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름
우메노 고부키 지음, 채지연 옮김 / 모모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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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름』

오른쪽에서 두 번째 별, 동화 '피터팬'에서 네버랜드가 있다고 알려진 곳이란 걸 이번 소설을 읽으면 알게 된 1인입니다. 제목이 왜 <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름>일까 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궁금증을 해소하게 되네요. 분명 피터팬을 읽었는데 네버랜드가 어디에 있는지 이제서야 알게 되는 걸까요?^^;

<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름>은 드라마나 영화, 소설에서 이미 많이 다루어졌고 지금도 많이 활용되는 타임 루프를 소재로 한 소설입니다. 거기에 청춘 소설이 가미되어 읽는 재미를 더해주네요. 뻔한 설정이라고 패스한다면 살짝 후회할지도 몰라요. 청춘 소설이란 이유 하나만으로도 읽어볼 만한 이유는 충분하니까요.

살인적인 더위가 기승인 8월, 아이들의 비밀기지인 네버랜드에서 아마네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친구들이 모입니다. 각자 선물을 준비하고 네버랜드에서 만난 아이들. 천식이 있는 기리는 약을 깜빡하고 왔지만 괜찮을 거라며 약을 가지러 가지 않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아이들은 통금시간을 넘겼고 유일하게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는 친구의 부모가 GPS를 확인해 찾아오게 되네요. 비밀기지가 탄로 난 것에 화가 난 기리는 화를 내고 숲으로 뛰쳐나가 버렸고 그를 뒤쫓아 갔던 아마네는 기리를 쫓아갔다 좋아한다는 고백까지 합니다. 그리고 찾아온 기리의 천식. 혹시 천식으로 곤란한 상황이 되어도 물을 많이 마시면 괜찮을 거란 기리의 말을 떠올리며 물을 찾다 실족사하고 말아요. 아마네가 세상을 떠난 후 친구들 관계는 벌어졌고, 기리는 자신 때문에 아마네가 죽었다고 생각하며 그 후 8년이란 시간을 자책 속에서 보냅니다. 그런 기리 앞에 나타난 유키네는 아마네의 동생이라 소개하며 타임 루프를 통해 언니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다 합니다. 타임 루프 후 현실이 달라져 있습니다. 꿈이었나 생각했던 타임 루프를 통해 달라진 현실을 느끼며 기리는 아마네를 구하고 싶은 마음이 커져가는데요. 과연 기리는 아마네의 죽음의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요?

과거로 여러 번 타임 루프를 시도하며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롭네요. 이제는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풋풋한 시절의 이야기라 그런지 더 재밌게 읽은 소설인 것 같습니다. 익숙한 설정이지만 풋풋한 청춘과 미스터리 요소까지 잘 버무린 책 <오른쪽에서 두 번째 여름> 꼭 한 번 읽어보세요.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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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빠진 로맨스
베스 올리리 지음, 박지선 옮김 / 모모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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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빠진 로맨스』

정말 오랜만에 손에 잡는 로맨스입니다. '사랑'과 관련된 에세이나 연애 소설을 읽을 때면 왠지 나에게도 일어날 것 같고, 때론 내 이야기 같은 느낌이라 좋았던 기억이 있어요. 물론 풋풋했던 20대 초반의 이야기지만요~^^ 서평을 해야 할 일이 없었다면 로맨스 소설은 안 읽었을 수도 있지만 이번에 만난 <내가 빠진 로맨스>는 뭔가 느낌이 다르네요. 기존에 많이 보아오던 보통의 로맨스 소설이 아니었어요.

달콤한 추억을 만들고 싶은 연인들의 날 밸런타인데이에 바람맞은 세 여자 시오반, 미란다, 제인. 그녀들의 공통점은 조지프 카터라는 남자에게 모두 바람맞았다는 사실입니다. 그것도 밸런타인데이에 말이에요.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남자길래 세 여자를 동시에 만나고 바람까지 맞히나 했는데 책 속에 묘사되는 그는 정장이 잘 어울리고 잘 생겼다고.. 일단 외모에선 합격점인가 봅니다.

연락도 없이 대차게 세 여자를 바람맞힌 조지프 카터는 다음날 세 여성을 찾아다니며 사과를 하는데요.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그녀들의 마음을 돌릴만한 행동을 하며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지만 왜 약속을 지키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는 뭔가 많이 석연치 않은, 제대로 된 이유조차 설명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속 시원하게 바람맞힌 이유 먼저 들어봤으면 좋겠다 싶겠지만 그녀들은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하고 이후에도 그와의 만남을 이어갑니다.

