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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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지붕 위에서 희미하게 반짝이는 달들을 셀 수도 없었고
벽 뒤에 숨은 천 개의 찬란한 태양들을 셀 수도 없었네.”

책의 제목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은 17세기 유명한 페르시아 시인인 사이브에타브리지(saib-e-tabrizi)가 카불에 대해 노래한 시에서 따왔다.
 
하라미(사생아를 비하하는 말)로 태어난 마리암은 엄마와 함께 숲속 오두막에서 살아간다. 그의 아버지는 잘릴 한으로 재산도 많고 그에겐 부인도 셋이나 있으며 자식이 마리암을 포함하여 열한명이나 된다. 다른사람들은 모두 그의 집에서 살았지만 그녀는 하라미라는 이유로 그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엄마에게는 마리암이 전부인데 마리암은 아버지의 자식들속에 포함되기를 늘 꿈꾼다.아버지의 자식들이 식료품을 가져다 주기 위하여 오두막집에 와도 엄마는 늘 경계를 하여 그녀의 주머니에는 작은돌들이 가득하다.마리암에게는 코란을 가르치러 오는 파이줄라 선생이 그녀가 세상으로 나가는 대변인처럼 받아들여진다.
 
어느날,그녀의 생일날 함께 하길 원했던 아버지가 나타나지 않자 그녀는 그의 집으로 무작정 간다. 그의 집앞에서 제지당하여 들어가지도 못하고 밤을 샌 마리암을 다음날 집으로 데려다 주던 하인이 문득 발견한 엄마 나나의 죽음,그녀를 떠나 잘릴에게 가면 죽어 버리겠다던 엄마는 그녀가 떠난후에 자살하고 만다.엄마의 죽음으로 인하여 잘릴의 집으로 들어가지만 잘릴과 그의 부인을 그를 떼어놓기 위하여 라시드에게 시집을 보낸다. 한번 상처한 라시드는 그녀보다 나이가 많은 사십대에 구두방을 운영하는 사람이지만 그녀에게 무척이나 자식을 원한다. 하지만 첫 임신부터 유산을 거듭하던 그녀는 일곱번이나 유산을 하고는 아이를 갖지 못한다.
 
한편 마리암의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교사가 살고 있었는데 그들은 두 아들을 두고 늦둥이로 딸 라일라는 얻는다. 그녀에게는 전쟁에 나간 두 오빠를 대신하듯 남자친구인 타리크가 그녀와 삶을 함께 한다. 전쟁에 나갔던 두 오빠는 전쟁터에서 처참하게 생을 마감함으로 엄마의 삶은 어둠으로 잠수하고 만다. 한편 아버지는 교사직에서 쫒겨나 빵집에서 일을 하며 살았지만 그들의 삶은 전쟁으로 인하여 늘 어둡다.전쟁을 피하여 옆에 살던 타리크가 떠나고 친구들의 죽음을 맞이한 라일라도 카불을 떠나고 싶어 하지만 엄마가 좀처럼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그러던 차에 카불을 마침내 떠나기로 하고는 짐을 싸던통에 포탄이 집을 강타해 아버지와 엄마가 죽게 되고 라일라도 커다란 상처를 입고 집더미에 깔린것을 라시드가 구해 그의 집으로 데려가게 된다. 마리암과의 관계가 소원하던 차에 라시드는 라일라에게 타리크가 죽었다며 거짓으로 그의 죽음을 믿게 한 후 그녀와 결혼을 한다. 그녀도 마침 뱃속에서 타리크의 분신이 자라고 있음을 감지하고 그의 결혼을 받아 들인다.
 
마리암은 자기의 자리마져 빼앗길까봐 그녀에게 촉수를 곤드세우고 그녀와 늘 불편한 관계를 맺는다. 한편 라일라는 딸을 낳고 딸로 인하여 그녀의 삶은 딸이 모두 차지하게 되고는 서서히 딸과 라시드에게서 떠날 준비를 하던차에 마리암과 함께 떠나자고 제안을 한다. 라일라의 딸에게서 모성애를 느꼈던 마리암은 그녀와 함께 도주를 하지만 일이 뜻대로 대지 않아 다시 집으로 가게 된다.
 
라시드는 마리암에게 행하는 폭력을 라일라에게도 행하게 되고 그러므로 라일라와 마리암은 하나로 단결할 수 있게 된다. 라시드의 사이에서 아들 잘마이도 태어나고 아들과 아버지는 무척이나 결속력이 강한 삶을 살아가고 딸인 아지자는 뒷전으로 밀려 나는데 그런 한편 구두가게에 불이나 궁핍한 삶을 살게 되어 아지자를 고아원에 맡기게 된다.
 
