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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이야기 4 - 약소국의 생존 전략 ㅣ 춘추전국이야기 4
공원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11권이나 되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역사서를 읽는다는게 쉽지는 않습니다. 저의 경우 2021년 ‘춘추전국이야기 ‘ 1권에서 3권까지 읽은 후 2022년에는 결국 읽지 못했습니다. 그 이후가 궁금했지만 시간이 없어 도리가 없었죠.
본론으로 넘어와서 이 책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춘추시대 말기 약소국인 정나라의 재상이었던 자산(子産)의 정치적 평전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춘추시대 말 두 강국, 즉 북쪽의 진(晉)나라와 남쪽의 강자 초(楚)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벌여야 했던 약소국 정나라의 상황은 2023년 현재 미국과 일본이라는 해양세력과 중국과 러시아라는 대륙세력 사이에 끼어서 섣불리 행동하기 어려운 한국의 현재 상황과 너무나 비슷합니다.
한국이 세계6위의 경제대국이라고 해도 위에서 언급한 지정학적인 상황은 변하지 않습니다. 비록 19세기 말보다 상황이 나아졌다고 해도 국제조약체제상으로나 국제정치적으로 한국은 국력에 비해 아직 목소리가 너무 작습니다.
자신이 가진 패도 재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죠.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은 단순히 고대 중국의 정치사/ 전쟁사로 치부하기가 어려운 이유가 있습니다.
책에서 자산이라는 고대 중국 정치가를 통해 본 약소국 정치가가 갖추어야 할 자질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자신만의 원칙을 고수해야 합니다. 일관되게 행동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강대국의 어느 한쪽 편을 들면 안된다는 말이지요.
둘째, 비판적인 언론을 용인합니다. 독재자들은 예외없이 여론을 배제하고 탄압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는 소국의 정치를 이끌 수 없다는 말입니다.
셋째, 전문가들의 조언을 수없이 경청하고 결코 즉흥적으로 외교무대에서 발언해서는 안됩니다. 죽 모든 행위는 계획에 의한 일종의 연기로 강대국에게 빈틈을 보여서는 안됩니다.
이책의 제10장에 위의 내용이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2,500년도 전에 일어난 중국 역사의 한토막이지만 2023년의 한국정치와 비교해 한국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국의 정치외교를 위의 세 잣대로 평가하면, 한국은 현재 어떤 외교원칙이 있는지 불분명해 보입니다. 임기응변으로 일을 잘 처리할 수 있을지 의심이 됩니다. 한국은 현재 철저히 일본과 미국편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이대로 방치해도 되는건가요?
현재 한국의 언론은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고 있죠. 비판을 용인하지 않는 것은 독재국가애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정부의 나팔수로서의 언론만 용인하는 것도 독재 정치체제에서나 가능한 일이죠.
샛째, 현재 한국정치애서 전문가의 발언이 실종되었습니다. 전문가의 소견을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범죄화하고 있습니다.
종편의 심사에 참여했던 언론학 교수들이 고발되고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대낮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즉 약소국의 정치가가 가져야 할 그 어느것도 현재 한국 정치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현상황에 대한 우려는 단순히 마음에 안들어서가 아닙니다. 이건 국가의 전략(Strategy) 부재로 보이기 때문에 우려스러운겁니다.
잊지 말아야 할 또 한가지는 정나라의 자산은 지극히 현실주의적 정치가이고 필요하면 편법도 쓰고 술수도 쓸 줄아는 정치가였다는 사실입니다. 출신도 왕족인데다가 보수적인 완고한 원칙주의자라는 사실입니다. 그는 현실적 필요에 의해 위의 세가지 잣대로 정치를 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