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장고항에서 올해의 마지막 실치회를 먹다

 

 

 삼사월 한 철인 실치..

 

장고항에 간 것은 <<실치회>> 때문이었다.

그런데 장고항을 한바퀴 돌아보니 뜻하지 않게 새우튀김도 먹게 되었고

바다구경에 노적봉과 석굴을 구경하게 되었다.정말 멋진 곳이다. 해식동굴인 석굴만 보고 갔더라도

결코 후회하지 않을 여행이었다. 집에서 늦게 왔기에 그리 많이 즐기기 보다는

오로지 실치회였는데 정말 많은 것을 담았던 하루였다.

 

 

석굴(해식동굴)

 

 

 

 

 

 

우럭회..덤으로 주셨다.맛보라고..

 

어느정도 먹고 양념야채와 비볐다...

실치회를 우리는 정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처음이다.

처음 먹어보는 실치회인데 오늘이 마지막이란다.이제 실치회 계절이 지난 것이다.

그나마 우리가 먹을 것을 누군가 남겨 준것처럼 어느 분의 가게에 가니 '떨이'

그래서 사게 '만원' 에 실치회 한접시를 먹었다.

 

실치회와 양념은 따로 나온다. 양념야채를 먼저 종이컵에 넣고 그 위에 실치회를 놓고 먹는다.

그렇게 하여 처음 한 입 먹었는데 정말 맛있다. 양념도 정말 맛있게 했다.

둘이서 이만원어치 시켰더라면 남을 것 같았고 배불렀을 것이다.

반정도 먹었는데 배가 부르다.실치회쯤이야 했는데 그게 아니다. 칼슘 덩어리...

 

실치회를 무침하기 전에 뱅어포를 구매하기 위하여 실치회감과 뱅어포가 있길래

아줌마보고 물었다. 뱅어포 얼마인가요라고..그랬더니 아줌마,이제 실치철이 지나서

당신 자식들 반찬해줘야 한다며 팔 수 없다신다. 아..뱅어포 사러 왔는데 했더니만

옆집을 소개시켜 주신다.그렇게 하여 뱅어포 역시나 직접 말린것을 싸게 구매했다.

한참 바쁠때는 삼만여원어치정도 했나보다.그런데 말린 것을 만원에 구매를 해서

미안하기도 하고 구경하기 위하여 나도 가거 함께 말린 실치회를 떼어내는 것을 도와드렸다.

그리곤 실치회를 먹으러 가보니 옆지기가 기다리고 있다. 무침이 완성되었다며...

아 그 첫 맛의 오묘함이란...맛있다.별미다.

 

실치회를 배부르게 먹고는 아줌마께 간재미회도 맛있는가 여쭈어 보았다.

실치회보다는 간재미회가 더 맛있단다.아직 한번도 먹어보지 않은 촌놈들...

우리끼리 먹을까 하다가 혼자계신 친정엄마를 생각하여 큰것으로 한마리 싸달라고 했다.

어디에 가서 먹을 것인지 묻는 아줌마,친정엄마가 아산에 계시다고 했더니

양념과 야채 간재미횟감을 따로 싸 주시겠다며 가서 바로 무쳐 먹으면 된단다.

그런데 이게 정말 맛있을까... 홍어랑 비슷하게 생긴 녀석을 뼈 발라내고 내장 빼내고

하여 살만 썰어 놓으니 정말 적다. '에게...요만큼요...' 했더니 아니란다.

야채와 함께 하여 무치면 많단다.먹을만큼의 양이며 꼭 밥 위에 덮밥처럼 비벼 먹어 보란다.

그래서 회를 뜨고 나서 친정엄마께 전화 드렸더니 저녁을 드셨단다.

-엄마,나 막내인데..여기 당진 장고항인데 실치회를 먹으러 왔다가 엄마랑 간재미회 먹으려고

간재미회 하나 해가니까 기다리셔요... 했더니 엄마는 우리 저녁을 해야냐며 묻는다.

-엄마,실치회 먹어서 우린 배불러요..저녁 안해도 되고 간재미회가 있으니까 하지마셔요..

-엄마 배부른디..저녁 금방 먹어서..올라면 어여 와라...

 

그렇게 하여 장고항에서 원하던 실치회도 먹고 간재미회도 떠가게 되었다.

여러모로 신경써주시고 잘해주신 아줌마,아저씨 드시려고 한 우럭회무침을

우리보고 먹어 보라고 많이 덜어 주셨다.

덤으로...덕분에 우럭회무침까지 먹었다..맛있다.

아줌마가 다음에 오면 꼭 또다시 찾아 달라고 하며 명함 한 장 주시길래 인증샷~

 

실치를 여기다 말리면 뱅어포가 되나보다...

 

 

 

집 옆에 묶여 있는 개가 멀리 있는 개를 보고 짖는다.그런데 녀석은 다른 곳을 본다.

둘이 무슨 사이니..

 

 

 

 

 

 

친정으로 향하다가 오늘의 일몰을 만났다.

나의 오늘 하루는 어떤 색으로 물들고 있을까..오늘 하루는 정말 다양한 색으로

정말 화려한 색으로 물들지 않을까... 장고항의 뜻하지 않은 만남..자연석굴...

정말 멋진 풍경이었다.그리고 처음 맛본 실치회의 맛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간재미회는 또 어떤 맛일까..

 

 

 

간재미회

 

 

간재미회를 상추쌈에 싸서 한 입에 쏘옥...

 

나무두릅..

 

 

 한시간여 달려서 친정엄마가 계신 시골에 갈 수 있었다.

