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 정명공주 - 빛나는 다스림으로 혼란의 시대를 밝혀라
신명호 지음 / 생각정거장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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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 신명호 교수의 이 책은 17세기 선조의 고명딸로 태어난 정명공주의 일생을 사료를 통해 파헤친 글이지만 그의 전 생애를 다룬글은 아니며 선조말에서부터 광해군대를 거쳐 인조 때까지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신명호 교수의 저작을 보니 주로 궁녀와 조선의 왕비들에 관한 책들이었고, 이책도 보니 정명공주와 영창대군 그리고 이들의 어머니인 선조의 왕비 인목대비와 이들에 딸린 궁녀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자세히 나와 마치 사극을 보고 있는듯 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이 책은 사실 전에 읽었던 명지대 한명기 교수의 '광해군(역사비평사,2000) 이후 조선의 17세기에 대한 책을 더 읽어보고자 해서 읽게 된 책입니다.

16세기말 17세기 초 조선은 개국이후 만들어진 나라의 근간이 두번의 전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인해 마구 흔들렸던 격동의 시기입니다.
이 책은 임진왜란이후 의주에 파천해 있다 돌아온 노년의 선조가 10대의 인목왕후를 맞아 정명공주와 영창대군라는 적통을 낳은 후 승하하고 서자인 광해군이 왕권을 잡게되면서 일어나는 조선 정치의 파란을 이야기합니다.
대외적으로 명청교체기였기 때문에 임진왜란 당시 분조를 이끌고 왜적과 싸웠던 광해군이 지는 해 명나라와 뜨는 해 청나라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펼치며 줄타기를 하지만 대내적으로는 임진왜란이라는 비상시에 세자로 책봉된 그가 선조의 뒤늦은 장가로 얻은 적자 영창대군으로 왕권의 불안함을 느끼고 인목대비와 정치적 대립을 하게 되고 이 권력투쟁으로 영창대군른 9살의 나이에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됩니다.

영창대군의 죽음은 결국 광해군에 대한 인목대비의 원한의 불씨가 되고 이는 '인조반정'이라는 쿠데타로 귀결됩니다.
실세인 청보다 지는 해인 명애 대한 의리를 택한 조선의 이 상리학적 쿠데타는 결국 청나라와의 전쟁으로 귀결되어 조선의 국왕 인조는 청나라에 무릅을 끓는 치욕을 당합니다.

최근 개봉한 김훈 작가 원작의 영화 '남한산성 (황동혁 감독,2017)'이 청나라에 나라를 항복하게 할수 밖에 없던 49일의 과정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정명공주의 어머니 인목대비는 사실상 인조반정의 명분이 되는 인물로 광해군 시절 당한 수모 (영창대군의 죽음과 서궁유폐)를 인조를 내세운 쿠데타로 그대로 광해군에게 정치적 보복을 하게 된 것입니다.

정명공주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가 죽고 동생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 것을 지켜보았고 이복 오빠인 광해군이 자신의 어머니이기도 한 안목대비를 폐위시켜 서궁유폐시키는 모습을 지켜보았고, 광해군의 왕권에 대한 불안감으로 일어난 옥사로 수많은 궁녀들이 희생양이 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됩니다.

왕조시대인 조선에서 궁궐 안에서 산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한 것임을 알 수있고 역모에 몰린 수많은 궁녀들이 때로는 역모의 주역으로 때로는 역모의 희생양이 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앞서 말한대로 이 책은 정명공주에 대한 책이지만 그녀의 후반생이 어떠했는지는 지나치게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사료를 바탕으로 구성된 이야기이기는 하나 평전으로 보기에는 너무 미흡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광해군 대의 왕실관계 관련해서는 비교적 소상히 설명되어 읽어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조반정에 대한 이야기도 너무 간략하고 사건 중심적으로 서술된 것 같아 아쉽습니다.
인조반정은 성리학적 명분으로 이룬 쿠데타이지만 바로 이로 인해 조선은 '삼전도의 굴욕'을 겪게 되기 때문이지요.
성리학적 세계에 대한 이해가 앞선 후 이런 평가를 하는 것이 맞다 하여도 명분만을 쫓은 후 조선에게 남은 것이 무엇인지 상식적인 관점에서 생각할 수있는 여지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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