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루이스 (Michael Lewis)라는 작가는 런던정경대 (LSE)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월가에서 채권 세일즈맨 ( Bond Salesman)으로 일한 경력이 있는 경제관련 논픽션 전문작가입니다.

따라서 그가 쓴 모든 작품에 경제적인 시각이 들어가는 것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브레드 피트 주연의 영화 ‘ Moneyball (2011)’ 을 보고 나서 원작을 한번 보아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이번에 읽게 되었습니다.

다분히 미국적인 시각이 다분하지만 개인적으로 마이클 루이스라는 작가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미있게 본 영화 원작이기도 해서 가볍게 읽기 시작한 책이지만 조직운영의 관점에서나 경제적인 관점에서나 주제 자체가 결코 가볍지는 않습니다.

내용이야 영화를 보시면 되니 여기서 재론할 필요는 없고, 미국 메이저리그 프로야구와 관련하여 몇가지 인상적인 면을 언급하고 조직운영과 조직원들의 성과에 대한 몇가지 시사점을 살피고자 합니다.

첫째, 이 이야기는 미 메이저리그 구단의 이야기이지만 상당 부분 야구통계 ( baseball statistics or sabermetrics)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오랜기간 프로야구 선수들의 성과( performance)가 정확한 통계에 의하지 않고 단지 관전(watching)에 의한 것이므로 잘못된 것이고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빌 제임스( Bill James)의 주장이 4장 전체를 차지합니다.

야구팀이 득점을 하기위해 가장 필요한 지표는 OPS (on base plus slugging, 출루율 +장타율)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따라서 공격력이 다른 어떤 요소보다 우선시되는 필승전략이 되는 것이죠.

둘째, 이 이야기는 전통적 야구단 경영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구단을 운영해서 성공한 이야기로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법’의 프로야구 버전으로 보시면 됩니다. 야구단 구단주들이 프로야구 선수들의 성과 (performance) 에 대한 정확한 평가없이 엄청난 거금을 들여 스카우트 하고 팀 성적과 관련 없는 경기결과에 대한 수치를 이야기해서 결국 효율적 구단 운영이 불가능해지고 이는 성적부진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약자가 강자를 이기려면 가지고 있는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되고 같은 성과를 올리는 선수라면 더 싼 선수를 쓰게 됩니다. 오클랜드의 총감독 (General Manager) 빌리 빈 (Billy Beane)은 효율적인 구단 운영으로 팀을2000년 91승, 2001년 102승을 올리게 하고 두해 모두 플레이 오프에 진출시킵니다.

뉴욕 양키스(New York Yankees) 와 같은 부자구단은 스타 선수를 스카우트하는데 거액을 뿌릴 여력이 되지만 오클랜드와 같은 구단은 한창 때의 스타선수를 스카우트 하는 것이 아니라 한 때 스타였으나 나이가 많은 선수를 싼 값에 데려오거나 아마추어 대학 선수들 중 기록이 좋은 선수들을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습니다.

나이가 중요한 요소인 미 프로야구에서 스카우터들은 대체로 대학 진학을 하지 않는 고교 졸업 선수들을 전통적으로 선호해왔지만 빌리 빈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미 대학 선수들 중 좋은 선수들을 뽑습니다. 따라서 프로 야구 관계자 중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던 숨은 제목들이 나중에 거포로 자라나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셋째, 결국 사람이 하는 프로야구는 ‘어떤 선수를 뽑을 것인가?’ 라는 문제와 ‘선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가 구단 운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선수를 어떻게 알아볼것인가?’ 라는 문제가 남는데 그 기준은 결국 OPS 라는 말입니다.

프로야구단에 한정해서 이야기를 해서 위의 시가지를 언급했지만 특히 마지막의 인재등용과 평가문제는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 부딪칠 수 밖에 없는 첨예한 문제입니다.

‘어떤 사람이 인재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그 인재의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고 보상할 시스템을 사용자는 가지고 있는가는 영리든 비영리든 모든 조직이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이 책에서 보듯 야구선수의 성과를 나타내는 통계가 잘못 사용 또는 오용되어 팀의 승수와 별 상관없는 ‘슬러거의 힘’ 이나 ‘도루 능력’이 고평가되어 있는 반면 ‘출루율’ 과 같은 지표는 저평가되어 있는 경우가 다른 분야도 상당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10여년 저술된 책이고 이 책 발간 이후 야구계가 변해 성과지표가 책에 나온 20여년 전 상황과 지금 다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야구를 떠나 모든 전문 영역에서 자신들이 한 일이 정당하게 평가받고 그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받았는지는 ‘노사관계 ‘의 핵심 중 핵심입니다.

이 사실을 확인하는 것 만으로도 이 작은 책은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