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쪽까지 읽고 인덱스를 해두고, 뛰어넘어 <여자들의 시장>을 읽는다.
왜 여자들을 교환하는가? 라는 질문에 레비 스트로스는 ‘여자들은 집단생활에 있어서 희소가치가 있고, 본질적인 필수품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23쪽) 이리가레는 여자들을 이용하고 교환함으로써 남성 위주의 동성애가 뒷받침되고 유지된다고 주장한다. (225쪽)
결국 재생산 능력, 여성이 가지고 재생산 능력이 여성의 지위를 이토록 몰락시킨 원인이며, 시작점이다. 성별 구분은 물론이요, 태아의 콧날마저도 초음파로 확인 가능한 현대에도 임신, 출산의 과정은 신비롭고 놀랍다. 흔히 말하는 손가락 10개, 발가락 10개 자연의 비밀과 신비를 선사시대 사람들은 얼마나 경이롭게 받아들였을 것인가.
노예제를 연구하는 대부분의 역사가들은 최초로 노예가 된 사람들 대부분은 여성들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그들은 그에 대해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지나쳐버렸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노예제’ 항목에는 다음과 같이 씌어져 있다.
전쟁은 고대 근동 지방에서 노예의 가장 초기 공급원이었다. …처음에는 포로들이 죽임을 당하였지만, 나중에는 여성들이 그 이후에는 남성들이 그들을 사로잡은 사람들을 위해 일할 수 있게 목숨이 부지되었다. (『가부장제의 창조』, 141쪽)
『가부장제의 창조』에서 거다 러너는 자기 종족의 여성을 종속시켰던 남성의 경험이 포로 여성에게로, 이후에는 포로 남성에게로 옮겨갔다고 주장한다. (139쪽) 이는 메이야수의 주장, ‘재생산(여성 섹슈얼리티)에 대한 통제가 사유재산의 획득보다 먼저 일어났다’라는 주장과 관련해 중요하다. 나는, ‘여성의 사물화’에 대한 레비 스트로스의 주장보다 거다 러너와 메이야수의 주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 여성이 교환되었는가’의 질문에 대한 더 설득력 있는 대답은 ‘친족 관계의 구조화’ 보다는 ‘교환 가능한 사물로서의 여성’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왜 여성이 교환되었는가. 왜 남성이 아닌 여성이 교환되었는가. 더 읽어봐야겠다.
2021년 11월 17일 수요일. 오후 4시 47분.
시간을 남겨두고 싶어 적어본다.
나는 안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