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계의 내부와 운영전략을 밝혀 화제가 된 ‘Moneyball(WW Norton,2011)’의 작가가 같은 시기에 쓴 책이 오늘 소개하는 책입니다.
Moneyball 과 마찬가지로 이 책도 2015년 영화로 만들어졌고 히트작이 되었습니다. 저도 3번 이상 본것 같습니다.
1980년대이후 공과대학 연구실에서 금융사로 자리를 옮긴 금융공학자들(Quant)이 만들어 확산시킨 자산 유동화 (securitization)라는 월가의 발명품과 파생상품(Deriatives)이 월가의 탐욕과 결합해 과도한 레버리지(leverage)를 일으키고, 대출자의 소득수준도 고려하지 않은 체 미국의 부동산 붐에 편승해 남발된 서브프라임 대출 (sub prime loan)과 이를 담보로 한 부동산담보부채권(ABS; asset backed securities )의 가격 폭락은 이 담보부 채권을 기반으로 만든 새로운 파생상품의 폭락으로 이어져 결국 미국의 금융시스템을 붕괴시킵니다.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라 사실 다시 이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는 건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책이 ‘2007년 금융위기 ‘를 다룬 다른 책들과의 차이점을 언급하고자 합니다.
이 책은 사실 2007년 금융위기가 발생하기까지의 전사(前史)를 주로 다루고 이 책의 제목처럼 신용도가 최악인 부동산 담보부 채권을 공매도(Short)해서 이익을 보려는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이야기가 중심입니다.
모두가 근거없이 부동산담보부채권과 이것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금융상품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믿음으로 투자를 한 월가의 거대투자은행과 전혀 반대로 대출미상환(default)위험이 높은 미국 부동산 시장과 부동산담보부 대출의 부실가능성에 베팅을 한 소수의 사람들이 주류에 도전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금융당국이 2007년 9월 금융위기 발발이후 어떻게 세금을 퍼부어 미국의 거대금융기관을 살렸는지, 미국이 서브프라임 담보부 채권과 관련 파생상품의 위험을 떠안은 거대 보험사 AIG를 어떻게 구했는지, 어떻게 월가의 은행들이 투자은행을 포기하게 되었는지는 당시 Fed의장이던 버냉키 (Ben Bernanke)의 회고록( The Courage to Act,2015)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의 업적을 과도하게 포장한 책이지만 미국의 금융당국이 세금으로 사실상 거대투자은행을 어떻게 구했는지 보여줍니다. 수천만불씩 연봉을 받던 월가의 CEO들은 1929년 세계대공황( the Great Depression)이후 최악으로 기록된 이 사태에 책임이 있는데도 아무도 잘리지 않았습니다.
흔히 CEO들의 연봉은 그들의 실적과 관련되어 정당화되곤 하는데, 그 실적이라는 것이 사후적으로 조작이 가능해서 항상 논란의 여지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익을 높이고 싶다면 매출을 과대계상하거나 비용을 과소계상을 하면 되는데 어떤 회계처리방식을 택하는지에 따라 좋게 보일 수 있는 방법이 생길 수 있죠.
이책에 잠깐 언급되는 것처럼 채권의 대손으로 인한 비용증가를 보여주지 않기 위해 새 회사를 만드는 등 방법은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이 책의 주요 대상인 해지펀드의 경우 거대금융회사와 별개의 법인인 경우가 많아 더 채권부실화로 인한 손실을 알 수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경우라도 경영통제의 관점에서 CEO들이 무능하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2007년 금융위기는 이후 ‘대침체(the Great Recession)’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미국 Fed가 직접 불량채권을 매입하고 또 경기침체의 대웅하기 위해 지속적인 저금리 정책으로 대응을 하면서 전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불량자산을 Fed가 직접 매입하면서 반대급부로 달러가 시중에 풀려나가는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QE)정책을 지속하면서 중앙은행은 사실상 금융통화정책의 기능을 잃어버려 중앙은행의 경제에서의 역할에 대해 논쟁이 일기도 했습니다.
현재 Fed가 침체가 아닌 경기과열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금리인상을 추진하는 것도 경제에 대응하려는 이유도 있지만 중앙은행의 원래 역할을 되찾아야 하는 정치적 이유도 있다고 봅니다.
양적완화와 그로 인한 저금리에 길들여진 실물경제는 Fed가 과도해진 자산을 줄이기 위해 테이퍼링 (Tapering)에 대한 구두개입을 할때마다 긴축발작(taper tantrum)을 일으키는 등 부작용을 일으켜 왔다는 건 2007-2009년 대침체이후 보게되는 현상입니다.
저는 2000년대에 일어난 가장 중요한 두가지 경제적 사건을 뽑는다면 지금 소개하는 책이 이야기하는 ‘2007년 금융위기 ‘가 하나고 다른 하나는 2020년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COVID-19 Pandemic)’입니다.
여기에 최근 발생한 우크라이나 전쟁(Ukraine War)을 뽑을 수 있겠네요.
2007년의 금융위기로 사실상 신자유주의 경제학이 종말을 고했습니다. 경제를 기업가와 CEO에게만 맡길 수 없다는 걸 미국 월가가 박살나는 걸 보며 알 수 있었습니다.
금융이 실물경제가 동떨어져 스스로 아윤만 추구하다 시스템 자체가 작동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세금으로 구제되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기업이 사회에 볼 도움이 안되고 결국 정부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 명확해졌습나다. 작은정부로는 대처할 수 없는 재난이었습니다. 이 재난은 아직도 완전히 종식된 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은 ‘세계화(globalization)’라는 신자유주의의 쌍둥이 체제 역시 종식시켰습니다.
멀지만 임금이 싸고 생산력이 좋은 나라에 공장을 짓는다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 되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같은 재닌싱황에서 국경이 봉쇄되면 이 모든 일은 부질없는 일이 되니까요.
오히려 중요한 공장은 자국에 지어야 공급망 ( supply chain)의 회복력(resilience)을 담보할 수 있고 공급망이 끊어졌을 때 ( supply chain disruption) 경제적 안보를 지킬 수가 있습니다.
반도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바로 경제안보와 관련된 국가간 이익을 보는 입장차이를 보는 가장 좋은 최근의 예입니다.
한미동맹이 한국의 안보의 고갱이라고 하지만 그 하나만 보기엔 상황이 너무 복합적이고 가변적입니다
당장 미국이 진행하는 태이퍼링은 한국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양적완화라는 사실상 돈을 찍어 유동성을 공급하는 극단적 금융정책의 발단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알려면 다시 2007년 미국의 부동산 시장과 채권시장으로 돌아가 복기해 보는 것 이외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