엄마는 마을회관에 잘 가서 계시기에 혹시나 마을회관에 가셨나 했더니 계시다.

가자마자 봉지마다 들어 있던 것들을 꺼내어 양푼에 넣고 내가 얼른 간재미회를 무쳤다.

저녁을 금방 먹어 배부르다는 엄마께 한 입 맛보라고 드렸더니 맛있단다.

엄마는 이거 많이 드셨다면서 맛있는데 배가 불러서 많이 못 드시겠단다..

엄마는 오늘 갑자기 내려온 외갓집 식구들과 외할아버 산소에 갔다가 나무두릅도 따 왔다며

그것을 저녁에 삶아 드셨단다. 나무두릅에 간재미회를 싸서 먹어도 맛있다.

그렇게 조금 맛본 후에 엄마 드시라고 조금 남기고 엄마가 우리 먹으라고 반 싸 주셔서

가지고 오게 되었다. 갑자기 엄마를 찾아서 드릴것도 없었지만

장고항에서 산 뱅어포와 장고항에 가는 길에 산 유기농 토마토를 나누어 드렸다.

집에 갈 줄 알았으면 두박스 구매했을 터인데 우리는 잠깐 장고항에 간 것이라

오늘 모든 것이 일정에 없었지만 모든 시간들이 좋아하는 것...

엄마도 간만에 잠깐이지만 뵙고 올 수 있었고말이다.

장고항에서 실치회를 맛보고 간재미회도 맛보았다. 모두 맛있다.

거기에 덤으로 정말 너무 많은 것을 얻었다.

얼마동안은 정말 두고 두고 그 여운이 길게 남을 장고항이다.다음엔 딸들과 함께 찾아야할 듯 하다.

 

201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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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치회 먹으러 간 당진 장고항,당진팔경중 으뜸인 노적봉 석굴

 

석굴에서 본 노적봉과 촛대바위..좌측 바위면이 사람옆얼굴 같다..

 

 

파프리카와 고추 모종을 심다가 생각해보니 주말에 당진 장고항으로 실치회를 먹으러 가자고

굳게 약속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 가지뭐..' 라고 둘이 약속을 했건만 옆지기가 갈 생각을 안한다.

모종을 심다가 흙도 부족하고 아파트 화단에 가서 누가 버린 흙을 가져와야겠다고 생각하며

옆지기에게 '장고항 실치회 먹으러 안가요..?' 했더니 '몇시야 지금 빨리 가자..'

'지금 가도될까? 가서 실회만 먹고오지뭐 그럼...' 그렇게 하여 부랴부랴 준비를 하여 당진 장고항으로

떠나게 되었다. 여행을 가본것도 바다를 본 것도 정말 오래간만의 일인데 감기 때문에 으슬으슬,

긴팔에 바람막이에 바지도 약간 도톰한 것을 입고 갔다. 바닷가라 더욱 바람이 심할터 옆지기에게

'바다라 저녁엔 추울텐데..' 했더니 자긴 괜찮다며 겉옷만 하나 걸치고 나간다. 밖에 나가니 덥긴 하다.

 

 

 

 

 

그런데 울집에서 한시간 넘게 걸리는 길, 이곳을 가다보면 음섬포구,맷돌포,한진포구,안섬포구.성구미

석문방조제... 그렇게 자주 가긴 했지만 '장고항'은 왜목마을이나 도비도 삼길포를 갈 때 그냥 지나쳐

가던가 아님 장고항 위 부분에서 그냥 바닷가에서 애들과 놀기만 했을 뿐이다.

실치회는 우리나라에서도 이곳 장고항, 그것도 삼월에서 사월에만 나는 정말 메뚜기도 한 철이 아니라

실치회도 한 철만 먹을 수 있는 것인데 왜 그동안 생각을 못했는지.

더군다나 한참일 때 '실치회축제'를 했다. 거기에 방송에서 한번 나갔으니 주말이라 사람들이 많을텐데..

우린 그냥 '실치회'를 먹고 뱅어포를 사가면 된다. 객지에 나가 있는 큰딸 반찬을 해주기 위하여

뱅어포를 사야한다는 것, 그런데 실치회를 먹을 수 있을까.

 

 

 

 

 

 

 

 

 

 

 

 

 

장고항을 지나면 왜목마을이다. 그런데 왜목마을도 딸들이 어릴 때 가보고 시간이 지났다.

그래서였을까,이곳 장고항 노적봉이 왜목마을에서 제일 멋진 '일출' 장면인 섬과 섬사이로의 일출지

라는 것을 잊었다. 여행이란 이렇게 뜻하지 않은 만남으로 인해 더욱 설레이면서 재밌고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듯 하다. 장고항 길을 따라 죽 포구로 들어오다보니 차들이 생각보다 많고

포구도 그런대로 크다. 과연 실치회는 먹을 수 있을까? 이곳으로 오다보니 석구미 입구에서는

00노총 집결로 인해 길이 막히고 공사로 인해 더욱 어지러워졌다. 석문방조제를 지나 석문포구를

지나며 보니 그곳 또한 인파가 장난이 아니다. 어딜가나 주말엔 사람과 차들로 눈살을 찌프리게 되는데

이곳,왠지 느낌이 좋다.그런대 바람이 불고 춥다. 점퍼의 지퍼를 위까지 모두 올리고 가는데

'새우튀김' 이 있어 옆지기는 오천에 13마리를 사고 난 풍경을 담느라 정신이 없었다.

