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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수 교수의 세계문화기행
이희수 지음 / 일빛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이희수 교수님은 한국에서 보기 드믄 이슬람 (특히 터키) 전문가입니다. 터키에서 박사학위를 받으시고 터키,튀니지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연구를 하신 아주 드믄 분이십니다.
한국인들이 이슬람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경우는 대부분 영어권 학자들의 시각을 통해서이기 때문에 서양중심주의(Eurocentrism)의 영향을 받은 설명을 듣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한국에서 드믄 이슬람전문가의 이슬람국가 여행기는 읽어볼 가치가 있습니다.
더구나 영어를 통해 중역되어 알려진 이슬람이 아닌 현지 언어를 직접 이해할 수 있는 한국인의 해설이라서 더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소위 보수층 (정확하게는 수구 반공을 추구하는 기독교인들)은 이슬람을 미국등 서구와 똑같이 극렬 테러분자로만 이해하려 들고, 교화의 대상으로 보는 심각한 인식의 오류를 범합니다.
이분들이 기본적으로 상식적이지 않은 분들이기는 한데, 잘 알지도 못하는 이슬람국가 출신 외국인들마저 적대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저도 이슬람 전문가는 아니지만 제가 만나본 이슬람 국가에서 온 친구들은 우리가 미디어에서 본 그런 극렬한 이들이 아니고 착하고 순한 그런 사람들입니다.
2000년대 초 미국에서 있을 당시 알게된 한 방글라데시 친구가 있었습니다. 좀 수다스럽기는 해도 착한 친구였고, 그 친구를 통해서 이슬람국가에서는 주식으로 엄청난 양의 토마토를 먹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하지만 이 친구도 그렇고 다른 이슬람권에서 온 친구들이 당시 터진 9/11으로 인해 미 이민국에 등록을 해야하는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것을 목격했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이슬람에 대해 관심이 없다가 미국에서 접한 9/11을 계기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와서도 이슬람에 관한 어떤 책이 있나 살펴보니 대부분 영어권의 책을 번역한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만나게 된 책이 이책이지요.
기본적으로 여행기이기 때문에 이슬람 사회를 사진과 함께 볼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워낙 서구화(Westernization)가 전 지구적으로 진행되어 서구의 문화가 선진적인 문화로서 잘못 이해되고 있는 현실에서 서구이외의 문화를 간략하게나마 되돌아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약 20여년 전 영국 런던(London)을 처음 방문했을 당시 대영박물관(the British Museum)의 캄보디아실을 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영국이 식민지국가들로부터 약탈해온 수많은 문화재가 전시된 이 제국의 박물관에서 난생처음 캄보디아의 유물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정교함과 아름다움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알던 캄보디아는 이렇게 아름다운 미술품을 만들 수 있는 나라라고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었습니다.
캄보디아라는 '후진국'의 유물을 본 후 영국과 프랑스의 근대유물을 보았는데, 그 조잡함에 더이상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대영박물관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자국 영국의 유물이 있는 전시실이 아니라 이집트 미이라가 전시된 이집트실입니다.
제국주의의 영광을 후대가 관광으로 연결해 살고 있는 곳이 바로 제국의 수도 런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이슬람에 대해서도 한국인인 우리들이 제대로 모르는 만큼 열린마음으로 편견없이 이들을 바라보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슬람과 역사적인 알력이 있는 서구의 시각에 편승해 사이좋게 지내도 될 이슬람국가들과 이슬람출신 외국인들을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르는 문화일수록 우리와 다른 점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래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