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제임스 - 문명의 한복판에서 만난 코스모폴리탄 클래식 클라우드 32
김사과 지음 / arte(아르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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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제임스』

코로나 이후 정말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아르테 클래식 클라우드 서른두 번째 거장은 <헨리 제임스>입니다. 문명의 한복판에서 만난 코스모폴리탄 '헨리 제임스'. 내가 헨리 제임스가 쓴 소설을 읽어 봤던가? 하는 물음표를 달고 시작한 책인데요. 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가 어디서 읽었던 내용이랑 같다는 느낌이 들어 찾아보니 이미 '여인의 초상'을 통해 접한 적이 있는 작가였어요. 그의 발자취를 따라갔던 김사과 작가의 말대로 임팩트가 없는 이름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제 기억력이 나빴던 걸로~^^; 코스모폴리탄한 소설가 헨리 제임스의 발자취를 김사과 작가의 시선으로 따라가 볼까요?

미국인이었지만 파리와 런던을 오가며 이방인 같은 삶을 살았던 작가 헨리 제임스. 위인전을 읽어야 알 수 있는 한 사람에 대한 이력을 김사과 작가가 들려주는 클래식 클라우드를 통해 헨리 제임스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가게 됩니다. 저는 헨리 제임스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김사과 작가가 이야기하는 헨리 제임스는 뭔가 범접하기 힘든 아우라를 풍기는 그런 사람이라는 느낌이 참 많이 들어요. 어렵고, 쉽지 않은 사람이라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편안해 보이는 이름 안에 비범하지 않은 이야기가 녹아 있는 헨리 제임스입니다. 아직까지 '여인의 초상' 외에는 만나본 작품이 없는데 이 책을 읽을수록 자꾸만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건 왜일까요? 쉽지 않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커져서 일듯 한데요. 제목이 예뻐서 찾아볼까? 했던 책 '비둘기의 날개'는 색채가 어두워 보인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또 알게 됩니다. 쉬울 것 같은데 결코 쉽지 않고,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데 가깝게 느껴지지 않는 '헨리 제임스'의 소설 세계는 가까운 듯 멀게만 느껴지는.. 그러다 어렵다 생각되는 세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도전욕이 불끈하는 건 이미 만나본 '여인의 초상' 덕분이 아닐까요?

김사과 작가가 이야기하는 헨리 제임스는 가까이하기에는 너무 먼 당신 같은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가까이할 수 없다 느낄수록 관심이 가고 알고 싶어지는 사람의 심리가 발동하네요. 그의 작품을 이미 한 번 만났으니 또 다른 작품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김사과 작가를 통해 헨리 제임스의 삶, 그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봤으니 직접 그의 작품을 만나면서 어떤 세계를 펼치고 싶었는지 느껴보고 싶어집니다. 거장을 만나는 시간 '클래식 클라우드' 여러 작품을 만나면서 불만족한 작품이 없었어요. 앞으로 어떤 거장을 만날지 기대감 상승하며 다음 작품을 기다리고 싶어집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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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조언 - 철학자가 들려주는 내 인생의 해답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안창우 옮김 / 온스토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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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펜하우어의 조언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 온스토리

🍀 철학자가 들려주는 내 인생의 해답

날이갈수록 철학자들의 명언이 눈에 들어옵니다. 평소 철학책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니어서 이름만 아는 철학자들 뿐인데요. 작고 아담한 <쇼펜하우어의 조언>을 통해 쇼펜하우어를 만나게 되네요.

이 책은 우측 페이지에 '쇼펜하우어의 조언'이 담겨 있어요. 이 조언을 읽은 후 좌측 페이지에 조언에 대한 생각을 짧게 적어볼 수 있게 되어 있답니다.
오랫동안 생각해왔던 고민, 오늘의 일터, 만남, 퇴근 후 시간에 새로 생긴 오늘의 질문에 적절한 조언을 찾아볼 수 있어요.
그날그날 어느 페이지에 있는 조언을 만나냐에 따라 느낌과 생각이 달라질 것 같아요.

작은 판형의 양장 제본라 휴대하기도 너무 좋은 <쇼펜하우어의 조언>인데요. 의학을 공부하다 철학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쇼펜하우어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서양 철학뿐 아니라 동양 철학까지 섭렵했다는 쇼펜하우어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인물이었네요.

