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엔진, 전쟁과 시장
김동춘 지음 / 창비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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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수구 반공주의 주류 세력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고 있고, 또 믿고 싶어하는 것이 바로 미국이라는 나라가 한국전쟁에 참전한 것이 한국을 우방으로 ‘특별하게 ‘ 생각해서 ‘순수하게‘도와주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왔다는 점입니다.

애석하게도 이들의 이런 맹신(盲信)에 가까운 믿음은 사실이 아닙니다.

미국은 한반도의 한국전쟁에 참전하고 당시 적국이었던 북한과 휴전 협정을 맺은 것이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국의 소위 ‘보수‘정치 세력들,특히 요새 몽리의 끝을 보여주는 자유한국당이나 조선일보 같은 매체들이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역사적 사실 중의 하나가 한국이 한국전쟁의 휴전협정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한국전쟁의 휴전협정은 북한과 미국사이에 체결되었습니다. 전쟁의 직접당사자가 북한과 한국임에도 미국이 북한과 휴전협정을 체결하였다는 말은 이 전쟁이 미국이 주도하고 한국이 미국의 전략에 종속적으로 끌려갔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합니다.

60년도 전의 일이라고 무시하기엔 이 국제 조약이 한국의 외교 대북문제를 다루는 현실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합니다.

당장 북한은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추진하려하고 또 선호합니다. 휴전협정의 당사자가 아닌 한국은 북한과의 별도의 대화채널을 구축하지 않는 한 미국과 북한의 직접대화를 지켜보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미국이 이렇게 북한과 직접대화를 하지 않는 이유는 한국을 통해 북한에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더구나 한반도가 분단 상태에 있는 동안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대륙세력의 태평양 진출을 저지할 수있는 봉쇄정책(containment)를 유지할 수 있고 이것이 태평양에서의 미국의 이익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한국을 중간 완충지대로 중국과 러시아와의 직접 대결을 피할 수 있고, 한국이 미국의 군사무기까지 대량구매하니 미국 군수업계에게 한국은 그야말로 ‘봉‘인 것이죠.  

육사(陸士)로 대표되는 한국의 군사 엘리트들은 자신들의 입지가 약화되는 것이 두려워 국민을 상대로 공포 마케팅을 펼치면서 자신들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군사력 증강만을 도모합니다. 이를 위해 아무런 대책없이 북한을 자극하는 강경 대결적 발언을 내놓기 일수입니다.
이들은 별다른 설명없이, ‘너희들이 전쟁을 겪어봤어?‘라는 60년 묵은 레퍼토리를 가감없이 앵무새처럼 내뱉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사들인 무기체계를 들여오면서 군수업체의 리베이트를 받아 챙기는 군납비리를 저질러 왔습니다.  무기 체계 도입과 관련해 숫한 장성들이 뇌물죄로 처벌을 받았죠.


이제까지 한국 국방부의 군납 비리 역사를 볼 때 미국에게 한국은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우방국가‘ 였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사드 배치 문제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한국의 수구 반공주의 정권인 박근혜 정부는 미국의 속을 먼저 긁어줍니다. 미국이 중국과의 외교마찰을 우려해 조심스러워 하던 한반도 사드 배치를 더 빨리 앞당기자고 먼저 제안합니다. 제안 당시 임기가 1년여 정도 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그냥 밀어 부칩니다. 그로 인해 한국은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압박을 받습니다. 중국의 롯데마트가 임시 휴업을 하게되고 중국의 여행사들은 한국으로 여행객을 보내지 않았으며 중국 고위층들도 이번 문대통령의 특사 방문 시 사드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압박했습니다.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인데도 한국이 중국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당합니다. 거기가 이 문제를 푸는데 중국은 미국과 직접 접촉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한국이 낙동강 오리알처럼 우스운 입장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국당 정우택 대표는 마치 사드배치에 반대하면 국가안보를 무시하는 사람인것처럼 사실을 호도하고 언론은 그의 말을 충실히 받아 적습니다.

사드배치가 곧 한국의 안보가 아닐터인데, 언제부터 이런 논리의 비약이 횡횡했는지 알수 없습니다.  

중국과 미국사이에서 취할 수 있는 실리는 도외시 한 체 사드 배치를 지렛대로 맹목적인 친미만을 강조합니다. 이들은 미국이 한국을 얼마나‘다루기 쉬운 나라인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아예 생각하지 않습니다. 맹목적 친미만 존재하죠. 종교처럼 말입니다.

미국과의 관계가 정말 중요하다면 미국이 우리를 어떻게 이해하고 바라보는지 객관적으로 깊이 탐구해야 합니다.

따라서 맹목적 친미는 답이 아닙니다. 바보처럼 미국이 사달라는 무기 다 사주고 미군 부대 부지 제공하면서 한국이 비용 다 대주면 한국이 더 우스운 나라가 될 것임을 분명합니다.

미국에 대해 좀 더 냉정한 입장을 가지고 우리의 이익을 위해 때로는 미국과 다른입장을 가질 수도 있다는 점을 너무 색안경을 끼고 불온하게 바라보는 시각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미간의 동맹관계만큼 미국에 한국이 끌려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절차적 정당성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꼼수로 일관된 사드배치에 대한 언론보도를 보면서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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