 

 

 
  
 

 

 

 

 

 

 

등대에서 바라 본 노적봉과 촛대바위

 

 

새우튀김 한봉지를 사들고 먹어가면서 천천히 빨간 등대를 향하여 걸어가면서 바다낚시를

하는 사람들도 구경하고 여행 온 사람들도 구경하고 바다도 구경하고 그렇게 여유자적한

산책을 했다. 빨간등대까지는 꽤 거리가 있다.걸어가면서 새우튀김을 먹다보니

반정도 걸아가서 다 먹었다. 배가 조금 고팠던 모양이고 새우튀김은 금방해서일까 맛있다.

그렇게 우리도 여행자들 속에 두사람의 여행자가 되어 아늑한 서해바다와 함께 주말의

시간을 보냈다. 옆지기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담느라 정신이 없다. 그 좋은 카메라로 구경만

하고 써먹지 않으려고 해서 담아보라고 했더니 정신이 없다.내 몰카도 찍고 풍경도 담고...

그렇게 포구의 시간은 느리게 느리게 지나고 해도 점점 기울어 가는 것 같다.

-실치회를 먹으러 왔는데 빨리 가서 먹어야지..

-그럼 실치회 먹으러 갈까...

 

 

 

 

 

 

 

 

장고항의 노적봉과 촛대바위

 

 

빨간등대까지 걸어 갔다가 다시 노적봉이 있는 곳으로 걸어 왔다.

실치회를 먹으러 가기 위하여 다시금 노적봉을 보니 정말 멋있다. 서산의 황금산을 갔을 때도

정말 멋있다고 느꼈는데 이곳 또한 정말 멋지다. 노적봉을 보다가

-저기,바닷가로 내려가보면 더 멋있겠는걸. 석굴도 있데.우리가볼까..내려가는 길이 없나..

그런데 옆지기가 길 끝에 내려가는 곳이 있다며 내려간다. 함께 천천히 바닷가로 걸어가며

-좌측으로 돌아가면 석굴이 있다는데.. 와 바다보니 정말 좋다.. 했는데

와우 와우...정말 멋진 풍경이 산 뒤에 숨어 있다. 바다는 석굴을 품고 있고 멋진 풍경을

어떻게 이렇게 꼭꼭 숨겨둔 것인지.

 

 

사진속에 있는 바로 그 <<석굴>> 인 <<용천굴>>이 바닷가에 있다. 

 

 

석굴.. 석굴의 천장부분에 구멍이 뻥 뚫여 있어 그곳으로 용이 승천했다 해서 <<용천굴>>이라고도.

 

 

 

 

 

 

 

석굴의 천정에 난 구멍은 잘 찍으면 '하트'모양이라는데 아니네..

약간 하트모양~~

 

와~~ 정말 벌린 입을 다물수가 없다. 자연의 신비란 정말...

와우 와우..정말 멋있다. 인간이 일부러 조각을 한다고 해도 저렇게 못할 듯 하다.

석굴로 가는 해안은 정말 멋지다. 자연이 빚어 놓은 신비함에 몇 번을 놀래며 한걸음 한걸음

석굴로 다가가 들어가보니 깊숙히 들어가 위를 바라보면 정말 구멍이 '뻥..'뚫여 하늘이 보인다.

어떻게 이렇게 만들어 놓을 수 있지. 나무에 초록의 잎이 나 있어서 그런가

조금 허전하지 않은데 겨울에 보면 또한 다른 풍경일 듯 하다.

 

금방이라도 머리 위에서 뭔가가 떨어여 내릴 것만 같은..그런 느낌이 들면서 고개를 들어 위를

보고 다시 돌아 앞을 봐도 온통 정말 자연의 신비다. 해식동굴이라는데 정말 멋진듯 하다.

이렇게 되려면 얼마의 시간이 걸려야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인지...

 

그런데 석굴에서 노적봉을 봐도 그 또한 멋진 풍경이다.왼편은 정말 사람의옆얼굴상이다.

 

 

 

 

 

내가 여기로 내려가는 곳을 따라오신 아줌마,더 멋지게 앵글을 잡는 포인트를 알여 주었더니 감탄..

안따라 왔으면 이 좋은 풍경을 못 보고 가셨을 거라면서 일행들을 불러 내렸다. 

여기에 회를 먹으러는 자주 왔지만 이런 풍경이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했단다.

거기에 지금 이 시간, 썰물이니 우리에겐 다행한 일이다. 밀물이었으면 우리도 이곳에

석굴이 있으니 이런 자연의 신비가 있는지 모르고 지나쳤을 것이다.

더불어 서산의 황금산도 가보시리라고 알여 드렸다. '코끼리바위'가 정말 멋지다며...

 

이곳이 왜목마을에서 보면 멋진 서해의 '일출장면'의 배경이 되어

당진팔경중에 제1경의 으뜸이 되고 있지만 그보다 난 이 석굴이 더 우선시 되어야 본다고

생각한다. 일출배경지지보다는 장고항만이 가진 노적봉과 촛대바위 그리고 자연이 빚어 놓은

해식동굴인 <<석굴>>은 정말 압권이다. 바다는 이 석굴을 얼마나 품었다 놓았다 했을까.

얼마의 시간 속에 해안절벽이며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소나무며 모든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이렇게 멋진 자연의 신비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인지...

 

 

 

 

석굴과 노적봉과 촛대바위

 

 

 

 

 

바닷물이 빠지면 자연산 굴도 많겠다.

 

 

 

아쉬움에...

 

 

 

 

무언가 다 동물과 닮은 모습을 하고 있는 바위들...

