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부쩍 책구입이 늘었다.
돈이 많아져서 책 구입이 늘었다면 참~~~~좋을텐데, 그건 아니고. 이사를 하고 나니 생각보다 거실이 넓었다. 휑한 거실이 좀 뭣해서 책장을 두 개 더 샀다. 새 책장 비어있는 자리에 딸롱이 방에 있는 책들이 거실로 이사 오면 될 텐데, 이번이 기회다 싶어 굳이 다른 책들을 사게 된다. 새 책장엔 새 책.
또 다른 이유는, 한국의 출판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다. 나는 한국의 출판 시장에 별 생각이 없다. 예전에도 그랬고, 그 전에도 그랬다. 이전의 페이퍼에서 말했듯, 새로 생긴 도서관 가까이에 살고 있고 (새 도서관이 4개), 도서관에서 신간을 많이 구입하고 있으며, 희망도서로 신청한 책들은 2주안에 구입해 찾아가시라는 문자메시지를 수도 없이 받는 사람이다. 하지만, 저번주엔 이런 기사를 봤다.
‘책 너~~~무 안 읽는다’
가구당 월 2만원도 안 써… 13년 만에 최저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도서구입비가 2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9년 전보다 소득이 55% 늘어났음에도 책값 지출 비중은 대폭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독서의 해'행사를 열고 각종 독서운동과 독서진흥정책을 내놓았던 노력에 비하면 참담한 결과다. (2013년 3월 4일, 한국일보)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했다. 아, 아무래도 안 되겠다. 숨은 독자, 책 안 사는 독자, 내가 나서야겠다. 그래서, 최후 마진 노선으로 한 달에 2만원 이상씩은 책을 구입하기로 과감히(!) 결정했다. (웃고 계시는 분들, 계속 웃으시라~~~~하핫!)
마지막으로, 내가 이 책을 구입한 정확한 이유는, 내가 그를 좋아한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는 이 상황에서, 내가 그의 책을 구입함으로 해서 그에게 작은 응원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2. 나는 강풀을 좋아하고, 그를 응원한다.
나는 그의 귀엽고 깜찍하며 엽기적인 다른 작품들을 보진 못 했지만, 영화 ‘26년’을 통해 그의 메시지를 들었다. 1980년대 광주를 잊었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외침을 통해 아직 끝나지 않은 희생자들의 고통과 아직도 계속되는 ㄴㅃ ㄴ들의 편안한 노후에 분노했다.
나는 밤마다 내 트위터라인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그의 아름다운 사진 때문에 웃고, 또 웃는다.
자신의 첫 아이 은총이에게 선물하는 그의 첫 그림책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쓴 이야기는 어쩌면 아이가 읽을 동화책에 적합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이가 읽을 동화책인데, 세상은 아름답다거나, 너는 뭐든지 할 수 있어,
너는 최고다, 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심지어 뭔가를 하려다가 잘 안 되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결국 이 이야기로 동화작업을 했다.
난 내 아이가 누구보다 최고이기를 바라지도 않고, 세상은 사실 아름답고,
마음만 먹으면 다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내 아이가 공부를 잘 하건 못하건 어떤 뭘 하고 싶어하건 상관없다.
알아야 할 것을 미리 알기를 바라지도 않으며
자라나면서 스스로 경험하고 알기를 바란다. 그러면서 성장하기를 바란다.
그저 진심을 담아서 내 아이가 앞으로 살아갈 삶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거면 충분하다. <작가의 말 중에서>
처음 부모가 되었을 때는 누구나 어깨에 힘이 들어가 “내가 어렸을 땐 말이야...”라고 말하기 쉬운데, 그는 그렇지 않아 좋다.
아기 고양이의 집을 찾아주려 집을 나섰다가 너무 멀리 와 버려, 아기 고양이의 집을 찾지 못 하고는 서로 헤어져, 물어물어 자신의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의 이야기. 이 이야기의 전부다.
고양이와 아이는 서로 마주 보았습니다.
고양이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누군가와 이야기해 본 적이 없었어.
개와 쥐 심지어 다른 고양이랑 이야기한 건 처음이야.
누군가에게 말을 걸면 나도 혼자 집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아이와 고양이, 큰 개와 쥐 그리고 도둑 고양이가 서로를 미워하고, 서로를 무서워하고, 서로를 경계하다가, 서로에게 말을 거는 사이가 된다. 아이가 그들에게 먼저 말을 걸었을 때, 그런 일이 가능했다.
누군가 먼저 말 걸어,
서로를 알게 된다면,
도움을 줄 수 있고,
걱정해 주는,
그런 사이가 되는 시작이 될 수 있다면,
내가 먼저 말 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는 주로, 거의, 대부분~~~ 먼저 말 거는 사람이다. 이힛!)
3. 강풀을 좋아하긴 해도
무서운거를 못 봐서...
<26년>과 <아파트>, <이웃사람>은 자신이 없고, <순정만화>랑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도전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