조지프 카터의 매력에 한없이 빠져드는 시오반, 미란다, 제인이지만 그가 비밀을 감추고 있다는 사실은 그들의 연애를 불편하게 합니다. 도대체 이 남자에겐 무슨 비밀이 있는 걸까요? 보는 독자도 불편함을 안고 페이지를 넘기게 되는데요. 뒤로 갈수록 아무 상관 없어 보였던 세 여성도 관련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이 남자의 사연을 알게 되면 조금은 이해를 하게 됩니다. (그래도 셋은 너무했다아~~~!!) 이 책의 화자는 시오반, 미란다, 제인입니다. 세 여성의 입장에서 바라본 조지프 카터의 모습, 이들의 심리 묘사가 재미를 더하는 <내가 빠진 로맨스> 속 그 남자의 사정이 무엇인지 궁금하시다면 한 번 읽어보세요~^^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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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페어리 테일 2 페어리 테일 2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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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리 테일 2』

스티븐 킹 첫 동화 <페어리 테일>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1권에서 보디치 씨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그의 모든 유산을 물려받고 창고에 있는 우물 안으로 여행을 떠난 찰리의 이야기가 펼쳐졌습니다. 괴팍한 노인 보디치 씨의 곁에서 돌보며 그의 반려견 레이더에게 애정을 쏟는 모습을 보였던 찰리입니다. 이야기 흐름이 빠르지 않고, 보디치 씨의 저택에 숨겨져 있는 비밀이 밝혀지기까지 꽤 오랜 페이지를 거쳐야 알게 되어 자칫 지루한 건 아닐까 걱정이 될 수도 있을 텐데요.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 거기다 2권으로 넘어가니 좀 더 다이내믹한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1권에서 노령견 레이더를 위해 시간을 돌리고 싶은 찰리는 위험을 무릅쓰고 우물 안으로 들어갔는데요. 어떤 모험을 통해 레이더의 시간을 되돌릴 수 있을지 너무 두근두근했답니다. 레이더의 시간을 돌리기 위한 해 시계를 찾는 여정과 이후에 펼쳐지는 찰리의 모험은 험난하기만 한데요. 스릴러의 제왕 스티븐 킹이 전해주는 그의 첫 동화 <페어리 테일>은 긴장하며 읽은 것에 비해 꽤 괜찮은 엔딩이어서 너무 재밌게 마무리 한 소설입니다.

앙증맞고 귀여운 강아지 시절의 레이더가 아닌 이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예전처럼 잘 뛰지 못하고 걷는 것도 힘든 노령견에게 폭 빠진 찰리가 어떤 마음으로 우물 안으로 들어갔을지.. 반려견과 함께했고 또 함께하는 입장에서 이해가 갔답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어떤 일이 펼쳐질지, 무사히 현실로 돌아올 수 있을지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기꺼이 뛰어들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기긴 했지만 저의 반려견과 관련된 일이었다면 두렵지만 모험을 시작하지 않았을까 해요.

단순하게 레이더의 문제만 해결하고 돌아오는 것이었다면 크게 재밌었다 느껴지지 않았겠지만 찰리에겐 더 큰 과제와 더 큰 이야기들이 준비되어 있었어요. 자신은 아니라고 하지만 바람직한 청소년 생활을 하고 있는 찰리의 위험천만한 모험이 궁금하시다면 당연히 읽어보셔야 할 책입니다. 알 수 없는 여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긴 터널 끝에 마주하게 될 행운과 행복을 기다리며, 찰리와 함께 모험을 떠나보실 분은 망설이지 말고 꼭 만나보세요. 어른을 위한 동화 <페어리 테일> 속에서 또 다른 동화를 만나실 수 있으실 테니까요~^^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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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덕의 윤무곡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4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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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덕의 윤무곡』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악덕의 윤무곡>은 '속죄의 소나타', '추억의 야상곡', '은수의 레퀴엠'에 이은 네 번째 도서입니다. 다섯 번째 도서 '복수의 협주곡' 출간을 앞두고 <악덕의 윤무곡>을 만나게 되었는데요. 다작하는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의 책은 술술 잘 읽힌다는 장점이 있어요. 하지만 술술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네요. 이번에 만난 <악덕의 윤무곡>에서는 살인자와 살인자의 가족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에 대한 문제를 던져줍니다.

