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 이브, 뱀 - 기독교 탄생의 비밀
일레인 페이걸스 지음, 류점석.장혜경 옮김 / 아우라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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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세계적인 종교사학자 일레인 페이걸스의아담, 이브, 뱀』 구약성서 창세기 1장에서부터 3장까지 죄의 등장, 타락, 추방 이야기를 기본으로 초기 기독교 사회를 연구대상으로 한다. 특히 책은 예수의 메시지 자체에 대한 연구서라기보다는 메시지가 내포한 실천적 요소, 예수와 그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창세기의 창조 이야기를 어떻게 읽었는가에 대한 연구서이다. (41) 



예수의 삶과 메시지를 열거한 복음서에 따르면, 예수는 희생과 변혁, 다가올 시대를 맞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원수를 사랑하고 선대하며, 구하는 자에게 주고 자기 것을 가져간 자에게 다시 달라고 하지 말라고 가르쳤다. 예수의 죽음과 부활 사건 이후, 기독교 운동이 로마제국 내에서 기세를 떨쳐감에 따라 이교도 출신의 개종자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들은 결혼을 사회・경제적 계약으로, 동성애 관계를 남성위주 교육의 예견된 산물로, 남성이나 여성의 매춘을 일상적이며 합법적인 행위로, 그리고 이혼, 낙태, 피임, 원치 않은 유아 유기를 현실적 방편으로 인정해 왔던 자신들의 문화와 관습에서 벗어나 예수의 가르침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는 사회 파괴적 행동이었다. 



아내의 간통이 이혼의 정당한 사유라는 주장 또는아내가 남편의 수프를 태웠다 이유만으로도 아내와 이혼할 있다고 믿었던 일부 유대교의 전통에 반해, 예수는 이혼을 어떠한 근거도 없다고 주장했다.(48) 유대교 분파들을 파벌로 분열시킨 요소는 이혼의 근거에 대한 의문이지 이혼의 적법성에 관한 의문이 아니었음에도, 예수는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한다 말함으로써 유대 청중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예수의 추종자들이만일 이러할진대 장가들지 않는 것이 좋겠나이다라며 불평하자, 예수는그래, 결혼하지 않는 낫겠다 말함으로써 추종자들을 더욱더 경악시켰다. 



임박한 하나님 나라에 대한 예수의 혁명적 메시지로 인해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일상의 평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총체적 사회 변화, 혁명적 운동으로다가올 시대 시작 도래할 것이라 믿었던 사람들은 예수의 가르침대로소유를 팔아 구제하며”, “가족에 대한 의무에서 벗어나”, “순결하고 구별된 으로 살아가기로 결정한다. 예수의 열정적 제자 바울의 서신에서도 이러한금욕적 대한 독려가 계속된다.   



지배계층을 비롯한 로마인들이 기독교인들을 특별히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한 원인은, 로마인들에게는 통치자에 대한 일상적인 존경 정도로 여겨지는 특정 행위를 기독교인들이 거부했기 때문이다.(82) 실제로 기독교인들은 일상생활에서 훌륭한 시민으로서 법을 준수했고 내야 모든 세금을 바쳤다. 그럼에도 기독교인들은 행정관의 가지 명령만은 극구 거부했는데, 신들이나 황제 수호신에게 제물을 바치라는 명령이었다. 신들과 황제 수호신에 대한 숭배 거부로 많은 수의 기독교인들이 처참한 죽음을 맞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인들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는데, 가난한 사람들, 특히 노인과 버려진 아이 과부들이 기독교인의 자선활동을 환영했으며 기독교 운동에 적극 호응하며 참여했다. 인간 개개인을 계급, 가족, , 교육, 성별, 신분에 의해 서열화하는 사회에서, 기독교가 전파하는 메시지는 통제할 없는 폭발력을 발휘했다. 로마제국 수도에 거주하는 주민의 75% 법률에 따라 인적 자산으로 분류되는 노예들이거나 노예의 자손들이었다. 기독교인들 가운데도 노예 소유주가 있었고 이들은 이교도 이웃들처럼 생각없이 노예제를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많은 기독교인들은 가난한 자들의 움막이나 노예들의 처소를 돌아다니며 도움의 손길과 돈을 나눠주었고, 가난한 사람들, 무지한 사람들, 노예, 여성, 외국인들에게 좋은 소식 복음을 전했다. 이들이 전한 복음이란, 계급과 교육과 성별과 신분은 중요한 것이 아니며, 인간은 유일신 하나님의 모습으로 창조되었기 때문에 황제를 포함한 모든 인간은하나님 앞에서근본적으로 평등하다는 것이었다. (113) 인간은 근본적으로 불평등하며 어떤 이는 통치하기 위해 다른 이는 노예가 되기 위해 태어났다는 당대의 일반적 믿음에 반해자신의 권리인 자유에 입각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겠다 기독교인들의파격적인주장은 그들이 보여준 엄격한 도덕성에 더해 기독교 운동에 적개심을 품고 있던 이교도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125) 



