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교를 이렇게 본다
김용옥 / 통나무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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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늘 완독한 도올 김용옥 선생의 한국 불교사책입니다. 이 책의 최초 출판년도가 1989년이니 벌써 28년 전에 출판된 책이고, 도올의 책 중에서도 초기작에 해당됩니다.

출판 당시 한국사회가 1987년 6월 항쟁의 영향권에서 아직 벗어나지 않았던 상황으로 저자는 최초로 이땅에 직선제 민주정치를 이룩한 당시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군사독재시대를 마감했던 그 당시의 상황을 저 역시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17년 촛불혁명으로 1987년의 절차적 민주주의를 다시 재고(再考)하게 된 지금 그 당시의 정치적 상황을 담은 글을 보게 되는 것은 좀 색다른 경험을 선사합니다.

또한 이 책은 제가 읽은 도올의 책 중 거의 여섯번 에 해당되는 책입니다.

아마 읽고서도 오래되어 빠진 책도  몇권 있겠지만 이런 책들은 추후 다시 읽게 되면 읽었는지 여부를 알수 있겠죠.

아무튼 책에 대해 말하기에 앞서 저자 김용옥 선생에 대한 저의 인상을 말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인정해야 할것이 이 분은 아마 동양고전을 포함한 한문 전적, 종교학, 기독교 신학 및 동서양철학에 대해 방대한 연구를 하신 분이란 점입니다. 아직까지 종교학이나 경전강해(經傳 講解)를 하면서 수많은 원전을 이분처럼 직접적으로 인용하신 분을 본 적이 없습니다.

과시적인 글쓰기 일수도 있으나 글의 출전을 정확히 밝힌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분의 원문해석에 대한 동의여부를 떠나 일단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이 분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부분인데, 저술자체에 필요없는 자화자찬을 많이 하시는 편이고, 직접적인 투의 구어체를 쓰시는 것이 특징이지요. 자화자찬은 제가 보기에도 과한 면이 있으나 쉽게 구어체로 설명하는 건 이분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학문적 엄숙주의에 갇혀있지 않아 저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학문을 상식의 엄밀화 차원에서 접근하시는 점도 다른 분들과 확연하게 다른 점이 아닐런지요.



 셋째, 이분은 학문에서 저작이 씌여진 언어 (言語)와 그 해석(解釋) 의 중요성을 강조해 오셨던 분이고, 또한 원전주의자답게 원전(原典) 의 올바른 한글 번역을 중요하게 생각해오셨던 분입니다. 이 분의 스타일과 문체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이분이 수많은 중국 유교 경전과 불교경전 그리고 성경의 복음서를 주해(註解)했다는 점은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솔직히 우리나라에는 제대로 된 경전 번역이 별로 없었던 것은 사실이니까요.

이분이 이런 경전해석에 대한 강연을 함으로써 일반 대중들에게 경전입문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온 것은 좋게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분 의 시각에 동의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있지만 경전주해에 대한 이분의 노력은 평가되어야 마땅할  것으로 보입니다. 


책은 한국의 불교가 한국사회와 격리된 체 산중불교 (山中佛敎)로 남아 지나치게 선(禪) 중심의 불교가 되어버렸으며, 사회와 괴리된 체 종파간 재산싸움이나 하는 종교집단으로 남은 이유를  구조적 이해 (structural understanding)의 입장에서 고찰한 한국의 불교전래 및 발달사에 대한 글입니다.  

이책은 하지만 한국불교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 불교가 전래된 삼국시대, 특히 신라 당시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과 당시 신라에 불교를 전해준 중국의 당(唐) 제국의 사회상에서부터 지금과는 다른 한반도의 고대 국가채제의 모습 그리고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고대사회에서의 종교의 모습도 고찰합니다.  신라가 자생적인 무속적 신앙을 가지고 어떻게 불교를 받아들였는지를 수많은 고전과 불경 그리고 서구의 종교 철학서를 인용하여 논의합니다.

물론 이런 모든 논의의 출발점은 1980년대 말에  일어난 불교 법란(佛敎 法亂)으로 시작되며 그원인과 역사적 출발점을 찿아나가면서 이루어집니다. 저자는 신문기사와 불교 출판물에서부터 삼국유사 (三國遺事)와 삼국사기(三國史記)를 비롯해 수만은 불경과 동양고전을 인용해 논의를 전개합니다.

