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rlin Wall : 13 August 1961 - 9 November 1989 (reissued) (Paperback)
Frederick Taylor / Bloomsbury Paperbacks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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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헌책방에서 발견해서 읽은 책입니다.

이전에 언급한 적 있지만 1989년의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1990년의 독일통일은 이후 일어난 소련의 붕괴를 가져온 역사적 변곡점의 하나입니다.

1945년 제2차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냉전(Cold War)체제가 붕괴되고 미국이 헤게모니를 장악하는 일극체제의 시작을 알리는 계기가 됩니다.

이후의 신자유주의의 전성기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The Great Recession)을 만나기 전까지 30여년간 이어집니다.

에 책은 영국의 독일사학자 프레드릭 테일러 (Frederick Taylor)가 2007년 출간한 책으로 독일의 수도인 베를린시에 대한 근현대사를 비롯해 제2차세계대전의 종전 결과 베를린이 동서로 분할되는 과정, 그리고 동독 당국이 1961년의 베를린 위기(Berlin Crisis)를 계기로 베를린 장벽이 건설되는 과정, 장벽 건설을 전후해 동독과 서독이 어떻게 상호교류를 이어갔는지, 장벽 건설이후 어떤 동독 젊은이들이 장벽을 건너려다 희생되었는지를 설명해줍니다.

그리고 1989년의 동유럽 자유화와 갑자기 다가온 베를린 장벽의 붕괴현장을 마치 눈앞에서 보듯 묘사합니다.

개인적인 언급을 하자면 베를린 장벽 붕괴당시 겨우 대학초년생이었던 저는 당시 미디어에서 전해지는 놀라운 기사에 충격을 먹었긴 했지만 당시의 상황이 역사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1990년 쯤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북방정책’의 일환으로 당시 소련과 한소수교를 한다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 한중수교도 이루어져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1990년대 내내 중국과 소련이 기회의 땅이라고 언급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 책에는 단 한줄만 나오는데,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1989년 중국 베이징의 천안문에서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있었고, 중국 당국은 이 시위를 유혈진압합니다. 이후 역사는 이 사건을 ‘천인문 사태’로 명명합니다.

당시 소련과는 전혀 다른 정책을 추진하던 중국은 체제에 위협적이라고 판단한 시위를 두고 볼 수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영국입장에서 독일은 두번의 세계대전에서 적으로 싸운 나라이고, 제2차세계대전이후 베를린분할에 참가한 국가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붕괴하고 1990년 서독이 동독을 사실상 흡수통일해서 유럽의 강대국으로 부상하지 ‘거대독일’의 악몽을 잊지 못하던 당시 영국 수상 마라렛 대처 (Margaret Thatcher)는 독일 통일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당시 대처는 제2차세계대전 당시 나찌독일의 영국폭격을 몸소 겪었던 인물 중 한명이었기 때문입니다.

본문만 총 18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668쪽에 이르는 분량으로 읽기 만만한 양은 아닙니다. 저도 여러 책과 같이 읽다보니 완독에 시간이 걸렸습니다.

2024년 현재 신냉전 (New Cold War)가 도래했다고 주장하는 식자들이 등장했습니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대체로 자유주의적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영미권 식자들이 최근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그리고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고 고사시키려는 미국의 대중적대정책으로 일어난 대결양상을 이렇게 정의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진이 러시아에 실존적 위협을 가져다 준 이유때문에 발발했다는 견해가 있고, 하마스가 촉발시킨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사실상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을 인종청소(Ethnic Cleansing)을 하는 수준으로 학살하고 있어 이스라엘 국가존립의 정당성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작년 미국 유수대학에서 일어났던 대학총장들의 연달은 사임의 배후에 월가에서 돈을 번 유태계 사업가들이 사임압력을 가했다고 알려져 파문이 일었습니다. 월가를 장악한 유태계 자본가들이 이스라엘의 건국(1945)을 재정적으로 지원했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고 현재 미국 바이든 정부가 살상무기를 이스라엘에 지원하는 것도 이들 유태계 거물들의 영향이라고 볼 수 밖에는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신냉전(New Cold War)’가 도래했다는 주장이 아직 논란이 많은 주장입니다. 지난 세기 일어났던 자본주의 공산주의의 대결 양상과는 너무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신냉전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끝내려고 합니다. 별도의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동서독의 분단과 베를린 분할은 제2차세계대전 승전국이 유럽에서 패전국 독일에 행한 조치였고, 아시아에서는 패전국 일본이 아닌 조선이 38도선을 기준으로 분할되었습니다. 베를린이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에 의해 분할 점령된 것과 다르게 일본의 도쿄는 미국이 단독점령했습니다.

소련이 사할린과 홋카이도 점령을 추진했었지만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전세계를 하나의 체스판으로 생각한다면 미국이 유럽에서 독일을 분할점령한 방식을 일본에 그대로 적용하지 않은 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저는 여기에 미소간 한반도 분할점령의 비밀이 숨어있다고 생각합니다. 1945년 미국 소련 일본 간에 어떤 이면적 합의가 있었는가? 왜 악의축( Axis of Devil)이라고 불렸던 두 패전국 독일과 일본은 전후 다른 방식으로 처리되었는가? 이 질문이 전후 한국과 일본의 경제사회사를 결정하게 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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