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장고항에서 올해의 마지막 실치회를 먹다

 

 

 삼사월 한 철인 실치..

 

장고항에 간 것은 <<실치회>> 때문이었다.

그런데 장고항을 한바퀴 돌아보니 뜻하지 않게 새우튀김도 먹게 되었고

바다구경에 노적봉과 석굴을 구경하게 되었다.정말 멋진 곳이다. 해식동굴인 석굴만 보고 갔더라도

결코 후회하지 않을 여행이었다. 집에서 늦게 왔기에 그리 많이 즐기기 보다는

오로지 실치회였는데 정말 많은 것을 담았던 하루였다.

 

 

석굴(해식동굴)

 

 

 

 

 

 

우럭회..덤으로 주셨다.맛보라고..

 

어느정도 먹고 양념야채와 비볐다...

실치회를 우리는 정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처음이다.

처음 먹어보는 실치회인데 오늘이 마지막이란다.이제 실치회 계절이 지난 것이다.

그나마 우리가 먹을 것을 누군가 남겨 준것처럼 어느 분의 가게에 가니 '떨이'

그래서 사게 '만원' 에 실치회 한접시를 먹었다.

 

실치회와 양념은 따로 나온다. 양념야채를 먼저 종이컵에 넣고 그 위에 실치회를 놓고 먹는다.

그렇게 하여 처음 한 입 먹었는데 정말 맛있다. 양념도 정말 맛있게 했다.

둘이서 이만원어치 시켰더라면 남을 것 같았고 배불렀을 것이다.

반정도 먹었는데 배가 부르다.실치회쯤이야 했는데 그게 아니다. 칼슘 덩어리...

 

실치회를 무침하기 전에 뱅어포를 구매하기 위하여 실치회감과 뱅어포가 있길래

아줌마보고 물었다. 뱅어포 얼마인가요라고..그랬더니 아줌마,이제 실치철이 지나서

당신 자식들 반찬해줘야 한다며 팔 수 없다신다. 아..뱅어포 사러 왔는데 했더니만

옆집을 소개시켜 주신다.그렇게 하여 뱅어포 역시나 직접 말린것을 싸게 구매했다.

한참 바쁠때는 삼만여원어치정도 했나보다.그런데 말린 것을 만원에 구매를 해서

미안하기도 하고 구경하기 위하여 나도 가거 함께 말린 실치회를 떼어내는 것을 도와드렸다.

그리곤 실치회를 먹으러 가보니 옆지기가 기다리고 있다. 무침이 완성되었다며...

아 그 첫 맛의 오묘함이란...맛있다.별미다.

 

실치회를 배부르게 먹고는 아줌마께 간재미회도 맛있는가 여쭈어 보았다.

실치회보다는 간재미회가 더 맛있단다.아직 한번도 먹어보지 않은 촌놈들...

우리끼리 먹을까 하다가 혼자계신 친정엄마를 생각하여 큰것으로 한마리 싸달라고 했다.

어디에 가서 먹을 것인지 묻는 아줌마,친정엄마가 아산에 계시다고 했더니

양념과 야채 간재미횟감을 따로 싸 주시겠다며 가서 바로 무쳐 먹으면 된단다.

그런데 이게 정말 맛있을까... 홍어랑 비슷하게 생긴 녀석을 뼈 발라내고 내장 빼내고

하여 살만 썰어 놓으니 정말 적다. '에게...요만큼요...' 했더니 아니란다.

야채와 함께 하여 무치면 많단다.먹을만큼의 양이며 꼭 밥 위에 덮밥처럼 비벼 먹어 보란다.

그래서 회를 뜨고 나서 친정엄마께 전화 드렸더니 저녁을 드셨단다.

-엄마,나 막내인데..여기 당진 장고항인데 실치회를 먹으러 왔다가 엄마랑 간재미회 먹으려고

간재미회 하나 해가니까 기다리셔요... 했더니 엄마는 우리 저녁을 해야냐며 묻는다.

-엄마,실치회 먹어서 우린 배불러요..저녁 안해도 되고 간재미회가 있으니까 하지마셔요..

-엄마 배부른디..저녁 금방 먹어서..올라면 어여 와라...

 

그렇게 하여 장고항에서 원하던 실치회도 먹고 간재미회도 떠가게 되었다.

여러모로 신경써주시고 잘해주신 아줌마,아저씨 드시려고 한 우럭회무침을

우리보고 먹어 보라고 많이 덜어 주셨다.

덤으로...덕분에 우럭회무침까지 먹었다..맛있다.

아줌마가 다음에 오면 꼭 또다시 찾아 달라고 하며 명함 한 장 주시길래 인증샷~

 

실치를 여기다 말리면 뱅어포가 되나보다...

 

 

 

집 옆에 묶여 있는 개가 멀리 있는 개를 보고 짖는다.그런데 녀석은 다른 곳을 본다.

둘이 무슨 사이니..

 

 

 

 

 

 

친정으로 향하다가 오늘의 일몰을 만났다.

나의 오늘 하루는 어떤 색으로 물들고 있을까..오늘 하루는 정말 다양한 색으로

정말 화려한 색으로 물들지 않을까... 장고항의 뜻하지 않은 만남..자연석굴...

정말 멋진 풍경이었다.그리고 처음 맛본 실치회의 맛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간재미회는 또 어떤 맛일까..

 

 

 

간재미회

 

 

간재미회를 상추쌈에 싸서 한 입에 쏘옥...

 

나무두릅..

 

 

 한시간여 달려서 친정엄마가 계신 시골에 갈 수 있었다.

엄마는 마을회관에 잘 가서 계시기에 혹시나 마을회관에 가셨나 했더니 계시다.

가자마자 봉지마다 들어 있던 것들을 꺼내어 양푼에 넣고 내가 얼른 간재미회를 무쳤다.

저녁을 금방 먹어 배부르다는 엄마께 한 입 맛보라고 드렸더니 맛있단다.

엄마는 이거 많이 드셨다면서 맛있는데 배가 불러서 많이 못 드시겠단다..

엄마는 오늘 갑자기 내려온 외갓집 식구들과 외할아버 산소에 갔다가 나무두릅도 따 왔다며

그것을 저녁에 삶아 드셨단다. 나무두릅에 간재미회를 싸서 먹어도 맛있다.

그렇게 조금 맛본 후에 엄마 드시라고 조금 남기고 엄마가 우리 먹으라고 반 싸 주셔서

가지고 오게 되었다. 갑자기 엄마를 찾아서 드릴것도 없었지만

장고항에서 산 뱅어포와 장고항에 가는 길에 산 유기농 토마토를 나누어 드렸다.

집에 갈 줄 알았으면 두박스 구매했을 터인데 우리는 잠깐 장고항에 간 것이라

오늘 모든 것이 일정에 없었지만 모든 시간들이 좋아하는 것...

엄마도 간만에 잠깐이지만 뵙고 올 수 있었고말이다.

장고항에서 실치회를 맛보고 간재미회도 맛보았다. 모두 맛있다.

거기에 덤으로 정말 너무 많은 것을 얻었다.

얼마동안은 정말 두고 두고 그 여운이 길게 남을 장고항이다.다음엔 딸들과 함께 찾아야할 듯 하다.

 

201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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