그래서 한국불교를 이야기하지만 고대사회와 고대정치 그리고 원시종교를 이야기하기도 하며 인간이 받아들이는 신에 대한 관점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화되었는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한 한국 현대사가 필연적으로 마주하는 미제국주의의 대한 문화정책의 문제와 미국과 한국정치의 기득권 세력의 문제도 가감없이 건드립니다.

그리고 학문적 방법론에 있어 동일한 문자 (同一文字) 가 동일한 의미(同一意味) 가 아니며 그 의미가 그 시대 일반인들이 이해하는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함(즉 시대적 맥락에 따라 이해되어야 함) 에도 동일한 단어를 그 역사성을 망각한 채 현재의 의미로만 해석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주장은 지금도 곱씹어 보아야할 주장임이 틀림없어 보입니다. 일반 사람들이 쓰는 언어도 시간이 지나고 또 그 말이 쓰여지는 맥락에 따라 다른 의미를 지닌다는 이 주장은 어찌보면 역사언어학에 있어서는 가장 보편적인 주장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 주장은 위에서 언급한 원전의 주해문제와도 직결되는 것입니다.

이글을 읽으면서 한문(漢文) 을 다시 한번 공부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자신을 모른 체 살아온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이미 절판되어 헌책방이 아니면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기독교의 교리는 불교와 자주 비교되며 이책에서 언급되지만, 가장 인상적이며 중요한 언급은 기독교세력의 성장과 독재정권과의 관계를 서술한 부분입니다. 저자는 한국의 기독교 세력들은 미국의 국주의의 세력을 등에 업고 공산주의를 지원하며 수구세력을 대표하는 세력으로 급성장해온 역사적 사실을 지적합니다. 불교세력이 사회와 괴리되어 집안싸움이나 하는 초라한 세력으로 남은 것과는 달리, 수구 반공주의의 주체세력으로 성장한 한국의 기독교 세력은 그 위세와 영향력으로 한국의 기득권을 대표하는 세력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현재 강남에 세를 늘린 수구 반공주의 기독교 세력에 대한 정확한 통찰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보면 30여년 전에 쓰여졌다는 점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1980년대 초 미국유학에서 돌아온 지식인의 입장에서 바라본 1980년대 말의 사회상과 더불어 한국에 최초로 전래된 불교의 모습과 불교의 한국역사에서의 전개과정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루어지게 되었는지 원전을 근거로 조목조목 논리를 전개합니다.

 

상당히 흥미로운 저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논란이 있고 호불호가 갈리는 그런 책이 인문서로서 좀  더 가치있는 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끝으로 도올선생이 ' 교리편'을 저술하실 기회가 있으셨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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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B (Magazine B) Vol.34 : 라이카 (Leica) - 국문판 2015.3
B Media Company 지음 / B Media Company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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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라는 독일 카메라는 비싸고, 불친절한 카메라입니다.
1960년대까지도 노출계도 달려있지 않은 카메라를 내놓은 고집불통같은 브렌드입니다. 여기에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Henri Cartier Bresson)이라는 프랑스 사진가가 선도적으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그 이후 많은 매그넘 (Magnum)사진가들이 사용했다는 이유로 어느정도 신화화된 카메라이기도 합니다.
Canon의 전자동화된 DSLR에 익숙한 요즘 세대에게는 아직도 접근하지 못하는 그런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실제로 역사적인 현장과 전장에서 많은 Leica가 사용되었음에도 아직도 사람들의 뇌리에는 '돈많은 호사가들이 사용하는 값비싼 장난감' 이라는 이미지도 같이 남아 있습니다.

이 무크지는 Leica를 사용하는 프로사진가들의 인터뷰와 더불어 이들이 왜 Leica를 선택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들이 찍은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 카메라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특정 브랜드에 대한 마케팅 잡지인 만큼 Leitz 라는 기업의 역사도 함께 소개합니다.

저도 Leica를 사용해서 사진을 찍어왔지만, 어쩐지 이 오래된 독일 카메라업체는 디지털 카메라라는 첨단 기기 (cutting edge product)와는 궁합이 안맞아 보입니다.