부담스러운 글이 아닌 현실적인 조언이 가득한 <쇼펜하우어의 조언>. 약 200개의 현실적인 조언이 펜을 손에 쥐게 합니다. 필사하기에도 너무 좋은 책이예요~^^
공감가는 조언이 가득한 <쇼펜하우어의 조언>은 가까이 두고 읽으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지나치게 고양된 감정은 실체에 다가서지 못하고 혼란과 왜곡을 가져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해당 문제와 관련 없는 친구의 조언은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인생에 진리는 없다.
삶은 우둔한 동화일 뿐, 세상은 내가 틀렸다고 말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세상이야말로 내눈엔 실수와 오류투성이다.

🔖물체의 진실을 확인하는 과정에 가장 방해가 되는 요소는 눈에 보이는 겉모습도, 부족한 지성도 아니다.
그건 다름아닌 선입견과 편견이다.

🔖활력의 기초, 나아가 행복의 기초가 되는 것은 체력이다. 따라서 행복한 삶에서 가장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는 바로 건강이다.






●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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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자키스 지음, 박상은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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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남쪽 크레타 섬을 배경으로 한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입니다.


갈탄 광산을 개발하기 위해 크레타 섬으로 향하는 배에 오른 주인공은 배에서 알렉시스 조르바를 만나게 됩니다.

자신을 크레타 섬으로 데리고 가 달라는 조르바와 이야기를 나눈 주인공은 뭔가 철학적인 듯한 느낌의 조르바에게 매료되고 함께 일하기로 하는데요.

자신의 본능에 따라 행동하는 조르바와 달리 지성인이었던 주인공은 자신과 다른 삶을 살아가는 조르바가 특별해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 않았을까 해요.


천박한 여인으로 알려져 있던 오르탕스 부인을 사랑하고 춤추고 노래하고 산투르를 연주하며 인생을 즐기는 실천주의자 조르바의 영향을 받아 주인공도 변화하기 시작하는데요. 과부와 사랑하지만 마을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하는데도 방관만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주인공입니다. 조르바의 아내 오르탕스 부인도 세상을 떠나고 사업 계획도 실패하며 주인공은 조르바와 헤어지기로 결심하는데요.


결혼 자금까지 털어 악기(산투르)를 구입하고 연주에만 몰두하고.. 도자기를 빚다 손가락이 물레에 걸린다는 이유로 집게손가락을 도끼로 잘라버렸다는 이야기를 하는 조르바의 행동이 놀랍기만 합니다.

오직 현재에만 집중하는 삶을 산 조르바는 행동파가 아닌 저와는 대조적인 인물이라 거리감이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르바의 경험과 그 경험을 통해 깨달은 바들은 적잖은 울림을 주기도 하네요.

어쩌면 현재를 더욱 풍요롭게 살았던 조르바의 삶이 진정 열정적인 에너지 넘치는 삶이 아니었을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모든 인간은 어리석다네.

하지만 내가 봤을 때 가장 어리석은 짓은 아예 저지르지 않고 사는 거야.



나는 순간순간 죽음을 생각하네.

죽음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두려워하지 않지.



-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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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체인저
닐 셔스터먼 지음, 이민희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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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체인저』

'수확자' 시리즈로 관심 작가 목록에 오른 닐 셔스터먼이 돌아왔습니다. 장편의 '수확자'를 너무 재밌게 읽었던 기억에 닐 셔스터먼의 신간이 나온다고 하면 눈이 번쩍~ 하는데요. 이번엔 넷플릭스 TV 드라마화가 예정된 <게임 체인저>로 또 한 번 짜릿한 SF의 맛을 선사하는 닐 셔스터먼입니다. 게임 체인저는 어떤 일에서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나 사건, 제품 등을 이르는 말인데요. 이 책 속에서는 나도 모르게 우주의 중심이 된 인물 애시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풋볼이 인생의 전부라 생각하는 애슐리(애칭 애시)는 티버츠빌 추나미스에서 선발로 뛰고 있습니다. 태클의 천재 애시는 한 경기에서 뇌진탕을 일으켰고 그 후 정지신호가 파란색으로 바뀌는 다소 사소해 보이는 일부터 뭔가 계속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주특기인 들이받기를 멋지게 해 낸 후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감각을 경험하는데요. 피가 얼음 물로 뒤바뀐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의 추위를 느낀 애시는 그 후 정지신호가 빨간색이 아니라 파란색으로 바뀌었고 애시가 뇌진탕을 일으킬 때마다 자신의 집이 부자가 되어 있거나 인종차별 정책이 합법으로 바뀌어 있기도 하네요.

