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깨어 있네
이해인 지음 / 마음산책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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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학교>에서 나는 새롭게 수련을 받고 나온 학생입니다. 희망이란 단어가 퍽 새롭게 다가오는 날들입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신작시와 함께 그간 암투병으로 병원생활을 하시며 작성하신 '일기' 가 함께 있는 책이다. 시집 <엄마>에서는 친정엄마에 대한 구구절절함이 베어 있더니 이 책에는 수녀님의 말씀처럼 '고통의 학교'를 거쳐 나오셔서인가 '희망' 에 대한 말씀이 많이 자리하고 있어 읽는 동안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나 또한 친정아버지가 암투병을 하고 계시고 나도 작년 교통사고로 인하여 병원생활을 두달정도 하고 지금까지 물리치료를 다니고 있으니 병원과 가까이 있어서인지 와 닿는 부분들이 넘 많아 그때 생각도 나고 수녀님의 활짝 웃는 얼굴이 넘 좋아 내게 '희망'의 바이러스가 감염된 듯한 느낌을 받은 책이다.

새로운 맛... 물 한모금/ 마시기 힘들어하는 내게/ 어느날/ 예쁜 영양사가 웃으며 말했다// 물도 음식이라 생각하고/ 아주 천천히 맛있게/ 씹어서 드세요// 그 후로 나는/ 바람도 햇빛도 공기도/ 음식이라 여기고/ 천천히 씹어먹는 연습을 한다// 고맙다고 고맙다고/ 기도하면서- // 때로는 삼키기 어려운 삶의 맛도/ 씹을수록 새로운 것임을/ 다시 알았다// 

물 한모금이 우리 몸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내가 건강할때는 물이 필요없을 때는 알지 못하지만 그 물한모금 삼키는것조차 힘겨울때, 그 물한모금이 절실히 내 몸에 필요할때는 그 가치는 정말 대단하다. 물한모금 허투루 먹지 않고 꼭꼭 씹어 먹듯 해야 한다는 것을 내 몸에 빨간불이 켜지고 느끼지만 사실상 다시금 건강을 되찾는다면 또 그 가치를 잊어버리고 만다. 희망 또한 그와 같을 것이다. 

희망은 깨어 있네... 나는/ 늘 작아서/ 힘이 없는데/ 믿음이 부족해서/ 두려운데/ 그래도 괜찮다고/당신은 내게 말하는군요// 살아 있는 것 자체가 희망이고/ 옆에 있는 사람들이 다 희망이라고/ 내게 다시 말해주는/ 나의 작은 희망인 당신/ 고맙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숨을 쉽니다/ 힘든 일 있어도// 

새해 들어서면서 여고시절부터 친구이던 옆동네 사는 친구의 남편이 갑자기 중환자실에 들어가는 일이 발생을 했다. 지금은 건강을 되찾았지만 정말 하루아침에 친구는 천국과 지옥을 갔다 온 것 같다며 울며 전화를 걸어 온 적이 있다. 그 친구와 전화를 하며 첫마디가 '희망을 잃지 말자' 이고 '너희 부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니 희망은 곧 찾아 올거야, 아직은 우리에게 희망이 있어' 라고 했는데 정말 기적처럼 희망이 찾아오고 친구들은 옆에서 '희망의 빛' 이 되어 주었다. 그래서였을까 중환자실에서 일반실로 이제는 건강을 되찾아 일상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어떤 어려움에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으면 희망은 곧 내것이 되듯 나에게 온다.믿음이란 아픔이 있을때 더 강해지는 것 같다. 그런 믿음은 곧 삶에 큰 힘이 되어 주기도 한다.고통의 학교에서 수련을 받고 나오신 수녀님이 건강하시길 바라는 마음에 이 책을 사인본으로 얼른 구매를 했다. 좀더 수녀님의 체온을 느끼듯 <희망>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몇 번이고 꽃그림같이 이쁜 사인을 들여다 보며 읽었던 병상일지는 희망을 놓지 않으셨던 수녀님이 다시금 고통이 묻어 있지만 희망으로 가득한 시들로 우리에게 돌아와 넘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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