좋았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지만 힘들고 운명적인 사랑이었으면 극복하여 다른 결과를 보여주었더라면 하는 감이 있지만 이 소설을 계기로 작가는 다른 세상을 노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더불어 어린시절 가정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새삼 느꼈다. 아이들 성장에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큰 몫을 하는지 좀더 내 아이들에게 ’사랑’ 을 베풀어야 겠다는 생각을 가져보기도 했다.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처럼 보고 느낀대로 따라하는 것 같아 사랑이 충만한 울타리 안에서 삐뚫어지지 않고 올바른 길로 나아가는 지식인으로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보며 이 작품을 계기로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과 함께 4월과 호수를 생각하면 이 작품이 떠오를듯 하다. 작은 보랏빛 제비꽃에 앵글을 맞추던 선우처럼 이제 봄이 되면 보랏빛 제비꽃을 찾으러 다녀야 할텐데 보랏빛 세상에 갇히게 만든 남자 선우, 그를 잊지 못할 듯 하다. 

’보랏빛 저녁이 깊어지고 있었다. 속죄와 보속을 상징하는 보라색 제의의 옷소매처럼 노을이 하늘을 뒤덮기 시작했다. 그 색깔은 순결했던 한 어린 소녀의 이생에서의 마지막 얼굴빛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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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한지 1 - 밤이 깊을수록 별은 빛나고
김정산 지음 / 서돌문학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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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을 읽는 것은 정말 재밌다. 역사를 잘 알지 못해도 소설을 읽다보면 사랑과 역사와 음모가 가미된 역사는 한동안 그 속에서 소용돌이에 휘말리기에 안성맞춤이다.김정산의 <삼한지10권> 은 그런 의미에서 오래간만에 전집에 손을 된 작품인데 한참 시끌벅적한 삼한시대인 고구려 백제 신라중에서 1권은 신라의 진흥왕때부터 시작이다. 진흥왕 사후의 왕권을 향한 시끄러움과 남녀의 사랑 그리고 액션적인 면이 잘 어우러져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작가의 말중에서 '고작 80년에 불과한 중국 삼국시대는 국경을 넘고 대를 이어 무섭게 전파되는데 수백 년간 이 땅에 존속했던 우리 삼국시대는 여전히 사료와 학문의 울타리에 갇혀 전문가가 아니면 알기조차 어려웠다.' 라는 말과 '지금 우리 말과 글은 너무도 오염이 심해서 어디서부터 무엇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우리 자신도 모를 지경이다. 나 역시 잘못된 국어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순수한 우리 문장으로 글을 쓰는데  무척이나 애를 먹었다.물론 이  작품에도 그릇된 문장이 아주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오염된 문장을 배격하고 본래 우리 문장을 되찾아 쓰려는 노력은 계속 해야 한다.' 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역사를 고증하기 위하여 전국을 누비고 문장을 바로 쓰기 위한 작가의 노력이 있다하니 작품을 좀더 성의있게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며 읽게 되었다.

처음 등장한 인물 '한돈' 으로 인해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게 된다. 그의 숙부인 골평 그리고 그가 찾아간 고우도도 그리고 낭지스님과 용춘과 서현과 만명아씨 그리고 성보와 비형 도령등을 통해 얼키고 설킨 역사의 실타래 속에서 그들의 만남과 사랑은 예사롭지 않은 또 다른 역사가 됨을 이야기 한다. 문장에 충실해서 딱딱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읽는데 무리없이 재밌다. 잠깐 등장하는 서현과 만명 아씨의 사랑이 역사를 움직일 인물인 '유신'을 낳고 백정대왕과 마야 왕비의 막내 딸인 '선화'가 어찌 하여 백제의 '서동'을 찾아가게 되는지 '서동요'는 드라마를 보았지만 오래 되었고 '선덕여왕'은 보지 않았으나 이 작품이 두 드라마의 모태 역할을 하였다니 좀더 흥미를 가지고 읽게 되기도 하였다. 