이상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갑자기 눈에 띄기 시작한 쌍둥이로 인해 더욱 혼란에 빠지게 되는 애시입니다. 우주의 중심이 되었다는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하는데요. 충격을 겪을 때마다 평행우주로 이동해 그동안의 기억을 유지한 채 새롭게 변화한 것들을 받아들인다는 상황 자체가 얼마나 혼란스러울지 주인공 애시를 통해 이해하게 됩니다. 데면데면했던 동생과의 관계가 좋아지는 반면 마약거래를 하고 있었는데요. 마약거래를 중지하기 위해 최고 윗선과의 관계를 끊어내려는 시도를 하는 애시입니다. 인종차별 문제, 성소수자, 혐오 범죄 등 백인 주인공 애시가 직접 겪으며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 가는지가 포인트인 책인데요. 과연 애시는 우주의 중심에서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는 세상을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 있을까요?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와 '문제가 아니다'의 차이를 몰라보는 게 바로 특권이라고 하는데요. 일상 속 혐오,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는 인식의 변화도 필요하지만 나도 모르게 자행되는 합리화의 틀을 깨지 않는 한 변화는 어렵다는 걸 소설을 통해 깨닫게 됩니다. 인종차별, 동성애 혐도, 성차별 등 묵직하고 어두운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며 날카롭게 비판하는 디스토피아 소설의 대가 닐 셔스터먼의 작품들이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짜릿하고 신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SF의 묘미를 살리면서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사회적 문제를 녹여낸 <게임 체인저>가 넷플릭스 드라마로 어떤 영상미를 선물할지 더욱 기대가 되는 작품인데요. 가독성 좋은 SF 소설을 찾으신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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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2세 열린책들 세계문학 287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박우수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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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2세』

영문학사 최고의 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생애는 작품을 제외한 기록이 거의 없어 미지의 것으로 남아 있다고 합니다. '헨리 6세'를 시작으로 극작가 겸 단역 배우로 활동한 셰익스피어. 그의 작품을 <리처드 2세>로 처음 접하게 되네요.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가 1595년 완성했다고 추정되는 역사극이자 비극입니다. 리처드 2세의 실정, 추방당한 사촌 불링브루크가 귀환하여 왕위를 찬탈하는 과정을 다룬 희곡인데요. 셰익스피어의 희곡 중에서도 언어의 아름다움과 풍부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리처드 2세는 에드워드 3세의 손자입니다. 열 살에 즉위해 성년이 될 때까지 삼촌인 곤트의 존이 섭정했고 재임 중 농민반란이 일어나기도 했네요. 아름다운 용모에 비해 정세에 대한 판단력이 부족했고 성급했다고 전해집니다. 셰익스피어는 리처드 2세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봤는지 그의 저서 <리처드 2세>로 확실히 드러나긴 하네요.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서 일까요? 그의 숙부인 곤트의 존이 섭정을 도맡았으니.. 어린 나이지만 힘든 시기를 거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리처드 2세>는 왕가의 자손 불링브루크와 모브레이가 서로를 반역죄로 고소하며 리처드 2세가 중재자로 나서며 일이 시작됩니다. 결투를 벌이려던 그들을 가로막고 리처드 2세는 그들을 추방하게 되는데요. 불링브루크는 감형하여 6년의 추방형을 받게 됩니다. 죽음을 앞둔 곤트의 존이 사망하자 그의 재산을 압류해 원정길에 오르기도 하는데요. 그런 리처드 왕을 가만히 두고 보기만 한 불링브루크가 아니네요. 그는 이때를 놓치지 않고 반란을 일으킵니다.

셰익스피어가 묘사하는 리처드 왕의 모습은 주관적인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는 리처드 왕을 성급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자 등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반면 불링브루크는 추방당하는 순간 백성들이 보였던 반응부터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데요. 정치적인 생명이 어느 쪽에 많이 치우쳐 있는지 확연하게 드러나는 장면이었습니다.

권력을 가진 이들은 그들이 손에 쥔 권력이 영원할 거라 생각하겠지만 그들의 끝은 그리 아름답지 못했음을 알 수 있었어요. 언젠가 훗날 역사의 심판을 피해 갈 수 있는 왕이나 권력자가 없었듯 리처드 왕은 당대에 혹독한 결말을 치른 왕이지 않을까 합니다. 정치인이든 나라를 다스리는 1인 자든 민심을 잃은 자의 최후는 비참하다는 것을 <리처드 2세>를 통해 다시금 깨닫게 하는 것 같습니다. 앞뒤 상황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읽어나가야 했던 책이라 어려움은 있었지만 리처드 왕에 대해 찾아보기도 하면서 읽은 <리처드 2세>는 지금 현실과 대조해 보게 하는 재미도 있네요. 과연 올바른 군주로서의 정치는 무엇일지, 민심이 향하는 곳은 어디일지 생각하게 했던 책 <리처드 2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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