 

 

오늘 이시간에 장고항 노적봉과 촛대바위 그리고 석굴을 만났던 기억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정말 멋진 경험이었고 자연의 신비에 한번 놀랬던 자연이 감추고 있는 비경이었으며

정말 행운과도 같이 만났던 풍경이었다.

모퉁이만 돌아가면 석굴이 있는지 몰랐다면..정말 밀물이라 바닷가에 내려갈 수 없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몇 번이나 갖게 만든다.

장고항에 와서 그냥 실치회만 먹고 가려고 했는데 실치회보다 더 많고 멋진 것을 안고 가는 것

같은,  지금 지나고 나면 이 순간은 영원히 다시 오지 않을 그런 시간을 만났고 만들었다.

정말 오늘에 감사한다. 이 시간에 감사한다. 그리고 기꺼이 이곳에 가자고 한 옆지기에게 감사한다.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딸들에게 이 멋진 풍경을 보여주기 위하여

옆지기는 동영상도 담고 사진도 찍고..그렇게 인증샷도 보내주기도 했다. 에너지가 될까...

그럼 이제 아쉽지만 노적봉을 떠나 장고항 실치회를 먹으러 갈까...

 

 

201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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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세한도의 그곳 추사고택을 찾아서

 

 

예산에 있는 <추사고택>은 그 앞으로 많이 지나갔고 친정근처라 갈 기회가 많았는데

늘 지나치기만 하고는 한번도 간적이 없다는 것, 그런데 근처의 <신분준 할머니 기러기 칼국수>

를 먹으로 갔다가 이참에 이곳에 들르기로 했다. 그런데 마감시간이 임박했다.

조금 늦었지만 그래도 들렀다 가자고 하면서 추운데 들렀다.

 

 

 

 

 

 

 

 

솟을대문

 

대문을 들어서면 먼저 사랑채가 보인다. 사랑채 앞에 <석년> 이라 쓰인 돌기둥도 보이고.

 

 

 

 

집 안으로 집 밖으로 은행나무 목련 감나무 매화나무 등이 멋스럽게 있어

파릇파릇한 계절에 아니면 목련이 피는 계절에 찾아와도 좋을 듯 한 추사고택이다.

그런데 이곳에 오다보니 어쩌다 우린 <세한도>의 계절에,

그것도 마감시간이 임박해서 와 춥다.

그래도 사람들이 간간이 찾아 와 세한도의 그 기운을 느끼고 가는 듯.

 

석년

 

사랑채 댓돌 앞에 세워진 이 돌기둥은 해시계 받침 용도로 쓰였으며, 석년이라는 글씨는 

추사선생의 아들인 상우商佑가 추사체로 쓴 것을 각자한 것이다.

 

사랑채 앞에는 모란 화단이 있다. 모란이 피는 5~6월에 오면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듯 하다.

하지만 사랑채 마루에서 바로보는 앞 정원에는 은행나무며 감나무등이 있고

집 주변 둘레에는 목련이 많이 있어 목련이 피는 계절에도 은행잎이 물드는 계절에도

정말 멋진 풍경일 듯 하다.

 

사랑채

 

 

 

 

 

 

 [추사고택]은 안채와 사랑채,그리고 문간채,사당채가 있다. 안채는 6칸의 대청과 2칸의

안방과 건넌방이 있고,안방 및 건넌방의 부억과 안대문,협문, 광 등을 갖춘 ' ㅁ' 자형의 집이다.

 

안방과 건넌방 밖에는 각가 툇마루가 있고 부엌 천정은 다락으로 되어 있으며

안방과 건넌방 사이에 있는 대청은 6칸으로 그리 흔치 않은 규모이다. 이러한'ㅁ' 자형 가옥은

중부지방과 영남지방에 분포되어 있는 이른바 '대갓집' 형이다. -안내책자에서

 

백송

 

안채를 지나 사당채로 가는 뒷뜰에 있다.

 

 

사당채에는 영정이 모셔져 있다.

 

 

사당채에서 내려오다가.. 앞 뜰이 정말 넓다.

은행나무가 그 한적함을 달래주는 듯 하다...

 

 

한옥은 공간활용이 정말 재밌다.

이 작은 부분을 이용하는 문이 달려 있다.

어디일까.. 안채인데.. 그 문으로 드나드는 곳에 댓돌도 있다.

 

 

 안채와 사랑채

 

사랑채에서 보이는 담장앞 은행나무 밑에서 찍은 풍경이다.

솟을 대문을 지나면 먼저 사랑채 그리고 안채를 지나 사당채가 있다.

집 주변으로 뜰이 무척이나 넓어 한적하면서도 여유로워 보인다.

가고 없는 사람들을 추억하기라도 하듯

은행나무 밑에는 지난 가을에 떨어진 은행알들이 그대로 있다.

 

 

좀더 여유롭게 둘러 보면 좋았겠지만

무척이나 춥고 마감시간이다.

우리보다 나중에 온 사람들은 그저 한바퀴 휭하니 둘러보고는 썰물처럼 모두 빠져 나가고

그나마 우린 이곳저곳에서 풍경을 담아 보았다.

그리고 목련이 피는 봄이 오면 모란이 피는 계절이 오면 다시 오자고 약속했다.

한번 오기가 어렵지 발걸음하면 그 다음부터는 쉬운 것이다.

좀더 따듯한 계절에는 사랑채 마루에 걸터 앉아 고택의 여유를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

 

 

 

 

 

우리를 끝으로 문을 닫았다.