마음 한편에 간직하고 있던 사랑 타리크를 아지자를 만나러 갔다가 우연하게 만나 그가 살아 있음을 알고는 라시드를 혐오하게 되는데 그가 그의 집에 왔음을 아들 잘마이를 통해 안 라시드는 라일라와 마리암에게 폭력을 휘두르게 된다. 그런 통에 라일라의 목을 조르고 그녀를 죽일 기세로 있는 라시드를 보는 순간 마리암은 그를 죽일 결심을 하고는 공구창고에서 삽을 가져와 그의 머리를 내려쳐 죽이고 만다. 그의 죽음으로 인하여 라일라는 타리크에게 갈 자유를 얻었지만 마리암은 그녀와 함께 도망가자는 말에도 라일라가 다칠까봐 그 잘못을 자기가 지겠다고 하며 남는다.
 
타리크를 만나고 딸이 타리크의 딸임을 알려준 후 그가 일하던 호텔에서 새로운 삶을 살던 라일라는 안정된 생활에 만족하지 않고 다시 고향 카불로 돌아갈 것을 제안한다. 고향으로 돌아가기전 마리암의 고향에 들러 그녀가 살던 오두막집에도 들러 보고 코란을 가르치던 파이줄라 선생도 찾아 보았으나 선생은 죽고 그의 아들이 잘릴이 남긴 상자를 라일라에게 전해준다.타리크와 상자를 열어 보고 잘릴이 마리암에게 남긴 감동의 편지와 돈이 들어 있음을 알고는 그 돈으로 아지자가 머물렀던 고아원을 새롭게 단장하며 그곳에서 고아들을 가르치며 새로운 삶을 일구어간다.
 
전쟁이 아직도 종식되지 않은 아프간,아직도 진행형이라 이 소설이 더욱 가슴에 와 닿았는지 모른다. 모든것이 페허가 된 그속에서 여자들의 삶이란 정말 처절하며 하라미의 존재는 더욱 처절하다. 하지만 페허속에서도 강인한것은 모성애다. 엄마라는 그 존재가 더욱 이 소설을 값어치 있게 만든다. 마리암의 밑바탕으로 인하여 라일라는 삶이 더욱 값지게 될 수 있었고 그 빛은 카불에 천 개의 태양처럼 고아들을 가르치며 더욱 빛나게 됨이 눈물 짠하게 만들었다.'세상의 모든 딸들이 읽어야 할 책'이라 했지만 누구나 읽어도 감동을 줄듯 하다.책을 놓았어도 마리암과 라일라가 한동안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맴돌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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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에게 보내는 편지
대니얼 고틀립 지음, 이문재.김명희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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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중한 손자 샘에게 그리고 세상의 모든 '샘'에게
그들의 연약함이 우리의 가슴을 열어주기를
그리하여 그들은 보살핌을 받고 우리는 위로 받게 되기를
 
 
고교시절부터 학습장애로 낙제를 거듭하던 그는 대학을 두번 옮긴 끝에 대학교에서 학습장애를 극복하고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아 정신의학 전문의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던 중 서른 세살에 결혼십주년 기념을 맞이하여 아내에게 줄 선물을 가지러 가던 중 뜻하지 않던 교통사고로 인하여 경추를 다침으로 전신마비가 되고 만다.
 
그로 인하여 아내와 이혼하게 되고 이혼한 아내와 누나의 죽음과 부모님의 죽음을 경험하며 삶의 지혜와 통찰력이 생긴다. 둘째딸이 낳은 손자,샘이 자폐아 임을 알고는 손자에게 보내는 세상과 인생이야기를 편지로 쓰기 시작한다.
 