Leica는 역시 필름으로 찍어야 제맛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중요한 것은 하지만 카메라보다 이 카메라가 담은 역사 속의 중요한 순간입니다.
이 카메라를 사용해서 사진가들이 역사와 인생의 순간을 어떻게 포착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찰라의 순간을 잡는 (capturing the moment) 도구로서의 독보적인 아우라는 아마도 다른 일본 카메라업체들이 아무리 첨단의 기술적인 성취를 이루었다고 해도 따라가기 어려운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훨씬 빠른 오토포커싱(auto focusing)기술을 탑재한 일제 카메라가 더 낮은 가격대에 포진해 있음에도 왜 프로 사진가들이 아직도 수동렌즈를 탑재한 더 고가인 구식 카메라를 사용하는지는 어쩌면 '사진이란 무엇인가?'를 되뭍는 우회적인 질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Leica에 대해 전혀 정보가 없으신 분들은 가볍게 일독하기 좋은 무크입니다. 좋은 입문서가 될 것 같습니다.

끝으로 제가 사용해본 기계식 Leica에 대한 경험담을 말하고자 합니다.
이 카메라는 그 정밀함과 정확함으로 사용자를 매료시키기 충분한 기계입니다. 1950년대 말 만들어져 이미 세월이 60년이 넘게 지났음에도 이 기계는 마치 어제 만들어진 것처럼 정밀하게 돌아갑니다. 10년전 만들어진 전자식 카메라가 다시 사용할 때 어색함을 느끼게 하는 반면 이 골동품 카메라는 조부모님대에 전성기를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사용하는데 아무 불편이 없습니다.

그래서 사진보다 기계를 더 사랑하게 될 가능성이 아주 큰 어찌보면 위험한 기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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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광시대 - 식민지시대 한반도를 뒤흔든 투기와 욕망의 인간사
전봉관 지음 / 살림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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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의 전봉관 교수님이 2005년 쓴 1930년대 금 투기열풍에 대한 책입니다.
이후 1930년대 조선의 실상을 알리는 여러 권의 책(‘경성기담(2006)‘, 럭키경성(2007)‘ 등)을 쓰셨는데, 그 첫번째 권이지요.

공교롭게도 책 제목은 찰리 채플린 (Charlie Chaplin)의 동명 영화제목 ,황금광시대 (Gold Rush, 1925)와 동일합니다.

당시 화폐경제의 근간을 이루던 금본위제(Gold Standard, 즉 모든 화폐의 가치가 금의 가치와 연동되는 체계)가 붕괴되고, 금의 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한국은 금 투기의 열풍에 휩싸입니다.

흡사 한국의 2000년대 초반 아파트 투기 광풍이 불어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것처럼, 당시의 조선은 일확천금을 노린 이들이 금광채굴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아귀다툼을 벌였습니다.

이 책에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황금의 제왕으로 백만장자 최창학과 조선일보를 세운 방응모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한편으로는 일제시대 정치적인 사건에만 가려져 있던 조선의 탐욕의 역사를 소설처럼 재미있게 설명해 준다는 점에서 신선한 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 한국의 투기의 역사가 생각보다 역사가 깊구나하는 생각에 이르면 기분이 착잡합니다

이러니 1970년대부터 복부인들이 부동산 투기를 일삼으면서 집값을 올려온 것이 괜한 것이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이렇게 금광투기와 광업권 투기에 대한 경험을 바로 윗대로부터 듣고 자랐을 복부인들이 아파트 개발과 함께 불어닥친 기회를 놓칠리가 없었겠죠.

이책은 또한 국문학을 전공한 1930년대 전문가에 의해 씌여졌기 때문에 문단의 이면에서 이름을 대면 알만한 유명한 작가들도 역시 이 황금의 열풍에서 예외일 수 없음을 각종 사료와 이들이 쓴 작품을 통해 보여줍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한국 근대사를 다른 시각에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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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x Days of War: June 1967 and the Making of the Modern Middle East (MP3 CD, Library) - Library Edition
Oren, Michael B. / Blackstone Audio Inc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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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태생의 이스라엘 역사학자이자 이스라엘 주미대사인 마이클 오렌 (Michael Oren)이 2002년 옥스퍼드대학 출판부에서 출간한 책입니다.

 



6일전쟁 (Six Day War) 혹은 1967년 중동전쟁(1967 Arab- Israeli War) 혹은 제3차 중동전쟁 (The Third Arab- Israeli War)으로 불리는 이 전쟁은 이스라엘이 이집트, 요르단 그리고 시리아와 1967년 6월 단 6일간의 전쟁으로 시나이반도 (Sinai Peninsula)를 확보하고 아랍세계에 그들의 입지를 굳힌 전쟁으로 꼽힙니다.