그리고 입장료 '500'원을 내면 주는 '책갈피'를 이뻐서 다른 분들이 가져 가지 않은 것을

좀더 얻어 왔다. 늘 책을 읽다보면 책갈피가 모자라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추사고택]도 생각하고 좋은 말도 되새김질 하고 정말 잘됐다.

 

집은 사람이 살아야 그 온기가 스며들어 더 오래 갈텐데

집과 한 사람들의 그 흔적은 마루의 반들반들한 그 느낌으로 오늘의 추억을 마감했다.

많은 것을 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늘 한구석 아쉬웠던 곳을 가보아서 좋았던 시간이었다.

정말 봄에 다시 한번 찾고 싶다. 약속 약속...

 

20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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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신분준 할머니 기러기 칼국수 먹으러 예산으로 고고

 

 

 

지난번 읽은 <대한민국 누들로드>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신분준 할머니 기러기 칼국수]를 보고는

언제 기회되면 한번 먹으러 가야겠다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마침 옆지기가 덕산온천에 

회사에서 야유회를 갔다 오면서 이 기러기 칼국수를 먹고 왔다고 자랑을 하는 것이다.

-어, 그거 내가 바로 전 책 읽은 책인 <대한민국 누들로드>에서 봤는데..봐봐..

하면서 내가 읽은 책을 보여 주었더니

-맞아. 이 할머니..할머니랑 이야기도 많이 하고 왔는데..한다. 그런데 전날 전작이 있어서

얼마 먹지 못하고 왔다며 아쉽다며 한번 가자는 것이다. 친정도 가는 길에 있고 암튼 온천에도

가야 하고 겸사 겸사 주말에 길을 나서기로 했다.

 

 

 

 

 

 

 

국물에 들은 [기러기 고기]를 건져 소금장에 찍어서 먼저 먹습니다.

기러기 고기를 처음 먹었는데 담백하니 닭고기 하고는 약간 다르지만 맛있다는...

 

 

기러기 고기 국물에 칼국수를 넣고 끓을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

왕만두를 시켜 먹었는데 만두에도 기러기 고기가 들어 갔다는..

만두는 담백하니 맛있다.

 

 

 

기러기 고기가 들어간 [왕만두], 우린 찐만두로 먹었는데 맛있다.

3인분 시켜서 2개씩... 이거만 먹어도 배가 든든한 듯..

만두를 먹는 동안 칼국수가 익었다. 그래서 얼른 칼국수를 먹기 시작...

 

 

 

 

 

기러기 칼국수 맛있다. 담백하다. 백숙이나 전골을 먹을까 하다가

우리는 많이 먹지 않기에 양이 많을 듯 하여 칼국수와 왕만두를 시켰다.

반찬으로는 김장김치와 배추백김치 뿐이지만 김치가 맛있다.

백김치가 맛있어서 몇 번을 더 달라고 하여 먹었는지...

칼국수를 먹은 후에는 죽을 쑤어서 준다. 밥한그릇...

 

 

 

남은 국물에 밥한그릇 넣고 죽을 쑤어 먹는데

여기엔 들깨가루가 약간 들어가 있어 고소하다. 맛있다.

큰딸과 옆지기 나 셋이서 칼국수도 모두 먹었고 죽도 말끔히 먹었다.

그리고 김치도 모두 먹어 치웠다.정말 깔끔하게...ㅋㅋ

 

 

 

후식으로 주신 연하게 내린 커피, 차게 먹었는데 맛있다.

아우 오늘 정말 배부르다.

맛있게 먹고는 우리도 한자리 차지하고 이 맛있는 기억을 남기기 위해..

 

 

 

 

 

 

 

벽이 온통 <낙서 그리고 낙서> 다.아니 맛을 기억하고 이곳에 추억을 남기기 위하여

무엇인가 글을 남기고 간 사람들의 추억이 벽마다 가득이다.

그리고 나도 딸도 남겼다. 어디에 남겼을까? 아니 다음에 가면 우리의 추억과 기억도 남아 있을까.

 

사람들이 남기고 간 낙서 때문에 오랜 시간동안 도배를 하지 못하여 그야말로 낡았는데

도배를 한다면...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오늘은 칼국수를 먹었지만 다음번에는 막내도 함께 하여 백숙이나 전골을 먹어 보자고 했다.

그리곤 우린 이곳에서 20여분 거리에 있는 <추사고택>에 가보기로 했다.

약간은 시간이 늦은 듯 했지만 이곳에 온김에 <추사고택>까지 하면 좋지 않을까.

맛있는 음식도 먹고 여행도 하고 오늘은 정말 일석몇조는 챙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기러기 칼국수,담백하고 맛있다. 맛이 깔끔하다. 여럿이 편하게 즐길 수 있으니

가족이 모여 가끔 찾아가도 좋을 듯 하다.

 

20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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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포에서 보낸 나무편지] 저자와 함께 한 천리포수목원


 

알서점에서 <천리포에서 보낸 나무편지> 라는 책 출간 기념이벤트로 '저자와의 만남' 이 있어 먼저 이번에 수능을 끝낸 딸에게 이런 이벤트가 있는데 당첨되면 혹시나 주말에 '천리포수목원'에 여행가자며 미리 말을 해 두었는데  옆지기도 딸도 안될줄 알았나보다. 하지만 난 뭔가 꼭 될것만 같은 느낌, 수능이라는 무거운 짐을 서해바닷바람에 날려 버리고 오자면 말을 했는데 정말 당첨이 되었다. 하지만 딸은 가기전에 말이 많다.투덜투덜, 가기전 현장체험학습신청서도 써야 하고 다녀와서는 보고서도 서너장 써서 내야한다며,거기에 녀석은 비염이 심해 그러지 않아도 심한 코감기로 고생을 하는데 바닷바람이 무척 강한 그곳을 잘 이겨낼지,아니 전날부터 비가 내린다고 하여 날씨걱정에 큰놈 걱정에 그렇게 맘이 편치 않았지만 옆지기에 가벼운 마음로 다녀오자고 미리 말을 했기에 난 그저 우리가족까리 여행한다 생각하고 떠났다. 큰놈이 기숙사에 있어 학교에 가서 픽업을 해야 했기에 새벽부터 서둘러야 해야만 했다. 이른 아침을 먹고 녀석을 위해 보온병에 따듯한 메밀차와 커피를 준비하고 간식으로 과자와 귤도 준비를 했다.그리곤 바로 출발...


