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이런 기사를 읽었다.
19일 한겨레신문사에서 만난 서 교수는 “온라인서점에 달린 한 댓글은 저보고 돈 벌고 여자들한테 인기 끌려는 ‘생계형 페미’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페미니즘이 돈 되고 인기도 끈다면 나만 할 게 아니라 같이 하자’고 답글을 달아줬죠”라고 말했다.
[<여혐에 열올리는 ‘한남’의 뒤통수를 강타하는 ‘뿅망치’>,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812070.html]
역시 서민다운 답변이고 서민다운 댓글이다. ‘커밍아웃’ 후 그가 쓴 다른 책들의 판매가 줄어들고, 그의 책을 불태우고 싶은데 전자책이라 태울 수 없어 안타깝다는 댓글 또한 있다고 하니, 그에게 환호했던 남성팬들 중 일부가 등을 돌리고 있는 건 사실인 듯 하다.
어젯밤에 읽은 단락도 떠오른다.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의 한 부분이다.
그러자 누군가 클루이(전직 프로 풋볼 선수, 성소수자 인권 옹호자이며 페미니스트)에게 이런 트윗을 보냈다. “멍청한 년 뒈져라. 게이머게이트는 여성혐오가 아니야.” 저 말에 나는 루이스의 법칙(“페미니즘에 관한 모든 댓글은 페미니즘을 정당화한다”(영국 여성 저널리스트 헬렌 루이스 Helen Lewis가 2012년 트위터에서 유행시킨 말이다 – 옮긴이)의 한 변주를 덧붙이고 싶다. 여성은 공격받고 있지 않으며 페미니즘은 현실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할 생각으로 여성이나 여성을 위해 나선 사람을 공격하는 많은 남자들은 자신이 그 반대 명제를 쉽게 증명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고. (153쪽)
그러게. 모르는 것 같기는 하다. 글은 결국 쓰는 사람을 가리키고, 글쓴이의 생각을 보여주는데, 글을 쓰고, 댓글을 쓰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드러나 버린다. 아닌 척 하지만, 아닌 게 아니라는 것. 여성혐오란 말을 인정할 수 없다는, 여성의 목소리가 듣기 싫다는, 페미니즘은 과격하다는, 그래도 이건 아닌 것 같다는, 그런 말, 말들.
서민의 활약을 기대한다.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의 판매 상승도 고대한다.
<사진 출처 : 한겨레신문 2017. 09. 22>
가끔, 참지 못 하고 본색을 드러낼 댓글들은...
기억하는 게 좋겠다.
“페미니즘에 관한 모든 댓글은 페미니즘을 정당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