당시 이집트의 지도자 나세르 (Gamel Addel Nassar)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시나이반도 사이의 티란 해협(Strait of Tiran)을 봉쇄하여 이스라엘 선박의 이동을 금지하고, 6월 5일 이스라엘은 이집트군을 선제타격(preemptive airstrike)합니다. 이후 이스라엘은 이후 공군력의 우위 (air superiority)를 보입니다. 동시에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Gaza Strip)을 공격하고 나세르는 이집트의 시나이반도 철수를 명령합니다. 이 공격으로 이집트군은 심각한 전투력 손실을 당했고, 이스라엘군은 시나이반도 서쪽으로 진공합니다.
이스라엘은 요르단의 공격에 대항해 동 예루살렘(East Jerusalem)과 웨스트뱅크 (West Bank)를 함락했으며, 또한 시리아로부터 골란고원 (Golan Height)을 빼앗아옵니다.

이 전쟁의 결과로 이스라엘은 중동지역에서의 영향력 (control)이 증가되었으며, 이 전쟁의 결과로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 (Palestine Refugee Problem) 가 발생합니다.

이 전쟁이전부터 유태인들은 시오니즘(Zionism)운동을 전개하며 중동지역에 이스라엘의 재건을 꿈꿔왔는데, 결국 제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아랍세계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적 우위를 점하게 됩니다.

이책이 주목받은 이유는 당시 처음 공개된 미국과 이스라엘, 중동, 러시아 등의 외교문서 (state archives)를 직접 발굴해 최초로 인용했기 때문이며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의사결정자들의 내부적인 정보도 포함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분야의 역사도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새로운 사료의 발굴은 역사의 서술을 바꿉니다.
특히 외교나 전쟁과 관련된 역사일수록 기밀이 해제된 사료가 발견됨으로써 이제까지 알려졌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게 되기도 합니다.

역사서술에 있어 사료의 중요성은 따라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다만, 이책은 이스라엘의 입장에서 쓰여진 것이기 때문에  이스라엘이 본 전쟁사라는 한계는 있습니다.

이집트나 시리아 혹은 요르단 입장에서 바라본 6일전쟁에 대한 기록이 절실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래야만 같은 전쟁에 대한 교전당사자들의 입장을 균형있게 볼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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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istory of God: The 4,000-Year Quest of Judaism, Christianity and Islam (Paperback) - 카렌 암스트롱『신의 역사』원서
Armstrong, Karen / Ballantine Books / 199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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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00여 페이지가 넘는 이 책은 1994년 영국의 카톨릭 수녀출신 종교학자이자 방송인인 카렌 암스트롱 (Karen Amstrong)이 집필한 책입니다.
중동지역에 기반을 둔 서양의 세 일신교 (monotheism), 즉 하나만의 신만이 존재한다고 믿는 종교를 탐구합니다.
신앙인으로 살았던 저자가 종교의 철학적 이면을 파헤치는 책이기 때문에, 그리고 적지않은 두께의 책이기 때문에 읽기가 쉽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미국에서도 2001년 9월11일 발생한 9/11이후 상당히 주목을 받았던 책으로 저 역시도 2001년이후 이책을 읽었습니다.
물론 저자가 9/11을 염두에 두고 출판한 책이 아니었음에도 일반 독자들에게는 왜 같은 종교적 뿌리를 가진 기독교, 유대교 그리고 이슬람교의 서로 다른 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궁금증을 푸는데 일정 부분 기여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같은 뿌리를 가진 이 세 종교가 서로 반목하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인격화된 신 (a personal God)을 각각 발전시켜 왔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신이라는 존재가 사실 인격화될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신학에서 이런 신의 존재에 대한 미스터리가 바로 신앙을 가지게 되는 가장 근본적인 동인으로 이야기함에도 불구하고, 서양을 대표하는 이 세 유일신교는 자신들의 인격화된 신을 발전시킴으로서 상대방의 신을 멸시하고 무시함으로써, 그리고 자신들만의 신만이 옳고 근본적이다라고 생각함으로써 종교를 둘러싼 갈등을 초래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달리 표현해서 보면 이 책의 제목도 '신의 역사'라는 표현보다는 '인간이 상상해낸 신의 역사'라는 표현이 좀 더 정확한 것이라고 봅니다.

이런 연유로 논의를 전개하는 과정에 철학이 개입합니다. 철학적 견지에서 신과 종교를 설명하기 때문에 이책을 좀 더 꼼꼼하게 보아야 할 필요가 있지요. 그리고 이책의 논의 자체만으로 신의 존재에 대한 생각을 다 설명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신의 존재에 대한 신학적인 설명이 철학적 설명과 더불어 보완되어야 좀 더 완전한 논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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