  
 
 

다행히 비는 출발전에 그쳤다.아니 그 전에 그친 듯 했지만 날이 어떨지 몰라 우산도 준비를 넉넉하게 하고 큰놈을 위해 목도리며 장갑  마스크등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 녀석 엄마 때문에 코감기 심해졌잖아 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철저한 준비를 하고 떠나 학교에 가니 나오지 않았다. 잠시 기다리다보니 나오는 녀석,'어때 기분이..엄마랑 여행하는 기분말야..' 코때문에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서 피곤하다는 녀석,많이 기대하지 않고 가기로 했다.출판사와의 약속은 만리포해수욕장의 주차장에 주차하고 '온양식당' 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래야 점심을 먹고 이동을 한단다.그러지 않아도 일찍 나오느라 아침을 일찍 먹었는데 가는 길에 비도 개이고 날도 좋고 모처럼 큰놈과 여행을 하니 모두가 기분이 업 되었다. 기분좋게 이야기를 나누며 차창밖 풍경도 즐기며 맑은 날을 감탄하며 가다보니 '만리포해수욕장' 하지만 너무 일찍 도착했다. 이곳은 옆지기의 회사 하기휴양소라 아이들 어릴 때는 해마다 여름에 왔던 곳인데 성장하고부터,아니 중딩때부터 오지 않은 듯 하다.그러니 말로만 듣던 천리포수목원에 몇 번 갈 기회를 만들었지만 무산되고는 했다. 그런데 이번에 정말 제대로 오게 된 것이다. 이곳은 우리가 오던 때하고는 많이 달려졌다. 벌써 몇년 만인가, 그동안 서해안 기름유출사고도 있었고 그 어마어마한 몸살을 앓았으면서도 오늘 만리포는 너무도 파랗고 깨끗하다. 설마 저 바다가 시커먼 기름에 오염된 그 바다..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푸르고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한시간여동안 기다리며 만리포해수욕장을 구경하며 그동안의 추억들을 되새겨 보았다. 아이들 어린시절이라 일부러 솔밭야영장 텐트에서 모기에게 헌혈을 하며 야영을 했던 기억, 그땐 정말 지금과 많이 달라서 할 이야기들이 많았다. 추억이란 어찌보면 낡은 시간속의 모래알 같은 것인데 다시 꺼내어보니 어제일처럼 새롭기만 하다. 만리포해수욕장을 돌아다니다보니 예전과는 다르게 이쁜 펜션과 카페들이 생겨났고 편의시설들이 많이 생겨났으며 많이 정돈되고 깨끗해졌다. 이쁜 펜션이 있어 이름도 기억해 두고 다음에 꼭 다른 계절에 와 보자며 큰놈과 함께 사진을 얼마나 많이 찍었던지.. 셋이서 증명샷을 찍기 위해 차의 트렁크위에 관절삼각대를 연결한 디카를 올려 놓고 인증샷도 찍어 보았다. 큰놈은 '엄마 아빠는 여행하면 이렇게 해... 재밋게 다니네..' 녀석 엄마가 늘 여행하며 인증샷을 찍는 것을 몰랐나보다. 막내는 봐서 아는데..여행하고 나면 남는 것은 사진밖에 없다. 그러니 찍을 수 있을 때 많이 많이..그렇게 찍다 보면 사진에 대한 것도 사물에 대한 것도 많이 바뀌게 된다. 사진속에서 또 다른 나를 볼 수 있고 발견하게 되고.

 
점심으로 먹은 된장찌개,정말 맛있게 먹었다.

큰놈도 사진을 좋아하고 나도 사진찍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니 한시간이라는 시간이 금방 흘러가고 말았다. 거기에 이곳에 오기전에는 투덜거리던 녀석이 나오면서부터 얼굴이 활짝,그야말로 꽃처럼 피어났다. 나오길 =잘했다며 '보고서'라는 생각도 잊었나보다. 말리포 겨울바다를 보더니만 '이게 겨울바다야...얼마만이니..'하며 좋아하는 녀석을 보니 이제부터 다시 함께 여행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봤다. 수능이 끝아면 함께 제주 올레길을 걸어보자고 했는데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 첫번째 숙제처럼 이곳에 왔으니 얼마나 좋아하는지... 날도 도왔는지 비가 내린 후라 하늘이 얼마나 깨끗하고 말은지 정말 티 하나 없는 가을하늘처럼 푸르고 맑다. 하늘을 한참 보고 있으며 눈이 시려 눈물이 날것만 같은 푸르름이다. 바다 또한 하늘과 같이 완전한 코발트라 감탄사를 연발하게 했다.해수욕장을 구경하고 지정식당에 들어가니 몇 겨우 서너팀밖에 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밥은 나온다는... 그렇게 하여 먼저 밥을 먹게 되었는데 우리팀은 된장찌개,정말 맛있게 먹었다. 시골된장으로 끓인 우렁된장찌개는 다른 반찬들과 함께 맛있었다. 수목원을 돌아 다니려면 든든하게 먹어 두라고 했지만 큰놈은 워낙에 스트레스성 장염이라 배가 아프다고,걱정이 되었지만 그리 걱정할 정도는 아닌가보다. 약을 챙겨 주겠다고 하니 싫단다. 그렇게 밥을 먹고 기다리다보니 삼십여분이 남았다. 출판사 관계자분께 먼저 작가의 사인을 받고 싶다고 하니 행사가 끝나고 수목원에서 한단다. 그렇게 말을 섞다보니 내가 이 책의 일등 리뷰자라는 것, 괜히 기분이 좋다. 그냥 참여하기 보다는 책을 읽고 싶어서 얼른 주문했는데 배송이 늦게 되었다. 워낙에 식물과 나무에 관심이 많아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공감했다. 나 또한 심고 가꾸는 것을 좋아하니 울집 베란다는 그야말로 초록이들도 꽉 찼다. 이런곳도 좋아하지만 가꾸는 것도 좋아하니 다음에 여유가 된다면 이런 공간을 작게나마 가지고 싶다는 생각.