샘이 언제 할아버지가 쓴 편지들을 읽을지 모르지만 벼랑끝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다른 눈높이에서 삶을 바라보며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그가 정말 눈물겹도록 멋지게 다가왔다. 올해 뜻하지 않게 나도 병원생활을 하게 되었다.산에서 미끄러져 살아난것도 정말 감사하게 받아 들였는데 왼손 네째손가락의 골절과 온몸의 타박상 허리의 아픔으로 인하여 가족을 떠나 병원에서 사십여일 다른 생활을 하며 정말 힘든 시간도 많았고 삶을 살아가며 작은 것에도 감사해야 함을,가족의 소중함과 내 삶에 감사해야 함을 느꼈다.하물며 전신마비상태에서도 그의 정신만은 누구보다도 강인하게 다른 사람들을 치유하고 있음이 눈물이 났다.슬픈일은 시간을 두지 않고 파도처럼 한꺼번에 밀려 왔다가 사라졌지만 그에게 남은 것은 이제 평화의 바다처럼 잔잔함 뿐인듯 하다. 할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샘은 아마도 자폐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한다.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진정한 안정감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에만 찾아오고,서로 사랑하고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더욱 깊어지는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내 삶을 충실히 살았다고 느낄 때 얻을 수 있는 보너스와 같은 것이다. ㅡ본문 214p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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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화원 박스 세트 - 전2권
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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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ㅡ그린다는 것은 무엇이냐?
윤복ㅡ그린다는 것은 그리워하는 것입니다.
      그리움은 그림이 되고 그림은 그리움을 부르지요.
정조ㅡ그림은 머릿속에도 ,서안 위에도, 도화서의 낡은 양식에도 있지 않다.
      그러니 너희는 거리로 나서 바람의 화원이 되어라.
 
 
<바람의 화원>은 조선의 궁중 화실 도화서를 배경으로 스승 김홍도와 신윤복이라는 두 천재와 정조의 삶과 예술,그리고 그림 속 비밀을 풀어가는 놀라운 추리력을 바탕으로 섬세한 내면 묘사와 절묘한 반전으로 강한 흡인력을 가진 소설이다.
 
궁중화실 도화서의 생도청에서 여인을 그린 그림이 발견되어 도화서는 물론 궁중이 발칵 뒤집힌다.그림을 그린 사람은 신한평의 아들 신윤복,그는 도화서를 나갈 뜻에서 그려서는 안되는 여인의 그림,춘화를 그린다. 하지만 그 그림을 본 선생 김홍도는 천재를 알아보며 자신의 삶이 그와 맛겨루어야 함을 인지하여 도화서에서 쫒겨날 위기에 처한 윤복을 자신의 옆에 붙잡아 둔다. 동생의 천재적 소질을 알아본 윤복의 형 영복은 동생을 위하여 자신이 죄를 뒤집어 쓰고 대신 단청실로 쫒겨난다.그는 화려한 색을 원하는 동생을 위하여 직접 색을 만들어 동생에게 주려고 어려운 일도 마다하지 않고 색을 쫒는다.
 
한편 정조는 십여년전에 의문사를 당한 강세황과 서징의 죽음을 다시 조사하라는 명을 김홍도에게 내린다. 형이 죄를 뒤집어 쓰고 단청실로 쫒겨나 도화서에서 구사일생한 윤복은 화원이 되고 정조의 부름으로 선생 김홍도와 함께 평민의 삶을 그림으로 그려 임금에게 서민의 삶의 일부분을 보여준다. 그림대결을 하며 김홍도는 윤복이 자신을 뛰어넘었음을 직감한다.
 
단청실에서 색을 만들던 영복은 윤복이 원하는 최고의 색을 만들어 윤복의 그림을 더욱 화려하게 만들어 준다. 윤복은 스승의 그림과는 달리 여인을 소재로 하는 그림을 두드러지게 잘 그린다. 기방에서 만난 '정향'을 마음에 담고 있던 윤복은 그의 그림에 유별나게 정향을 닮은듯한 기방여인의 그림을 많이 그린다.그런 그의 그림을 다른 화원들은 춘화라 하여 그를 도화서에서 내 쫒을 것을 건의하는 통에 김홍도와 둘이 어진화사를 하게 되는데 어진화사를 하면서 색을 쓰고 근엄한 임금의 얼굴이 아닌 웃는 얼굴을 그려 대신들의 빈축을 사던 중 모두가 어진을 잘못 그렸다는 빈축에 윤복은 어진을 임금앞에서 당당하게 찢고 만다.도화서에 갇혀 있음을 안쓰럽게 생각하고 임금과 어쩌면 윤복간에 은밀한 거래처럼되어 그는 화원에서 쫒겨나니 그의 아버지 신한평의 화실에서 사람들이 모두 나가 아버지를 살리는 길은 김조년의 화실에로 들어가는 길,한편 김조년의 별당에는 그가 마음에 품고 있던 정향이 있어 그는 김조년의 화실로 들어가기로 한다.
 
한편 십여년전에 의문사를 당한 강세황이 정조의 부름을 받고 어진화사를 하고 있었다는,사도세자의 어진을 그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는 그로 인한 타살임을 알고 어진을 찾던중에 그가 그려준 인물화 다섯점이 한부분씩 다르게 그려짐을 알고는 다섯부분을 합치어 정조가 원하던 어진을 완성한다. 어진을 완성하며 김조년이 의문사와 깊게 관계했음을 밝혀낸다.
 
