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는 11월 18일 월요일 

신문에 월요일마다 책 관련 기사가 나온다. 나는 월요일만 신문을 읽는다. 한 달에 한 번 혹은 두 번씩 강신주님의 칼럼이 실린다. 강신주님 칼럼이 아니면, 고미숙님. 둘 다 챙겨서 본다. 

칼럼 제목은 <내 서재 속 고전>. 어제 칼럼은 "온몸으로 노래하고 산다는 것, 시인이 된다는 것". 강신주님이 사랑해 마지 않으시는 김수영 시인과 [김수영 전집]에 대한 이야기다. 

 

 

 



 

 

 

 

 

 

 

 

 

 

 

 

어른이 되었음에도 계속 아이로 남으려고 발버둥치는 존재들, 그들이 바로 시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들이 자신의 심장 박동 소리를 담은 글들이 바로 시라고도 이야기한다. 여기까지는 괜찮은데... 

그렇다. 온몸을 던지고 온몸을 노출해야만, 비로소 가능한 삶의 현장에 온몸으로 밀고 들어가야만 한다. 그럴 때 정직한 리듬이 나올 테니까. 그래서 우리 시인 김수영도 <시여, 침을 뱉어라: 힘으로서의 시의 존재> (1968. 4)라는 명문에서 말하지 않았던가. "시작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심장'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몸으로 하는 것이다. '온몸'으로 밀고나가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온몸으로 동시에 밀고 나가는 것"이라고. (한겨레신문, 2013년 11월 18일 월요일)

온몸을 던지고 온몸을 노출해 삶의 현장을 온몸으로 밀고 들어갔던 시인 김수영. 그런 김수영을 사랑하는 강신주. 그도 온몸을 던져 온몸을 노출해 삶의 현장을 온몸으로 밀고 들어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지혜를 자신을 치장하는 데 쓰지 않고, 타인을 위해, 공동체를 위해 내어주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는 상대를 잘못 골랐다. 


내가 사랑하는 이 남자는, 


정말, 

 

너무 부담스럽다. 


 


2. 오늘은 11월 19일 화요일 

나는 예약판매되는 책을 사 본 적이 없다. 이번에 강신주님 [강신주의 감정수업]이 처음이었는데, 이게 이렇게 고생스러운 일인지 몰랐다. 

 

 

 

 

 

 

 

 

 

 

 

 

 

 

아무리 기다려도, 책 출간일인 11월 18일이 오지 않더니만, 이제는 발송예정일인 11월 19일이 왔음에도 나는 아직 책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당연한 일인데도, 아... 

기다려도 오지 않는 강신주여.
기다려도 오지 않는 현대택배 아저씨여. 



3. 강신주의 보조개 

벙커 라디오에서 진행되었던 <강신주의 다상담>이 지난달 마지막 강연을 마쳤다. 님도 보고, 강연도 들으러 가고 싶었지만, 강신주님 열강에 거의 매회 12시에서 새벽 2시 넘어 끝나는 강의를 들으러 가기가 좀 어려웠다. 어떤 분의 홈피에서 마지막 강연날의 모습을 담은 사진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본다. 

가까이 하기에 부담스럽지만, 내 심히 사랑하는 강신주님의 사진이다. 언론에 공개되는 사진은 대부분 카리스마 작렬이기에, 나는 귀여운 걸로 골라봤다. 

 

 

 

 

 

 

 



나는 항상 그가 섹시하다고 생각했는데, 등산바지에 보조개는 아무래도 귀여운 포스라고 하겠다. 

지적이고, 섹시한데다가, 귀엽기까지...  


아, 나는 상대를 잘못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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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11-19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은 ㅎㅎ 정말 사람 좋은 아저씨로 나왔네요. 저 모습만 보면 과격하고 센 표현을 한다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겠어요. ㅎㅎ

저는 신간 소개가 토요일마다 실려요. 그래서 신문은 토요일 것만 읽어요;;

단발머리 2013-11-19 13:3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마지막 사진 너무 마음에 들어요.
보조개에 쏘옥~~
돌직구가 팍팍!!

나는 월요일, 다락방님은 토요일이 신문 DAY!!

순오기 2013-11-21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대를 잘못 골랐다~ 너무 부담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이 남자~~~~~~~~ 이런 고백 너무 좋아요!ㅋㅋ
난 신문도 칼럼도 안 보고,
오로지 단발머리님 페이퍼로 강신주를 만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남자가 슬슬 좋아질려고 하네요.^^

단발머리 2013-11-21 13:16   좋아요 0 | URL
하핫~~ 저의 솔직하고도 솔직한 고백이지요.
좋은데, 부담스럽고,
사랑하는데, 약간 무서운....

순오기님도 강신주를 좋아하신다면야 전 완전 환영입니다^^
한 마음, 한 뜻으로~~

2013-11-21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3-11-21 13:19   좋아요 0 | URL
아하..... 너무너무 감사해요.
제일 감사한 것은 대한민국에서 손 꼽을 정도로 너무나도 바쁘신 님께서, 제 생각을 해 주신것이요.
왜 그럴까, 이게 왜 이럴까, 이렇게 제 생각 해주신게 너무 좋아요.

그렇게 한 번 해 볼께요.
그래서 만약 제가 ㅅㄱㅍㄱㄷ이 된다면, 그건 오로지 님의 지도와 안내, 그리고 저에 대한 사랑 때문일거예요.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