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볼 (Moneyball)에 이어 연이어 읽게 된 마이클 루이스의 스포츠 논픽션입니다.

전작에 비해 ‘경제적 분석’이나 프로스포츠 구단 운영에 대한 이야기가 적은 순수하게 한 미식축구 선수의 삶에 촛점을 둔 책입니다.

글의 대략적인 이야기는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났지만 뛰어난 운동능력을 가진 흑인 소년이 백인 가족의 도움을 받아 성장해 프로 미식축구선수가 된 이야기입니다.

미국적이지만 충분히 이목을 끌 수 있는 이야기이고 따라서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책에서 묘사하는 주인공 마이클 오어 (Michael Oher)는 6.6피트(약 2m)의 키에 350파운드(약 160kg)의 덩치를 가졌으면서도 스프린터의 빠른 다리를 가진 타고난 운동선수였지만 양육 능력이 없는 미혼모인 엄마를 둔 탓에 수없이 학교를 옮기고 학업을 할 상황도 아니었고 먹을 것이 없어 노숙생활을 하기도 했던 소년이었습니다.

흑백이 인종적으로 분리되어 살아가는 보수적인 테네시에서 주인공은 부유한 백인 가정에 사실상 입양이 되어 살게 되고 보수적이고 종교적 성향이 강한 사립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됩니다.

이곳에서 주인공은 입양가정의 부모들과 학교의 선생들과 축구 코치들의 도움으로 미식축구를 하면서 대학 진학의 길을 모색합니다.

미국의 대학운동선수협회 (NCAA)는 각 대학에 적을 둔 미식축구선수들이 경기에서 뛰려면 고등학교 성적이 최소 2.86을 유지해야 선발이 될 자격이 주어집니다.

이 책을 통해 안 사실은 미국도 운동에 뜻을 둔 이들이 공부에 담을 쌓은 경우가 많아 주인공처럼 미식축구를 해서 대학을 진학할 수 있는 경우에도 진학이 불발되는 경우가 흔하고 미식축구 같은 격렬한 운동을 하던 덩치들 중 고등학교 중퇴 뒤 갱이 되거나 마약거래를 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합니다.

아무튼 대학 운동선수들이 자격 유지를 위해 일정 학점 이상 유지하는 규정을 둔 점은 한국의 스포츠계도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 책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미식축구의 게임의 법칙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전작인 ‘머니볼’이 프로야구 이야기라서 이해하기가 수월했다면 이 책에 나온 미식축구는 이해가 쉽지 않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포지션은 공격시 공을 패스하는 쿼터백 (Quarterback)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주인공인 마이클 오너는 포지션이 레프트태클(Left Tackle)로 쉽게 말해서 가장 중요한 쿼터백을 방어하는 포지션입니다.

특히 쿼터백을 공격하는 공격수들은 쿼터백이 못보는 지역으로 기습공격(blind side)하기 때문에 이를 막는 레프트태클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미식축구 선수 중 레프트태클을 맡을 수 있는 선수는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2m정도 되는 키에 160kg 정도되는 몸무게를 가지면서 빠른 발을 가진 선수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점차 몸값이 올라가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미국 프로야구의 경우 대학을 거치지 않고 바로 프로행이 가능하지만 특이하게 미식축구의 경우는 프로로 가기 위해 반드시 대학팀에서 선수생활을 해야한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읽기 불편한 부분은 마이클 오어의 친모에 대한 부분으로, 맴피스 서쪽에 몰려 있는 흑인 거주지역에 대한 묘사와 그의 가족사입니다.

미혼모인 주인공의 친모는 부양능력이 없는데도 다른 남자들과 약 13명의 자녀를 출산했고, 알콜중독과 마약복용으로 재활센터를 드나들었고 자녀들을 잘 돌보지 못했습니다.

고아원과 위탁가정을 전전하며 살아야 하는 이들 자녀들의 삶을 바라보는 건 정말 불편합니다. 미국이 과연 선진국이 맞는지 회의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에 코로나 발발과 함께 ‘흑인들의 삶이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캠페인이 왜 유럽과 미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지 그 이면을 들여다 본 느낌입니다.

이 이야기는 전형적인 미국이야기이고 좋게 보면 역경을 이겨낸 인간승리의 이야기로 볼 수 있지만, 좀 부정적으로 보면 주인공의 남다른 능력으로 경제적 성공을 이루었다는 뻔한 이야기로 읽힐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책보다 영화를 보시는 것이 더 좋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여배우 산드라 블록이 엄마로 나온 영화이고 미국 남부의 상황을 영화가 훨씬 더 잘 묘사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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