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처음 출간된 이 유명한 책이 2024년 발간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작가후기와 함께 10주년 기념판으로 재출간 되었습니다.

뉴요커 (the New Yorker)라는 잡지에 글을 써온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고생물학(paleontology)과 지질학(geology)그리고 진화생물학(evolutionary biology), 고인류학(paleo anthropology),곤충학((entomology) 등 이외에도 셀수 없이 세분화된 생명과학 분야의 글을 쓰고 인터뷰를 해서 책을 낸다는 건 한국에선 생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이 책은 이미 지질학적 관점에서 5번의 지구상 생물의 대멸종이 있었고, 현재 지질학적으로 새로 정의된 인간세(Anthropocene)에서 바로 인간에 의해 인간이 바꾸어놓은 생태환경의 변화로 인해 많은 생물들에 멸종의 위기에 처해있다는 주장이 이 책의 주제입니다.

지질학적인 먼 과거를 이야기하다보니 과거 기후변화로 인한 생물의 멸종, 잘 알려진 소행성(asteroid)의 충돌로 인한 공룡의 멸종, 빙하기때 생물의 멸종 등을 언급합니다.

전체 지구의 역사로 봤을 때 인간의 출현은 매우 최근이나 18세기 산업혁명과 도시화로 환경이 파괴되면서 인간에 의해 수많은 종의 생물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졌거나 사라지기 직전의 위기에 처해있어 자연상태에서 생존할 수 없어 인간들의 보호아래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경우도 소개됩니다.

특히 인간세는 흔히 생각하던 산업혁명이후가 아니라 네안데르탈인을 포함한 고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나기 시작한 이후라고 설명합니다. 덩치가 큰 맘모스나 마스토돈과 같은 거대 포유류가 고인류가 나타나면서 멸종에 이르렀는데, 대체로 초식성이 이 거대 포유류들이 덩치로 육식 포유류에 맞섰지만, 고인류는 생각보다 강력한 포식자로 먹이사슬 위에 자리잡았다는 겁니다.
저자에 따르면 인류가 출현한 이후 거대포유류 멸종에 대한 단서가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고인류학에서 네란데르탈인은 현생인류(Homo Spiens)에 의해 대체(replacement)되었다는 주장이 오랜기간 정설이었지만 고인류를 유전적으로 분석하는 고생물유전학(Paleogenetics)이 발전하면서 네인데르탈인과 현생인류가 결합해 현재 인간들의 유전자 지도에 그 흔적을 남겨놓은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네인데르탈인이 멸종한 것이 아니라 현생인류에 유전적인 흔적을 남겨 우리는 네인데르탈인의 후손이라는 말입니다.

이 책의 후기는 출간 10년이후 취재했던멸종위기종들의 근황을 확인하고 또한 곤충들의 상당수가 멸종의 위기에 처한 현상황에 대한 경고를 보냅니다. 공룡보다 먼저 지구상에 나타나 이전 5번의 대멸종의 위기를 통과해온 곤충류가 인간세를 맞아 이전에 보기 어려운 멸종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겁니다.

생태계 먹이사슬의 하부에 위치해 양서류와 파충류 그리고 포유류들의 먹이가 되어온 곤충이 사라진다는 건 지구의 자연생태에 커다란 재앙인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곤충이나 야생동물들은 늘 발견의 대상이거나 인간의 사회의 배경으로서만 인식되어와서 그 심각성을 간과하기 쉽습니다.

저 역시 저널리스트의 자연과학책으로 생물의 멸종에 대한 주제라 심각한 연구과제라기보다 혹시 센세이션을 노린 출판이 아닌가 솔직히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읽으면서 저자가 퓰리처상을 수상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학자의 논문처럼 형식적 고루함에서 탈피하면서도 최신 연구결과를 인용하고, 논문저자인 학자들 연구소를 방문하고 이들이 조사하는 현장에 동행하고 인터뷰하면서 이야기를 입체적이고 알기쉽게 설명해주었습니다.

후속취재를 위해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여러번 방문하고 시간적인 비교를 하는 대목은 이 책이 오랜 준비기간과 여러사람들간 협업의 산물이라는 걸 실감합니다.

사족으로 ‘뉴욕커(the New Yorker)’라는 잡지에 대해 한마디 하려 합니다. 아마도 시사와 정치,외교 등 미국사회의 현재를 가장 잘 취재하는 잡지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저자와 같은 일급필자들이 스탭으로 참여하고 단행본을 낸 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또한 유려한 영어문장을 접할 수 있는 잡지이기도 합니다. 매달 일러스트레이션으로 표지를 그리고 특히 시사만평에 해당하는 한컷만화가 압도적인 잡지입니다. 제가 예전에 구독했었던 뉴스위크에 비하면 급이 훨씬 높은 기사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과 관련된 책 몇가지 소개합니다.

이 책이 번역이 안된 줄 알았는데 2022년 한글로 번역되었습니다.

여섯번 째 대멸종, 엘리자베트 콜버트 지음, 김보영 번역, 최재천 감수 (쌤엔파커스,2022)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소행성충돌로 인한 공룡의 멸종에 대한 테마는 별도의 책을 한권 소개합니다.

The Last Days of Dinosaurs: An Asteroid,Extinction, and the Beginning of of Our World, Riley Black ( St. Martin’s Press,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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