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에 집어든 책입니다. 그리고 요새 젊은 여성들이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읽었습니다. 고백부터 하자면 사실 인스타그램이라는 SNS는 저에게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매체라서 20-30대 여성들이 ‘인생샷’이라는 스타일의 사진을 올리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투자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남성입장에서 낯선 이런 시간투자는 한편 젊은 여성들에게 ‘외모’가 무시못할 자산이고 한편으로 사회생활의 방편이면서 성차별을 보여주는 기표이기도 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접하고 당혹스러웠습니다. 어플로 보정된 사진이 자신의 또다른 ‘디지털 자아’를 대변한다는 인식도 그렇고 예전과 다르게 가족들만이 보는 전통적 사진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자신과 자신의 인생을 ‘전시’한다는 인식은 매우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책의 상당부분이 인생샷과 관련된 다양한 여성들의 인터뷰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 경험상 인터뷰를 통한 연구가 생각보다 품이 많이들고 어렵습니다. 2010년대 이후의 새로운 사회현상이고, 사진 자체도 소위 ‘인스타그래머블’해지고 카페들도 이에 맞춰 인테리어를 바꾸는 마당이니 아마 인스타그램 인생샷의 경우 인터뷰말고 다른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하기 어려웠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사회와 도시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지만 이책에서 논의된 페미니즘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민감한 주제이고 섣부를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끝으로 책에 대해 소개를 덧붙이면 총 4장으로 이루어진 책으로 본문 329쪽입니다. 저자의 석사학위 논문을 기반으로 쓰여진 책입니다. 역사와 정치, 경제관련서를 많이 읽는 입장에서 보면 확실히 여성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여성에 관한 이야기를 보려면 별도로 여성에 대한 책이나 인류학 관련 책을 찿아야 봐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책의 여성주의 입장을 떠나서 개인적으로 여성들이 안전하고 자연스럽게 사회에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았으면 합니다. 결국 자연스럽게 사회가 받아들이지 않아서 생긴 일일 수 있다고 봅니다. 세상의 절반이 여성이고 나의 어머니도 나의 딸도 여성이라고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삶이 결국 여성들이 지향하는 삶이 아닌지 추측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