이웃에 알고 지내던 다섯 살 여자아이의 몸을 토막 내 각 부위를 우편함과 신사 새전함에 배달하고 다녔다는 사실로 '시체 배달부'로 이름을 날린 당시 열네 살 소년 소노베 신이치로. 이후 변호사로 새 삶을 살면서 그는 이전의 이름을 버리고 미코시바 레이지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살아갑니다. 그런 그의 앞에 30여 년 만에 여동생이 찾아옵니다. 그것도 어머니를 변호해 달라고 말이죠. 남편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어머니 나루사와 이쿠미의 피부조직이 남편이 목을 맨 밧줄에서 검출이 되어 자살에서 살인 사건으로 바뀌었습니다.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이쿠미와 정황상 살인 용의자로 지목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가족과 인연을 끊고 살아온 미코시바라 가족애는 없었지만 살인 계보를 잇는 것 아닌가 하는 세간의 이목 앞에 평정심을 유지하고 어머니를 변호할 수 있을까요?

곧 출간될 시리즈 다섯 번째 도서 '복수의 협주곡'을 읽고 싶어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네 번째 책에 도전했습니다. 앞선 이야기를 전혀 읽지 않은 상태였지만 과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살짝 언급을 해 줘서 내용을 이해하는 데엔 어려움이 없었어요. 그래도 첫 번째 책부터 차근차근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이야기 처음부터 남편을 살해하는 이쿠미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어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했는데 역시 나카야마 시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높은 수임료면 물불 가리지 않고 변호하는 미코시바 레이지이기에 어머니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해도 어떻게든 유리한 쪽으로 변호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런 것만 봐도 변호 능력이 죄의 유무도 판가름한다는 사실에 씁쓸해지기도 하네요. 무죄만 주장하는 이쿠미, 살인자의 가족으로 힘들게 살아온 동생, 살인자였지만 변호사의 인생을 살아가는 미코시바, 편견에 사로잡힌 법정!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 끝까지 팽팽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악덕의 윤무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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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룸 소설, 잇다 3
이선희.천희란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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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룸』

'소설 잇다' 시리즈 세 번째 도서 <백룸>은 활발히 작품 활동을 했으나 충분히 화자 되지 못한 근대 여성 작가와 현대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읽을 수 있는 시리즈입니다. 이번 '소설 잇다' 세 번째 도<백룸>에는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이선희 작가의 '계산서', '여인 명령'과 K의 장례로 이미 한차례 만난 적 있는 천희란 작가의 표제작 '백룸'을 만날 수 있습니다. 뭔가 시대를 앞서간 듯한 파격적인 여성의 모습을 목격한 것 같은 신선함이 있었던 소설이었습니다.

뱃속의 아이를 잃고, 자신의 다리 하나를 절단한 채 방 안에 갇혀 지내게 된 여인은 남편의 늦은 시간, 새 넥타이를 매고 나가는 모습에 예전 같지 않음을 직감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잃은 것에 비해 남편의 생명을 받아야 수지가 맞다 생각하는 <계산서>는 그녀의 심리를 잘 들여다볼 수 있었지만 수지 타산으로 남편의 생명을 원한다는 부분에선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여인 명령>의 주인공 숙채는 연인 사이였던 유원과 이루어지지 못하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그녀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 시대 가장 큰 힘을 가지고 있던 '남성'의 그늘 아래 있어야 행복하다 할 여성이지만 그런 틀에 박힌 가부장제의 틀을 깨기 위한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게임 플레이어의 이야기를 담은 것 같지만 레즈비언, 커밍아웃에 대한 이야기로 많은 이들의 곱지 않은 시선 아래, 옥죄어 오는 그들의 굴레에서 벗어나려 출구를 찾고자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표제작인 천희란의 <백룸>까지 세 작품을 만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려는 모습의 여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선희 작가의 작품 속 여성들은 시대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다 받아들이고 포기하던 안쓰러운 여성들의 모습이 아니어서 어쩌면 다행이다 싶었던 숙채였답니다. 던져진 이야기는 달랐지만 과거나 지금이나 어쩜 이리도 닮아 있는지.. 왜 좀 더 진취적인 사회의 모습이 아닌지 새삼 놀라기도 했습니다.

미궁 속에 빠진 것 같은 현실일지라도 그 속에 안주하느냐, 그 틀을 깨고 나오려고 하느냐에 따라 그 이후의 삶은 확연히 달라진다는걸, 어떻게든 문제는 해결될 거라는 것을 이야기해 주는 작품들이었습니다. 혼란 속에 있다면 그 혼란에 휩쓸리기 보다 어떻게든 헤어 나오려는 노력이 필요한 순간순간이란 생각이 드네요.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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