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올로지 - 몸이 말하는, 말하지 못한, 말할 수 없는 것
이유진 지음 / 디플롯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5년 4월 출간된 책으로 한겨레 기자이신 이유진님이 쓰신 책입니다.

사회학, 여성학, 문화학을 공부하신 저자께서 여성의 입장에서 근대이후 서구와 한국에서 논의되었던 몸(body)에 대한 담론의 사회사를 정리하신 책입니다.

백인 이성애자 남성의 시각에서 보여진 여성과 유색인종 그리고 비인간(non-human)을 바라보는 시선의 정치학을 담았습니다.

백인 이성애자 남성의 시각에서 바라본 여성의 몸이 대상이라는 점에서 이책의 첫 세개의 장이 ‘가슴’, ‘엉덩이’, ‘각선미’인 것은 의미심장한 배치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근대이후 백인 이성애자 남성이 각 인종의 위계를 결정지은 체질인류학(Physical Anthropology) 및 우생학(Eugenics)의 관점에서 여성을 인간이외의 동물들과 함께 주체(subject)가 아닌 대상(objective)로 위치짓고 열등한 존재로서 인식해왔다는 점에서 첫번째 세개의 장에서 설명하는 가슴 엉덩이 각선미는 남성적인 시선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신체부분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과학이 객관적이라는 신화는 초기 과학자들이 거의 대부분 백인 남성들이라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고, 과학발전의 시기가 서구의 제국주의 팽창기와 일치한다는 면에서 객관적일 수가 없지만 ‘과학은 객관적’이라고 배워왔습니다.

서구의 직선적인 역사발전론이나 피부가 하얀 백인종이 가장 우월하다는 피부색깔에 따른 우열은 사실 서구 백인 남성들의 생각일 뿐 아무런 객관적 증거가 없는데도 마치 당연한 사실인 것처럼 알려져 왔습니다.

서구 백인 남성들은 서구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바라보는 관음적인 시선을 유지해 왔다면 비서구, 즉 중동이나 아시아의 국가들도 모두 ‘여성화’하고 ‘대상’으로 바라보았으며, 백인 남성들에 비해 열등한 존재로 여기고 ‘문명화’의 대상으로 여겼고, 이교도의 세상인 이 비서구세계에 기독교를 전파해서 문명을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올랐습니다.

그리고 이런 이유는 중동과 아프리카 아시아의 여러나라들을 식민지로 만드는 행위를 정당화했고, 이어 침략전쟁을 시작했습니다.

믿을 수 없지만 유럽에서는 박람회에서 아프리카나 아시아 등 비서구 지역에서 온 사람을 ‘전시 대상’으로 정리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고, 이들 희생자들 중 죽어서 자연사 박물관에 박제가 되어 전시되는 경우까지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근대의 서구의 세계관이 생명체를 기계와 동일한 것으로 생각했고,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보았기 때문에 백인 이성애자 남성이 아닌 모든 경우는 다 자연의 일부로 정복을 해도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민주주의가 시작된 고대 그리스에서도 투표권을 행사하는 이들은 노예가 아닌 성인 남성뿐이었고, 여성들과 시민이 아닌 자들은 모두 제외되었습니다.

서구에서 백인여성들이 참정권을 행사하게 된 것은 놀랍게도 근대기 지난 지 한참 지난 19세기 말에 이르러서입니다.

서구의 절대적 가치인 양 선전되어오던 대의제 민주주의와 선거도 바라보는 주체가 남성인지 여성인지, 백인인지 유색인인지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페미니즘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공동체의 일원이자 가족으로서 남성과 여성이 동등해지고 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차이를 아는 것이 이해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하는데, 요새 매체를 통해 바라본 여성혐오정서와 여성차별은 그 임계를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기본적인 국민의 삶을 생각하지 않고, 정치적 이익을 위해 여성혐오와 갈라치기를 당연시하고 있는 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의민주주의 체제의 나라에서 국민을 대표해서 정치를 하겠다는 후보가 남성과 여성을 차별하고 여성혐오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정치인으로서 자격미달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한 여성가족부 해체는 여성국민을 무시하는 파렴치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술을 좋아하는 권위적인 검사출신 대통령은 여성을 남성과 다른 열등한 이들이라고 생각하는 건 합리적 의심입니다. 그래서 ‘보수’라는 이름을 달고 나와서 ‘차별’과 ‘홀대’를 정책으로 내세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