  
 
  

  

  
 
이런 행사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인데 출판사관계자 분들도 그렇고 작가님도 그렇고 편안하다. 함께 하신분들도 대부분 가족이라 그런지 서로 부담없이 함께 했다. 물론 미리 책을 읽고가서 설명해주시는 부분들이 책을 읽었다면 모두 책속의 이야기라고 하겠지만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이야기와 함께 직접 나무와 꽃이야기를 들이니 더욱 머리에 쏙쏙,그리고 지금이 아닌 다른 계절에도 몇 번은 다시 와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처음 이곳을 가게 되었다고 하니 큰놈이 '엄마,지금 꽃도 피지 않는 계절인데 왜 하필 겨울에 수목원이야..' 했다. 그래서 얼른 검색을 해보니 며칠전에 천리포수목원에 '가을벚꽃'이 피었다는 것이다. 몇 분 블로그에 들어가 보니 만족할만한 꽃사진이 아니었다. 그리고 잎 뒤에 피는 꽃인 '루스쿠스 아쿨레아투스' 라는 이름도 어려운 꽃이 피었다고 검색에 떴기에 봤더니 정말 신기했다. 가을벚꽃만으로 딸에게 주여줄 것이 있겠다고 생각하며 가게 되었는데 막상 천리포수목원에 발을 들여 놓으니 볼것이 너무 많다. '엄마 오길 잘했다..' 하며 신나게 사진을 찍는 녀석, 나 또한 가만히 있을 수 없지. 하지만 설명을 들어가며 맘에 드는 사진을 찍기란 어렵다. 따라 다니기도 어려운데 사진을 찍는 다는 것은.. 그렇다면 자유시간에 더욱 맘에 드는 사진을 찍자며 책에서 읽은 것이라도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저자분은 그야말로 '나무와 꽃' 에 대한 열정이 나무가지만큼이나 대단했다. 단단하게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나무처럼 그의 나무에 대한 열정은 많은 자양분을 얻어 설명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많이 아는 사람에게 듣는 이야기는 재밌다. 산사에 가도 '문화해설사' 분께 해설을 청해서 잘 듣는 편인데 수목원도 이렇게 나무에 대하여 잘아시는 분과 함께 하니 재밌다.

 
처음 맞아준 꽃과 가을억새

  

  

  

설명을 들을 때는 몇 장 사진을 찍지 못했다. 저자분의 사인까지 이어지고 나서부터는 그야말로 우리 모녀 고삐 풀린 망아지들처럼  신나게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찍은 사진이 400여장이 넘는다..이 사진들을 다 어찌하란 말인가..이곳 수목원의 설립자는 '민병갈' (Carl Ferris Miller, 1921~2002) 이란 분이시다. 1962년에 부지를 매입하여 황무지와 같은 땅에 나무를 심기 시작한 것이 오늘에 이른다고 한다. 목련이 400여종, 호랑가시나무가 370여종,무궁화250여종, 동백나무가 380여종,단풍나무가 200여 종이니 얼마나 많은 것인지.. 그러니 봄에는 그 목련이 다 피어난다면 정말 장관을 이룰 듯 하다. 철마다 아니 하루라도 꽃이 없는 날이 없는 수목원이란다. 우리가 간날도 꽃을 많이 기대하지 않았는데 가을벚꽃,국화류, 팔손이,동백,풍년화, 명자꽃,그외 많은 꽃들이 피어 있었다.철마다 각지 다른 꽃과 나무들이 정말 마법에 걸린것처럼 활짝 피어나니 한번 방문하고 나면 다시 오고 싶은 수목원이지 않을까.거기에 게스트하우스까지 운영하고 있으니 파도소리를 벗하여 가족과 함께 하룻밤을 보내고 나면 더 뜻깊은 수목원이 되지 않을까.

 
 아이비가 감싼 나무..영화속 한장면 같다..

 
겨울에 피는 목련이 몽오리를 달고 있다..

 
게스트 하우스인 소사나무집과 해송집 

  

 
구 직원사무실의 다른 풍경..
  
 
수목원 앞에 서해바다엔 '낭새섬' 이란 곳이 있다. 원래는 닭섬이었는데 민원장이 닭을 싫어해서
닭과 비슷한 낭새라고 이름했단다. 닭이 웅크리고 있는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섬이라
하는데 이곳은 물이 빠진 후에는 '모세의 기적' 을 이루는 곳. 수목원에 올 때는 물이 조금 나간
상태였는데 수목원을 들러보고 나오는 길에 본 낭새섬은 육지가 되었다...바닷길이 열려
가보고 싶지만 바닷바람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 날이 저물고 있다.
 