선화의 등장으로 2권은 '서동과 선화공주'의 이야기로 시작되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역사소설이라 다른 소설에서 겹치는 부분들이 있겠지만 작가의 노력이 깃들어서인지 물흐르듯 이어져 나가는 이야기에 정신을 놓다보면 역사는 저만치 흘러가 있다. 그 역사속에서 인물 한사람 한사람 생생히 살아 있는듯 하여 생동감이 느껴져 빨리 읽고 싶은 생각뿐이지만 귀한것일수록 서두르지 않고 읽고 싶다. 급하게 대하다 보면 체할 수 있으니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지는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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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깨어 있네
이해인 지음 / 마음산책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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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학교>에서 나는 새롭게 수련을 받고 나온 학생입니다. 희망이란 단어가 퍽 새롭게 다가오는 날들입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신작시와 함께 그간 암투병으로 병원생활을 하시며 작성하신 '일기' 가 함께 있는 책이다. 시집 <엄마>에서는 친정엄마에 대한 구구절절함이 베어 있더니 이 책에는 수녀님의 말씀처럼 '고통의 학교'를 거쳐 나오셔서인가 '희망' 에 대한 말씀이 많이 자리하고 있어 읽는 동안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나 또한 친정아버지가 암투병을 하고 계시고 나도 작년 교통사고로 인하여 병원생활을 두달정도 하고 지금까지 물리치료를 다니고 있으니 병원과 가까이 있어서인지 와 닿는 부분들이 넘 많아 그때 생각도 나고 수녀님의 활짝 웃는 얼굴이 넘 좋아 내게 '희망'의 바이러스가 감염된 듯한 느낌을 받은 책이다.

새로운 맛... 물 한모금/ 마시기 힘들어하는 내게/ 어느날/ 예쁜 영양사가 웃으며 말했다// 물도 음식이라 생각하고/ 아주 천천히 맛있게/ 씹어서 드세요// 그 후로 나는/ 바람도 햇빛도 공기도/ 음식이라 여기고/ 천천히 씹어먹는 연습을 한다// 고맙다고 고맙다고/ 기도하면서- // 때로는 삼키기 어려운 삶의 맛도/ 씹을수록 새로운 것임을/ 다시 알았다// 

물 한모금이 우리 몸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내가 건강할때는 물이 필요없을 때는 알지 못하지만 그 물한모금 삼키는것조차 힘겨울때, 그 물한모금이 절실히 내 몸에 필요할때는 그 가치는 정말 대단하다. 물한모금 허투루 먹지 않고 꼭꼭 씹어 먹듯 해야 한다는 것을 내 몸에 빨간불이 켜지고 느끼지만 사실상 다시금 건강을 되찾는다면 또 그 가치를 잊어버리고 만다. 희망 또한 그와 같을 것이다. 

희망은 깨어 있네... 나는/ 늘 작아서/ 힘이 없는데/ 믿음이 부족해서/ 두려운데/ 그래도 괜찮다고/당신은 내게 말하는군요// 살아 있는 것 자체가 희망이고/ 옆에 있는 사람들이 다 희망이라고/ 내게 다시 말해주는/ 나의 작은 희망인 당신/ 고맙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숨을 쉽니다/ 힘든 일 있어도// 

새해 들어서면서 여고시절부터 친구이던 옆동네 사는 친구의 남편이 갑자기 중환자실에 들어가는 일이 발생을 했다. 지금은 건강을 되찾았지만 정말 하루아침에 친구는 천국과 지옥을 갔다 온 것 같다며 울며 전화를 걸어 온 적이 있다. 그 친구와 전화를 하며 첫마디가 '희망을 잃지 말자' 이고 '너희 부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니 희망은 곧 찾아 올거야, 아직은 우리에게 희망이 있어' 라고 했는데 정말 기적처럼 희망이 찾아오고 친구들은 옆에서 '희망의 빛' 이 되어 주었다. 그래서였을까 중환자실에서 일반실로 이제는 건강을 되찾아 일상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어떤 어려움에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면 희망은 곧 내것이 되듯 나에게 온다.믿음이란 아픔이 있을때 더 강해지는 것 같다. 그런 믿음은 곧 삶에 큰 힘이 되어 주기도 한다.고통의 학교에서 수련을 받고 나오신 수녀님이 건강하시길 바라는 마음에 이 책을 사인본으로 얼른 구매를 했다. 좀더 수녀님의 체온을 느끼듯 <희망>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몇 번이고 꽃그림같이 이쁜 사인을 들여다 보며 읽었던 병상일지는 희망을 놓지 않으셨던 수녀님이 다시금 고통이 묻어 있지만 희망으로 가득한 시들로 우리에게 돌아와 넘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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