기독교인들은 서기 4세기 동안 그리고 이후에도 최고의 자유란 최고의 절제, 무엇보다도 금욕적인 삶에 의해 가능하다고 믿었다.(157) 기독교인들에게 금욕적인 삶이란, 일상적인 사회와 안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관계의세계 거부하는 것이었으며 자기 자신의 삶을 통제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다. 로마의 전통적 시각에서 초기 기독교인들은세상과 단절한자들, 가족・씨족・민족을 부인한 자들이었고, 자신을바보 선언한 자들이었다. 가장 물의를 일으킨 성행위와 관련된 기독교인들의 엄격한 윤리적 태도였다.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이교도인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일상의 성적 행위공중목욕탕에서 행해지는 스승 혹은 친구와의 동성애적인 행위나 노예나 창녀들을 성적 유희 대상으로 삼는 행위 거부했으며, 동성애・피임・낙태・유아 살해도 금기시했다.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에게 성행위는 임신의 위험을 무릅쓴 부부 사이의 행위로서, 가족생활이라는 사회적・경제적 의무와 관련된 것이었다. 예수와 그의 신봉자들이 보여준 모습은 기독교인으로 하여금 그런 의무에서 벗어나 자유를 향한 , 파괴의 길을 걷도록 부추겼다. (162) 



사회적, 정치적 속박에서 벗어날 있는 자유를 원했던 기독교인들은 인간의 가치를 사회적 공헌에 따라 평가하는 이교도들에 맞서서, 자율적인 선택에 기반한 새로운 사회에 대한 전망을 수립했다. 이는 서양에서개인의 절대적 가치 발전하게 사상의 씨앗들이었다. 



모든 개인은 하나님이 부여한 내적 가치를 지니며 사회적 공헌과는 상관없이 무한한 가치를 지닌다는 사상은 오늘날 서구의 법률 정치에서 윤리적 근간으로 작동하고 있다. 민주사회라는 서구의 세속적 이념 많은 부분은 초기 기독교인들이 품었던 새로운 사회에 대한 전망에서 비롯되었다. (161) 



자유의지, 사악한 권력으로부터의 자유, 사회적・성적 속박으로부터의 자유, 전제주의적 정부와 운명으로부터의 자유를 주창했던 기독교의 핵심 메시지는 로마 제국의 기독교 공인 이후 변화를 겪게 된다. 4세기말 기독교는 이상 반체제적 소수 종파가 아니었다. 기독교는 황제의 종교였다. 자유롭게 신앙생활에 몰두할 있고 그러한 신앙생활을 공적으로 장려받았던 세상에서, 자유를 추구했던 최초의 인간이었던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는 아우구스티누스에 의해 인간의 속박에 관한 이야기로 바뀌게 된다. 아담의 죄는 인간의 죽음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서 도덕적 자유를 박탈하고 돌이킬 없을 정도로 성적 경험을 타락시켰기에 참다운 정치적 자유를 가질 없게 했다는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원죄설이 정치적으로 유효적절했던 이유는, 그의 원죄설이 많은 동시대인을 설득해 모든 인간에게는 외적 통제(그들의 경우엔 기독교 국가와 제국의 지지를 받는 교회를 의미했다) 필요하다는 관념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26)



저자는 푸코가진리의 정치학이라 이름 붙인 문제를 언급한다. , 우리 각자가 진실이라 믿고 행동의 근거로 삼는 것은 우리가 처한 사회적・정치적・문화적・종교적 상황 또는 철학적 상황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28) 



초기 기독교 발전 과정에서 정통파와 영지주의자들 간의 오랜 논쟁을 정리한 부분은 기독교에 대한 관심이 적은 사람이라면 읽어내기 힘들 같다. 최초의 인간 아담과 이브가 '자유의 수호자'에서 '자유를 잃어버린자로 탈바꿈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책을 끝까지 읽었지만, 3분의 1 무게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 예상되었던 지혜로운 동물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 내게 제목을 붙이라 한다면, 부제기독교 탄생의 비밀 참고해초기 기독교사에서 자유의 문제혹은기독교, 자유를 낳다등으로 붙이겠지만, 『아담, 이브, 뱀』이 주는 매력을 잃어버려야 하니, 다시아담, 이브, 뱀』으로 돌아가야겠다. 『빨래하는 페미니즘』의 첫 번째 추천 도서, 현재 품절 상태여서 소중하게 느껴지는 『아담, 이브, 뱀』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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