김조년의 화실에 들어간 윤복의 그림은 형이 만들어준 색과 더불어 그림은 더욱 완성도 높아지고 홍도는 서징의 의문사를 조사하던중 서징의 딸이 없어짐을 알고 추적하던중 그의 딸을 신한평이 데리고 가 아들로 둔갑함을 알고는 윤복이 남자가 아닌 여자임을 알아낸다.첫 순간부터 그를 마음에 둔 홍도는 점점 그녀에게 빠져 들어간다.
 
그림을 읽는 남다른 재주를 가진 김조년은 윤복의 그림을 보고는 그가 정향을 마음에 두고 있음과 그가 여자임을 알고는 시대 최대의 그림대결을 할것을 요구한다.홍도와 윤복.. 그들은 김조년의 각본하에 시대 최고의 그림대결을 펼친다.마지막 그림의 평가는 무승부로 판명이 나고 김조년은 모든 재산을 잃고 십여년전 의문사의 주인공으로 의금부에 끓려가게 되고 정향은 윤복의 도움으로 탈출하게 된다.윤복은 홍도와의 그림대결을 끝으로 실체를 들어내듯 마지막 자신의 모습을 담듯 미인도를 완성하고는 역사속으로 사라진다.한편 선생 김홍도는 그녀가 없는 삶은 사계절이 없는 일 년 같이 보내며 산다.
 
<바람의 화원>의 이정명은 정말 이것이 역사적 사실인지 의문이 들정도로 사실적으로 묘사를 했다.남자라고 전해지는 신윤복을 여자라고 믿어야 하나 할 정도로 실감적으로 그녀를 표현해 냈다.그리고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을 잘 매체시켜 글의 구성을 더욱 탄탄하게 하였고 그림을 보는 눈을 더욱 깊게 해주었다.스치듯 지나갔던 그림에 대한 추리력,그 그림이 그려지게 되었던 정황등이 정말 사실감이 난다.
 
역사에서 사라진 사람 신윤복,여인의 그림을 능숙능란하게 그렸으며 누구도 감히 그리려 하지 못한 여인을 소재로 정말 다양한 표현을 적나라하게 한 화원,천재이면서도 당대에는 대접받지 못하는 화원,그에 반해 김홍도와 그의 그림들은 높이 평가되었고 대접받고 있다.그와 그가 무엇이 다르기에 역사는 한인물만 받아 들인것인지.천재는 같은 하늘아래 둘이 존재할 수 없음인가.책을 손에서 놓으며 그녀,의문이 들지만 신윤복의 삶이 새삼 안타깝기도 하고 의문투성이인 그를 더 깊게 알고 싶어졌다.조선시대 풍속도를 똑같이 그렸건만 남자를 주제로한 그림은 받아 들여지고 여자를 주제로 한 그림은 받아들여지지 않음이 나도 작가처럼 그가 여자임에 한표를 던진다. 예전 미술시간에 얼핏 들었듯이 미술선생님도 신윤복이 어쩌면 여자라 여자의 그림을 자세하게 그리지 않았나 싶다는 말씀이 뇌리를 스쳐 더욱 소설을 실감나게 읽은듯 하다.
 
이 소설을 읽고나니 그의 그림들이 더욱 눈에 선명하게 들어온다. 몇년전에 불국사에 놀러 갔다가 그가 그린 그림 '단오풍정'이 있는 부채를 사왔는데 다시 그 부채의 그림을 보게 되었다. 바위뒤에 숨어 여인들의 빨래터를 옆보는 두 동자승의 천진난만한 미소가 더욱 실감나게 보여지며 단오풍정은 다시 한번더 가슴에 새겨졌다.소설에서 사라진 뒷부분의 그의 삶이 궁금해졌다. 그림은 더욱 완숙해졌을 것인데 전해지는 그림과 그의 생이 없다는 것이 서글픈 역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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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
로버트 해리스 지음, 박아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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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년전 화산재 속으로 사라진 역사 폼페이,<폼페이 최후의 날>이란 영화가 생각이 나서인지 글을 읽는 동안 뇌리에서는 자꾸만 영화의 장면들이 오버랩이 되어 그리 흥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수도관 시설이 현대시설처럼 잘된 곳,그곳에서 아쿠아리스가 사라져 새로운 아쿠아리스,아틸리우스가 파견이 된다.화산폭발 이틀전부터 화산폭발과 그 이후날의 이야기.아틸리우스가 아쿠아리스로 간 첫날 큰 사건에 휘말려 들어간다. 노예에서 최고의 부자로 자리한 암플리아투스의 양어장에서 고기가 떼죽음을 당하여 노예가 뱀장어장에 쳐박히게 된 순간에 그의 딸 코렐리아를 운명적으로 만난다.고기가 떼죽음 당한것이 노예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내기 위하여 코넬리아는 아쿠아리스를 찾아가 노예를 살려달라고 한다.
 
