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학자 아디치 게이지(足立啓二)가 1998년 출간한 책을 서울대 동양사학과 박훈교수가 옮긴 책입니다. 크게 보면 중국과 일본의 근세사회구조를 비교한 사회사책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일본과 중국의 근세사회 혹은 근대이전의 사회가 어떻게 조직되었는지 일반적인 사회의 발전과정에 비추어 두 사회의 특징적인 면이 무엇인지 비교합니다. 그리고 가 사회구성원들이 벌이는 경제활동과 정치참여 등의 형태와 국가의 개입여부 그리고 국가의 역할 등에 대한 논의도 이어집니다. 전반적으로 사회사의 틀안에서 경제사와 정치사가 같이 설멸되는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또한 근세를 지나 근대에 이르기까지 일본과 중국의 사회가 어떻게 반응을 하고 변화를 해왔는지도 다룹니다. 간략하게 특징 몇가지만 언급하고자 합니다. 저자에 따르면 중국사회는 고대로부터 내려오던 전제정치의 유산을 현재의 중국공산당과 중국국민당도 이어받고 있으며, 중국사회는 사회전체를 대표하는 공권력을 사회 속에서 창출하기 어려웠고, 사회를 규율하는 임의단체로서 당(黨)이 권력을 집중적으로 행사하는 경우이다. 저자는 중국사회가 전제국가(專制國家)적 전통으로 자율성이 결여되고 근대적 통합을 위해 정당이라는 임의단체를 통해 정치권럭이 집중된 중국적 정치체제가 나타난다는 점입니다(p252). 이는 현재의 중화인민공화국이 중국공산당이라는 정당을 기반으로 국가와 군대가 만들어졌다는 팩트와 부합합니다. 중국은 공산당을 기반으로 한 당중심 국가체제인데도 합의에 따른 결정보다 지도자 1인의 결정을 따르는 의사결정구조를 가지고 있고 그런면에서 전제주의 정치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정치과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의 현재 이런 정치체제는 국가를 기반으로 군대가 무력을 독점한다는 전형적 서구적 국가론과는 그 성격이 매우 다릅니다. 반면 일본은 초기 중국의 전제주의 정치에 영향을 받았으나, 근세사회에 이르면 각기 완결적인 영주위주의 봉건제(封建制) 사회로 서구의 봉건제( Feudalism)사회와 유사한 방향으로 서구적 근대화를 이루고 자본주의를 받아들였다고 주장합니다. 일본은 중국과 달리 사회조직이 아래로부터 견고하게 만들어져 있었고, 실력에 따른 정치참여의 틀을 마련해왔다고 봅니다. 이렇게 봉건사회를 기반으로 한 국가는 사회통합의 어려움이 별로 없었고 그래서 쉽게 근대국가로의 이행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p227). 이 책 후반부에 나오는 중국과 일본 사회의 비교를 간략하게 발췌했습니다. 논리적으로 봤을 때 지은이는 일본이 서구의 사회발전방향을 따라갔다는 주장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닌지 고려할 문젭니다. 책에서 서구식 단선적 사회발전론을 따라가지 않고 여러 경우를 살펴볼예정이라고 하였지만 , 서구의 봉건제와 일본의 봉건제의 비교논의를 여기서 고려 안하더라도, 결국 메이지 유신(明治維新)이래로 일본이 추구하던 탈아입구(脫亞入歐)논의를 벗어나지 않는 현대적 해석이라는 의심이 듭니다. 책에서 언급을 하고 있지 않지만 근세 사회통합을 이룬 일본의 봉건제는 일본이 사회적으로 아시아에서 제일먼저 근대화되어 자본주의를 받아들인 바탕이 되었지만 오랜기간 전제주의 정치의 역사적 유산이 남아있는 중국은 근대화를 이루기 어려웠고 그래서 일본에 뒤쳐질 수 밖에 없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