 

수목원 입구에서 보면 이런 쉼터가 있다. 우린 구경하고 나오는 길에 이곳에 잠깐 들렀는데
바닷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하지만 사진을 보니 어느 휴양지에서 찍은 듯한 느낌이...

  

  

 
 가을벚꽃
 
가을벚꽃이 활짝이다. 윈터가든에 있는 벚나무 두그루에 꽃이 하얗게 피어났다. 흔히 봄에만 벚꽃이 피는 줄 알았는데 가을에도 가을벚꽃이 핀다는 사실,정말 이었다. 이 가을벚꽃을 본 것만으로 오늘 여행은 만족이다. 추운 날에 그것도 서해바닷바람이 매서운 12월에 벚꽃을 보았으니 무언가 정말 좋은 일이 있을것만 같다.

  
 
  

  

 
 동백꽃
 
 
 
다양한 이름의 동백꽃이 피었다. 이름을 읽어보던 울딸 '엄마,이거 이름이 솜사탕이야.정말 이쁘다.나도 동백나무 갖고 싶다. 나중에 동백꽃 꼭 심어야지.' 울집에도 있는데 녀석 집에 있는 것의 아름다움은 모르는가보다. 울집에 있는 것은 핑크색으로 꽃이 질 때 보면 통꽃이다. 여기에 떨어진 것을 보니 꽃잎을 뿌려 놓은 듯 낙화 또한 이쁘다. 한참을 두여자 동백꽃나무 앞에서 서성이며 헤어나질 못했다. 

  

 
 명자꽃

작가분께서 사인을 마치고 내려가는 길에 명자꽃이 활짝 피었다고 꼭 보고 가시길 바란다고 했는데 내려오다보니 정말 명자나무에 명자꽃이 활짝 피었다. 울 아파트 화단에도 요즘 명자꽃이 더러 피었던데 이렇게 활짝 피다니 정말 봄이 따로 없다. 철을 잊은 것인지 아님 지금 피는 것인지...도통 알수가 없는 명자꽃이네. 

 
완도호랑가시나무

  

  

 
풍년화와 팔손이 꽃

저자의 설명은 1시부터 2:30분까지였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르게 가고 볼 것은 너무 많고...가져간 책에 사인까지 고맙게 받고 확인 인증샷까지 그리고는 우리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가셨는지 모르겠지만 우린 폐장시간까지 모두를 채워가며 구경을 했다. 큰딸은 가져간 디카의 베터리를 다 썼다며 아쉬워하여 가방에 또 다른 것이 있다고 하여 옆지기는 얼른 나가서 다른 베터리를 가져다주어 딸과 함께 얼마나 신나게 눌러댔는지.사진에 담다 보니 신기한 것들도 많고 새로운 것도 많고 담아야 할 것들이 정말 많다.

 
 세번 잎의 색이 변하는 삼색참죽나무와...

 
물속의 낙우송과 연인들의 나무라는 닛사와 낙우송의 기근

 
숨쉬는 나무뿌리 '기근' 과 닛사

  

  

 

 

  
 
  


새 한마리가 날아와 나무뿌리에 앉아 물을 먹으니 한마리 두마리 계속 날아와 수다를 떨듯 앉아서
물을 마신다.


닛사와 낙우송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곳. 설립자의 모험성이 돋보이는 물 속에 있는 낙우송과
물가에 심은 낙우송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곳. 나무뿌리가 숨을 쉬기 위하여 위로 솟아 나온것이
정말 이채롭다.
 
 

 
 
 

 
 
  
 
 

천리포수목원의 폐장시간까지 구경을 하고 나오니 노을이 지고 있다.
만리포해수욕장으로 가서 저녁으로 바지락칼국수를 먹고 가기로 했다.
바닷가라 그런가 저녁바람은 더욱 거세져서 바람이 뼛속으로 스며드는 듯 춥다.
큰놈이 훌쩍훌쩍 코감기가 더욱 심해진 듯 하여 얼른 식당을 들어가 바지락칼국수를 시키고
먹었다. 맛은 좋은데 뭔가 2% 부족... 
 

 
 


20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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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1-12-05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과 설명, 잘 보고 읽었습니다.
저는 봄에 갔었는데 사진을 400여장 찍으셨다는 말씀이 충분히 이해되어요.
가을벚꽃은 저도 처음 구경하는데 봄 벚꽃 저리가라 예쁘군요. 동백과 명자꽃등, 겨울 꽃드리 이렇게 예쁜 줄 몰랐어요.
이렇게 이루어놓기까지 얼마나 노력과 정성이 부어졌을까 생각하면 숙연해지기도 하지요.

서란 2011-12-07 22:31   좋아요 0 | URL
봄에 정말 기대되는 곳이에요.저도 봄에 또 기대하고 있어요..
가을벚꽃 보시러도 많이 오시는듯 해요. 동백꽃도 이쁘고 겨울에도 한적하면서
볼거리 많은 수목원 같아요.정말 좋았어요~~
한사람의 정성이 황무지를 이렇게 아름답게 변신시켜 놓았다는 것이
정말 놀라워요~~

BRINY 2011-12-05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답네요.

서란 2011-12-07 22:31   좋아요 0 | URL
정말 아름다워요..
다른 계절도 모두 가보고 싶어지는 곳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