암플리아투스의 양어장에서는 뱀장어에게 반은 뜯긴 노예가 죽음을 맞이하고 아틸리우스는 뭔가 이상함을 발견한다. 유황냄새.. 베수비우스 화산은 그렇게 폭발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의 공급이 끊겨 수도관 보수 공사를 하기위해 베수비우스 산으로 떠나는 아틸리우스,하지만 아내와 아들을 사별하고 난 후 코넬리아를 본 순간 첫눈에 반한 아틸리우스.
 
암플리아투스의 도움을 받아 수도관을 보수하나 베수비우스 산이 이상함을 느끼고는 정상으로 향하던중 전 아쿠아리스인 엑솜리우스의 시신을 발견하고 그도 암플리아투스가 보낸 살인마에게 죽임을 당할뻔 하였지만 살아 남아 산을 내려오지만 화산활동은 시작되고 있었다.
 
노예시절을 보상받기 위해 극악무도하고 잔인하게 지배자가 된 암플리아투스,그러한 아버지를 증오하며 정의를 위해 싸우는 코넬리아,자신이 해방시킨 노예의 꼭두각시가 되어 굴욕적인 삶을 사는 포피디우스,해박한 지식과 지칠줄 모르는 탐구의지를 지닌 폴리니우스.
 
극적으로 코넬리아를 만난 아틸리우스는 수도관 공사를 한 곳을 생각해 내고는 수도관을 이용하여 살아 남는다. 하지만 화산폭발은 모두를 덮고 만다. 지배자도 부패도 폭력도 모두 한순간에 덮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한다.
 
언젠가 다큐멘터리에서 이천년의 잠자던 역사를 깨우는 현장을 흥미롭게 본적이 있다.얼마만큼 잠자던 역사가 살아났는지 모르지만 어쩌면 탐욕적인 인간을 신이 벌하였는지도 모른다. 최후의 날에 살아남은 자의 생명력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 본것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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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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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현의 노래.. 그의 책들을 읽고 나니 이제 그를 접하기가 그리 까다롭지 않다. 처음 칼의 노래를 읽을때는 조금은 낯선감도 있었는데 현의 노래에서는 매료되었다.문장이 유려하여 행간 사이에도 나도 모르게 빠져들게 만든다.
 
'남한산성' 그 아픔의 시간과 반대로 책의 표지는 곱고 아름답다. 누구와 사랑에라도 빠진것처럼 분홍빛의 표지가 마음을 잡는다. 어쩌면 그 아픔의 시간도 사랑해야 된다는 말처럼 느껴진다. 반대로 아픔을 승화시킨듯도 하다.
 
1636년 음력 12월, 청의 대군은 압록강을 건너 눈보라를 몰고 서울로 진격해 들어왔다. 남한산성이라는 고립의 시간을 임금과 신하,그리고 백성들과 함께 하는것처럼 그들의 숨결이 옆에서 느껴지는듯 하다. 인조의 한숨소리마져 들릴듯 한 사실감이 읽는 재미를 준다.
 
그해 겨울,
갈 수 없는 길과 가야 하는 길은 포개져 있었다.
죽어서 살 것인가,살아서 죽을 것인가.
 
진퇴양난의 나날속에 인조와 김상헌 최명길의 갈등,그리고 어려움 속에서도 그 어려움을 이겨내는 백성들의 겨울을 이겨낸 냉이같은 끈질긴 생명력,치욕스럽지만 살기 위한 아우성처럼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 그들 또한 살아남아 봄을 맞이하는 남한산성.나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했기에 그들의 생명력이 지속될 수 있지 않았을까.
 
먼 아픔의 역사를 어제 일어난 일처럼 사실감이 있게 인물 하나 하나 모두 살아 움직이게 만들어 읽는 동안 지루함이 없이 그 시간을 대할 수 있었다. 딱딱하게 여길 역사를 매화나무 가지에 매화가 피어나듯 써내려가 다시금 47일의 아픔의 역사를 새롭게 부활시킨 <김훈>이라는 작가를 만난것이 올겨울 내겐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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